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낭여행기2423 마침내 발리의 빠당바이 항구에 다시 돌아왔어 오전 11시 반에 떠난다던 페리보트는 12시가 되어서야 출발했어. 실내에는 에어컨이 가동되고 있었기에 일단 창가에 자리를 잡고 앉았어. 올 때 타고 왔던 페리보다는 시설이 더 낡은 것 같아. 출발 전에 기타를 멘 두 사람이 실내 좌석 앞에서 공연을 하더라고. 아마 손님들이 던져주는 팁을 원했던가 봐. 내 보기에 그들 실력이 뛰어났던 것은 아니었어. 그래서 애써 외면하고 말았어. 배가 렘바르 항구를 벗어나고 있었어. 내 좌석 창가에 앉은 백인은 주머니에서 작은 주머니를 꺼내더니 종이에 돌돌 말더라고. 담배였어. 소량을 종이에 놓고 가늘게 말더니 한 대 피는 거야. 그게 대마초라는 걸 직감할 수 있었어. 저런 식으로 해서 환각 상태에 빠져 들어가는구나 싶었어. 그는 계속해서 자주자주 피워댔는데 나.. 2025. 6. 10. 그땐 그랬었어 - 보석같은 길리 섬의 옛 모습들 잠시 길리 섬의 옛 모습을 소개해 볼게. 자바 섬의 조그자카르타(=요그야카르타, 족자, 욕야)에서 비행기를 타고 갔어. 길리(작은 섬) 세 개중 제일 앞쪽에 보이는 게 길리 뜨라왕안, 가운데 섬이 길리 메노이지. 롬복 섬에서 제일 큰 도시가 마타람인데 하늘에서 본 일부분의 모습이지. 비행장에 내려서... 대강 살펴본 뒤... 승용차를 맞추어 타고 방살 항구로 간 거야. 로컬 보트를 타고 항구를 출발해서 길리 메노를 향해 갔어. 그게 1997년 1월의 일이었어. 호주 출신의 아가씨도 함께 갔었어. 길리 메노! 우리를 실어준 배는 다음 섬을 향해 갔고... 그때도 섬을 반바퀴 돌았어. 해변에는 산호가 가득했었지. 개발이 거의 안되었던 시절이었어. 당시에도 섬에는 말이 있었어. 해변을.. 2025. 6. 6. 롬복의 길리 메노를 떠나 렘바르를 거쳐 발리 섬의 항구 빠당바이로 다시 가야지 3월 13일 아침이야. 오늘은 발리섬으로 다시 돌아갈 거야. 롬복에 온 지 거의 일주일이 되었어. 내가 잤던 방은 오른쪽 아래층 제일 끝이야. 일단 바다로 나가보았어. 가벼운 산책이라도 즐겨야지. 어젯밤에 이 바가 문을 열었던가? 태국의 사무이 섬에 처음 갔을 때 저런 바를 본 적이 있어. 그게 아마 1995년의 일이었지? 그 섬에도 다시 가고 싶어 지네. 바로 여기였어. 그게 30년 전 일이네. 열대 바다를 처음 보았던 게 1994년 여름 필리핀이었는데 그 충격이 참으로 컸었어. 저녁노을이 이런 식으로 불타올랐거든. 난 그 장면을 잊지 못해. 롬복 섬에는 유명한 화산이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트래킹을 즐긴다고 해. 이번 여행에서는 시도해보지 못했어. 2층 레스토랑에 올라가서... .. 2025. 6. 6. 길리 메노 섬도 한 바퀴 돌아야지 2 서쪽으로 돌아가면 건너편에 길리 뜨라왕안 섬이 나타나는 거야. '길리'라는 말이 작은 섬을 의미하는 인도네시아 단어라고 하는데 일단 그렇게 표현해 본 거야. 이런 데서 좀 쉬어가면 그저 그만이겠지? 저녁놀을 즐기려면 이쪽, 그러니까 섬의 서쪽 해변으로 와야 할 것 같아. 뜨라왕안 섬에는 작은 언덕이 있어서 다른 섬들과는 쉽게 구별이 되는 거야. 이런 걸 두고 말 택시라고 해야 하나? 