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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깜쌤의 세상사는 이야기 : '난 젊어봤다' - 자유 배낭여행, 교육, 휘게 hygge, 믿음, 그리고 Cogito, Facio ergo sum
  • 인생 - 그리 허무한게 아니었어요. 살만했어요

전체 글6518

별서(別墅)에서 112 -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게 바로... 뭐처럼 보여? 구름 말이야. 난 아무리 봐도 곰이야. 곰곰이 생각해봐도 그게 곰이었어. 하늘도 나에게 가르쳐주고 싶은 말이 있었던 모양이야. "그저 뚝심을 가지고 곰처럼 우직하게 살아야 한다." 어리 버리 2023. 9. 19.
별서(別墅)에서 111 - 이틀 연속 전쟁을 하더라고요 처음 보았을 땐 저게 뭐지 했어요. 가까이 다가가서 살펴보고 나서는 깜짝 놀랐네요. 개미들끼리 전쟁이 벌어진 거예요. 곤충들 다툼에 인간이 끼어드는 건 옳지 못하다고 생각해서 보기만 했네요. 녀석들 입장에선 세계 대전이었겠지요. 전사자들 시신이 즐비하게 깔렸네요. 전쟁은 이틀간이나 지속되었는데 누가 승리하고 패배했는지 알 길이 없네요. "그것 참! 말로 하지 왜 싸우는겨?" 어리 버리 2023. 9. 18.
대학도시 하양의 꿈바우 시장을 다녀왔어 영천과 대구 사이에 대학도시로 소문난 하양이 있어. 햐양을 대표하는 시장은 누가 뭐라고 해도 꿈바우 시장이지 싶어. 요즘 전통 시장은 우리가 흔히 상상하는 옛날의 그런 시장이 아니야. 이층에 올라갔더니 신성일 씨 모습이 보이는 거야. 여기에 왜 신성일 씨 사진이 있나 싶어서 정신을 가다듬고 살펴보았더니.... 대한민국 최초의 여자 영화감독 박남옥 씨가 여기 사람이었던 거야. 박남옥 여사와 함께 찍은 최무룡 씨, 도금봉 씨 같은 분들 사진이 전시되고 있었어. 그런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살았으니 나도 참 무식한 인간인 거야. 여기까지 왔으니 다른 곳도 좀 살펴봐야지. 대구와 하양, 영천 사이에는 자전거길이 잘 만들어져 있어서 몇 번 가보았던 곳이지만... 시장 구경은 처음이었어. 내가 갔던 그날이 바로 장날.. 2023. 9. 16.
쓰르라미(쓰름매미), 그리고 말매미 잡던 날이 그리워지네요. 어릴 적 감나무 밭에서 이 녀석이 우는 소리를 많이 들었어요. 모래강 건너편에 감나무 밭이 있었기에 감 떨어진 걸 주워 먹으러 자주 갔어요. 그때는 감나무줄기에 붙어 우는 그 녀석을 꼭 한번 잡아보는 게 작은 소원이었어요. 이 부근 어디였다고 기억하는데요, 이젠 물속에 영영 가라앉아 버렸어요. 말매미라고 이름 붙은 녀석을 잡기는 쉬웠어요. 소꼬리털을 가지고 긴 막대기에 올가미를 만들어 매달고는 다리를 걸어서 잡는 방법을 주로 썼어요. 이쯤 어디였는데 말이죠... 낮은데 앉아있는 녀석은 맨손으로도 잡을 수 있었고요. 이 녀석이 수컷이에요. 암컷과 수컷 사이에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눈치채셨나요? 암매미는 울지 못한다는 사실 정도는 알고 있지요? 어리 버리 2023. 9. 15.
