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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깜쌤의 세상사는 이야기 : '난 젊어봤다' - 자유 배낭여행, 교육, 휘게 hygge, 믿음, 그리고 Cogito, Facio ergo sum
  • 인생 - 그리 허무한게 아니었어요. 살만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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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 정원 - 뭘 보여주려는 것이었나요? 경주만큼 관광자원을 많이 가진 도시가 또 있을까 싶어요. 황금정원 전시회를 한다길래 기대를 가지고 찾아가 보았어요. 결론부터 말씀드릴게요. "혹시나 했지만... 잔뜩 기대하고 찾아간 제가 잘못이었어요." 다른 지역의 축제나 전시도 많이 보았기에 제가 느끼는 감정이 그랬다는 거예요. 뭘 보여주려고 했는지 궁금했어요. 의도가 뭐였나요? 식물 종류를 보러 온 건 아니잖아요? 창의성을 바탕으로 한 노력과, 성의가 더 필요했다고 느꼈어요. 작년에도 이 전시회를 보았기에 기대를 가지고 일 년 동안 기다리고 있었지만 말이죠. 느낀 건 실망감뿐이었어요. 예산 타령을 할 건가요? 요즘 관광객들은 예전의 그렇고 그런 사람들이 아니에요. 모두들 한껏 눈이 높아져있잖아요. 그런 걸 주최 측이 모를 리가 없을 텐데요. 하다못해.. 2023. 11. 10.
주책바가지 27 - 저녁 종소리 : 라이언 이젠 이런 예배당 종탑에서 울려 퍼지던 종소리를 어디에서도 듣기가 어려워졌어요. 이 음악은 어때요? 한번 들어봐요. 가사도 소개해 두었으니까요. https://www.youtube.com/watch?v=x386CWftBCE Those evning bells - those evning bells ​ How many a story you've got to tell ​Of youth and home and that sweet time ​ When last I heard your soothing chime 저녁 종소리 너희는 전해야 할 이야기를 얼마나 많이 전했니 젊음과 집 그리고 행복한 시간 내가 마지막 너희에게 들려주었던 종소리를 Those lovely days they are past away ​ And .. 2023. 11. 9.
별서(別墅)에서 125 - 배추도 묶고 마늘도 심었어요 11월 2일 목요일, 배추도 묶어야 하고요, 마늘도 심어야 했어요. 소녀 시절, 청송에서 온갖 궂은일을 다했다는 교우 한 분이 지원사격을 하러 오셨어요. 시금치 밭과 생강 밭을 김매시더군요. 그동안 나는 마늘 심을 준비를 했어요. 아침에 유튜브를 통해 마늘 심는 공부를 조금 해가지고 간 거예요. 씨마늘 소독을 안 했네요. 환경주의자인 나는 그동안 비닐 멀칭 기법을 거의 사용하지 않았지만 이번은 예외였어요. 틀밭 두 개에 비닐을 덮었어요. 길이는 2미터 60센티미터이고요, 폭은 1미터예요. 비닐에 칼로 구멍을 뚫고 마늘을 심은 뒤 흙으로 덮어주었어요. 가을 무는 잘 자란 것 같아요. 이런 식으로 말이죠. 식물들이 크는 걸 보면 너무 흐뭇해요. 홍당무도 제법 자랐어요. "워때유? 농사 초보인 게 확실히 티 .. 2023. 11. 8.
영산강, 섬진강 자전거여행 - 섬진강 자전거길 최고의 풍경을 달리다 강의 흐름이 어느 쪽으로 이어질지 궁금했어. 13번 도로 세종방교 다리 밑을 통과해야지. 우리가 달려온 길이야. 자전거를 타고 오르기엔 힘이 부쳐서 끌다가 뒤를 돌아다본 거야. 강변에 멋진 음식점이 등장했어. 점심을 먹었으니 그냥 통과해야지 뭐. 강 건너편에 보이는 공장이 금호타이어 곡성 공장인가 봐. 강은 왼쪽으로 휘어지고 있었어. 기계를 동원하여 풀베기 작업을 하고 있었어. 요즘은 시골에 워낙 일손이 없으니 어지간한 일은 기계가 다 해치우는 거야. 섬진강이 왼쪽으로 휘어지는 게 보이지? 자전거 길은 잠시 방향을 바꾸어 북상하는 것 같아. 지도 한가운데 길이 ㄷ자 모양으로 휘어지는 데가 나오지? 거길 달리는 거야. 이제 물줄기는 산 사이를 빠져나가도록 되어 있었어. 지나다니는 사람도 적어서 얼마든지 속.. 2023. 11. 7.
