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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깜쌤의 세상사는 이야기 : '난 젊어봤다' - 자유 배낭여행, 교육, 휘게 hygge, 믿음, 그리고 Cogito, Facio ergo sum
  • 인생 - 그리 허무한게 아니었어요. 살만했어요

전체 글6518

더 자주 들어봐야 하는데... Ode to Joy(환희의 송가 An die Freude) 나는 한 번씩 공연을 보러 가요. 작년 연말에는 베토벤 교향곡 제9번 합창에 등장하는 환희의 송가를 현장에서 직접 들어보고 싶었어요. 경주 예술의 전당에서 그 공연이 펼쳐진다기에 표를 구해서 찾아간 거예요. 거의 다 아는 곡이어서 마음에 쏘옥 들었어요. 오케스트라 악장님도 개인적으로 잘 아는 분이어서 더욱 관심이 갔었어요. 지휘자 선생님과 반주자 선생들도 아는 분들이네요. 공연이 시작되면 사진 촬영이 엄격하게 금지되니 미리 찍어두었어요. 제가 속해있던 합창단도 여기에서 공연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기에 무대에 서보았던 적이 있어요. 아내가 이런 공연에 관심이 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봐요. 그러니 다른 분과 함께 갈 수밖에 없었어요. https://www.youtube.com/watch?v=J.. 2024. 1. 9.
먼저간 그 분을 그리며... "백년을 살아보니" 대구를 거쳐 의성에 가는 길이야. 약 한 달 전인 작년 12월 12일의 일이었어. 군위를 거쳐 의성군 비안면 방면으로 간 거야. 친구가 부친 상을 당했기에 조문을 가는 길이었어. 상주시와 가까운 안계면소재지에 들렀다가 돌아오는 길에는 반드시 보아야 할 곳이 있었어. 마흔 중반의 나이에 유명을 달리한 후배 선생이 이 부근 어디에 모셔져 있거든. 일단 상주를 만나고 문상부터 드렸어. 문상을 끝내고 돌아오는 길에 묘소 가까운 도로 가에 차를 세워달라고 부탁을 했어. 참된 교육자적인 자질이 가득했기에 동생처럼, 아들처럼 아끼며 사랑했었는데... 뭐가 그리 급했는지 다시 못 올 길로 일찍 가버린 거야. 뇌종양이 재발하기 전에 나에게 이 책 한 권을 선물해 주었어. 학창 시절 이 분, 김형석 교수님과 안병욱 교수님.. 2024. 1. 8.
언제까지 이런 음식을 얻어 먹을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작년 연말에 아내가 다슬기 국을 끓여주었어요. 다슬기는 반딧불이 유충이 즐기는 식재료라고 해요. 내가 어렸을 땐 여름밤에 우리 집 부근에는 반딧불이 천지였어요. 아내가 호박을 구해와서는 껍질을 벗기더니 속살을 다듬어 장만하더라고요. 호박죽을 끓여주려는가 봐요. https://blog.naver.com/sirun/222576363203 늙은 호박으로 만들어 먹는 호박전 애호박을 통째로 잘라 전을 부쳐먹어도 맛있지만 나는 청둥호박으로 만든 호박전을 더 사랑한다. 어른들은 ... blog.naver.com 호박전도 좋잖아요? 올해에는 별서 옆 비탈에 단호박을 심어보려고 해요. 동짓날 이틀 앞에는 팥죽을 만들어 주었어요. 별서 옆 비탈에는 뽕나무가 세 그루 있어요. 지난봄, 뽕나무 열매인 오디를 따서 잼을 만들.. 2024. 1. 6.
꽃이 필 때까지 잘 버텨내야 하는데 말이죠 겨울비가 엄청 내리던 작년 12월 중순의 어느 날, 서재 안에 있던 양란 몇 화분도 밖에 내어 놓았어요. 그때까지 단풍 나뭇잎이 떨어지지 않고 버텼다는 게 신기하지 않아요? 지난여름 물관리를 잘못해서 한번 완전히 말려버렸는데 기적적으로 다시 살아나서 잎을 달아준 거예요. 그런 사연을 간직한 것들이기에 놀랍게도 12월까지 단풍나무 잎을 볼 수 있었던 거지요. 대부분의 양란들은 별서에 옮겨 두었는데 이 녀석은 가져가지 않았어요. 선더스트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는데 아주 드물게 향기를 내뿜거든요. 꽃이 피기만 하면 코가 시원해지는 맑은 청향을 내뿜어주길래 여러 모로 아끼며 키워온 녀석이지요. 춘란 두 화분 가운데 하나는 꽃대를 슬며시 내밀고 있으니 봄까지 정성 들여 키워야 해요. 꽃이 피기만 하면 그 소식을 다.. 2024. 1. 5.