별서(別墅)에서 110 - 야외용 테이블을 혼자서 옮겨보았더니 되더라고요 데크에서 마당을 보았을 때 왼쪽 시멘트 바닥 위에 놓여있는 야외용 테이블을 낮은 담장 바깥으로 옮겨야겠다는 생각을 예전부터 하고 있었어요. 이 사진은 지난 6월 초순에 찍은 것인데 그때만 해도 꽃밭에는 꽃들이 거의 자라지 않고 있었음을 알 수 있어요. 야외 테이블 위치 선정이 잘못되어 있어서 그랬는지 여름 내내 별로 활용하질 못했어요. 그래서 옮겨가기로 한 것이죠. 장갑을 널어놓은 낮은 울타리 바깥으로 말이죠. 문제는 저걸 혼자 힘으로 옮겨야 한다는 것이었어요. 약 한 달 전에 가까스로 옮겼는데 혼자 하려니 작업이 만만치 않았어요. 요모조모 궁리하다가 손수레를 잘 활용하면 되겠더라고요. 마침내 옮겨가는 데 성공했어요. 대신 고생을 제법 했어요. 원래 있던 자리에는 그 보다가 작은 파라솔을 꽂아두기로 했어.. 2023. 9. 14.
별서(別墅)에서 109 - 새 화단을 만들어 두긴 했었는데... 일 년이 정말 빠르게 지나갑니다. 작은 텃밭 가꾸기이지만 농사일을 해서 그럴까요? 일 하고 나면 하루가 후딱 지나갑니다. 야외용 탁자를 옮기기로 했어요. 담장 바깥으로 말이죠. 한 2주일 전만 해도 봉선화가 절정을 이루었는데 이제는 많이 시들어버렸네요. 금잔화는 거름기 없는 곳에서 길러봐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너무 잘 자랐어요. 나팔꽃도 예외는 아니더군요. 내년에는 백일홍을 더 많이 심어볼 생각입니다. 이란의 이스파한 호텔에서 만났던 백일홍 꽃밭을 잊을 수가 없네요. 담장 바깥에다가 작은 화단을 만들어두었어요. 두 달 전에 만들어두긴 했는데 꽃을 심진 않었어요. 내년에는 여기에 봉숭아를 심을 생각이에요. 담장 밖에는 봉숭아, 안에는 올해처럼 백일홍을 심어볼까 해요. 올해 경험해보고 나서 알게 된 것은.. 2023. 9. 13.
별 볼 일 있던 날 밤 - 북두칠성을 보았어요 9월 9일 토요일, 밤에 별을 꼭 보고 싶었어. 하늘이 너무 맑았기에 은근히 기대를 했던 거야. 2011년 8월 6일 밤, 중국 서부 청해성(=칭하이 성)에서 티베트 가까운 옥수로 가는 야간 버스를 타고 가다가 한밤중, 야외 화장실에 가는 도중 잠시 내려 하늘의 별을 보았어. 엄청나게 너른 대초원이었는데 바로 머리 위에서 빛나는 별들이 쏟아질 듯이 빛나고 있었지. 그 때의 경험은 바로 아래 네모 속에 있어. https://yessir.tistory.com/15866657 버스 안에서 밤을 지새우고 초원에도 산들이 있다. 바위산이 있는가하면 둥근 언덕처럼 밋밋한 모습을 한 산도 있다. 펼쳐진 풀밭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거기에는 키작은 꽃이 가득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초원에는 엄청 yessir.tisto.. 2023. 9. 12.
그냥 그렇게 소식 전해보았어요 주일이면 반드시 가는 곳이 있어요. 예배당이죠. 다녀와서는 거의 집에 있으면서 책을 보거나 블로그에 글을 쓰거나 음악을 듣기도 해요. 오랜만에 도서관에 가보았어요. 집에 책이 많았으니 도서관에 갈 일은 그리 흔하지 않았어요. 한참 동안 얼굴을 못 본 친구에게 전화를 해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네요. 조용한 곳에서 전화를 걸어보았어요. 목소리만 들어도 반가운 게 친구예요. 이제는 번거로운 게 싫어요. 시끄러운 건 더더욱 싫어지네요. 말로써 말이 많아지는 건 적극적으로 피하게 돼요. 나는 말다툼을 정말 싫어해요. 그리고 폭력 행사는 더더욱 싫어하고요. 말이 잘못 전해지면서 만들어내는 오해라는 것도 참 무섭다는 생각이 많이 들더라고요. 나 자신을 잘 알기에 이제는 가능하면 있는 둥 없는 둥 조용히 살고 싶어요... 2023. 9. 11.
