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살이230 별서(別墅)에서 211 - 2월에 이렇게 눈이 오다니... B 2월 12일, 두 번째 눈이 내렸어. 2월에 이게 무슨 일인가 싶었어. 새벽예배를 마치고 나오니까 그때부터 눈이 내리기 시작한 거야. 새벽외출을 끝낸 뒤 집에 와서 서재에 앉아서 밖을 살폈어. 이런 날은 버스를 타고 가는 게 안전하지. 다행하게도 도로에 내린 눈은 이내 녹아 없어지더라고. 하늘은 잔뜩 흐렸지. 나는 이런 풍경이 좋아. 창고에 걸려있는 댑싸리로 만든 빗자루부터 찾았어. 이 정도 눈 온 걸 가지고 삽질은 안 해도 돼. 비질만 하면 충분하지. 길부터 내어야지. 이런 식으로 말이야. 너무 행복했어. 잔디밭은 그냥 두기로 했어. 이런 경치를 자주 보는 게 아니거든. 누가 대문을 열고 찾아주면 좋을 텐데... 커피를 내려서 마시기로 했어. 소소한 데서 찾을 수 있는 작.. 2025. 2. 21. 별서(別墅)에서 210 - 보온용 새 물통을 구했는데 결과는.... 시골이든 도시든 단독주택에 살면 겨울 난방에 어려움을 겪는 게 정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젠 서서히 겨울이 지나가고 있다고는 하지만... 2월에도 춥다는 걸 느끼는 건 사실이죠. 별서 실내 온도가 8도에서 왔다갔다 하길래 올해 2월에는 새로운 물주머니를 구했습니다. 그동안은 서재에서는 사진 속에 보이는 빨간 물통에 끓는 물을 넣어서 발밑에 두고추위를 견뎌내기도 했습니다만 뭔가 아쉬움을 느끼겠더라고요. 좀 더 나은 것이 없을까 하고 생각해 왔었는데 최근에 판매되는 제품들이 더 좋다는이야기를 전해 들었습니다. 그래서 재질이 더 부드럽고 말랑말랑한 새로운 물주머니를 구했던 겁니다. 사용해 본 결과는 대성공이었습니다. 마음에 쏙 들더군요. 위에서 보여드린 이 녀석이죠. 재질이 부드러운 데다가 .. 2025. 2. 19. 별서(別墅)에서 209 - 수도관이 터졌기에 기술자를 초빙해서 이렇게 손을 보았습니다 2월 9일, 10일 아침에 혹독한 추위가 지나갔어요. 거름더미 부근의 야외용 수도관이 터졌기에 하루 전날 저녁에 전체 수도관 급수 밸브를잠가두었어요. 전문 기술자 집사님이 오셨네요. 사실은 제가 출근할 때 그분 댁에 가서 같이 차를 타고 온 겁니다. 거름더미 비닐을 제거하고 공사하기 쉽도록 벗겨두었습니다. 물이 새어서 땅바닥이 얼어붙어있네요. 하루 전날 낮과 지난밤에는 크게 춥지 않았기에 그나마 이 정도였습니다. PVC 파이프 커터로 엑셀 관을 잘랐습니다. 이 간단한 정비를 작년에 사두었는데굉장히 유용하더군요. 터진 부분을 보여주시네요. 햇살에 수도관을 노출시키면 안 된다는 사실을배웠습니다. 이번 봄에는 잘 싸두어야겠습니다. 남아있는 수도관에다가 수도꼭지를 달아야 합니다. 끊어.. 2025. 2. 18. 별서(別墅)에서 208 - 2월에 이렇게 눈이 오다니... A 2월 7일 금요일 아침이었어. 출근하기 위해 길을 나섰어. 형산강으로 흘러들어 가는 작은 개울에 얼음이 얼고 그 위에... 간밤에 내린 눈이 쌓여있었던 거야. 별서로 가는 길인데 멀리 산자락에 눈이 묻어 오더라고. 먼 하늘을 보니 눈이 곧 오겠다 싶은 생각이 든 거야. 별서 방향의 산은 벌써 흐릿하기만 했어. 도착하기 전에 눈발을 맞이하게 되면 어떻게 하나 싶었지. 눈이 반가우면서도 은근히 걱정이 되기 시작했어. 