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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깜쌤의 세상사는 이야기 : '난 젊어봤다' - 자유 배낭여행, 교육, 휘게 hygge, 믿음, 그리고 Cogito, Facio ergo sum
  • 인생 - 그리 허무한게 아니었어요. 살만했어요

시골살이170

별서(別墅)에서 151 - 틀밭에 거름을 뿌려두고 비탈의 산책로도 완성시켜 두었어요 여행을 다녀와서 농사를 지으려면 미리 준비를 해두어야 할 것 같았어요. 아내에게 별서와 틀밭 관리를 부탁해야 하니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모두 다 미리 해두어야 했어요. 틀밭에 거름을 뿌려두어야지요. 비탈의 거름더미도 손을 봐두어야 했어요. 비닐을 벗겨놓고 말라버린 풀 위에 내가 직접 만든 발효액도 뿌려놓았어요. 그렇게 해두니 내가 농사 전문가가 된 듯한 기분이 드네요. 이젠 구입한 퇴비 포대를 뜯어 뿌려야지요. 젖어버린 퇴비는 무겁기도 하거니와 뭉쳐있어서 뿌리기가 힘들어요. 비에 젖지 않은 퇴비는 이런 식이죠. 퇴비 한 포대가 20킬로그램이나 되니 그냥 옮기려면 힘이 들어요. 그럴 땐 당연히 작은 손수레를 이용하는 게 편하지요. 지난겨울을 보낸 파를 집에 가져가기 위해 뽑아보았어요. 쇠스랑을 이용해서 .. 2024. 3. 28.
별서(別墅)에서 150 - 고라니가 비오던 날에 텃밭을 다녀갔나 보네요 3월 13일부터는 농사를 짓기 위해 틀밭 정리에 들어갔어요. 통로 사이에 난 풀을 뽑으면서 겨울을 보낸 시금치 밭을 살펴보았어요. 틀밭 한 군데에는 시금치 이파리들이 거의 사라져 버렸네요. 고라니가 다녀갔나 보네요. 어디로 어떻게 넘어왔을지가 궁금해졌어요. 발자국이 뚜렷하게 남았네요. 얼마나 배가 고팠으면 여기까지 들어왔을까 싶어 안쓰러워지더라고요. 거름 더미를 덮어두었던 비닐은 며칠 뒤에 제거해 주어야지요. 풀을 뽑으면서 깔끔하게 정리해 두었어요. 뽑은 잡초는 다른 거름더미에 넣었어요. 이제부터는 삭혀야지요. 물이 조금 고인 곳이 보이지요? 여기 웅덩이 부근을 조금 정리하고 미나리나 토란을 길러볼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비탈에는 제초 매트를 깔아서 이동 통로를 만들어두었어요. 여름이 되니까 무성하게.. 2024. 3. 27.
별서(別墅)에서 149 - 배추, 무 구덩이를 정리했어요 2월 29일 배추와 무를 묻어두었던 구덩이를 해체하기로 했어요. 지난 12월에 묻어두었던 건데 2월 중순에 한번 헐어본 적이 있어요. 이제 봄기운이 사방에 가득하니 완전히 파헤쳐보기로 했어요. 배추 제일 겉장 이파리들은 조금 상했네요. 무는 싱싱했고요. 다 꺼낸 뒤 구덩이를 원래 모습으로 돌려보냈어요. 이 녀석들은 올 연말에 재활용해야지요. 시금치와 쪽파들도 제 모습을 찾아가네요. 마늘 밭에는 복합비료를 조금 쳐주었어요. 머위와 방풍들도 겨울을 잘 보낸 것 같아요. 시금치는 아주 싱싱했고요... 가을 상추 두 포기만 비닐로 덮어두었었는데 무사한 것 같네요. 마늘 뿌리가 굵어져야 하는데 말이죠. 배추를 별서 실내로 가져갔어요. 일단은 통에 담아두었다가 신문지로 싸서 냉장고 속에 넣어야지요. 초보 농사꾼이지.. 2024. 3. 14.
