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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깜쌤의 세상사는 이야기 : '난 젊어봤다' - 자유 배낭여행, 교육, 휘게 hygge, 믿음, 그리고 Cogito, Facio ergo sum
  • 인생 - 그리 허무한게 아니었어요. 살만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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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서(別墅)에서 163 - 하늘에서 내리는 비가 이렇게도 소중하네요 6월 22일 토요일에 비가 왔습니다.   그동안 너무 많이 가물었거든요.  하늘에서 비가 내리지 않으니 어쩔 수 없이 화단과 텃밭에 물을 주며 버텨냈어요.  가지와 오이 같은 작물은 물을 좋아하잖아요?  파 같은 작물도 물이 적으니 배실배실해지며 비틀어지더라고요.  오이뿌리 옆에는 1.5리터 페트병을 거꾸로 꽂아두고 수분을 보충해 주었어요.  땅에 수분이 없으니 틀밭 속 흙조차 덩어리 져서 뭘 심지를 못하겠더라고요.  사질토양이 아니라서 그런지 조금만 가물면 땅이 돌덩이처럼 단단해지네요.  거름더미에 버려둔 호박씨에서 싹이 나서 자라고 있어요.  토마토 순 치기를 해서 가지를 유인했어요.  옥수수들이 제법 자랐지요? 얘들은 비가 한 번만이라도 오면 쑥쑥 자라는 것 같아요.  비탈에 마구 자라던 망초와 풀.. 2024. 6. 29.
예레반으로 돌아가야지요 이제 예배당 본당 건물 안으로 들어가 볼 차례입니다.   방금 나온 건물이 보이네요.  입구 모습을 잘 기억해 두는 게 좋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사진을 찍어두어도 어디가 어디인지 잘 구별이 안되거든요.  전실에 촛불이 켜져 있고 후실 안쪽에는 어떤 시설이 있는 듯합니다.   벽면을 장식한 조각이 아름다웠습니다.   우리도 내실처럼 보이는 안으로 들어가 봐야지요.  안쪽 제단은 꽃으로 장식되어 있었고 사용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성화도 보이네요.  우리가 방금 들어온 입구의 모습입니다.   경건함 마음을 안고 거길 나오자 다시 아름다운 또 다른 건물이 우리를 맞아줍니다.   방금 들어갔다가 나온 건물이죠.  절벽 끝에 가서 보니 골짜기 모습이 보입니다.   전면 이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보기보다는.. 2024. 6. 28.
노라방크를 안가보면 아르메니아까지 찾아간 의미가 있을까요? 2 예배당 하나 구경 하는데 뭘 이렇게 뜸을 들이는가 하는 생각을 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외국인이 우리나라에 여행 와서 토함산 불국사나 속리산 법주사 같은 명산대찰을 둘러보는데 그냥 쓰윽 눈길 한번 주고 휙 돌아서서 가버린다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그러길래 이왕 간 김에 하나라도 더 자세히 살펴보려고 노력하는 것이죠.  노라 방크에는 아담한 예배당 건물이 두채 있습니다.   두 채의 예배당 건물 말고도 돌로 지은 투박한 건물들이 조금 남아있기도 합니다.   이를테면 이런 건물들이죠.  주위에는 십자가 조각품 카치카르가 둘러싸고 있기도 합니다.   투박한 석조 건물 안으로 들어가 봅니다. 입구가 낮고 좁아서 머리가 돌에 부딪히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내부는 휑당그레합니다.   안에서 바깥 예배당 .. 2024. 6. 27.
노라방크를 안가보면 아르메니아까지 찾아간 의미가 있을까요? 1 노라방크는 붉은빛이 감도는 절벽 밑에 위치하고 있었습니다.   노라방크로 들어가는 도로는 이 부근에서 끝이 납니다.   이제는 비탈길을 올라가야지요. 주차장은 정문 부근에 있는데 거기까지는 차들이 올라갑니다.   우리가 타고 간 승용차도 주차장 구석에 주차하더군요.  기념품 가게 쪽으로 자라고 있는 버드나무에 연두색 잎이 돋고 있었습니다.   노란 개나리도 피고 있었고 연두색 이파리들이 붉은 절벽과 멋진 조화를 이루어주었습니다.   노라방크 맞은편 절벽도 붉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나는 상업시설부터 찬찬히 살펴보았습니다.   노라방크는 새로운 수도원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주차장에서는 팀 멤버들이 사진 촬영에 여념이 없더군요.  이제 정문으로 들어가야지요.  안으로 들어가 봅니다.   예.. 2024. 6. 26.