별서(別墅)에서 108 - 퇴근하며 멀리서 바라 본 경주 시가지 퇴근이 늦어지는 날이면 멀리서 반짝이는 시가지 불빛을 보기도 해요. 태풍이 지나가고 난 뒤 강물도 점점 맑아지기 시작했어요. 지난 비로 인해 저수지에도 황토물이 유입되면서 탁했었는데 이제는 많이 가라앉아서 원래의 물색을 찾아가네요. 형산강 바닥은 거의 자갈로 이루어져 있어요. 형산강으로 흘러들어오는 지류들 가운데 남천(=문천)만은 모래바닥이고요. 저수지 가에 풀빌라가 한 채 들어서는 것 같네요. 모래강이 흐르던 내성천 상류에서 보냈던 유년 시절이 새삼 그리워지네요. 멀리 내가 다녔던 초등학교 지붕이 보이네요. 이쪽으로 마련한 별서로 출입한 지 이제 거의 일 년이 되어갑니다. 시간이 너무 빨리 흘러간 것 같네요. 이 들판이 황금색으로 변하면 다시 일 년이 완전히 지나가는 것이겠지요. 다음에 봐요. 어리 버리 2023. 9. 9.
별서(別墅)에서 107 - 오이도 나팔꽃도 정리했어요 나팔꽃을 줄타기시킬 수 있을까 싶어서 실험을 해보았어요. 그래서 시도해 보았지요. 되긴 되더라고요. 그런데 생각만큼 유인하기가 쉽지는 않더라고요. 꽃이 진 뒤 떨어지니 바닥이 지저분해지는 거예요. 그래서 정리를 하기로 했어요. 앞에 보이는 덩굴 식물용 터널에 나팔꽃을 키워서 올리는 게 낫겠다 싶더라고요. 나팔꽃이 새벽에 핀다는 사실 정도는 알지요? 꽃이 크게 피기로 소문난 종자를 구해와서 길렀는데 일단은 성공이었어요. 하지만 정리하는 게 낫다는 생각이 들어 잘라버리고 아래쪽 대궁만 조금 남겨둔 거지요. 이런 식으로 말이죠. 오이 넝쿨도 정리하기로 했어요. 지지대를 해체하고 나서.... 줄기를 뽑아서 전지가위로 잘라 거름더미에 버렸어요. "그동안 고마웠어. 한편으론 정말 미안해." 어리 버리 2023. 9. 8.
별서(別墅)에서 106 - 청개구리도 함께 살아요 별서에는 청개구리도 어디엔가 숨어 살아요. 풀을 베려고 작은 낫을 꺼냈는데 녀석이 뛰어오른 거예요. 물론 사람 겁을 낼 녀석이 아니지요. 얼마나 순한지 만져도 돼요. 피부도 아주 맨드라워서 감촉도 좋더라고요. https://yessir.tistory.com/15865916 얼간이 되어가기 천둥벌거숭이로 함부로 나대던 날들이 그리워졌어. -이젠 우습기 그지 없어졌지만- 바늘 끝만큼 좁은 웅덩이 바닥에 붙어 살면서도 밖으로 흘러나가는 물길이 있는지조차 찾을 줄 몰랐어. -이제 yessir.tistory.com 거의 15년 전에 만난 청개구리예요. 사람에게는 한 계단이지만 이 녀석에게는 얼마나 거대하게 느껴지는 벽이겠어요? 올 가을도 잘 보내고 살아남아야 할 텐데 말이죠. "앞으로는 낫 위에 올라오면 안 되는.. 2023. 9. 7.
별서(別墅)에서 105 - 틀밭 일부를 정리하고 가을 농사를 준비했어요 가을 농사를 위해 텃밭의 일부 틀밭을 정리해야만 했어요. 텃밭과 틀밭이라는 용어를 헷갈리면 제 글을 이해하기가 힘들어질 수 있어요. 집 가까운 마당 한구석이나 건물 앞이나 뒤 혹은 옆에 만든 작은 식물 재배용 밭을 텃밭이라 한다면.... 틀밭은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나무나 벽돌로 틀을 만들어 식물을 재배하는 밭이라고 할 수 있어요. 제가 식물을 재배하는 이런 스타일의 밭을 '쿠바식 틀밭'이라고 부른대요. 카리브해에 있는 쿠바라는 나라 알지요? 철 지난 작물들은 다 뽑아내고 삽으로 갈아엎은 뒤, 흙을 고르고 나서 직접 만든 액체 비료를 뿌려주었어요. 뿌려준 뒤 며칠간은 밭에서 고약한 냄새도 조금 나더라고요. 농약과 비료 사용은 극도로 자제하고 - 사실 여기에서는 올해엔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어요 - 오직 .. 2023. 9. 6.