영산강, 섬진강 자전거여행 - 섬진강 자전거길 최고의 풍경 가운데 하나인 향가 마을 비탈을 오르면 향가 터널이 등장할 거야. 이건 누가 봐도 기차 통과용 터널이지. 왜놈 순사가 등장하는 걸 보면 이 터널의 역사가 대강 짐작될 거야. 남원, 순창, 담양, 광주 인근 벌판의 식량을 수탈해 가기 위해 왜인들이 철도를 계획하고 이 터널을 만들었다는 거지. 이제 터널 속으로 들어가서 달려 나가야지. 길이는 384미터라고 하니 제법 긴 편이지. 터널 안 벽면에는 다양한 작품들이 게시되어 있어. 강제노동에 동원된 선조들 모습이겠지? 의자 조형물도 특색이 있었어. 자전거를 타고 달리면서 찍은 사진이어서 많이 흐려져 버렸어. 터널이 S자 모양으로 휘어있었어. 이제 다 온 거야. 맞은편 입구에는 무인공방이 자리 잡고 있었어. 자전거를 탄 라이더들이 제법 많이 통과하고 있었어. 터널을 나온 친구와 나는 자.. 2023. 11. 6.
하중도에서는 가을이 마구 익어가고 있었어 친구들을 만나려고... 기차역으로 갔어. 신경주역이야. 대구 금호강에 있는 하중도를 찾아갔어. 거긴 처음이었어. 댑싸리들이 널려있었지. 나도 지난봄 별서에서 댑싸리를 길렀어. 아름답지 않다면 이상하지? 난 왜 '그랑자트 섬의 일요일 오후'를 떠올렸을까? 조르주 쇠라의 그림 말이야. '그랑자트 섬의 일요일 오후' 마리 로랑생의 그림에서 보이는 색감도 함께 떠올렸어. 풍경 하나가 왜 이리 사람 마음을 아련하게 만들어주는 걸까? 그대 그리고 나! 그런 제목을 가진 노래가 생각났던 거야. 나는 이런 풍경을 사랑해. 그라스(Grass)들! 국화꽃담... 그리고 스미스 요원! '스미스 요원'이 누구냐고? 영화 매트릭스 시리즈에 등장하는 요원이지. https://namu.wiki/w/%EC%8A%A4%EB%AF%B8.. 2023. 11. 4.
영산강, 섬진강 자전거여행 - 고추장 고장으로 유명한 순창 순창군 청소년 수련관 부근에서 우리는 강변으로 나가기로 했어. 순천 읍내를 흐르는 개울은 경천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어. 경천을 따라 달렸어. 경천 바닥으로 자전거 도로가 만들어져 있었어. 저건 고추장 단지를 형상화한 게 맞지? 경천 강변에는 소규모 정자들이 많이 보였어. 봄에 오면 좋을 것 같아. 고요하면서도 깔끔한 곳이라는 느낌이 들더라고. 현대판 징검다리라고 해야겠지? 순창 고추장 맛을 못 보고 지나가는 게 아쉬웠어. 아까 점심 먹을 때 국물에서 칼칼한 맛을 느꼈었는데 그게 순창 고추장 맛이 아니었을까? 순창 군청 부근이야. 이런 길만 계속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어. 개울가에는 체육시설도 마련되어 있었어. 가만히 생각하니 순창에는 처음 온 것 같아. 자동차 없이 사는 내가 언제 여길 와보았겠어? 천.. 2023. 11. 3.
영산강, 섬진강 자전거여행 - 고추장 고장으로 유명한 순창에 이르다 멋진 가로수길을 달리다 보니 드디어 순창군이 된 거야. 순창으로 이어지는 4차선 도로가 보이지? 저런 길로는 자전거를 타고 갈 수 없으니 지방도로를 주로 이용하는 거야. 순창이라고 하면 고추장부터 떠오르지 않아? 단지들이 우리를 맞아주었어. 작은 언덕을 넘어가자 커피숍이 나타났어. 쉬어가기로 했어. 진짜 커피 한 잔 마셔주어야 하지 않겠어? 놀랍게도 바리스타는 할머니였어. 아가씨처럼 예쁜 할머니! 커피 내리는 솜씨 또한 훌륭해서 돈이 아깝지 않았던 거야. 바로 이 집이지. 커피숍 로제타! Rosetta라고 했으니 Rose의 여성 명사형이거나 아니면 고대 이집트 상형 문자의 비밀을 밝혀내는 초석이 되었던 로제타 스톤에서 따온 이름일 수도 있겠지. 주소 : 전북 순창군 금과면 담순로 594 금과 합동 정류소.. 2023. 11. 2.