아르메니아가 깊은 골짜기에 숨겨놓은 비경 '노라방크'를 찾아 갑니다 코르비랍 수도원에서 나왔으니 다음 장소로 이동해야 합니다.   주차장 한 켠의 출구에는 기념품을 파는 난전이 펼쳐져 있더군요.  이제 남쪽을 향해 달립니다. 아르메니아는 작은 나라여서 이웃 나라 국경선과 평행하여 달리는 길이 제법 있습니다.   아라랏 산을 배경으로 하여 펼쳐지는 복숭아밭에는 분홍색 꽃들이 조금씩 피어나더군요.  양 떼들이 도로를 따라 이동하는 장면을 보기도 했습니다.   국경 부근을 따라 달리던 승용차는 직선 도로 끝부분에서 휘어진 곳을 지나게 되는데 그 부근에 아제르바이잔 영토로 인정되는 작은 마을이 아르메니아 땅 안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운전기사도 그곳을 지나며 그 이야기를 해주더군요.  이제 본격적인 산길로 접어듭니다.  오래 전의 엄청난 지각변동 때문이었을까요? 지층들이 하늘을.. 2024. 6. 25.
소녀에게 33 - 스카브로(Scarborough 스카버러)의 추억 : 폴 사이먼 & 아트 가펑클 나는 여기를 잊지 못해.  그곳 풍광도 그립고 사람도 그렇고 말이지.  https://www.youtube.com/watch?v=RBa98hxsSzI (화면 속의)유튜브에서 보기를 눌러봐. 그래야 화면이 재생될 거야. 사라 브라이트만이 부르면 이렇게 돼. 바닷가 이 극장엔 언제 가볼 수 있을까?    지난 세월 되돌릴 수 없기에 애틋함만 더 커지고 있어.   https://www.youtube.com/watch?v=d_QWk9DYKRc 박인희 씨의 맑고 고운 목소리로도 한번 더 들어봐.    여기 이 부근에서 여생을 살고 싶었는데 이젠 다 헛꿈이 되어 버렸어,   https://www.youtube.com/watch?v=rZrvEgg2hSo 사이먼과 가평클의 목소리로도 들어봐.  인생이란 게 도대체 뭐지.. 2024. 6. 24.
별서(別墅)에서 162 - 감자도 캐고 비탈의 통로 정리도 했어요 6월 15일 감자를 캤습니다. '하지 감자'라는 말이 있다고 하지만 감자줄기들이 슬슬드러눕기 시작하는 걸 보고 캐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감자는 틀밭 한 개 반 정도에만 심었습니다.  흰 감자 조금과 붉은 감자를 심었었지요.  보일러 실에 굴러다니는 싹 난 감자가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 심었더니작황이 영 시원치 않았습니다.   종자를 탓하기 전에 토양 환경을 재고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수확한 양만 보았을 때는 '애걔걔!' 소리가 저절로 나오더군요.  감자를 캐내고난 뒤에는 틀밭을 정리해 두었습니다.   올해 상추는 대풍입니다.   감자를 캐서 창고에 들인 후에는 수도가에서 낫을 갈았습니다. 오른쪽의굵고 두텁게 보이는 낫이 우리의 전통 낫인 조선낫입니다. "낫 놓고 기역자도 모른다"는 말이 왜 생겼.. 2024. 6. 22.
꼬르비랍 수도원 동산에 오르면 아라랏 산이 눈에 환하게 들어와요 다시 차에 올랐습니다.   코르비랍 수도원 밑에 주차장이 있습니다만....   운전기사는 우리를 입구까지 데려다주려는가 봅니다.   주차장에서 입구까지 거리는 얼마 안 되지만 타고 올라가니 조금은 편하네요.  드디어 입구 부근까지 올라왔습니다.   건너편에 보이는 보이는 산이 아라랏입니다. 바로 밑에 국경 철조망이 보이네요.  아르메니아 현지인 마을도 보이고요.  일단 경내로 들어가 봅니다.   9년 전에도 여길 왔으니 감흥이 약간 떨어지기도 합니다.  우리는 아르메니아 깃발이 펄럭이는 뒤쪽 작은 언덕에 올라가 보기로 했습니다.   여기까지 왕복하는 시내버스가 하루 두 편가량 있다는 정보가 있더군요.  수도사 한분이 경내를 가로질러 걷고 있었습니다.   일단 건물 안으로 들어가 봅니다.   코르비랍이라는.. 2024. 6. 21.