별서(別墅)에서 104 - 제비나비와 능소화 양반집에서만 기를 수 있었다던 능소화 알지? 올여름, 별서에 많은 나비들이 찾아왔다고 했잖아? 별서를 방문해 준 많은 나비들 가운데 가장 진객은 바로 이 녀석, 제비나비라고 할 수 있어. https://yessir.tistory.com/15870684 별서(別墅)에서 100 - 나비보다 더 예쁜 꽃이 있더라고요! 올해엔 봄부터 정말 행복했어요. 올해처럼 꽃과 나비를 많이 본 해도 드물지 싶거든요. 백일홍이 피어있는 작은 화단에 호랑나비가 자주 날아오더라고요. 얘들은 사람 겁을 내지 않는 것 같아요 yessir.tistory.com 저번에는 별서를 찾아온 호랑나비들을 소개해 주었었지. 제비나비도 학문적으로 자세하게 구분하면 종류가 참 많더라고. 능소화를 길러봐야겠다고 생각하면서도 적합한 장소를 찾지 못했어.. 2023. 9. 5.
인생길에서 필요한 것 인생길 걷다 보면 별일이 다 생기잖아? 소나기 올 때는 기다렸다가 가야 할 줄도 알아야 하며 폭풍우 몰아치면 피할 줄도 알아야겠더라고. 이 정도 방해와 고난 정도야 얼마든지 돌파할 수 있다고 만만하게 덤비면 낭패를 당할 수도 있더라니까. 그렇다고해서 요령만 피우라는 게 아니야. 시류를 잘 살피며 현명하게 대처하라는 거지. 부끄럽게 살지 않기 위해서는 비굴해서도 안돼. 때로는 당당한 용기를 가질 줄도 알아야 하고 압력에 굴복하지 않는 의연함도 가지고 있어야해. 아무 대책 없이 격류에 뛰어드는 것은 용기야 아니야 그건 만용이지. "판단력과 지혜" 그게 절대적으로 필요하더라고. 어리 버리 2023. 9. 4.
그렇게 다녀갔어요 8월 11일 오후, 녀석들이 도착했네요. 여긴 두 번째이지 싶어요. 이제 두 돌이 지났어요. 가지고 온 자동차를 꺼내서 신나게 놀더군요. 그렇게 2박 3일 일정을 보내고는 훌쩍 올라가버렸네요. 앞으로 몇 번이나 더 볼 수 있을지... 어리 버리 2023. 9. 2.
별서(別墅)에서 103 - 사는 게 힘들지? 태풍이 지나가던 날, 낮! 데크 탁자에 찾아온 새 한 마리가 있었어. 피할 곳을 찾는 것 같더라고. 녀석이 너무 안쓰러워서 방 안에서 가만히 지켜보고 있었어. 말이 통하는 존재 같으면 방 안으로 들어오라고 할 텐데... 그렇게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던 녀석은 결국 다른 곳 탁자 밑에 가서 제법 오래 앉아있더라고. 산다는 게 얼마나 힘들까 싶었어. 어떻게 도울까 하고 궁리했지만 무슨 수가 있겠어. 녀석이 놀라지 않도록 가만히 있어주어야지 뭐. 빗방울은 갈수록 거세지고 있었는데... 어리 버리 2023. 9. 1.
별서(別墅)에서 102 - 직접 길러 먹으니 한결 더 맛있네요 이제는 옥수수 틀밭을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8월 8일, 정리작업에 나섰어요. 대궁을 잘라 낼려니 아깝더라고요. 일단 옥수수부터 다 땄어요. 그리고는 전지가위로 밑동을 잘라내었어요. 옥수수 대궁 껍질은 엄청 날카로워서 잘못하면 손베이기 딱 알맞잖아요? 껍질을 벗겨내고 옥수수수염도 제거하며 얇은 비단 같은 속껍질만 한두 겹 남겨두었어요. 수확하는 재미가 얼마나 쏠쏠하던지요. 옥수수 대궁은 적당한 크기로 잘라서 틀밭 끝머리에 있는 거름더미에 버렸어요. 뿌리는 삽으로 떠넘겨 뽑은 후 흙을 제거하고 버렸지요. 집에 가져가서 아내에게 자랑했더니 삶아주더라고요. 그걸 다시 별서로 가져와서 먹어보았어요. 어른이 되고 나서는 처음으로 옥수수를 길러 그 수확물을 먹어보는 것 같아요. 맛이야 뭐 물어보나 마나지.. 2023. 8. 31.