'아뜰리에'에서 한 잔의 커피를 앞에 두고.... 출근길이었어. 김종수 화백께서는 자기 아뜰리에에서 커피 한잔하고 가라고 권해 오셨어. 거절하면 안 되잖아? 호수가 내려다보이는 창가 의자에 가서 앉았어. 김종수 님은 그림을 그리는 화백이시니 개인 아뜰리에를 가지고 있지 않겠어? 그분 호의로 여기에 몇 번 올라와 보았지. 내가 서재를 한없이 사랑하듯이 김 화백에게는 그분이 사랑하시는 아뜰리에가 삶의 터전이자 공간이라고 생각해. 김종수 화백께서 직접 원두를 갈아서 커피를 내린 뒤 손수 대접하시는 거야. "김 화백님! 감사합니다." 내가 사는 별서로 가는 길목에 있는 화실이어서 그 분과 인연을 맺게 된 거야. 나는 이런 공간이 좋아. 사람으로 태어나서 한 가지 일에 몰두한다는 건 정말 아름다운 일이라고 생각해. 나는 서양사나 비교 언어학, 비교 문화학 같은 .. 2024. 1. 4.
고니처럼 될 수 있을른지... 별서에서 퇴근하다가 고니를 만났어요. 초겨울 호수 표면을 스치는 바람에 잔물결이 일었어요. 그 일렁이는 물살 위에 햇살이 내려앉아 반짝이는 곳에 녀석들이 몸을 숨기고 놀더군요. 고니들도 두루미처럼 일부일처를 고수한다던데... 안 그런 녀석도 있긴 있나 봐요. 강추위가 지나가고 날씨가 조금 풀리자 형산강에도 철새들이 가득 몰려들었어요. 산책로에서 멀리 떨어진 먼 곳에 고니들이 보이네요. 나는 고니(=백조)처럼, 학처럼 고고하게 살고 싶었었는데 정작 문제는 제가 그런 그릇이 안된다는 것이었어요. 올해는 더 노력해 봐야겠어요. 어리 버리 2024. 1. 3.
새해에는 더 행복하셔야지요 2024년 새날이 되었어요. 저야 뭐 평소 하는 대로 출퇴근을 반복하고 있어요. 별서에서 잘 때도 있지만 항상 똑같은 행동을 반복하고 있어요. 살아보니 그렇더라고요, 갑자기 떼부자가 된다거나 없던 돈이 갑자기 쏟아지는 식으로 횡재한다는 그런 일은 없으니 그냥 평소 방식을 고수하며 사는 거예요. 겨울 시금치나 가을 상추처럼 혹독한 추위를 거쳐야 새 봄에 먹을 걸 내어주지 않겠어요? 그러니 내 일 열심히 하며 사는 거지요. 변덕이 하도 심한 날이 계속되니 겨울에도 큰 물이 내려가고 일교차가 엄청 커지네요. 난 내 방식대로 살 겁니다. 아끼고 절약하고 검소하게 살며 나 자신에게는 엄격하고 남에게는 더 너그러워 져야겠어요. 가끔씩은 하늘도 봐가며 말이죠. 모두들 행복하시고 형통하시며 그저 건강하시기 바래요. 어.. 2024. 1. 2.
한해가 저무는데 혼자서 ... 그림을 보는 순간 동부 유럽의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라는 나라의 도시 모스타르에 있는 다리와 주변 마을을 그렸다는 느낌이 들었어. 모스타르를 헤매고 다녔거든. 그게 2019년의 일이었던가? https://yessir.tistory.com/15869402 예쁜 마을 모스타르 3 - 다리와 카페 지난 사흘동안 글이 없었지? 경북의 최북단에 있는 울진에 갔었어. 울진 부근을 자전거로 슬금슬금 돌면서 이곳저곳을 기웃거렸는데 너무 아름다운 풍광에 홀려서 어찌할 바를 몰랐어. 마치 여 yessir.tistory.com 제일 위 그림과 닮았지? 주소를 클릭하면 그 다리를 더 자세히 볼 수 있어. 2023년이 다 지나가고 있어. 이 글 속에 등장하는 그림들은 지난 10월 18일 경주 보문 관광단지에서 열렸던 아트페어 전.. 2023. 12. 30.