은근히 눈 오기를 기다리면서도 조금만 참아주었으면 하는 이 간사함이라니.... 나도 별 수 없는 이기적인 인간인 거야. 별서에 도착했더니 드디어 눈이 흩날리기 시작했어. 거실에서 바라보는 바깥 풍경에도... 침실에서 바라보는 바깥 풍경에도 뽀얀 눈송이들이 가득 날리기 시.. 2025. 2. 15. 별서(別墅)에서 207 - 살아오며 느꼈던 서글픔이 가득 차오를 때 혼자서 내려마시는 커피맛 마음이 너무 텅텅 비어서 허무감이 가득할 때... 살아오며 느꼈던 서글픔이 가득 차오를 때... 날려버린 작은 새 같았던 사람이 문득문득 떠오를 때...혼자 앉아서 커피를 내려 마시는 거야. 마음을 가다듬고 싶어서 말이지. 물을 끓이고선 살짝 식힌 뒤... 커피 가루에서 풍겨 나오는 향기를 맡은 뒤에... 물을 부었어. 주둥이가 가늘고 긴 주전자가 있으면 좋으련만... 어느 정도 내렸다 싶으면... 방안에 들어가서 따뜻하게 데운 침대에 기대앉는 거지. 요한 세바스찬 바흐의 를 컴퓨터로 재생시켜서... 음악을 들으며 방금 내린 커피맛을 보는 거야. https://www.youtube.com/watch?v=nifUBDgPhl4 커피 칸타타 한 번씩은 차를 우려서 마시기도 하지.난 .. 2025. 2. 14. 별서(別墅)에서 205 - 덕분에 일체형 컴퓨터를 구해서 잘 쓰고 있어요 겨울에 별서에서는 주로 책을 보거나 음악을 들어요. 거실 컴퓨터가 구식이어서 컴퓨터 가게를 하시는 분께 상의를 그렸더니나름대로의 해결방안을 말씀해 주셨어요. https://yessir.tistory.com/15871125 다시 한번 더 컴퓨터를 손봐야했어별서에서는 할 일이 없을 때나 시간이 남아돌 때에, 독서와 음악 감상으로시간을 보내는 편이야. 이리저리 잔일거리를 찾아 나서지만 정 할 일이 없으면 쉬는 거지 뭐. 빨리 봄이 와서 농사yessir.tistory.com오늘 글은 바로 위 글상자 속에 이어지는 글이라고 할 수 있어요. 내 형편에 맞는 간단한 해결책은 한 가지였어요. 고성능에 저렴한 가격을 가진 중고 컴퓨터를 구하는 것이었는데요,그런 게 어디 있나요? 컴퓨터 가게 사장님은 자기가.. 2025. 2. 5. 별서(別墅)에서 204 - 치자나무 열매가 빨갛게 변해가고 있어요 이런 길을 달려 별서에 갑니다. 별서 건물 옆 잔디밭에는 치자나무가 한그루 자라고 있어요. 2022년 한 여름에 처음 보았을 때 치자나무는 엉망이었습니다. 벌레에 먹혀, 잎은 거의 사라져 있었고, 세력은 약하기 그지없었습니다. 어떻게든 살려내야 했어요. 집에서 꽃치자나무를 길러본 적이 있었기에 어느 정도눈에는 익어있었어요. 그해 가을, 약을 쳐주고, 유박 거름을 듬뿍 뿌려준 뒤 전지를 해주었더니몰라보게 변하는 것 같더군요. 2023년과 작년에도 같은 방법으로 꾸준히 관리를 해주었더니거의 회복된 것 같았습니다. 그랬더니 올해엔 열매를 제법 달았네요. 수확하지 않고 그냥 놓아두었더니이런 상태가 되어 있어요. 지금이라도 열매를 수확해야 할까요? 어리버리 2025. 1. 23. 별서(別墅)에서 203 - 이런 점심을 먹기도 해요 별서에서도 점심은 먹어야 하잖아요? 별서에서는 혼자서 먹을 때가 많아요. 겨울철 별서에서는 텃밭과 마당에서 가벼운 일을 하다가 실내에 들어와서 조금 가볍게, 편하게 먹는 편이에요. 혼자 식사를 할 때는 정갈하기만 하면 돼요. 나는 혼자서 식사를 할 땐 맛보다 분위기를 제법 많이 따지는 편이라고 할 수 있어요. 한 번씩은 별서에 귀한 손님이 찾아오시기도 해요. 