영산강, 섬진강 자전거여행 - 담양을 출발하여 담양호를 찾아가다 2 미남 친구가 자전거를 손볼 동안 건너편 건물이 궁금해서 다리를 건너가 보았어. 개울물은 1 급수였어. 개울 건너편에 숨어있는 건물은 담양 온천 관광호텔이었던 거야. 담양에 온천이 있는 건 모르고 살았네. 다시 출발했어. 바위 봉우리 아래쪽으로 제방이 나타나더라고. 보나 마나 거기가 담양호겠지. 자전거 도로니까 당연히 자동차 출입금지인 거지. 담양은 참으로 아기자기한 곳이었어. 드디어 제방 앞쪽까지 왔어. 다 온건줄로 알았는데 그게 아니더라고. 둑으로 올라가는 길이 다시 나타난 거야. 별 수 있겠어? 올라가 봐야지. 살짝 경사진 길이었는데 미남 친구는 그냥 올라가는 거야. 저질 체력인 나는 자전거를 끌고 올라갔어. 다음에는 가볍고 잘 나가는 좋은 자전거를 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경제력이 안 따라주니 .. 2023. 11. 1.
영산강, 섬진강 자전거여행 - 담양을 출발하여 담양호를 찾아가다 1 10월 17일 화요일, 새벽, 5시 10분에 일어났어. 노트북을 펼쳐두고 유튜브에 접속해서 새벽 예배를 드렸어. 섬기는 교회 예배당에 출석해서 드려야 하지만 참석할 수 없는 처지여서 이렇게라도 드리는 거지. 창문에 붙어 서서 담양호 쪽 경치를 살펴보았어. 아침 햇살이 읍내를 깨워나가기 시작했어. 어제저녁에 미리 구해다 놓은 컵라면으로 아침을 때웠어. 열쇠를 엘리베이터 안쪽에 비치된 열쇠함에 넣어두고 1층으로 내려갔어. 캡슐 커피 추출 기계를 사용하여 아메리카노 한 잔을 마셔두었지. 기계 사용법을 잘 몰라 다른 손님에게 물어서 사용할 수 있었어. 오늘은 고추장으로 유명한 전라북도 순창을 거쳐 전라남도 곡성까지 가야 해. 지도를 클릭하면 크게 뜰 거야 담양과 순창, 곡성의 위치를 확인해 봐. 영산강 제방으로.. 2023. 10. 31.
그렇게 가버리니 또 보고 싶네요 10월 27일 금요일 늦게 도착했어요. 이틀 밤을 함께 지내고는 올라가 버렸네요. 쌍둥이들이지만 성격도 취향도 얼굴도 판이하게 다른 것 같아요. 이제 두 돌 하고도 두 달이 지났어요. 주일 오전에 집으로 돌아갈 준비를 했어요. 그동안 정이 들어버렸는지 아내보고는 앞자리에 타라고 하네요. 함께 가자는 말이겠지요. 녀석들이 가고 난 뒤에는 미쳐 챙겨주지 못해 남기고 간 마스크 두 장만 남았어요. 그렇게 올라가 버렸으니 또 보고 싶네요. 어리 버리 2023. 10. 30.
영산강, 섬진강 자전거여행 - 광주에서 영산강을 따라 담양으로 가기 3 도로 밑으로 이어지는 이 통로를 따라가면 어린이 프로방스라는 멋진 공간이 나타나지. 어떤 곳인지 궁금하다면 클릭해 봐. https://yessir.tistory.com/15869968 남도 자전거 여행 - 담양 3 논벌 끝자락에 멋진 낚시터가 숨어 있었어. 양식업을 하기 위해 만들었다가 잠시 버려놓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 이 정도 자전거길 같으면 최상급 아닐까 싶어. 멀리서 바라보기만 했 yessir.tistory.com 아이를 데리고 가면 좋아할 것 같은 곳이라고 생각해. 벽면에 조명이 들어오기 시작했어. 저 앞에 걸어가는 젊은이들 한쌍이 눈에 밟힌 거야. 우리 세대에겐 가지기가 너무 어려웠던 장면이 아닐까 싶어. 나는 상당히 보수적인 양반 도시와 시골에서 청춘을 보냈으니까 말이야. 데이트 .. 2023. 10. 28.