소녀에게 28 - 유 아 마이 선샤인(You are my sunshine) 지난 일년 동안 정말 고마웠어. 많이 보고싶어 한다는 것 정도는 너도 알지? 이젠 2023년도 저물어가기에 이번에는 조금 밝은 느낌이 드는 곡으로 골랐어. 원곡의 멜로디는 경쾌한듯 해도 가사는 조금 슬픈 데가 있어. 밝은 가사만 나오는 동영상으로 골랐던 거야. 자막도 함께 나오므로 편안하게 봐주었으면 해. https://www.youtube.com/watch?v=ometLwfmBsY&list=RDometLwfmBsY&start_radio=1 느낌이 어땠어? 그림도 일부러 밝고 화사한 색감이 가득한 것으로만 골랐어. https://www.youtube.com/watch?v=TFPDSm73iOY 또 한 해를 보내야하기에 익숙한 노래를 한 곡 덧붙였어. https://www.youtube.com/watch?v.. 2023. 12. 29.
나는 서재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편이에요. 내가 사랑방을 겸한 서재를 가질 수 있었던 건 벌써 이십여 년도 전의 일이에요. 나는 자동차는 없어도 살 수 있지만 서재 없이는 살아가기 어려운 축에 들어갑니다. 사실, 나는 자동차를 가지고 있지 않아요. 추운 겨울에는 난방비를 아끼려다 보니 서재에서는 등산용 양말에다가 덧버선을 신고 어떨 땐 실내화를 신기도 해요. 서재의 실내 온도가 섭씨 4도 정도로 떨어지기도 하거든요. 서재는 방 2개와 화장실, 그리고 거실로 이루어져 있어요. 예전에 설치되어 있었던 싱크대는 철거했어요. 화장실에는 이동식 욕조도 있어서 주일(일요일) 하루 전에는 거의 예외 없이 욕조에 따뜻한 물을 받아서 몸을 담그고 목욕을 하는 편이에요. 책을 너무 좋아해서 서재에 모아둔 책이 -거의 다 읽은 것들이죠- 정말 많았는데 나이가 들면서.. 2023. 12. 28.
별서(別墅)에서 139 - 댑싸리를 길러 마당비를 만들었습니다 별서에서 살아가려니 마당빗자루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철물점 같은 곳에 가면 플라스틱으로 만든 인조 빗자루를 팔기도 하지만 나중에는 환경오염 물질만 남게 되잖아요? 그래서 마당 한쪽에 만들어둔 작은 화단용 틀밭에 댑싸리를 길러보기로 했습니다. 모판에 씨앗을 뿌려 모종을 길러내었어요. 이식했더니 6월 하순경에는 이런 모습이 되었습니다. 10월에는 멋진 분홍색을 띠더군요. 촉감이 얼마나 부드러운지 모릅니다. 분홍빛이 사라지고 완전히 마를 때까지 기다렸습니다. 11월 8일에는 1차로 한번 댑싸리 빗자루를 만들어보았어요. https://yessir.tistory.com/15870753 별서(別墅)에서 127 - 댑싸리로 마당비를 만들어 보았어요 11월 8일 수요일, 댑싸리를 뽑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2023. 12. 27.
별서(別墅)에서 138 - 틀밭은 이렇게 만들었습니다 C 폐목을 활용하여 틀밭 세 개를 만들고 난 뒤에는 본격적으로 정식 자재를 활용하여 만들어보기로 했습니다. 3미터 60센티미터짜리 나무 널빤지를 구해 1미터 길이만큼 끊어냈습니다. 너비를 1미터 정도로 한다는 말이지요. 폐목으로 만들었을 때 너비가 105센티미터였던 것과 맞추기 위해서였어요. 목재상에서 미리 끊은 뒤 차에 싣고 별서까지 운반해 왔습니다. 이제 꽃피는 4월이 되었습니다. 농사철이 되어가므로 본격적으로 만들기로 했어요. 중고품 전동 드릴 한 개와 다양한 크기의 나사못을 준비했습니다. 목수 일을 하는 분께 기본 요령을 배운 뒤 ㄴ자 모양으로 조립해서 틀밭 현장으로 메고 가져가서는 다시 나사못으로 연결하는 방법으로 조립했습니다. 나무틀을 쉽게 놓을 수 있도록 흙을 퍼내고 밭 모양을 대강 만들어 놓은.. 2023. 12. 26.