여기 길리에는 엔진을 가진 것들이 돌아다니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고 해. 길리 메노만이 가지는 낭만적인 풍광이라고 해야겠지? 이 섬은 모래가 아름다워. 산호모래여서 그런지 발에 밟히는 감촉도 훌륭해. 1997년 여름에는 이런 모습이었는데 말이지.... 길리 뜨라왕안 섬에서는 일주 도로가 거의 포장되어 있었잖아.. 2025. 6. 5. 길리 메노 섬도 한 바퀴 돌아야지 1 체크인 시간이 남았으니 점심부터 해결해야지. 길리 메노 섬은 확실히 길리 뜨라왕안보다는 덜 붐비는 것 같아. 나는 그게 오히려 더 좋았어.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남아있다는 게 얼마나 좋은 일이야? 백사장도 깨끗했어. 그런 점은 뜨라왕안보다 나은 것 같아. 우리가 지금 머무르려고 하는 이 호텔 주변은 정갈하기만 했어. 앞쪽으로는 길리 아이르 섬이 가로누워 있어서 안온한 느낌을 주었어. 바는 언제 한번 사용해 볼 수 있을지 모르겠네. 한 무리의 백인 아가씨들이 배에서 내려오더니 우리가 앉은 좌석 부근에 앉는 거야. 나는 소란스러운 건 정말 싫어. 얘들도 엄청 많이 떠들더라고. 그 중에 몇은 엉덩이가 다 드러나는 수영복을 입었는데 너무 민망스러웠기에 결국은 내가 돌아앉아야만 했어. 밥을 .. 2025. 6. 4. 두번째 섬인 길리 메노로 옮겨 갔어 3월 12일 수요일 아침이야. 여행을 시작한 지 15일째 되는 날이지. 아침은 라면과 시리얼, 빵과 우유로 먹었어. 퇴실 준비를 해야지. 우리는 오늘 두 번째 섬인 길리 메노로 옮겨가기로 했어. 호텔 체크 아웃을 하고 일단 해변으로 나갔어. 내가 이동할 때 사용하기를 원하는 교통수단은 프라이빗 보트야. 일종의 수상 택시라고 보면 돼. 배들은 많아. 돈이 문제이지 실어다 주겠다는 보트 택시는 많은 거야. 그러니 교섭만 잘하면 되는 거지. 공용 보트를 탈 경우 길리 메노까지는 한 사람당 21,000 루피아만 주면 돼. 아주 급할 경우에는 혼자서 돈을 다 주고 가도 되니까 그런 건 개인이 알아서 결정할 문제이지. 택시 요금표를 찍어둔 사진이니까 참고하기 바래. 렘바르 항구까지 택시 요금이 35.. 2025. 5. 29. 길리 뜨라왕안 섬을 천천히 한 바퀴 돌았어 이제 섬의 북서쪽을 돌아가는 거야. 섬 북서쪽에는 숨겨진 고급 시설들이 많은 것 같아. 언제 이렇게 변했지? 길리 트라왕안 방문은 이번에 세 번째야. 1997년, 2010년, 그리고 2025년, 이렇게 찾아온 거지. 올 때마다 조금씩 변해왔는데 이번이 제일 많이 변화한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세련되고 현대화되었다는 느낌이 들었어. 변화를 주도한 사람들은 누구였을까? 외부 자본이었을까? 인도네시아 현지인들이 이런 감각을 가지는 게 쉬운 일일까? 그렇지는 않다고 생각해. 현지인들을 깔보는 건 절대 아니야. 서쪽 편에 발리섬이 보이더라고. 발리와 롬복은 인도네시아의 보석이라고 할 수 있어. 가치 면에서는 발리가 한 수 위일 지도 모르지. 해변 산책로 수준을 봐. 상당히 고급스럽지 않.. 2025. 5. 28. 길리 뜨랑왕안을 한바퀴 돌다가 '윤식당'을 발견했어 이젠 섬을 한 바퀴 돌아봐야지. 방 정리를 해두고 외출하기로 했어. 우리가 묵는 방이야. 골목을 나가면 곧 해변이 되는 거지. 건너편 섬이 길리 메노인데 내일은 저길 가 볼 생각이야. 1997년에 처음 인도네시아에 왔을 때는 저 섬에서 머물렀어. 