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살이/별서(別墅)에서 - 시골살이205 별서(別墅)에서 184 - 노랑 금잔화와 댑싸리도 보내주어야지요 댑싸리는 가을이 되면 붉은색으로 변해. 봄부터 여름 내내 연두색으로 자라다가 가을이 되면... 발갛게 변하는 거야. 9월 초순에 씨 뿌린 백일홍도 자라 올라서 다시 꽃을 피웠어. 남천 열매가 붉어지면 가을이 익어가는 거지. 늦게 씨를 뿌린 노랑 금잔화도 마침내 꽃을 피웠어. 그게 10월 중순이었어. 10월의 마지막 날에는 모두들 이런 식으로 변했어. 내년에는 비탈에 더 많은 금잔화를 키워볼 생각이야. 벌과 나비도 아직 찾아오는 거야. 날이 차가워지면서 벌들이 맥을 못 추더라고. 나는 벌과 개미들에게서 부지런함을 배웠어. 틀밭에 늦게 씨 뿌린 백일홍은 앞으로도 열흘 정도는 버텨주지 싶어. 요즘 나는 꽃밭으로 출근하는 기분이 들어. 이제는 남천 열매도 완전히 빨개져버렸어. 바닷가 마.. 2024. 11. 2. 별서(別墅)에서 184 - 별서에 출근해서 거름을 담았던 비닐 포대를 정리했어요 내가 갓난아기였을 때부터 귀에 이상이 있었다고 들었어. 중이염이라는 귓병을 가졌던 것인데 그게 두고두고 평생을 괴롭혀 온 거야. 완치와 재발하기를 반복해 오다가 2주일 전쯤에 다시 도져서 매일 이비인후과 병원을 다니고 있어. 그래서 출근길 모습이 바뀐 거야. 사실 이 길로 가면 출근길이 5분 정도 단축되긴 해. 강변에 만들어진 자전거 전용 길을 달리는 맛은 없지만 작은 개울을 잠시 따라가기도 하지. 가을에 비가 자주 와서 그런지 아직 벼베기를 하지 못하는가 봐. 논바닥이 말라야 트랙터가 들어갈 수 있잖아. 가을 정취를 살리는 데는 억새가 최고지. 건너편 자전거길로 자주 다녔는데... 요즘은 반대편 길로 다니는 거지. 작년에 큰물이 나고 나서는 양쪽 제방가에 둑을 올리는 공사를 했어. 이.. 2024. 10. 28. 별서(別墅)에서 183 - 텃밭을 정말 깔끔하게 관리하시는 어른을 만나러 갔어요 많이 어설프긴 해도 텃밭 농사를 조금 짓다 보니 밭 관리를 잘하시는 분들이 너무 부럽더라고요. 그래서 견학을 가보기로 했습니다. 별서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텃밭 관리를 기막히게 하시는 분이 있더군요. 슬금슬금 걸어서 가봅니다. 이 동네 분들은 하나같이 깔끔하신가 봅니다. 오랜만에 칸나를 보네요. 잡초하나 보이지 않는 밭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확실히 가을은 나팔꽃의 계절 같습니다. 달개비도 피었네요. 나는 달개비의 파란 색깔 꽃이 좋더군요. 이제 거의 다 온 것 같습니다. 하늘이 어찌 저렇게 파랄 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별서가 있는 동네는 거주 인구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원래는 큰 동네였는데 고속철도가 지나가면서 건설로 인해 이주를 한 집이 많이 생겨버린 덕분에.. 2024. 10. 21. 별서(別墅)에서 182 - 감을 따서 저장도 조금 해두고 홍시도 만들었어요 나의 새로운 직장이라고 할 수 있는 별서 텃밭에는 세 가지 종류의 감이 자라고 있어. 대봉이라는 이름을 가진 감이 있고... 홍시나 곶감으로 만들어서 먹는 일반 감나무도 한 그루 있어. 그 감나무에는 올해 대풍이 든 거야. 전지가위로 꼭지를 정리하고 단지에 넣어두었더니 순식간에 변하기 시작하더라고. 