노아의 대홍수 이야기에 등장하는 아라랏 산이 보이는 꼬르비랍부터 가보았어요 4월 8일 월요일 아침입니다. 우리 방은 9층이어서 그런지 멀리까지 잘 보이는 편이었습니다.   두 빌딩 사이 건물 사이에 뭔가 희끗한 것이 보이죠? 확대해 보겠습니다.   이젠 확실히 보이죠. 아르메니아의 수도 예레반에서 보이는 아라랏 산입니다. 노아의 대홍수 때 방주가 닿았다는 산이 바로 그 산입니다.   호텔 반지하에 있는 식당을 찾아갔습니다. 숙박 요금에 아침 식사가 포함되어 있으니 반드시 먹어주어야지요.  4성급 호텔의 식사는 어땠을까요?  예상대로였습니다. 식당 분위기나 음식의 수준이 나쁘지 않았지요.  아르메니아가 바다 없는 내륙국이어서 그런지 생선 요리는 거의 보이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너무 일찍 내려왔나요? 다른 손님들이 많이 보이지 않아서 덕분에 차분한 식사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 2024. 6. 20.
예레반에서 호텔 구하는 건 정말 어렵더군요 이젠 다시 출발해야지요.   아르메니아의 휴게소 분위기를 대강은 파악할 수 있었으니 그걸로 만족합니다. 휴게소 겸 일종의 푸드 코트라고 해야겠지요.  하늘은 흐렸고 주위의 산봉우리에는 눈이 덮여있네요.  아르메니아 건축물들을 보면 특유의 색깔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지중해에 있는 그리스 섬들이 하얀색과 파란색을 떠올리게 한다면 여긴 연한 장미색 건물들이 주류를 이룹니다.    고개를 넘어가네요.  4월 이른 봄 풍경 하나만은 기가 막힐 정도로 아름답습니다. 여긴 눈 천지네요.  그리고 십자가들...  고원지대를 내려오자 푸르름이 조금씩 나타납니다. 아르메니아에 신록의 계절은 어디까지 와있을까요?  스마트폰으로 위치를 살폈더니 드디어 예레반 교외까지 온 듯합니다.   가난함과 남루한 기운이 가득하지만 .. 2024. 6. 19.
조지아에서 미니 버스를 타고 아르메니아의 수도 예레반으로 갔습니다 4월 7일 일요일, 여행 6일째 새벽입니다. 노트북을 켜고 유튜브에 연결해서 아침 예배를 드린 뒤 아침 식사를 위해 모여 앉았습니다.   어제저녁 슈퍼에서 사 온 빵과 과일을 가지고 아침 식사를 대신합니다.   오늘 우리는 아르메니아의 수도 예레반으로 이동해야 합니다.   체크아웃을 하려는데 일행 중 한 분이 컵을 파손시켰다며 이해를 구하네요. 어쩌겠습니까? 조지아 돈 10라리(우리 돈 5천 원 상당)를 컵 밑에 두고 간단한 사연을 적은 메모지도 함께 남겨두었습니다.   나중에 주인으로부터 클레임에 걸릴 경우를 대비해 방안의 상태까지 꼼꼼하게 촬영해 두었습니다. 특히 서부 유럽에서는 이런 식으로 기록을 남겨두는 게 정말 중요합니다.   우리는 호텔 베스트 바로 옆 아파트에 머물렀었습니다.   이제 아르메.. 2024. 6. 18.
별서(別墅)에서 161 - 마늘을 캤어요 텃밭에 틀밭 열다섯 개를 만들어 농사 같지도 않은 농사를 지었어.  비닐과 비료,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 농작물을 가꾸고 싶었기에 비닐 사용은 극도로 자제했는데마늘 틀밭만은 예외였어.  6월 12일 마늘을 캐기로 했어. 논에서 마늘을 재배할 경우에는 마늘을 캐야만 모내기를 할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야.  총각 시절 시골에서 2년간 농사를 지으면서 경험하고 배운 거지 뭐.작년 11월 2일에 마늘을 심었어.  틀밭 두 군데에 마늘을 심었었는데 일단 비닐부터 제거했어. 검은 비닐을잘 접어서 부피를 최대한 줄이고 난 뒤...  삽으로 마늘 덩이를 떠올린 거야.  캐낸 녀석들은 흙이 묻은 채로 틀밭 한쪽에 정렬시켜 두었지.  다른 틀밭의 마늘도 손 봐야겠지?  같은 방법으로 캔 뒤 뿌리에 엉겨있는 흙을 .. 2024. 6. 17.
