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살이2041 거길 찾아가서 서성거려 보았어 별서로 가다가 뒤를 돌아보았어. 나는 이 도시에 1977년부터 발을 디디고 살아왔어. 이제 거의 50여 년이 되어가는 것 같아. 첫 발령을 받아 간 곳이 멀리 보이는 곳에서 잠시 쉬었어. 살아온 날들을 반추해 본 거야. 삶을 거듭거듭 되새김질해 본 거지. 옛 건물들은 거의 다 사라지고 없었어. 학교 터는 남아 있어도 건물들은 새로 들어섰고 용도도 그때와는너무 다르게 되어 있었던 거야. 아이들을 처음 가르쳤던 교실이 있던 터는 모든 것이 사라져 말갛게 변해있었어. 나는 교정과 교문 부근을 서성거렸어. 한쪽에 교적비가 세워져 있었어. 여기에 근무하면서 결혼도 했었어. 그게 1979년의 일이었나 봐. 남자로서는 비교적 이른 나이에 결혼을 한 거야. 거기엔 이런 데서 말 못 할사연이 숨어있.. 2025. 2. 20. 그렇게 만나보고 또 헤어졌네요 1월 29일이 설날이었잖아요? 그날 오후에 딸아이네 식구들이 모두 내려왔어요. 펀드매니저 일을 하는 사위는 출근해야 한다며 그다음 날 올라가더라고요. 1월 마지막 날에는 딸과 외손녀가 그들 삶의 터전으로 돌아갔어요. 아내도 같이 올라간 거예요. 졸지에 홀애비 생활을 하게 되었어요. 어찌 보면 해방이지만 다르게 보면 고생길이 열린 거지요. 그렇게 떠나버린 거예요. 사는 게 이리도 헛헛하네요. 어리버리 2025. 2. 17. 마음이 얼어붙거나 텅 비어올 때 이런 책을 읽기도 해요 비 오는 날이나... 마음까지 얼어붙는 날에는... 별서에서 책을 읽어요. 경기도 하남에 사는 친구가 보내온 책이죠. 그 책은 얼어붙은 내 마음을 녹이는데 탁월한 효과를 주었어요. 친구가 출석하는 교회에서 사역을 하는 목사님이라고 하네요. 그 친구나 최성호 목사님 모두 나를 너무 좋게 보시고 높이 평가하신 모양이네요. 그런 귀한 책을 보내주셨으니 서두르지 않고... 음미하며 찬찬히 보고 있어요. 최성호 목사님의 성경에 대한 깊은 이해와 통찰력에 깊은.... 감동을 받고 있어요. 어설프고 얕은 지식을 가진 나는 너무 부끄러워서 소파 밑이라도마구 기어들어가 숨고 싶어요. 세상에는 참으로 놀라운 내공을 지닌 고수가 즐비하더군요. 마흔 넘어서부터이 나이 되기까지 수없이 깨닫고 느낀 사실이.. 2025. 2. 13. 그러다가 죽겠지 뭐 주일 예배가 끝나면 으레 껏 여기 이 자리를 찾아가는 편이야. 에스프레소 커피 한잔을 마시면서 이런저런 생각에 빠져드는 거지. 한 번은 펜화 전시회를 하길래... 천천히, 그리고 찬찬히 살펴보았어. 나는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어. 타고난 내 재능은 별로여도 남이 그려놓은 작품들을 살펴보는 건 좋아했어. 끝간 데 없이 아득하게 펼쳐진 눈밭 한켠에 만들어놓은 오막살이에서... 아니면 바닷가 등대 숙소에서... 며칠을 보내다가 돌아왔으면 해. 그래서 이달 말에는 열대 지방의 작은 섬에 가서... 호젓한 시간을 보내기로 했어. 푹 쉬고 싶어. 혼자 가서 미안해. 호젓한 데 가서 하나님의 말씀도 조용히 읽어보고 싶은 거야. 그게 가능할까? 이런 글을 보면 아련함만 가득 차오르는데...그.. 2025. 2. 12. 대구에서 대구탕을 먹었어요 지난달 1월 23일 목요일, 친구들을 만나기 위해... 대구에 갔습니다. 누리로 기차가 들어오네요. 