결국은 몸이 아파버렸어요 봄비가 촉촉하게 대지를 적시던 날, 무슨 생각에서였는지는 몰라도 별서에서 집까지 그냥 걸어가고 싶었어. 그래서 걸어갔던 거야. 왜 그랬는지 몰라. 그 며칠 전에는 비탈의 매화나무 가지에 가득 달린 매화 꽃송이가 벌어지려 하고 있었어. 매화꽃 향기가 얼마나 상큼한지는 알지 싶어. 그러니 똘끼 충만한 내가 살짝 순간적으로 맛이 갔었나 봐. 하지만 이 나이에 비 맞고 걸어서 좋은 게 뭐 있겠어? 내가 마냥 젊은 줄로 잘못 알았던 거지. 착각은 자유지만 망신과 고통은 의무라고 하잖아? 슬슬 뿌리는 비를 맞으며 출발한 건 좋았는데... 쉬지도 못하고 두 시간 반을 걸었더니 기진맥진해진 거야. 결국 그날 저녁부터 한기가 들면서 몸이 조금씩 아파왔던 거야. 2월 마지막 수요일의 일이었어. 어리 버리 2024. 3. 11.
별서(別墅)에서 148 - 봄비 내리던 날 샤워를 시켜 주었어요 2월 19일, 봄비가 사방을 촉촉하게 적셔주었어. 그 이틀 전에는 야회용 수도 세 개의 월동용 옷들을 시원하게 벗겨주었지. 거름더미 옆에 자리 잡은 수도 보이지? 비탈 부근에도 야외용 수도가 있어. 이 녀석도 겨우내 제 몸을 꽁꽁 감싸고 있었던 낡은 옷가지들을 벗겨 주었어. 비가 오길래 실내 거실에 있던 양란들을 밖에 잠시 내어놓았어. 샤워하라고 말이지. 여행을 떠나기 전에 잔디밭을 깎아주고 가야 하는데... 봄비 샤워를 하도록 기회를 주었더니 녀석들이 한결 싱그러워지는 것 같았어. 이런 날에는 함께 앉아 커피 한잔이라도 마실 사람이 가까이 있어야 좋은 건데... 비탈에 저 혼자 외로이 자라는 매화나무에 꽃망울이 가득 달렸어. 올해엔 비탈에 금잔화를 키워볼 생각이야. 앞 산 봉우리에 묻은 비안개가 걷히고.. 2024. 3. 2.
별서(別墅)에서 147 - 매실 나무 전지를 했어요 별서에는 매실나무가 한 그루 있어요. 매실액을 만들 수 있는 열매가 열리는 나무가 바로 매화나무예요. 꽃을 보기 위해 심을 때는 매화나무, 열매를 따려고 심을 때는 매실나무라고 부른다는 식으로 알면 돼요. 작년에 매실 열매를 따보았는데 아내가 제법 고생을 했어요. 그래서 다른 방안을 모색해 봐야겠더라고요. 햇살이 따뜻해지니까 벌들이 나들이를 나오더라고요. 어떤 녀석은 물을 먹으려고 하다가 물에 빠져 죽기도 하더라고요. 높은 곳에 열린 열매를 따는데 애를 먹었기에, 마구 자란 매화나무 가지를 좀 끊어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나무에서 떨어지면 본전도 못 찾으니까 조심해서 올라가서 큰 가지 몇 개를 톱으로 잘라냈어요. 지난겨울 조금씩 손을 보았더니 비탈 분위기가 살짝 달라졌어요. 잘라낸 나뭇가지는 잘게 .. 2024. 2. 20.
별서(別墅)에서 146 - 땅에 묻어둔 무를 꺼내보았어요 땅 속에 묻어두었던 무를 꺼내보기로 했어요. 김치 냉장고 속에 보관했던 무들은 상해서 먹기 곤란했기에, 땅속에 묻어둔 것들은 어떤 상태일지 궁금했어요. 시골에서는 일반적으로 무 구덩이에 구멍을 내어놓고 짚단으로 막아두잖아요? 나는 모두 다 흙으로 덮어서 완전하게 봉해두었었어요. 모두 다섯 개를 가지고 오다가 세 개는 아는 분들에게 하나씩 나누어 드리고 두 개만 집에 가져왔어요. 아내가 확인해 보았더니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이었어요. 나머지는 다시 묻어두었는데 2월 하순 경에 모두 다 파낼 생각으로 있어요. 시골살이를 하며 온갖 것을 다 경험해 보네요. 어리 버리 2024. 2. 19.