별서(別墅)에서 160 - 망중한 (忙中閑 : 바쁜 가운데 잠깐 얻어 낸 틈) 땡볕이 마구 쏟아지는 날은 주로 풀을 뽑지.  지난 8일 토요일이었던가? 비가 조금 내리던 날은 소파에 앉아서 하염없이 밖을내다보기도 했어.  데크에 가져다 놓은 의자에 몸을 파묻고 앉아 비안개 지나가는 먼 산을 보기도 했고 말이지. 말라비틀어져가던 잔디들이 생기를 띄어가는 게 너무 보기 좋았어.  사방에 물기가 촉촉하게 묻은 이런 모습이 너무나도 풍요롭게 보였어.  나는 이런 풍경이 좋아.  빗방울들이 대지를 적셔주고 지나간 여름날 오후에는 더욱 신이 나는 거야.  그런 날에는 알코올 없는 이런 음료라도 한 잔 해주어야지.   오랜만에 보는 친구와 정감 넘치는 대화를 나누고 싶은데....  따가운 햇살이 가득하던 날, 텃밭 수도 옆에 만들어두었던 음식 쓰레기 구덩이를 덮었어.  대신 다른 장소에다가 새.. 2024. 6. 15.
조지아의 수도 트빌리시로 내려가서 아르메니아로 넘어갈 준비를 해야지요 4월 6일 토요일 아침입니다. 창밖을 보니 눈이 내렸더군요.  식당 발코니에 내려갔더니 진눈깨비가 내리고 있었습니다.   즈바리 패스를 통과해서 트빌리시까지 내려가야 하는데 밤에 눈이 왔으니 걱정이 될 수밖에요.  고개가 폐쇄되어 버리면 이 깊은 산골짜기에서 묶여야 하니 그렇게 되면 일정이 다 망가져 버리지 않습니까?  어제보다 30분을 앞당겨 8시에 식사를 하기로 했습니다.   식사는 어제처럼 푸짐했습니다.   몸 컨디션이 좋지 않았기에...  식사를 하며 감기약을 먹어두었습니다.   오이와 토마토는 꼭꼭 함께 나오더군요.  치즈는 정말 좋아하는 식품이기에 아끼지 않고 먹어두었습니다.   체크아웃을 해야지요.  선샤인 호텔 안녕!  도로가 촉촉하게 젖어있었습니다. 마을 미니버스 정류장에 갔더니 운전기사.. 2024. 6. 14.
스노(SNO) 계곡 트래킹을 하러 갔어요 4 판쉐티 마을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가 보는 것이죠.  코쉬키라는 게 있습니다. 조지아 산간 지역에 자리 잡은 탑형 주택을 두고 이르는 말이죠.  이런 걸 주택이라고 불러야 할지 감시탑이라고 해야 할지 망루 혹은 망대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제일 아래층은 가축우리로 사용하고 제일 위는 무기고와 망대로 사용하는 다목적 주택이라고 하네요.  이런 사진들을 보면 확실히 주택용으로 사용되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조지아에는 이런 구조물이 많더군요.  저 멀리 보이는 마으링 스테판츠민다입니다. 산 너머는 바로 러시아 영토입니다.   컨테이너 차량들이 주차해 있는 너른 터 너머 오른쪽에 우리가 오늘 다녀온 스노 계곡이 있습니다. 스노 마을에서 더 들어가면 트래킹으로 유명한 주타 계곡이 이어지는 것이죠.  그런가.. 2024. 6. 13.
스노(SNO) 계곡 트래킹을 하러 갔어요 3 이젠 스노 마을에 있는 스노 캐슬에 가봐야지요.  이런 시설이 있단 말이죠?  다리를 건너갑니다.   주타 계곡으로부터 흘러나오는 물이 맑기만 했습니다.   마을 뒷산에는 아직도 눈이 쌓여있습니다.   동네 어른들이 한쪽에 모여서 담소를 나누고 있었고, 우리는 그냥 감시탑을 향해 걸었습니다.   돌로 담장을 쌓은 집은 깔끔하기만 했습니다.   스노 캐슬이라고 이름 붙여두었지만 이런 규모를 두고 성이라고 부를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이제는 상당 부분이 무너져 내리고 있었습니다.   방금 지나온 집 앞을 우리 일행 두 분이 걸어오고 있었습니다.   내부 통로가 있는지 외부로만 올라갈 수 있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우리가 걸어왔던 마을이 계곡 저 밑에 보입니다.   골짜기마다 이런 식으로 마을이 감추어져 .. 2024. 6. 12.