동대구 역에서 내려... 지하철을 타고 반월당 지하철 역에서 내렸습니다. 언덕 위에 대구제일교회가 보입니다. 제일 교회 부근에 청라언덕이 있습니다. 이라는 가곡에 '청라언덕'이라는 말이 등장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BdQf2hlIxxc&t=35s 봄의 교향악이 울려 퍼지는 청라언덕 위에 백합 필 적에나는 흰 나리꽃 향내 맡으며너를 위해 노래, 노래 부른다~~ 강구식당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어요. 강구식당 맞은 편에는 멋진 한옥 식당 청라>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강구식당은 대구탕으로 유명하다고 하더군요. 점심을 먹고 나서는 커피 한잔을 마시러 .. 2025. 2. 10. 소녀에게 41 - 사랑 : 나훈아 사람과 사람과의 만남이란 게 얼마나 신비한 것인지 몰라요.연주곡부터 들어봐요. https://www.youtube.com/watch?v=pRqRo4xO-b4 어땠어요? 음악을 들었으니 이 글도 한번 읽어봐요. 인연 세상에 낯선 두 남녀가 만나서로를 사랑하는 일은 기적이다. 겨울에 눈 내리는 일처럼,저녁이 찾아오면 빛이 잠드는 일처럼두 남녀가 서로를 사랑하는 일은아주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처럼 보이지만,그러나 오래된 가구의 모서리에서죽은 나무의 꽃이 피고 열매가 열리는 일처럼,우리가 기대할 수 없는 슬픔의 벼랑에서어느 날 문득 구원받는 일처럼 내가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고또 그 누군가로부터 동시에 사랑받게 되는 일은참으로 신이 허락한 기적이 아니라 할 수 없다. 이토록 넓은 세상에서,이토록 .. 2025. 2. 8. 왜 이렇게 허전한 거야? 겨울비 내리는 새벽에는 예배당을 향해 가는데 마음속 깊숙하게 자리 잡은허전함이 솟구쳐 오름을 느꼈어. 그런 날은 집에 돌아올 때도 우울하기만 한 거야. 그래도 예배당 안에서는 마음이 밝고 즐겁고 기뻤는데 말이지. 내 가슴 밑바닥에는 진한 '우울함'과 '서글픔'이 굳게 자리 잡고 있는 거 같아. 그동안 살아오며 '아련함'과 '애잔함'도 버리지 못하고 너무 많이 키워온 거야. 그러길래 기분이 자주 가라앉는 경향이 있어. 진정으로 아끼고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과 새벽 기도를 같이 갈 수 있으면 좋겠어. 사랑하는 사람과의 인생 여행은 힘들어도 견딜 수 있다고 하잖아? 그게 아무리 멀고 힘들고 괴로운 길이어도 말이지. 이번 주 새벽은 너무 차가웠어. 2월이 왜 이리 추운 거야? 난 추운 게 싫어... 2025. 2. 7. 그렇게 만나보고 헤어졌네요 설날 며칠 전에 아이들이 왔었어. "할머니, 할아버지 보고 싶었어요."그러더라고. 내려오면서 걔들이 좋아하는 장간감 자동차를 통에 가득 담아가지고 왔어. 축하 카드에 그림을 그렸다면서 내미는 거야. 그림은 아이들이 직접 그렸다고 했어. 졸지에 나에게 명품 차가두 대나 생겨버렸어. 음식도 가리지 않고 먹는데 동생은 특히나 생선을 좋아하더라고. 저녁에는 글도 모르면서 책을 읽었어. 나 자신도 책을 워낙 좋아해서 그런지녀석들 책 보는 모습이 너무 보기가 좋았던 거야. 