별서(別墅)에서 145 - 거름 포대를 배달해주길래 받아서 정리했어요 마을 이장님을 통해 주문했던 퇴비가 이월 초순경에 일찍 배달되어 왔네요. 마당 한구석에 곱게 가져다 놓으셨더라고요. 너무 고마웠어요. 어디에 갖다 놓을까 고민하다가 창고 옆 공간에 가져다 놓기로 했어요. 옮겨가려면 일단 비닐 포장부터 곱게 풀어야 하지 않겠어요? 그런 뒤에는 손수레를 가져왔어요. 비탈에 자라던 나무들을 전지하고 난 뒤 남겨둔 굵은 나무줄기에 박힌 옹이를 손도끼로 제거하고 거름더미 옆 공간 바닥에 깔아 두었어요. 이제는 옮겨가야지요. 이런 식으로 쌓아두고 덮어두어야지요 뭐. 그렇게 작업하고 정리하는데 한 시간 이상 소요되더라고요. 올해 구한 거름은 충분히 숙성시킨 뒤 내년 2025년 봄에 사용할까 해요. 작년 이맘때쯤 받아둔 거름 쉰 포대 가운데 안 쓰고 남겨둔 스무 포대는 올봄에 써야지요.. 2024. 2. 17.
별서(別墅)에서 144 - 어설프기만 했던 시골 선생을 만나보러..... 왔네요 같은 믿음을 가진 제자 몇몇이 찾아온다는 거야. 별로 청소할 것도 없는 공간이지만 다시 한번 더 다듬어두어야 할 것 같았어. 실내에 있는 양란들은 4월 초순이나 되어야 밖으로 나갈 거야. 시간이 날 때마다 CD나 LP판을 재생시켜 소리를 들어보고 있어. 음악 동영상을 재생시켜 보기도 해. 이윽고 해가 졌어. 밖에 나가 제자들이 오길 기다렸어. 난 지저분한 환경과 구질구질한 말, 행동은 정말 싫어해. 한번 사는 인생이기에 정갈하게 살다가 가고 싶은 거지. 식탁은 미리 정리해 두었어. 거의 혼자 있는 공간이니 살림살이도 별 게 없는 거야. 하지만 있을 건 다 있다고 봐야 해. 실내로 들어와서 컴퓨터를 사용해 클래식 음악을 듣고 있는데 제자들이 도착한 거야. 내 성격을 알기에 아주 간단히 가져왔더라고. 이걸 .. 2024. 2. 14.
별서(別墅)에서 143 - 겨울철 별서에서는 책 읽는게 최고죠 비가 오거나 눈발이 조금씩 뿌리는 날에는 별서에 출근해서 책을 보기도 해. 나야 뭐 책이라면 장르에 관계없이 거의 모두 다 좋아하니까 책을 항상 곁에 두고 사는 편이지. 글을 읽다가 눈이 아프면 컴퓨터 화면에 음악 동영상을 불러내어놓고 음악을 듣기도 해. 요즘 나는 주로 클래식 소품들을 듣고 있어. 이젠 교향곡 같은 대작들을 감상하기가 쉽지 않은 거야. 아마 나이 탓인지도 몰라. 책도 이젠 철학적인 내용이 가득한 것들은 손에 잘 잡지 않아. 최근 들어서는 김용택 시인의 산문들을 자주 손에 잡게 돼. 시인이 책 속에 숨겨놓은 내용들을 공유할 수 있는 세대이기 때문인 것 같아. 시인은 나보다 나이가 조금 더 많은 것 같아. 해체되어 가는 시골 공동체 사회를 두고 쓴 글들은 공감할 수가 있어서 좋았어. "모를.. 2024. 2. 9.
별서(別墅)에서 142 - 시골에서는 겨울에도 할 일이 많아요 시골에 살면서 전원생활을 하는 사람들은 겨울에 뭘 하며 시간을 보내는지 궁금한 분이 계시는 것 같아요. 별서에서 시간을 보내는 날이 많긴 한데 매일 조금씩 할 일을 찾아가는 재미가 쏠쏠해요. 사실 전문적인 농사꾼이 아니니까 겨울에 밭 일을 할 건 별로 없어요. 마늘 새싹이 올라오고 있는데 아직도 비닐 구멍을 뚫어주지 못했네요. 우기를 대비하여 도랑도 쳐놓아야 하고 배수구에 쌓인 낙엽도 제거해주어야 해요. 비탈에 마구 자란 잡초들도 깔끔하게 베어놓아야 집 주위 미관이 단정하게 유지될 텐데.... 마당도 자주 쓸어주어야 하고 구석진 곳도 살펴주어야 하더라고요. 거름 더미 부근도 정리해주어야 하는데 말이죠. 거름 더미 부근에 야외 수도가 하나 있어서 월동 채비를 단단하게 해 놓긴 했는데 슬며시 걱정이 되네요... 2024. 1. 24.