영산강, 섬진강 자전거여행 - 광주에서 영산강을 따라 담양으로 가기 2 담양에는 두 번째로 와보는 것 같아. 학창사절엔 대나무 제품 생산 지역으로 유명하다고 배웠었지. 이 길을 따라 계속 달려가면 영산강 자전거 종주길의 시발점인 담양댐까지 다다를 수 있어. 멀리 보이는 산 바위 절벽밑에 담양댐이 있다는 사실은 다음날 알게 되었어. 친구와 함께 자전거를 타고 찾아가 보게 되거든. 자전거길 둑 밑으로 그림자들이 천천히 눕기 시작했어. 오늘 묵을 숙소를 구해야 할 텐데 말이지. 읍내 초입에서 언노운(Unknown) 이름을 가진 호텔을 발견하고 찾아갔어. 빈방이 있다길래 묵기로 한 거야. 더블베드 룸이 7만 9천 원이었는데 아침 식사 미포함이었지. 그저 그런 수준의 호텔이라고 평가하고 싶어. 짐을 방에 놓아두고 외출하기 위해 영산강 제방으로 나가보았어. 채소 모종 가게에는 모종들이.. 2023. 10. 27.
영산강, 섬진강 자전거여행 - 광주에서 영산강을 따라 담양으로 가기 1 코스모스 밭이 나타났어. 이 화려함과 우아함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지? 사람들이 많이 몰려나와 있었어. 꽃구경을 하는가 봐. 조심해서 살살 지나쳐 천천히 달렸어. 그러다가 이번에는 백일홍 밭을 만난 거야. 내가 좋아하는 백일홍이 가득하게 피어난 밭! 꽃이 주는 즐거움을 만끽한 거야. 정자까지 등장했어. 광주가 이렇게 품격 있는 도시라는 사실이 너무 좋았어. 까치가 우리 앞에서 알짱거리고 있었어. 길이 굽어있었기에 가을 정취가 묻어 나왔어. 억새와 갈대가 어우러져 피어있는 구역을 만났어. 이제 북으로 올라가기만 하면 되는 거지. 자전거 인증 센터가 등장할 것 같아. 담양 대나무숲 인증 센터! 이번 여행에는 미남 친구가 동행했어. 친구는 접이식 미니 벨로를 가지고 왔어. 나도 접이식 자전거지만 무겁고 둔감한.. 2023. 10. 26.
영산강, 섬진강 자전거여행 - 도전! 10월 16일 아침, 광주행 프리미엄 우등 고속버스에 올랐어. 광주에 다시 가는 건 2년 만이지 싶어. 경주를 출발한 지 한 시간을 더 지나자 낙동강을 지나게 되었어. 경상남도 거창, 함안을 지나가는 거야. 마침내 남원시로 접어들어서 지리산 휴게소에 도착했어. 거긴 북카페도 있더라고. 내가 탄 프리미엄 우등 버스는 남원의 요천을 건너서 계속 달렸어. 담양 읍내를 오른쪽으로 멀리 보며 달리더니 이윽고 광주 시내로 들어선 거야. 서울에서 내려온 친구가 미리 와서 버스터미널 광장에서 기다리고 있었어. 나는 터미널 안 빵집에서 점심용 빵을 사 왔어. 친구가 자전거를 손 볼 동안 점심용으로 사 온 빵을 먹었어. 그러고는 출발한 거야. 친구나 나나 이번 여행에서는 접이식 자전거를 사용하기로 했어. 광주천 자전거길로.. 2023. 10. 25.
달맞이 꽃대 같은데... 이게 뭐야? 단풍잎돼지풀을 뚫고 솟아오른 이 녀석은 도대체 뭐야? 괴기스러울 정도로 신기해서 자전거를 멈추어 세웠어. 아무리 봐도 달맞이꽃 꽃대 같았어. 어쩌다가 이런 식으로 자란 거지? 왜 이런 현상이 생기는 거야? 어리 버리 2023. 10. 24.