어떤 분이 찾아오시면서 직접 만든 빵을 가지고 오셨더라고요. 맛이 없을지도 모른다면서 수줍게 내어놓으시네요. 그 손님이 가지고 오신 것을 남겨두었다가... 식탁 의자에 앉아 혼자서 맛을 음미하며 천천히 먹었어요. 이런 음식은 맛도 맛이지만 정성이 스며들어 있어서 그런지가슴이 뭉클해지면서 목이 메어오기도 했어요. "정말 고맙게 잘.. 2025. 1. 18. 별서(別墅)에서 202 - 별서에 눈이 온 거야 1월 8일 수요일 저녁에 함박눈이 조금 내렸어. 1월 9일 목요일 아침에는 기대하는 마음을 안고 별서에 갔어.버스를 타고... 입구부터... 잔디밭에도 하얀 눈이 가득했어. 사람 발자국 하나 보이지 않았어. 사실 말이지발자국이 있으면 안 되잖아? 그런데 말이지 창고 옆으로 발자국이 나있었어. 비탈 경계 측량을 하러 온 팀이 벌써 다녀갔던가 봐. 그 사실을 미리 알고 있었기에 안심을 했어. 창고에 걸어둔 댑싸리 빗자루를 들고 창고부근부터 쓸었어. 통로도 빗자루로 비질했어. 장독대에 눈이 쌓인 것을 보는 게 대체 얼마 만인지 모르겠어. 텃밭으로 이어지는 통로에도 눈이 내려 있었어. 데크(=덱)에 올라섰어. 이 자리에 꼭 앉아봐야 할 사람을 떠올려보았어. 앞집 개가 벌써 다녀갔었나?.. 2025. 1. 14. 별서(別墅)에서 201 - 겨울 가뭄이 길게 이어지네요 잔디를 밟으면 바싹 말라버려서 파삭파삭하다는 느낌이 들어. 겨울비가 한번 왔으면 좋겠어. 내가 사는 도시에서는 눈보기가 정말 어려워. 그러니 비가 오기를 기다리는 건데 말이지. 나는 오후마다 스콜이 내리는 남국이 좋아. 그러길래 남국에 가서 사는 게 소원이기도 하지. 정말 가고 싶어. 가서 살고 싶어. 이런 데라면 더욱 좋지. 겨울에도 한 번씩은 대지가 촉촉해졌으면 좋겠어. 나는 가벼운 물기가 살짝 묻은 풍광을 좋아해. 사람도 바짝 말라버린 장작 같은 사람보다는 조금 여유로움을 보여주는그런 사람이 좋지 않아? 너무 맑은 물에는 몰고기가 살지 않는다고 하던데... 하지만 나는맑은 물 같이 담백하고 투명한 사람이 좋아. 일기 예보에 의하면 오늘도 마른하늘이 펼쳐진다고 했어. 거.. 2025. 1. 9. 별서(別墅)에서 200 - 배롱나무 전지를 했어요 자전거 도로 옆으로 이어지는 작은 개울에 얼음이 얼었습니다. 별서에 자라고 있는 배롱나무 전지를 해야 한다는 생각에 며칠 잠을 설쳤습니다. 하회 마을 옆 병산 서원에 갔던 생각이 떠오르네요. 병산서원 배롱나무는 유명하죠. 2010년 9월25일의 일이었던가 봅니다. 거기 갔던 게 벌써 14년 전 일이 되었네요. 배롱나무는 엄청 크지 않다면 몰라도 어지간하면 매년 전지를 해주는 것이 옳은 일 같습니다. 주로 연분홍색이나 짙은 분홍색으로 피는데 하얀색으로 피는 애들도 있더군요. 작업도구를 챙겨가지고 나갔습니다. 빗자루는 올해 키운 댑싸리로 만들어 창고에 걸어두었던 것들 가운데 실한 놈 하나를 골라 들고나갔던 거죠. 별서 옆에는 모두 여섯 그루의 배롱나무가 자라고 있습니다. 사진 왼쪽 편.. 2024. 12. 30. 별서(別墅)에서 199 - 있는 듯 없는 듯 조용하게 사는 게 큰 행복이더라고요. 나는 평생 외벌이로 살았어요. 아내가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생활비를 보태기도 했는데요....그러다가, 정말 어쩌다가 별서를 하나 가지게 되었어요. 햇살 가득 들어오는 한 낮, 별서에서 점심을 먹는 장면이에요. 어묵 세 개와 라면 수프를 살짝 푼 떡국을 끓이고 김치를 곁들인 뒤,찹쌀떡 하나를 데웠어요. 