별서(別墅)에서 141 - 배롱나무 전지를 했어요 별서 주위로 배롱나무(=목 백일홍)가 몇 그루 있어서 일 년마다 한 번씩은 전지 직업을 해주어야 해요. 영산홍도 군데군데 심겨 있기에 자주 손보고 관리를 해주어야 했어요. 이런저런 일을 하다가 식사시간이 되면 어떨 땐 혼자서 단백질 보충을 하기도 해요. 혼자서 차려 먹어도 절대 심심하지 않아요. 나는 오히려 이런 분위기를 즐기는 편이거든요. 지난봄부터 유박 거름을 꾸준히 주었더니 상태가 아주 좋아진 것 같아요. 치자나무에 벌레들이 많이 붙어있었는데 살충제와 살균제를 자주 쳐주었더니 이제 거의 사라졌어요. 깔끔하게 손보고 나니까 조금 나아진 것 같네요. 이런 소소한 일을 하다 보면 시간은 정말 금방 가버리더라고요. 어리 버리 2024. 1. 19.
별서(別墅)에서 140 - 아이고, 또 당해버린 녀석이 생겼네요 1월 9일 화요일 아침이었어요. 출근해 보니 잔디밭에 깃털이 가득 흩어져 있는 거예요. 아까운 생명이 또 하나 사라졌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당한 것은 산비둘기처럼 제법 덩치가 있는 새 같았고요, 가해자는 틀림없이 매 종류일 것만 같았어요. 발톱을 보니 산비둘기가 아닌 것 같기도 한데 말이죠. 깃털을 곱게 쓸어 담았어요. 묻어주어야겠기에 말이죠. 유해를 수습해서 양지바른 산비탈에 곱게 묻어주었어요. 사라진 생명은 아깝지만 냉혹한 자연의 법칙이니 어떻게 하겠어요? 약육강식 (약한 것은 먹히고 강한 자는 먹는다는 법칙)! 생자필멸 (태어난 것은 반드시 죽어서 사라져야 한다는 말)! 회자정리 (만난 사람은 반드시 헤어진다는 사실)! 나도 언젠가는 죽어서 사라져야 하는데 말이죠. 하지만 동물 세계의 생존 법칙처럼.. 2024. 1. 17.
별서(別墅)에서 139 - 댑싸리를 길러 마당비를 만들었습니다 별서에서 살아가려니 마당빗자루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철물점 같은 곳에 가면 플라스틱으로 만든 인조 빗자루를 팔기도 하지만 나중에는 환경오염 물질만 남게 되잖아요? 그래서 마당 한쪽에 만들어둔 작은 화단용 틀밭에 댑싸리를 길러보기로 했습니다. 모판에 씨앗을 뿌려 모종을 길러내었어요. 이식했더니 6월 하순경에는 이런 모습이 되었습니다. 10월에는 멋진 분홍색을 띠더군요. 촉감이 얼마나 부드러운지 모릅니다. 분홍빛이 사라지고 완전히 마를 때까지 기다렸습니다. 11월 8일에는 1차로 한번 댑싸리 빗자루를 만들어보았어요. https://yessir.tistory.com/15870753 별서(別墅)에서 127 - 댑싸리로 마당비를 만들어 보았어요 11월 8일 수요일, 댑싸리를 뽑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2023. 12. 27.
별서(別墅)에서 138 - 틀밭은 이렇게 만들었습니다 C 폐목을 활용하여 틀밭 세 개를 만들고 난 뒤에는 본격적으로 정식 자재를 활용하여 만들어보기로 했습니다. 3미터 60센티미터짜리 나무 널빤지를 구해 1미터 길이만큼 끊어냈습니다. 너비를 1미터 정도로 한다는 말이지요. 폐목으로 만들었을 때 너비가 105센티미터였던 것과 맞추기 위해서였어요. 목재상에서 미리 끊은 뒤 차에 싣고 별서까지 운반해 왔습니다. 이제 꽃피는 4월이 되었습니다. 농사철이 되어가므로 본격적으로 만들기로 했어요. 중고품 전동 드릴 한 개와 다양한 크기의 나사못을 준비했습니다. 목수 일을 하는 분께 기본 요령을 배운 뒤 ㄴ자 모양으로 조립해서 틀밭 현장으로 메고 가져가서는 다시 나사못으로 연결하는 방법으로 조립했습니다. 나무틀을 쉽게 놓을 수 있도록 흙을 퍼내고 밭 모양을 대강 만들어 놓은.. 2023. 12.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