손대지 않고 가만히 놓아두면 모래톱이 복원될 수도 있겠지요? 강에 두 개의 커다란 물줄기가 보일 겁니다. 왼쪽은 형산강으로 흘러드는 문천(=남천) 줄기이고 오른쪽은 형산강 본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왼쪽이 문천(=남천)이고 오른쪽이 형산강인데요, 경주 사람들은 형산강 본류를 특별히 서천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사진 속에서 신기한 모습을 발견했나요? 왼쪽의 문천(남천) 줄기에서는 모래톱이 보이고 오른쪽에는 잔 자갈이 가득함을 알 수 있습니다. 형산강으로 흘러드는 지류 가운데 문천(남천)에서는 상류로 올라가면서 제법 많은 모래밭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예전 형산강에서는 모래톱이 제법 군데군데 형성되어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옛날 사진 왼쪽 중간쯤에 문천과 서천의 합류 지점을 볼 수 있습니다. 사진 아래쪽 산이 경주 남산입니다. 일제 강점기 초기의 사진.. 2023. 10. 23.
소녀에게 26 - 치키티타(Chiquitita) : by ABBA 소렌토 마을이 내려다 보이는 저 언덕에 처음 서보았던 것이 1996년 여름이었어. "돌아오라 소렌토로"라는 이탈리아 가곡이 저절로 흥얼거려지더라고. https://www.youtube.com/watch?v=ol4OoaQ_Evs 이 노래를 고등학교 시절 음악시간에 배웠어. 소렌토에서 배를 타고 카프리 섬으로 가본 거야. 갑자기 뜬 금 없이 카프리 이야기를 꺼내니까 무슨 뚱딴지같은 이야기를 꺼내는가 싶지? 아래에 올려둔 노래를 들어봐. ABBA가 불렀던 치키티타(Chiquitita)! 화면 속에 등장하는 배경이 카프리 섬이야. https://www.youtube.com/watch?v=R3l9YlcGA5s 카프리 섬 명소의 풍광이 배경을 이루고 있어. 가사를 유심히 본 거야? Chiquitita는 스페인어로 .. 2023. 10. 21.
물옥잠 물옥잠이라고 하니 이름도 참 예쁘다는 생각이 들잖아? 녀석들이 한가득 모여 피어있었어. 지난 9월 초순의 일이야. 꽃대를 물 위로 밀어 올린 데다가 한 줄기에 꽃 여러 개가 붙어있는 것으로 보아 물옥잠이 틀림없다는 생각이 들었어. 개울가에 자연적으로 자라나면서 군락을 이루었지. 보라색 꽃이 너무 청초하고 탐스러울 정도로 예쁘지만 이 녀석들은 단 하루밖에 피어있지 않아. 그게 너무 아쉬운 거야. 태국 방콕 북쪽에는 아유타야라고 하는 세계문화유산 도시가 있어. 방콕에서 약 80킬로미터 거리에 있는 불교 유적 도시라고 보면 돼. 무얼 타고 가느냐에 따라 다르지만 한 시간 조금 더 소요될 거야. 방콕 시가지를 감싸고 흐르는 차오프라야 강이 아유타야 유적지를 감싸고 있는데 강물을 잘 살펴보면 부레옥잠이 엄청 떠내.. 2023. 10. 20.
별서(別墅)에서 124 - 가을은 모닝 글로리의 계절이지? 꽃 피는 새벽, 마당에 나가보았어. 나는 꽃을 좋아해. 꽃 중에서도 한껏 피어나는 사람꽃이 좋긴 하지만... 그간 살아오며 사람들에게 많이 치여보았어. 실망도 많이 했고 말이지. 이젠 사람꽃보다 자연의 꽃이 더 좋아. 가을 아침엔 누가 뭐래도 나팔꽃이 최고라고 생각해. 화분에 나팔꽃을 심고 순을 잘라가며 키워보았어. 원래 품종이 그렇기도 하지만 엄청 크게 피어나는 나팔꽃이 있었던 거야. 색깔도 진하고 말이지. 직접 만든 덩굴받이에 올려보았더니 제 세상 만난 양 피어나더라고. 이젠 다 시들어버렸어. 2015년 다섯 번째로 터키를 갔을 때 카파도키아의 괴레메 마을 숙소에서 만나보았던 나팔꽃이 아직도 기억에 새로워. 바로 이 집 동굴방에서 묵었었지. 이 집주인 오스만 씨는 친구라고 할 수 있어. 우치히사르(우.. 2023. 10. 19.