그리고 이쪽으로 건너와서 한 바퀴를 돌았던 거지. 왼쪽이 길리 뜨라왕안이고 오른쪽 섬은 길리 메노야. 우리는 지금 1번 지점에서 출발하여 위쪽 2번 지점을 향해 가는 거지. 뜨라왕안 섬의 해변 거리 모습도 많이 변한 것 같아. 고급 호텔들도 더 많아진 것 같은데... 말 택시 사용도 여전한 것 같았어. 그러나 확실히 더 고급스러워진 건 사실이야. 해변도로가 화단에서 채송화를 발견했어. 나는 이 꽃을 정말 좋아해. 해변 건너편에는 두.. 2025. 5. 27. 모두의 버킷 리스트에 올라 있는 길리(=작은 섬)를 향하여 3월 11일 화요일 아침이야. 하구 선생이 주무시는 옆방에 가보았더니 이런 모습으로 창가에 앉아계셨어. 오늘은 이동해야 해. 어디로 가느냐고? 오스트레일리아에 사는 백인들이라면 꿈에라도 한 번 가보기를 원한다는 롬복 솜에 딸린 아주 작은 세 개의 섬(=길리)에 가야지. '길리'라는 말을 꼭 기억해 둬. 아침 식사를 하기 위해 레스토랑으로 갔어. 손님이 거의 없으니 우리가 이 호텔을 전세 낸 것 같은 기분이 들었어. 스태프들이 반갑게 맞아주었어. 키가 큰 아가씨는 수석 주방장 셰프로부터 칵테일 기술까지 전수받았다고 했어. 우린 수영장 가 테이블을 차지하고 앉았어. 아침이니까 한 번 살펴봐야 하지 않겠어? 직원 한 사람이 수영장 물 위에 뜬 나뭇잎을 걷어내고 있었어. 어젯밤 나는 여기 선.. 2025. 5. 23. 가성비 좋은 호텔에서 푹 쉬었어 검은 모래가 깔린 비치에는 방카 스타일의 배들이 올라와 있었어. 방카 배 뒤로 발리섬이 희미하게 솟아올라 있었고.... 나는 천천히 해변을 걸었어. 산에서 흘러온 물이 고여 있더라고. 그렇지만 염려할 필요가 없었어. 건너편 해변으로는 작은 모래톱이 이어져 있었거든. 해변에는 사람들이 거의 없었어. 모래가 검다는 말은... 화산활동으로 만들어진 암석들이 부서졌다는 말이 아닐까? 롬복 섬에는 다양한 해변들이 존재해. 화이트 비치, 핑크 비치, 블랙 비치.... 내일 우리가 들어갈 작은 섬에는 화이트 비치가 둘러져 있을 거야. 건너편에 보이는 곳이 발리섬이지. 이쪽은 서민들과 현지인들이 모이는 구역이었어. 해변 뒤에는 야자수 밭이 이어져 있었던 거야. 농막이나 원두막 비슷한 건물들이 .. 2025. 5. 22. 섬으로 들어가기 전에 승기기 비치의 가성비 끝내주는 호텔로 옮겨갔습니다 3월 10일, 월요일 아침이야. 마당으로 나가 보았어. 나무에서 떨어진 꽃도 보고 향기도 맡아보고... 호텔 정원을 둘러보았어. 해변에도 잠시 나가보았어. 조용했어. 어젯밤에 저기 보이는 저 공간에 동네 사람들이 제법 모여들어 놀더라고. 나는 다시 호텔로 돌아왔어. 내가 왼쪽 방에 머물고 있다고 했잖아? 아침을 먹어야지. 컵라면과 미역국! 오늘은 이동하는 날이야. 롬복 공항이 있는 도시가 바로 마따람인데 거길 지나서 승기기 해변으로 가는 거야. 승기기 해변에는 고급 리조트와 호텔들이 즐비해서 우리나라 신혼부부들이 많이 가는 것으로도 제법 유명하다고 그래. 안녕! 꾸따 비치! 롬복 섬은 제주도의 두 배 반이라고 보면 돼. 오늘 우리는 호텔에서 교섭하여 빌린 승용차로 이동하는 .. 2025. 5. 21. 꾸따 비치를 거닐어 보았어 이 호텔에서는 약간의 산토리니 냄새가 난다고 했잖아? 색감이 그렇다는 거야. 하얀색은 부족했지만 곳곳에 박힌 파란색에서 그런 느낌을 받은 거야. 