스노(SNO) 계곡 트래킹을 하러 갔어요 2 계곡 입구는 너른 편이었습니다.   군데군데 예쁜 집들이 터 잡아 있기도 했고요.  가난하고 궁핍한 벽촌이라는 느낌이라는 생각을 들지 않았습니다.   산밑으로 작은 물줄기가 흘러가기도 했습니다. 물론 큰 물줄기는 따로 있었죠.  산비탈에 나무가 자라고 있는 곳이 있는가 하면 나무가 전혀 없는 곳도 있었습니다.   풀어놓은 말들이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공간도 있었습니다.   산비탈에는 소들이 방목되고 있었습니다.   출발할 때 슈퍼에서 각자 먹을 빵을 구해 왔기에 적당한 곳을 골라 빵을 뜯기로 했습니다.   우리가 간단히 점심을 해결했던 공간 부근에는 맑은 개울물이 흐르고 있었는데 물속에는 개구리들이 제법 많았습니다. 덩치도 컸고요.  바퀴 달린 컨테이너 형식의 주거용 공간이 버려져 있었습니다. 이런 이름다.. 2024. 6. 11.
별서(別墅)에서 159 - 그동안 너무 가물었기에 고생을 조금 했습니다 5월 중순부터 내가 사는 곳에는 비가 너무 적게 왔어요.  가뭄 속에서도 풀이 자라는 속도는 정말 무섭더군요.  작년과 올해 이 년 동안 뽕나무 가지에 오디는 풍성하게 열렸습니다.   오디를 수확할 계절이 되었기에 나무 밑 풀들을 정리해주어야 했습니다. 오디를 따야 하거든요.  시골살이에서 여자들이 제일 무서워하는 게 곤충과 뱀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시간이 날 때마다 풀을 베어주었습니다.   그러다가 독사를 만나기도 했어요. 독사에게는 언제 어디에서 어떤피해를 당할지 모르기에 살려주지 않고 처리해 주었습니다.   나무들이 아무리 강하다고 해도 풀들에게는 이기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기에 풀들을 베어 눕혔습니다.   가뭄이 계속되었기에 물도 주어야만 했고요.   다행히 텃밭 부근에 상수도가 연결되어 있어서 .. 2024. 6. 10.
주책바가지 33 - 그대와 함께 : 너랑나랑 가사가 참 예쁜 노래라고 생각해.한번 들어봐.  https://www.youtube.com/watch?v=PAH3k-7-UFI 산새들이 정다웁게 웃고계곡에는 맑은 물소리그곳에서 우리 집을 짓고행복하게 함께 살아요 그대가 항상 내 곁에 있어정다운 얘기 주고받으며언제라도 푸른 마음으로행복하게 우리 살아요  파도 소리 멀리 들려오고은모래가 반짝이는 곳그곳에서 우리 집을 짓고행복하게 함께 살아요 그대가 항상 내 곁에 있어정다운 얘기 주고받으며언제라도 푸른 마음으로행복하게 우리 살아요  창을 열면 푸른 숲 속에서예쁜 꽃이 미소 짓는 곳그곳에서 우리 집을 짓고행복하게 함께 살아요 그대가 항상 내 곁에 있어정다운 얘기 주고받으며언제라도 푸른 마음으로행복하게 우리 살아요행복하게 우리 살아요   넌 어디로 사라져 간 거.. 2024. 6. 8.
총각 시절의 하숙집을 가보았습니다 그곳이 그리워졌어.  지나던 길에 찾아가 본 거야.  골목에는 낮달맞이꽃들이 가득 피었어.  골목을 온통 분홍빛으로 물들여주고 있었어.  나는 그 집에서 이 년간을 머물렀어.  좋은 시절이었지.  이 집인 것 같아.  집 모양은 변했지만 위치는 맞는 거야.  그 집에서 먹고 자며 출근해서 근무하다가 주말에는 부모님 계시는 집에 다니러 갔어.  그러다가 결혼한 거고.  지금의 아내가 된 처녀 시절의 아가씨가, 여길 찾아왔다가 나를 못 만나고돌아갔다는 얘길 나중에 전해 들었어.  그것도 마음 아픈 기억이 되어 가슴 한 켠에 갈무리된 거야.  나는 다시 한번 뒤를 돌아다보았어.  젊었던 날의 나는 어디로 간 거지?  가던 길 계속 가야지. 죽음에 이를 때까지 말이야.그게 인생이잖아.     어리버리 2024. 6. 7.