홍시로 마구 변하는 거야. 그래서 김치 보관통에 넣고 김치 냉장고에 넣어두었어.한꺼번에 홍시로 변해버리면 처리 불가능이잖아. 마지막 한 가지 종류는 단감이야. 얘는 이 정도 색깔만 되어도 떫은맛이 거의 사라지더라고. 이게 대봉 감이지. 크고 굵은 데다가 모양은 도토리를 닮았는데단정하다는 느낌이 들었어. 홍시로 만들어서 먹기도 하고 곶감으로도 만든다고 해. 감을 따던 날, 저번에 이야기했던 녹색.. 2024. 10. 19. 별서(別墅)에서 181 - 시골살이에서 한가함 빼면 무슨 재미로 사나요? 9월 말부터 10월 초에 비가 조금씩 자주 오자 잔디들이 무서운 속도로 자라나더군요. 그렇다면 깎아주어야지요. 잔디 깎기 기계를 가져와서 작업을 했어요. 기본으로 한번 작업을 하는데 두 시간이 걸리더라고요. 한 50여 분간 작업하고는 쉬었어요. 체코산 흑맥주 맛이 나는 무알콜 음료수와 커피를 준비해서 홀짝홀짝 마셔가며 쉬었습니다. 한가롭고 여유 있는 날이었어요. 도로에 차량 통행이 없는 편이니 너무 좋은 거예요. 잔디 깎기 작업을 끝내고 다시 쉬는 시간을 가진 겁니다. 아내 친구분들이 어저께 다녀가며 남긴 과일 조각들을 해결해야지요. 나는 음식 버리는 걸 극도로 싫어합니다. 어렸을 때 하도 굶어서 그런 습관이 들었던가 봅니다. 거실에 있는 컴퓨터로 음악을 재생시켜 놓고 들어가며 쉬었어요.. 2024. 10. 12. 별서(別墅)에서 180 - 시골살이는 풀과의 전쟁입니다 사방이 가을이야. 벌판이 황금색으로 변하고 있어. 출근길 모습이지. 벌레들 소리가 사방에 자욱했어. 이런 고개를 두 개나 넘어서 가는 거야. 두 번째 고개인데 여기서는 항상 자전거를 내려서 끌고 올라가는 거야. 비탈의 풀을 제거하기로 했어. 가만히 두면 이런 식으로 자란다니까. 덩굴 식물들은 감나무에도 기어올라 못살게 구는 거야. 기본 장비에다가 낫을 준비했어. 엉긴 풀을 제거하는 데는 조선낫의 위력이 최고인 것 같았어. 이제 조금 훤해졌지? 땀을 얼마나 흘렸는지 몰라. 올해는 감이 제법 달렸어. 이렇게 만들어두니 속이 다 시원해졌어. 시골살이는 풀과의 전쟁인 것 같아. 그 전쟁에서는 이길 생각은 접어두고 비기기만 하면 되는 거야. 율무차를 한 잔 마셔주었어. 이렇게 .. 2024. 10. 5. 별서(別墅)에서 179 - 이제 청개구리와는 친구가 된 것 같아요 별서에 가면 나를 자주 찾아오는 멋진 친구들이 제법 있어. 얘가 잠은 어디서 자는지 몰라. 어떨 땐 물뿌리개 구멍 안에서도 자는 것 같아. 한 번씩은 내가 책 보는 곳까지 찾아와서 아양을 떨고 가지. 이런 식이야. 그리 반갑지도 않은데 자주 찾아오는 녀석이 있어. 노린재 종류인데 고추와 피망을 망쳐놓더니드디어 가지 줄기에까지 진출하더라니까. 그냥 두면 안 되겠다 싶어서 정신 좀 차리라는 경고의 의미에서 약을 좀 뿌려주었더니모두들 전멸한 거야. 잔디밭에도 침입자들이 있어. 이게 병인지 아니면 어떤 곤충의 알인지 모르겠어. 제비꽃도 잔디 틈새에 자리를 차지하고 살더라니까. 잡초 두 가지도 침입해 왔어. 이 녀석이 자리 잡기 시작하면 부근 잔디가 다 죽어나가더라니까.지독한 녀석들이지. 보기.. 2024. 9. 14. 별서(別墅)에서 179 - 잔디를 깎은 밤에는 별 구경을 했어요 8월 31일 토요일은 날씨도 좋았어요. 8월 하순만 되어도 여기저기에서 가을 냄새가 풍겨납니다. 방아깨비도 나타나더군요. 잔디를 깎았습니다. 8월 마지막 주에 비가 내리자 그동안 심했던 가뭄에 말라죽어가던 녀석들이 생기를 띄며 색깔조차 돌아오기 시작했습니다. 