둘째 날 저녁에는 돼지갈비를 먹으러 갔어. 탕수육, 갈비, 생선, 이런 것들을 먹을 수 있도록 미리 약속을 했기에... 어길 수가 없었던 거야. 손주 녀석들이 엄청 좋아하더라고. 다녀와서는 거실에서 자동차 경주를 하네. 셋째 .. 2025. 2. 6. 남자들만의 '수다 클럽'에서 따사로움을 느껴요 내 생활은 아주 단순한 편이에요. 1월 23일 목요일 한낮에는 수다클럽 회원들이 모였습니다. 한 달에 한두 번 만나는 그런 모임에 빠질 수 있나요? 주최 측에서는 회를 준비해 놓으셨더군요. 단순한 삶이기에 그런 모임이 있는 날을 은근히 기대하는 거죠. 아주 신선한 회에다가 각종 채소도 듬뿍 내어오셨습니다. 마치 예전의 내성천 상류 같았어요. 이 정도로 하자면 들어간 비용과 정성이 보통 넘을 텐데 말입니다. 따사로운 불빛 가득한 어둠 속에 빛나는 포근한 방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미역국까지 함께 먹고 나니 거하게 대접받은 것 같더군요.식사 후에는 떠들어야지요. 그렇게 세 시간 동안이나 떠들다가 헤어졌네요. 다음 모임이 언제지요? 어리버리 2025. 2. 4. 터널(굴)을 빠져나오고 싶을 뿐이야 2007년 7월에 이 블로그에 올려둔 글이었으니 이제 18년이 다 되어 가네.살아온 인생 세월의 학년까지 새롭게 바뀌었기에, 하나씩 정리해보고 싶어서 꺼내보는헛소리에 지나지 않아. 네가 어디 사는지, 살아있는지조차도 모르면서 썼던 -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이지만- 글이야.네가 살아있다면, 혹시 아주 조금이라도 날 기억하고 있다면,언젠가 이 글을 읽어주었으면 하는 생각에 되살려본 거야. ======================================================================== 그냥 음악을 들어봐.내 블로그에 깔리는 음악이 궁금하다고 했지?별거는 아냐. "늑대와 함께 춤을" 그런데 그 영화를 보았어?못 보았다면 한번 보기를 권해.단 아이들이 초등학생이라면 조금 곤란해.비.. 2025. 2. 3. 작은 소망 이루기 - 그게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더라고요 그분들이 저만치 앞에 가시네요. 나는 평소 이런 모습을 꿈꾸며 살아왔어요. 아내와 나란히 손을 잡고 걷거나 팔짱을 끼고 예배당에 새벽기도 가는 모습을그리며 살아왔어요. 그런데 그게 쉬운 일이 아니더라고요. 신앙심은 결코 저절로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은 거죠. 성령님께서 깊이 도와주셔야 가능한 일이라는 걸 젊었던 날, 특히 결혼 전에는 왜 몰랐을까요? 사랑만 있으면 살아갈 줄 알았는데 그건 큰 착각이었어요. 남녀 간의진정한 사랑에 대해서도 오해를 많이 했고요. 집으로 가면서 내내 그 생각이 머릿속에 맴돌았던 거예요. 이런저런 모습으로 그려지는 사람 생각이 나더라고요. 어리버리 2025. 2. 1. 비(Rain), 비Be(존재), 비悲(슬픔) !! 2007년 4월 어느 날에 이 블로그에 올려둔 글이었으니 이제 18년이 다 되어 가네.혹시 읽을 수 있다면 그냥 편안하게 봐주었으면 해.살아온 인생 세월의 학년까지 새롭게 바뀌었기에, 하나씩 정리해보고 싶어서 꺼내보는 헛소리에 지나지 않아. 