그저 갈 길 열심히 가는 저 아줌마처럼... 8월 중순에 태풍이 지나갔잖아요? 집으로 돌아가다가 저녁노을을 보게 되었어요. 태풍이 지나간 뒤에는 하늘이 더 맑아진 것 같아요. 하늘이 맑아서 그런지 노을도 한결 붉더라고요. 여름 하늘의 백미는 뭉게구름과 소나기라고 생각해요. 붉은빛 띠는 물 여울 곁 작은 모래톱에 새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았어요. 마구 하늘로 솟구치는 뭉게구름을 보며 꿈을 키워나갔던 학창 시절이 그리워지네요. 그런 시절은 어디로 가버리고 이제 나도 인생의 황혼녁을 맞이하게 되었어요. 산다는 게 도대체 뭐지요? 운정이라는 호를 가졌던 양반은 인생의 마지막을 벌겋게 물들이고 싶어 했다지요? 나는 그럴 위인이 못되니 그저 티 없는 푸르름으로 살다가 가고 싶어요. 조용히 사라져 가고 싶은 거지요. 그저 제 갈 길 열심히 가는 저 아줌마처럼 말.. 2023. 8. 30.
별서(別墅)에서 101 - 농사에도 기술이 필요하더라고요! 올해 호박 농사는 대실패였어요. 덩굴은 무지무지 뻗어나가는데 당초에 열리지를 않는 거예요. 상추는 보통이었고요. 호박 농사는 실패였지만 거름이 정말 많이 필요하다는 것만은 확실히 배웠어요. 옥수수는 한 대궁에 서너 개만 달린다는 것도 배웠네요. 노란 파프리카와 빨간 파프리카는 각각 두 포기씩 심었어요. 그저 보통 정도로 수확했었는데 피망과 파프리카를 아직도 잘 구별하지 못하겠어요. https://blog.naver.com/sirun/221633096841 페리헤기 오후 4시 7분에 에스테르곰 역에서 출발하는 기차였어. 돌아갈 때도 아무 자리에 그냥 앉으면 되더라고. 나... blog.naver.com 파프리카는 헝가리에서 생산된 게 최고라고 들었어요. 헝가리에서 파프리카 먹은 이야기는 위에 소개해둔 글 .. 2023. 8. 29.
그분들은 당연히 이런 걸 안먹겠지? 같이 공부하는 분들과 저녁을 먹으러 간 거야. 그분들과의 회식은 거의 삼 년 만이지 싶어. 나는 이런 곳이 있는 줄도 몰랐어. 음식이 아주 깔끔하더라고. 초밥집에서 초밥을 먹어본 게 얼마만이야? 너무 오래 어른들 대접을 못했다 싶어 슬그머니 나가서 미리 계산을 해두었어. 오염수 문제로 열불을 마구 뿜어내는 탁월하신 애국자인 그 어떤 분들은 이런 음식들을 절대 안 먹겠지? 왜식(=일식)에다가 해산물 요리니까 말이지. 어느 나라 쇠고기를 먹으면 광우병에 걸려 퍽퍽 쓰러질 듯이 선동하며 열을 내던 그 어떤 양반들은 물 건너온 소고기는 자자손손 대대로 입에도 안 대며 절대 안 먹지 싶어. 먹는 음식으로 자기 목적 달성을 위해 장난치고 선동질하면 그게 과연 옳은 일일까? 맛있는 음식 앞에 두고 괜히 헛소리했네. .. 2023. 8. 28.