별서(別墅)에서 137 - 틀밭은 이렇게 만들었습니다 B 틀밭이란 틀을 짜서 작은 밭을 만들고 거기에다가 농사짓는 기법을 말한다고 합니다. 쿠바에서 시작했다고 알려진 이런 기법은 도시 농업으로 발전하여 지금은 세계적인 추세가 되었다고 하네요. 베트남이 자랑하는 하롱베이(=할롱베이)로 가는 도중에 들르게 되는 할롱 시 건물 옥상의 틀밭 모습입니다. 옥상에다가 벽돌로 만들었더군요. 다행하게도 나는 작은 텃밭을 가질 수 있었기에 밭에다가 나무로 만들어보기로 했던 것이죠. 목재 안쪽에다가 짧게 끊어낸 다른 목재를 덧대어 아래위를 연결했습니다. 철물점에 가서 장석을 사 와서, 짧은 나사를 박아 모서리 부분을 연결했고요. 욕심내지 않고 연습한다는 셈치고 틀밭 세 개를 만들어보기로 했습니다. 2번 마당 시멘트 옆 틀밭이란 아래 사진 속에 등장하는 작은 틀밭을 의미합니다. .. 2023. 12. 25.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는데... 드디어 추워지기 시작했네요. 성탄절이 다가옵니다. 이젠 성탄절이 되어도 별 감흥이 없어졌으니 아마 나이 탓인가 봐요. 젊었을 땐 그렇지 않았는데 말이죠. 지금 살고 있는 이 도시에서는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상상조차 할 수 없어요. 청소년기를 보낸 그곳에서는 눈이 엄청 자주 내렸기에 겨울이 되면 눈구경 하는 맛이라도 났어요. 온 천지에 눈이 가득히 내리면 밤이 대낮처럼 환해졌어요. 오늘 사진 속에 등장하는 합창단은 장로 합창단, 소년 소녀 합창단, 여성 중창단이에요. 몇 년 전부터 나는 합창단 생활과 찬양대(=성가대) 활동을 모두 다 접었어요. 출연한 저분들의 모습이 내 모습인가 싶어서 앞에 나서기가 두려워졌어요. 성탄절의 참된 의미를 아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요? 나는 요즘들어 '죽음과 천국'에 대해 자주.. 2023. 12. 23.
별서(別墅)에서 136 - 틀밭은 이렇게 만들었습니다 A 봄이 올 때까지 기다리는 게 너무 지루해서 1월 초순에도 밭 고르기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못쓰는 프라이팬과 호미, 그리고 목욕탕용 의자와, 갈퀴 등을 준비했어요. 서서 작업을 하면 허리도 아파오고 힘드니까 앉아서 작업하기 위해서는 휴대용 깔개 좌석이 꼴 필요했습니다. 한 구역씩 천천히, 서두르지 않고 돌을 골라나갔습니다. 덩어리 진 흙들이 얼어있기도 했지만 일하는 게 재미있으니 별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돌멩이들이 제법 많이 나오더군요. 고갯마루 부근 산비탈 밭이어서 그런지 뾰족한 돌들이 엄청 많이 나왔어요. 돌멩이들을 아무렇게나 던져놓기가 뭣해서 서너 군데 장소를 정하고는 조금씩 모아나갔습니다. 굉장한 번식 능력을 가진 돼지풀 뿌리들이 엄청 실하게 자라 있기에 보이는 대로 다 캐냈습니다. 녀석들이 지난.. 2023. 12. 22.
별서(別墅)에서 135 - 틀밭 농사 준비 과정은 이랬습니다 2023년 올해 처음으로 텃밭에 틀밭을 만들어 농사를 지어보았습니다. 청소년 시절부터 봄부터 가을까지는 부모님의 농사일을 도와보기도 하고 청년기에는 2년 동안 직접 농사일을 맡아하기도 했으니 농사에 전혀 문외한은 아니었지만 일을 도와주는 수준이었기에 완전 농부는 아니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2022년 가을에 어쩌다가 밭이 딸린 작은 오막살이 집을 한 채 구하게 되었습니다. 집 뒤에 딸린 밭이 몇 년 동안 묵어 자빠져 엉망이 되어 있었지만 그냥 묵힐 수는 없는 노릇이었습니다. 그해 9월 이 밭과 집을 정식으로 인수했을 때는 어디에서부터 어떻게 손을 대어 무슨 일부터 해야 할지 정말 막막하기만 했습니다. 다음 해에 농사를 짓기 위해서는 텃밭을 정리해야만 했기에 전지가위와 호미, 그리고 가벼운 낫을 들고 차분.. 2023. 12. 21.
