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2일 목요일에는 친구를 만나러 갔어. 누리로 기차 안에서도 지하철 안에서도 시집을 읽었어. 지하철 안에서 스마트폰 대신 책을 보는 게 신기했던지 어떤 아줌마가 말을 걸어오기도 했어.
대구 지하철 3호선을 타고 가다가 매천시장 역에서 내렸어. 사실 3호선은 모노레일이어서 지상철이라고 해야겠지.
친구들이 모두들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더라고.
오늘은 회를 사준다는 거야.
그것도 방어회로 말이지.
방어라면 수준급의 고급 어종 아니겠어?
나 같은 서민층이야 자주 먹을 수 없는 수산물이지.
매천시장 농수산물 도매시장을 향해 걸었어.
거기서 회를 뜨면 싸게 먹을 수 있다는 가야.
가는 길에 보니 러시아산 킹크랩들이 수조에 가득했어.
저 녀석들은 언제쯤 먹어볼 수 있을지 모르겠어.
시장 안으로 들어갔어.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구경부터 했어.
사실 나는 뒤따라다니며 사진만 찍는 거야.
호월 선생과 하원 선생이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횟감을 살펴보더라고.
어느 한 곳에서 대방어를 주문했어. 나는 구경만 한 거야.
2층으로 올라가서 자릴 잡고 앉았어.
매운탕과 밥도 함께 주문하더라고.
'사이드 디시(Side Dish)' 곁가지 음식들이 먼저 나오고 나서...
마침내 방어회가 나타났어.
왜 그렇게 식감이 좋은지 모르겠어. 기름기가 좌르르 흐르는 건 기본이고 너무 고소한 맛을 내길래 그냥 씹지 않아도 식도를 타고 마구 내려가버리는 느낌이 들 정도였어.
밥까지 먹고나자 속이 너무 든든해졌어.
커피 한잔 마시러 가야지. 아파트 부근 작은 카페에 들어가서 커피를 마셨어. 그리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지 뭐.
3시 41분 기차표를 예매해 두었기에 적당한 시간에 나아야만 했어.
기차에 오르자말자 아까 보던 시집을 꺼냈어.
김소월의 시 <초혼>을 몇 번이고 읽어두었어. 왜 그 시부터 다시 읽어두었느냐고?
https://yessir.tistory.com/15869823
그래도 더 궁금해?
https://yessir.tistory.com/15870618
그렇게 친구들을 보고 왔는데... 마음이 왜 이리도 허허로운 거야?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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