전선에 이상이 생겨 잔디 깎기 기계가 잠시 멈추어 서기도 했지만 아는 분에게 긴급도움을 요청해 손을 볼 수 있었습니다. 너무 고맙네요. 매리골드와 댑싸리들도 조금씩 손을 보아주었습니다. 넘어진 건 거의 예외 없이 다 잘라내고 일부는 뽑아내기도 했습니다. 해가 기울면서 마당에 그늘이 내려앉기 시작합니다. 창고 앞 시멘트 갈라진 틈새에서 자라 오르던 댑싸리 세 포기 가운데 제일 왼쪽 것이 죽어버렸습니다. 반쪽이 죽은 거 확실히 보이죠.. 2024. 9. 7. 별서(別墅)에서 178 - 배추를 심고 무와 당근 씨를 뿌렸어요 올해 8월은 엄청 가물었잖아요? 다른 지방은 어땠는지 모르지만 경주는 특히 가뭄이 심했어요. 8월 마지막 주에 비가 조금 왔길래 가뭄이 해갈되면서 가을 작물을 심을 수가 있었어요. 며칠간 비가 와서 그런지 식물들이 덩달아 생기를 찾아가더라고요. 미니급 태풍이 지나가면서 매리 골드를 제법 쓰러뜨렸는데 그 기회에 넘어진 녀석들을 과감하게 잘라 버렸어요. 조금 나아진 모습을 보이네요. 가지는 따도 따도 감당이 안될 정도로 많이 열리더라고요. 토마토도 거의 정리를 했었는데 다 뽑아내기로 마음을 바꿔 먹었어요. 8월 29일 배추를 심었어요. 아내가 농협 공판장 인근 가게에서 모종 64 포기가 담긴 판을 사 왔어요. 개당 100원을 받더라고 하네요. 그 전날 비가 왔길래 심었는데 4 포기는 불량.. 2024. 9. 6. 별서(別墅)에서 177 - 오이 넝쿨도 걷어내고 무 배추 심을 준비를 했어요 8월 하순경에는 정리를 해야겠더라고요. 8월 하순에 접어들자 오이는 수명을 다해 가더군요. 토마토도 마찬가지였기에 뽑아내어야만 했어요. 틀밭에 터를 잡은 댑싸리들은 틀밭에 넣어준 거름 성분 때문인지 감당이 안 될 정도로 잘 자라더라고요. 그래서 틀밭 모퉁이에 터 잡고 살던 댑싸리들도 과감하게 정리를 했어요. 내년에는 절대로 틀밭 부근에는 자라지 못하도록 신경을 써야겠어요. 틀밭에 지라던 농작물을 거둔 뒤에는 다음에 재배할 식물을 위해 거름을 뿌려두었어요. 삽으로 흙을 뒤집어엎어서 다음 작물을 심을 준비를 해야만 했어요. 작년에 틀밭 한 개에 심었던 들깨는 워낙 잘 자라났기에, 올해는 잎을 따먹는 용도로만 기르기 위해 거름기 없는 흙무더기에 몇 포기를 심었어요. 그랬더니 결과는 시원치 않았어요.. 2024. 9. 5. 별서(別墅)에서 176 - 그늘지는 곳에 뭘 심을 지 고민해봐야겠네요. 8월 말경에 미니 태풍이 하나 지나갔잖아요? 이렇게 잘 자라던 아이들이 바람에 마구 넘어져 엉망이 되더라고요. 그동안 비탈에 저절로 자란 백일홍을 애지중지하며 가꾸었는데 태풍이 지나가자 넘어지더군요. 시멘트 틈 사이에 자라 오른 채송화 한 포기도 아까워서 뽑질 못했어요. 이게 단 한 포기라니까요. 색깔도 너무 마음에 들었어요. 금잔화와 댑싸리도 그냥 자라 오르는 대로 놓아두었었어요. 이곳저곳에 잘 자라더라고요. 잡초가 자라던 곳에 매리골드를 옮겨 심었더니 엄청난 위력을 발휘하더군요. 매리골드 밑에는 어떤 풀도 못 자란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어요. 그런데 얘들 단점이 잘 넘어진다는 것이었어요. 그래서 넘어지면 가차 없이 잘라내기로 했어요. 그래야만 관리가 가능하더라고요. 그건 댑싸.. 2024. 9. 4. 별서(別墅)에서 175 - 이걸 대문이라고 해야 하나요? 나무로 만든 상자 두 개를 구해왔어요. 나무 상자가 두 개 버려져 있다며 아는 분이 자기 차로 실어 드리겠다는 제안을 해 오셨길래 염체 불고하고 따라나서서 가져온 거지요. 힘들게 가져왔으니 이젠 작업을 해봐야겠지요? 바로 위 사진과 뭐가 달라졌을까요? 