어제 아침엔가 만났던 영국 아줌마를 또 만났어. 바로 이 아줌마인데 어떻게 여길 알고 찾아온 거야. 신기하지? 아름다움을 보는 눈은 만국 사람들 공통인 것 같아. 그 아줌마는 정통 영국식 영어를 구사하고 있어서 알아들으려면 집중력이 필요했어. 점심을 먹으러 갔어. 나는 뭘 마셨을 것 같아? 의자에 앉아 음료수를 마시면서 해변을 바라보았어. 여러 사람들 생각이 났어. 꼭 함께 여행해 볼 가치가 있는 사람은 누가 있을까 하는 그런 상상을 하며 얼굴을 떠올리기도 했고 말이지. 레스토랑에 사람이 적어서 분위기가 좋았어. 어제는 너무 많은 사람들 때문.. 2025. 5. 20. 그 지독한 소리 때문에 결국 호텔을 옮겨가기로 했어 우린 다시 돌아온 거야. 이 비치 너머로도 아름다운 비치가 이어진다지만 더 이상은 안 가보기로 했어. 웬 MBC? 이런 선베드에 누워 모히또 정도는 한 잔 마셔주어야 하는 거 아니야? 어찌 그런 호강까지 기대하겠어? 시원한 콜라 한 잔만 마셔도 되는데 말이지. 나는 호텔을 옮기기로 마음먹었어. 지겨운 꾸란 암송 소리 때문이기도 하지만 잠이라도 좀 편안하게 자야 하지 않겠어? 꾸따 비치 호텔에 가기 전에 미리 봐둔 호텔이 해변에 나타났기에 들어가서 알아보았더니 방이 있다는 거야. 그래서 예약을 해두었어. 내일 오기로 하고 말이지. 스태프들은 한류에 밝았어. 나도 모르는 가수들 이름까지 알고 있더라니까. 그런 뒤 해변을 걸어서 호텔로 돌아간 거야. 오늘 하룻밤만 더 자면서 소음 상황을 지켜.. 2025. 5. 16. 꾸따 비치를 걸어보았는데 거긴 정말 멋지더라니까 3월 8일 토요일 아침이 되었어. 밤새 호텔 인근에서 코란(꾸란) 암송하는 소리가 들렸어. 육성으로 하는 게 아니라 스피커를 틀어놓고 왕왕대고 악악 거리는 데는 정말 미칠 지경이 된 거야. 얘들은 남 생각은 조금도 안 하고 사는 모양이야. 자기 좋으면 다 좋은 것으로 착각하고 사는 사람들 같아. 빨래를 해서 널어두었어. 빨랫대가 훌륭해 보이길래 빨래를 한 거지. 아침 식사를 하기 전에 호텔을 한번 더 둘러보았어. 리셉션 카운터 앞의 공간인데 단순히 쉬고 커피 정도를 마실 수 있게 되어 있었어. 뜨거운 물을 부탁하면 끓여주기도 하므로 컵 라면 정도는 먹을 수 있어. 우리가 묵고 있는 건물 옥상에 올라가 보았어. 옥상에 멋진 공간이 있긴 하지만 잘 사용하지 않는 것 같아. 옥상에서 바라보는 풍경.. 2025. 5. 15. 롬복이 자랑하는 꾸따 비치로 가서 호텔을 구한 것까진 좋았는데... 롬복의 관문인 렘바르 항구는 아름다웠어. 다른 곳에서 온 페리도 접안을 하고 있었어. 어느 정도 항구를 구경하고 난 뒤에... 배낭을 메고 아래층으로 내려갔어. 문이 열리고 있었어. 눈을 옆으로 돌려 방금 들어온 다른 페리도 구경했어. 우리가 타고 온 페리 보트야. 여긴 승선장이지. 삐끼들이 접근해 와서 꾸따 비치 가는 셔틀이 있다는 거야. 뭔가 수상했어. 셔틀이 있다고? 일단은 항구 밖으로 나가야지. 나가보니 내가 상상했던 셔틀은 보이지 않았어. 배에서 내린 관광객들은 모두들 알아서 택시를 타거나 오토바이를 타거나 해서 하나씩 사라져 갔어. 독일에서 온 백인 여성 둘이 꾸따 비치로 가는데 같이 합승해서 타고 가기로 했어. 1인당 10만 루피아로 교섭을 완료한 거야. 내가 조.. 2025. 5. 14. 이전 1 2 3 4 ··· 16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