네가 어디 사는지, 살아있는지조차도 모르면서 썼던 -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이지만- 글이야.네가 살아있다면, 혹시 날 기억이라도 하고 있다면언젠가 한 번은 이 글을 읽어주었으면 하는 생각에 되살려본 거야. ======================================================================== 시들고 곯아가는 게 인생길이라고 하더니만정말 우물쭈물 하다가 이만큼 살아버리고 말았어. 그 화려했던 청춘의 잔쪼가리가 길거리에 뒹구는 .. 2025. 1. 31. 미리 미리 유언장을 써두는 게 좋다고 하던데요... 해가 바뀜으로써 이제는 언제 죽어도 괜찮을 그런 나이가 되었어요. 그래서일까요? 최근 몇 년간은 새벽예배 출입을 거의 빠뜨리지 않았어요. 하나님께서 부르시면 언제라도 기쁜 마음으로 갈 수 있을 거 같아요.알게 모르게 지은 죄는 많지만요... 하나님께서 저를 이 땅에 소풍 보내주신 걸 정말 감사하며 살고 있어요. 정말 귀한 분도 주위에 많았으니 더 이상 뭘 바라겠어요? 나에게는 과분하기만 했던 직분을 맡아서 섬기기도 했던 데다가, 피붙이들까지 그저 주셨잖아요? 그러니 내 잔에 받은 은혜가 넘쳐나기만 했던 거지요. '나의 나 된 것은 전적으로 하나님이 부어주신 은혜'였다는 걸 깊이깊이 깨닫고 있어요. 1월 12일 밤에는 호스피스 사역을 하시는 목사님이 오셔서 정말 소중한 말씀을 전해주셨어요... 2025. 1. 30. 과분하게 귀한 대접을 받았습니다 - 샤브향에서 시립도서관이 길 건너편으로 보이는 음식점에 초대를 받아 갔어. 남에게 마구 베풀어주기를 엄청 좋아하시는 선생님과 권사님이 초대를 해주신 거지. 소고기까지 무한 리필이 된다는 그런 곳이었어. 두 분이 의논하시더니 이것저것 마구 담아 오시는 거야. 육수가 끓어오르기 시작하면서 식욕이 움직이기 시작했어. 내가 평소에 적게 먹는 습관이 들어있는 사람인데도... 가리지 않고 막 먹게 되더라니까. 나중에는 호박까지 썰어 넣어서 죽을 끓여주시는 거야.정말 많이 먹었어. 오랜만에 과식을 해버린 거야. 그러니 어떻게 해야 돼? 두 분을 서재에 모셔서 커피를 대접하는 것으로 그날 만남을 마무리했어.가만히 생각하니 지나치게 과분한 대접을 받았던 거야. "정말 감사합니다!" 어리버리 2025. 1. 29. 다시 한번 더 컴퓨터를 손봐야했어 별서에서는 할 일이 없을 때나 시간이 남아돌 때에, 독서와 음악 감상으로시간을 보내는 편이야. 이리저리 잔일거리를 찾아 나서지만 정 할 일이 없으면 쉬는 거지 뭐. 빨리 봄이 와서 농사일을 시작했으면 좋겠어. 별서 컴퓨터가 구식이어서 그런지 2K 영상이나 4K 동영상이 자주 끊어지더라고. 음악이 부드럽게 재생되지도 않고 말이야. 그래서 컴퓨터 가게를 운영하시는 전문 기술자분을 초청해서 손을 보았어. 그랬더니 조금 나아진 것 같긴 했지만 어딘지 찜찜했어. 좀 더 좋은 성능을 가진 녀석으로 바꾸어야 하는데 여윳돈이 없는 거야. 사람일이란 게 그렇잖아? 궁즉통! 궁하면 통하는 방법이 있지 않겠어? 기술자 분이 떠난 뒤에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해결책을 모색해 보았어. 그게 뭐였을까? 다음 기회에.. 2025. 1. 28. 이전 1 2 3 4 ··· 13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