국화 옆에서 단풍잎이 살며시 떨어지던 날 국화를 보러 갔어. 열대 식물을 놓칠 수 있겠어? 나는 가능하다면 아열대 지방에 가서 살고 싶어. 겨울이 없는 곳이 좋아. 크로톤을 길러보기도 했어. 잎 무늬가 제법 화려했거든. 인도네시아 발리섬 우붓의 골목길이 생각났어. https://yessir.tistory.com/15866138 우붓 교외의 아름다운 골목 1 확실히 예술적인 감각이 살아 숨쉬는 골목이라고 할 수 있다. 집들 하나하나가 수수한 가운데 기품을 지니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우리는 작은 골목으로 들어섰다. 우니나라로 치자면 농촌 마을 yessir.tistory.com 정말 아름다웠기에 다시 가고 싶어. 아니! 거기 가서 살고 싶어. 안스륨(안스리움)! 한 때 얘도 많이 길러보았어. 순식간에 다른 계절로 건너뛰.. 2023. 12. 20.
커피 한 잔 같이 나눌 사람은 어디 있나요? 마주 보고 앉아서 정감 어린 대화를 나누는 사람이 연인이라면.... 부부는 같은 방향을 함께 보며 대화를 나누는 사람이 아닐까요? 꼭 부부가 아니더라도, 함께 같은 방향을 보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이, 인생길 걸어가는데 꼭 필요하다는 사실을 자주 느껴요. 대화를 나눌 준비는 다 되어 있어요. 차도 커피도, 심지어는 공간도 다 준비해 두었어요. 문제는 같은 방향을 함께 바라볼 사람 구하기가 정말 어렵다는 거예요. 나는 비 오는 날이면 이 의자에 자주 앉아있어요. 한 번씩은 지나가는 사람들을 바라보기도 하지만 이제 그런 막연한 만남이나 우연한 만남은 기대하지 않고 있어요. 진솔한 교감이 없는 어설픈 풋사랑 따위는 젊었던 날부터 전혀 기대하지 않고 살아왔어요. 따뜻한 차 한잔 함께 나누며 같은 방향을 .. 2023. 12. 19.
달성토성 마을 골목정원에 얽힌 이야기를 들어보았나요? - 6 "아들 딸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 이 표어가 원조였던 것 같았는데 자세히 보니 그게 아니었어. 딸이란 말이 먼저 들어간 포스터인 걸로 보아 훗날 버전인 것 같기도 해. 요구르트 아줌마가 지나가고 있었어. 전동차를 활용하여 아줌마들의 노동 강도를 획기적으로 줄인 건 정말 멋진 아이디어라고 생각해. 아이디어가 도시 재생사업에는 절대 필요하다고 생각해. 나비 그려 넣은 것 좀 봐. 벽화를 아무렇게나 마구 그려 넣는 것은 의미가 없을 거제만 달성토성 마을의 골목정원은 훌륭했다고 생각해. 장독대를 겸한 쉼터 같은 것은 멋지다는 느낌이 들었어. 이런 동네라면 어르신들 거주 비율이 높을 게 당연하잖아. 빗자루와 쓰레받기 같은 청소도구들을 정리해 둔 모습이 산뜻하게 다가왔어. 달성토성 마을이 골목정원 제1호.. 2023. 12. 18.
달성토성 마을 골목정원에 얽힌 이야기를 들어보았나요? - 5 빨간 열매를 조롱조롱 달고 있는 피라칸사 같은 나무들은 정말 아름다웠어. 골목 속에 있는 작은 이런 공간이 원래는 사유지였다고 하는데 총무님이 땅 주인을 설득해서 미니 공원으로 만들어 가는 중이라고 해. 어느 집에서는 단지들을 내어놓았어. 작은 화분들이 모여있는 곳마다 이름을 지어두었어. 골목에 꽃이 가득하다는 게 얼마나 아름다운지 몰라. 텃밭 공간을 작은 정원으로 만들어둔 곳을 찾아갔어. 쌈지 정원! 월동을 위해 비닐을 둘러놓았는데 안으로 들어갔더니 엄청 따뜻했어. 작은 어항에는 열대어 구피까지 키우고 있더라고. 주인아줌마가 등장하셨어. 두 분이 나누는 대화를 들어보니 총무님은 이 동네 마당발인 게 틀림없어. 모르는 사람이 없더라니까. 형님, 아우, 동생 해가면서 쌓은 인간관계 위에 봉사로 신뢰의 기틀.. 2023. 12. 16.