별서(別墅)에서 123 - 달빛 내린 가을밤까지... 별서에서 자기로 했어. 꽃이 아름다워서 말이지. 가까이에서 좀 더 오래 보고 싶었어. 비록 자연의 법칙이라고는 해도 사람이 늙어가고 꽃이 시들어간다는 건 비극이야. 이제는 배롱나무 꽃도 거의 져버렸어. 이렇게나 화사했는데 말이야. 떨어진 꽃을 쓸어 담아보았어. 꽃이 없는 세상은 너무나 삭막해. 내가 보기에 여름을 대표하는 꽃나무는 능소화와 배롱나무가 아닐까 싶어. 오늘은 날이 흐려서 별 보기는 글렀어. 그래도 저녁을 먹고는 밖에 나가보기로 했어. 앞집 작업실에 불이 켜졌어. 마당으로 나가 거닐어보았어. 꽃송이에 가로등 불빛이 내려앉았네. 내가 눈치못채는 사이, 어둠도 사방에서 슬며시 다가와서 감싸주기 시작했어. 그럼 다음에 봐. 어리 버리 2023. 10. 18.
옮겨갈까말까 망설이고 있는데요... 남자 나이 쉰이 넘으면 사랑방이 하나 필요하다는 걸 아는 아내가 얼마나 있을까요? 제 기준으로 그냥 하는 말이니 오해는 하지 마세요. 요즘은 아파트살이가 일반화되면서 집에 손님이 오시면 거실에서 대접하는 것이 흔한 일이지 싶어요. 집 밖에 워낙 예쁘고 좋은 카페들이 많으니 그런 곳에서 대접을 하느라 요즘은 손님이나 지인이 가정집을 직접 방문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봐야겠지요. 나는 어쩌다가 내가 사는 작은 집 외에 오막살이를 살짝 벗어난 수준의 고만고만한 별서를 하나 가지고 있어서 거기에 자주 가서 생활하고 있어요. 그전에는 손님이 오시면 제 서재로 모셨어요. 여긴 나만의 공간이어서 아내가 거의 출입을 하지 않아요. 청소와 관리도 제가 다 하는 편이지요. 그건 별서도 마찬가지예요. 이런 모습을 보고 어떤.. 2023. 10. 17.
별서(別墅)에서 122 - 가을까지 줄기차게 피어주는 이 꽃 : 올해 가장 잘 기른 것은 백일홍이었어요 백일홍 꽃을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요? 별서 담장 안쪽에 아이리스를 뽑아내고 백일홍을 심었는데 그게 성공한 것 같아요. 백일홍은 이름 그대로 약 석 달 동안 피어나더군요. 어떤 녀석은 대문 사이로 고개를 내밀기도 했어요. 댑싸리 좌우로도 몇 포기 심었는데 보기가 괜찮았어요. 금잔화, 댑싸리, 백일홍이 어우러져서 옛날 선조들이 가꾸었던 전래 화단 기분을 느낄 수 있도록 만들어주네요. 내년에는 댑싸리를 여기저기 심어볼 생각이에요. 10월인데도 지지 않고 피어있어 주니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겠네요. 어리 버리 2023. 10. 16.
별서(別墅)에서 121 - 올해 무를 먹을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9월 2일에 무씨를 구해서 뿌려보았어요. 남부 지방은 8월 하순경에는 무씨를 뿌렸어야 하는가 봐요. 조금 늦기는 했다고 여겼지만 호미로 아주 얕은 골을 만들고 뿌렸어요. 이렇게 말끔하게 자라면 대성공인데 말이죠. 10월 2일에 찍은 사진인데 이런 식으로 자라났어요. 조금 빽빽하다 싶은 부분은 솎아내서 김치를 만들어 먹었어요. 병원에서 퇴원한 아내가 아픈 몸으로 그냥 대충 만들어주던데 의외로 맛있더라고요. 올해 가지농사는 대풍이었어요. 다 키운 무에 바람이 들거나 심이 박히는 일은 없어야 할 텐데요. 어리 버리 2023. 10.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