별서(別墅)에서 100 - 나비보다 더 예쁜 꽃이 있더라고요! 올해엔 봄부터 정말 행복했어요. 올해처럼 꽃과 나비를 많이 본 해도 드물지 싶거든요. 백일홍이 피어있는 작은 화단에 호랑나비가 자주 날아오더라고요. 얘들은 사람 겁을 내지 않는 것 같아요. 나비는 나비대로 살고 나는 나대로 살아가는 거지요 뭐. 벌도 날아와요. 얘도 자기 좋은 대로 하고 살아요. 호랑나비도 한 마리가 아니었어요. 봉숭아도 피었어요. 매리골드도 피었고요... 박하꽃도 피었네요. 이만하면 꽃밭에 사는 거 맞지요? 맥문동도 피었어요. 별것 아닌 것처럼 그냥 단순하게 보이지만 온 천지에 꽃이 깔렸어요. 채송화도 군데군데 피었어요. 나팔꽃도 등장했네요. 어땠어요? 내년에는 꽃을 더 많이 심어야겠어요. 그런데 말이죠, 꽃이 아무리 예뻐도 사람꽃만큼 예쁘겠어요? 어리 버리 2023. 8. 26.
별서(別墅)에서 99 - 여름이 지나가는가 봐요 뭉게구름이 마구 피어오르던 여름 기운이 이제 점점 옅어지고 있음을 느껴요. 따가운 햇살에 빨래를 말리는 즐거움이 크더군요. 별서에서 보내는 밤은 즐겁기만 해요. 사방이 고요하니 더 좋은 거예요. 별을 볼 수 있다는 건 더 큰 즐거움이고요. 벌레에 시달리는 괴로움은 안 좋은 일이긴 해도 나는 시골의 밤이 좋아요. 온갖 곤충들이 만들어내는 소리가 가득하거든요. 앞집 주인은 예술가이신데 야간작업을 하시는가 봐요. 젊었던 날 유행했던 음악을 들었어요. 시간이 너무 잘 가는 것 같아요. 별 보다가, 책 보다가, 음악 듣다가.... 새벽이 왔어요. 아침에는 온 천지에 새소리가 그득했어요. 시골살이에서만 느낄 수 있는 행복이었네요. 어리 버리 2023. 8. 25.
왕잠자리를 보는데 왜 할머니가 생각나는 거죠? 나는 어렸을 때부터 잠자리를 좋아했어요. 물잠자리, 고추잠자리, 좀잠자리... 그땐 초등학교 여름방학 과제로 곤충채집이 꼭 들어있었어요. 곤충채집이라면 잠자리가 딱이었기에 즐거운 과제로 여겼던 기억이 있어요. 초등학교 3학년 여름방학은 시골에 혼자 계시는 군위군 무성동의 할머니 집에서 보냈어요. 나는 하루에도 몇 번씩 온갖 잠자리를 만날 수 있는 습지에 가보았어요. https://yessir.tistory.com/15870068 군위에서 영천까지 - 자전거 여행 4 : 할머니를 그리며 나는 논벌 한가운데 물풀로 가득했던 작은 못(웅덩이)이 있었던 곳을 찾아가 보았어. 장수잠자리나 왕잠자리를 볼 수 있었기에 자주 찾아갔었어. 그 작은 연못을 가기 위해서는 이 장소를 꼭 지 yessir.tistory.com.. 2023. 8. 24.
젊었던 날의 목소리를 회복해봤으면 좋겠어요 젊었던 날 나는 참으로 좋은 목소리를 가졌었어요. 제가 그렇게 여기며 착각한 것이 아니고요, 제 주위의 사람들이 제법 그렇게 인정해 주었어요. 엄청나게 방황하며 헛살다가 서른두 살 때는 8개월 동안이나 말을 못 하고 살았어요. 그러다가 기적을 체험하며 목소리를 회복했어요. 기적을 체험하고 나서 이 년 뒤부터 찬양대 봉사를 시작했는데 지휘자분께서 저를 테너 파트에 배치해 주시더라고요. 테너 파트를 약 삼십여 년 맡아 봉사하다가 은퇴를 한 거예요. 친양대 생활을 한 십여년 정도 하니까 목소리에 변화가 오더라고요. 그래도 후회는 하지 않았어요. 평생토록 말하는 직업을 가졌다가 말을 안 하기 시작하니까 목소리가 잘 안 나오는 현상까지 생겼어요. 이래저래 원래의 내 목소리를 잃어버린 거지요. 쇳소리가 가득한 지금.. 2023. 8.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