이렇게 해두었더니 대문 아닌 대문이 새로 하나 생긴 거나 마찬가지네요. 창고 옆에 있던 문 반 짝을 떼어내어 옮겨 놓은 겁니다. 이런 식으로 배치되어 있던 것을 옮긴 것이죠. 이제 이해가 되셨지요? 나는 젊어서부터 환경주의자였기에 평생토록 차 한 대 가져보지 않고 살아왔어요. 그랬길래 이 주차 공간을 무엇으로 활용할 수 있을까 싶어 여러모로 생각해 보았지만 뾰족한 묘수가 생각나지 않더라고요. 그동안 잔디밭에도 약을 치지 않고 일일이 손으로 .. 2024. 8. 26. 별서(別墅)에서 174 - 비탈 정리를 두번째로 시도해보았습니다 별서 옆에는 작은 산비탈이 이어져 있는데 거기에 잡초가 다시 무성해지더군요. 4월 한 달 동안 배낭여행을 다녀왔더니 비탈이 잡초로 덮여 엉망이었기에 지난 5월 초순에 낫으로 풀을 베어놓았더랬습니다. 낫질을 하는데 며칠 걸렸네요. 7월 장마를 거치면서 잡초들이 영역을 넓혀가기 시작하길래 손을 좀 봐야겠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배터리를 끼워서 쓰는 작은 예초기로 작업을 해보았습니다만 성이 차지 않길래 낫을 들고 다시 덤벼들었습니다. 뭉게구름이 맑고도 푸르른 하늘을 뒤덮던 8월 15일 광복절에 기어이 일을 시작했습니다. 전지가위를 들고 늘어진 뽕나무 가지들도 정리를 했습니다. 제가 구식 사람이어서 그런지 아무래도 낫으로 작업하는 게 쉽더군요. 아마 예초기 사용이 익숙하지 않아서 그런가 봅니다.. 2024. 8. 19. 별서(別墅)에서 173 - 외벽 이끼 청소를 진행중인데 이런 방법도 효과가 있더군요 별서 뒷 벽면에 이끼가 묻은 듯합니다. 저걸 어떻게 제거할 수 있을까 싶어 은근히 걱정이 되기도 했습니다. 햇살이 적게 드는 북쪽 면에 이끼가 낀 것이죠. 맑은 날이 계속되던 6월 어느 날, 철솔과 빗자루를 준비해서 문질러보았더니 어느 정도 효과가 있는 듯했지만 높은 데는 작업할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그때의 기록은 아래에 있습니다. https://yessir.tistory.com/15870941 별서(別墅)에서 165 - 벽면의 이끼를 제거하고 쑥갖꽃으로 차를 만들어 마셨어요제가 살고 있는 별서는 서양식 목조주택이지만 외부 벽면은 시멘트 사이딩으로마감을 했더라고요. 2016년 연말에 준공 검사를 받은 것으로 되어 있는데 세월이 흐르면서 옅은 이끼가 끼었습니yessir.tistory.com바.. 2024. 8. 17. 별서(別墅)에서 172 - 자라, 풀쐐기, 거북이 그리고 청개구리 : 별걸 다 만나보며 사는 거야 혹시 물속에서 뭘 찾을 수 있어? 힌트를 줄게. 물 위에 뜬 초록색 물풀 부근을 잘 봐. 이제는 찾았지? 이건 거북이가 아니고 자라야. 전래동화에 나오는 별주부 말이지.녀석이 물 위로 고개를 내밀고 신나게 놀고 있었어. 감나무 이파리 뒷면에 붙은 풀쐐기에 귀 부분을 쏘여서 며칠간 고생하기도 했어.짜증 날 정도로 따갑고 가렵고 아팠지. 어떤 날은 청개구리를 만나기도 했어. 얘들은 사람 겁을 안내더라고. 양란 뿌리 부근에 숨어 낮잠을 자던 녀석은내가 건드려도 반응을 하지 않는 거야. 나 참! 또 어떤 날은 거북을 만나기도 했어. 아주 드물게 나들이하는 남생이 알지?얘는 남생이는 확실히 아니야. 대가리는 오른쪽에 밀어 넣었어. 별서를 드나들다 보니 별별 녀석들을 다 만나는 거야. 난 이렇게 살고.. 2024. 8. 12. 이전 1 2 3 4 ··· 1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