친구가 성탄절 선물로 보내준 겁니다. 너무 고맙죠. 점심을 먹고 나서는 잔디밭과 텃밭을 둘러본 뒤 따뜻하게 데워놓은침대에 기대앉았어요. 이런 책은 과학사를 다룬 책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제가 좋아하는 분야죠. 천재들의 일생과 업적을 다룬 책도 좋아해요. 제가 천재가 아니어서 말이죠. 이런 책을 잡으면 시간 가는 줄 몰라요. 책들은 주로 시립도서관에서 빌려오는 거죠. 눈이 아프거나 지치면 .. 2024. 12. 27. 별서(別墅)에서 198 - 책과 음악, 기도생활과 재활용 물품들이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주고 있어요 햇살 가득한 서재에 앉아있으면 행복을 느껴요. 그건 별서에서도 마찬가지예요. 어떤 이들은 나를 두고 제법 사는 부자라고 생각하는가 봐요. 그 흔한 자가용 승용차도 한 대 없어서 항상 걸어 다니고, 자전거로 돌아다니는 나를 두고부유하다고 여기는 분이 있다니 어안이 벙벙하기도 해요. 서재와 별서에 있는 내 물건들 중에는 돈 주고 새로 산 것들이거의 없어요. 남이 쓰다 버린 것을 재활용한 것이거나 중고 물품들이 대부분이죠. 별서와 서재에서는 주로 책 보고 음악 듣고 가벼운일을 하며 시간을 보내요. 하지만 지금 가진 것들도 너무 많다 싶어 이제는 하나씩 버리고 있어요. 나 죽고 나면 모두가 쓰레기가 될 것 같아서 말이죠. 난 이렇게 살아가요. 어리버리 2024. 12. 26. 별서(別墅)에서 197 - 댑싸리 말린 것으로 마당 빗자루를 만들었어요 비탈에 누워있는 것들이 뭔지 알지? 텃밭으로 이어지는 통로 옆 공간에도 댑싸리 그 녀석들을 말린 거야. 연두색의 몽글몽글한 덩어리들이 댑싸리 들이지. 텃밭에서 저절로 자라 오른 녀석들도 있었어. 가을이 되자 연한 붉은빛을 내며 변색하기 시작했어. 그 녀석을 베어서 말린 거지. 12월 11일 수요일, 댑싸리로 빗자루를 묶기로 했어. 전지가위와 노끈만 있으면 돼. 묶어놓은 것 보이지? 간단히 점심을 먹고 나서... 나머지 작업을 했어. 창고에 가져가서 걸어둔 뒤... 의자에 앉아 시간을 보냈어. 그날 묶었던 빗자루를 가지고 작업했던 공간을 쓸어보았어. 성능이 엄청 좋은 거야. 친환경 빗자루인 거지. 이왕 시작한 일이다 싶어 다른 공간도 쓸어보았어. 어때? 방에 들어와서 의자에 .. 2024. 12. 18. 별서(別墅)에서 196 - 당근을 캤어요 기온이 더 내려가서 당근이 얼어버리기 전에 녀석들을 캐기로 했어. 그게 12월 3일의 일이야. 12월인데도 추위가 늦게 찾아와서 그런지 이 녀석들은얼지도 않고 꽃을 피우고 있었어. 틀밭 16개 가운데 하나를 골라 심었는데 그 가운데에서도 3분의 2 정도 면적만 당근 씨를 뿌렸었어.가로 2미터 60센티미터, 세로 1미터짜리 틀밭이지. 수확 전의 당근 틀밭 모습인데 토질이 너무 좋질 않아서 과연 자랄까 싶었어. 다행히 싹이 트고자란 것은 물론이고 수확까지 가능했으니 감사하기만 했어. 쌍둥이 손자 중에서 맏이가 당근을 좋아하길래 그 아이를 생각하며 길러본 거야.품종은 아카모리였어. 손자들에게 줄 것이기에 농약은 한 번도 안 치고 순전히 거름으로만 키운 거지.삽으로 뿌리 부분을 살짝 들어 올린 뒤 .. 2024. 12. 17. 이전 1 2 3 4 ··· 1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