달성토성 마을 골목정원에 얽힌 이야기를 들어보았나요? - 4 시민 예술가 발굴 프로젝트! 멋진 생각이야. 어느 도시든 나라든 간에 예술이 가미되면 품격이 살아나거든. 이건 포도나무 맞지? 이런 나무 한 그루가 골목을 살리는 법이지. 작은 놀이터 겸 쉼터가 곳곳에 산재해 있었어. 너무 멋있는 공간이잖아? 이 집 부근에서였던가? 가슴 아픈 사연을 만나야만 했어. 대추나무가 하늘로 치솟아 올라 자라났다면 그건 틀림없이 명물이지. 햇살이 귀한 골목이었기에 하늘바라기가 되어 건물 2층 높이까지 솟아올라 자랐던 모양인데 그 가치를 몰라본 누가 슬며시 베어버렸던 모양이야. 사연을 듣는 순간 가슴이 아파왔어. 그래서 이런 시가 만들어졌던 거야. 모두들 가난하게 살면서도 꽃과 나무를 아끼고 가꾸는 주민들의 심성이 곳곳에 묻어있었어. 이건 마디초 맞지? 나도 이 식물은 꼭 키워보고.. 2023. 12. 15.
주책바가지 28 - 라 노비아(La Novia) : 토니 달라라(Tony Dallara)와 밀바(Milva) 내가 이 노래를 처음 알게 되어 배운 것은 이 학교에 근무할 때였어요. 야구부 코치와 결혼을 앞두고 있다는 여자 선생님이었는데 임시로 잠시 근무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어요. '라 노비아'라는 노래를 아느냐고 묻길래 모른다고 했더니 가르쳐주더군요. 그때는 나도 총각이었어요. 우리말 제목은 "눈물에 젖어"라고 했다네요. 그럼 일단 이탈리아 출신의 칸초네 가수 밀바의 목소리로 한번 들어봐요. https://www.youtube.com/watch?v=N9mG-3IdgYU 라노비아 (La novia) 밀바 (Milva) Bianche spien dente Va La Novia mentre nascos to tra la folla Dietro Una la Crimain decisa Vedomorir le mie i.. 2023. 12. 14.
달성토성 마을 골목정원에 얽힌 이야기를 들어보았나요? - 3 홍보관을 나온 우리들은 총무님의 안내로 본격적인 골목정원 탐방에 들어간 거야. 이런 토성 모형을 복원한 게 아무런 것도 아닌 것처럼 비칠 수 있지만 이런 장소를 확보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협조가 필요했을까 싶어. 여기 비산동은 수많은 시골사람들이 도시로 몰려들어 터전을 구축한 곳이지. 그러니 예전 골목은 좁았을 터이고 집들은 밀집해 있었던 곳임을 쉽게 짐작할 수 있지 않겠어? 동네가 점차 쇠락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떠남으로써 빈집이 많아 슬럼화되어 가던 마을이었어. 주인을 찾아 설득하고 땅을 매입하고 협조를 요청하는 그 누구가 반드시 필요했던 거지. 그런 일에 발 벗고 나선 분이 총무님이었어. 개발을 위해서는 당연히 정밀 발굴 과정도 거쳤다고 해. 결혼하여 이 동네에 정착하면서 토박이 아닌 토박이.. 2023. 12. 13.
달성토성 마을 골목정원에 얽힌 이야기를 들어보았나요? - 2 정원에 조금만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라면 국가정원, 지방정원 같은 낱말들을 들어보았을 거야. 그런데 말이지.... 골목정원이라는 용어는 나도 여기에서 처음 접해보았어. 자전거 안장을 이용한 쉼터 의자인데 이 정도면 예술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지? 우연히 그냥 들어간 골목이었는데 너무 아름다웠어.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그런 골목이 아니었던 거야. 눈이 휘둥그레져서 둘러보다가 쇠락해 가는 도시 주택가 한가운 데에서 유리 온실을 발견하고는 더 놀랐던 거야. 골목 집집마다 내어놓은 화분들이 그득했어. 나는 일본 교토의 역부근 마을을 떠올렸어. https://yessir.tistory.com/14843586 교토 - 역부근 골목구경 2 한집앞을 지나다가 보니 초물(草物)분재가 많았다. 내가 아주 관심가지.. 2023. 12.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