스노(SNO) 계곡 트래킹을 하러 갔어요 아침 일찍 일어났습니다. 5시에 일어났으니 일찍 일어난 게 사실입니다. 다른 방에 가서 아침 모임을 가졌습니다.   8시 반에 모여서 아침 식사를 하기로 했습니다. 20라리를 내고 어제저녁에 미리 예약을 해둔 식사입니다.   다른 두 분이 머무는 방에서는 카즈벡 정상이 보였습니다. 게르게티 츠민다 사메바 성당을 배경으로 정상 모습을 드러내준 봉우리가 사랑스럽기만 합니다.  높이가 5천 미터가 넘어가는 산이죠.  이번에는 스테판츠민다 마을과 게르게티 마을, 그리고 우리가 넘어왔던 즈바리 패스를 멀리 보고 전체를 화면에 담아보았습니다.   호텔 발코니 일부분이 드러나는군요. 멀리 보이는 계곡으로 가면 트빌리시로 이어집니다.   카즈벡 산 너머는 러시아 영토입니다.   오늘 우리는 트빌리시로 나가는 도로 왼쪽.. 2024. 6. 6.
카즈벡 산 언저리에 있는 게르게티 츠민다 사메바 교회를 찾아갔어요 2 이 많은 사람들은 하나같이 게르게티 츠민다 사메바 예배당을 보기 위해 여기까지 찾아왔을 겁니다.   예배당 안은 소박한 성화와 검소한 물품들로 장식되어 있었습니다.   나는 구석에 서서 성화들을 찬찬히 살펴보았습니다.   햇살이 스며드는 돔을 바라보기도 했고요.  실내를 밝히는 것은 군데군데 켜놓은 몇 자루의 촛불이 다라고 할 수 있습니다.   출입구에서 스며드는 채광도 한몫하는 거죠.  출입구 옆 새까만 공간에 검은색 옷을 입은 수도사 한 명이 관광객들을 유심히 살피고 있었습니다만 그의 존재를 알아채는 사람은 거의 없지 싶습니다.   예배당 밖으로 나와서 차가운 공기를 들이마셨습니다.   이젠 떠나야지요.   얼어붙은 풀밭에 봄을 재촉하는 꽃 몇 송이가 갑자기 솟아오른 존재인양 피어있었습니다.   자세.. 2024. 6. 5.
카즈벡 산 언저리에 있는 게르게티 츠민다 사메바 교회를 찾아갔어요 1 우리는 지금 교회가 있는 봉우리의 비탈길을 걸어 올라가는 중입니다.    돌아보니 아까 지나온 돌로 만든 타워가 설산을 배경으로 솟아 있습니다.  바위마다 지의류에 해당하는 이끼꽃이 가득 묻어있었습니다.   그만큼 생태계가 건강하다는 말이겠지요.  지나온 길에는 어디서 나타났는지 검은 소 한 마리가 길섶에 앉아있었습니다. 어쩌면 아까 비탈에서 풀을 뜯던 그 녀석인지도 모릅니다.   그냥 무작정 앞으로만 나아가는 게 아쉬웠던지 친구는 연신 뒤를 돌아보며 셔터를 눌렀습니다.   옆산에도 응달에는 눈이 덮여있었고요.  마을로 향하는 수도관이 길 옆으로 이어져 있었습니다.   누가 만들어두었을까요?  비탈을 흐르던 물이 잠시 고여서 쉬었다가는 중간 저장고인가 봅니다.   마침내 교회가 보입니다.  오른쪽에 등장.. 2024. 6. 4.
스테판츠민다(=카즈베기)에 도착해서 제일 먼저 이걸 했습니다 한낮에 도착했지만 분위기는 썰렁했습니다. 해발 1700여 미터에 이르는 고지대여서 그런지 아직 날씨는 쌀쌀했고요. 산봉우리 위에 위치한 게르게티 츠민다 사메바 성당이 저 멀리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습니다.    사실 이 동네 이름에 관해서는 논쟁이 많다고 하는군요. 제정 러시아가 이 지역을 다스리던 시기에 총독 카즈베기가 자신의 이름을 따서 카즈베기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공식적으로는 정부가 나서서 2006년에 원래 이름인 스테판츠민다로 되돌렸으므로 '스테판츠민다'로 부르는 것이 맞겠습니다. 구글 지도에도 스테판츠민다로 나타나 있고요.  여긴 오지 중의 오지여서 그런지 동네의 전체적인 모습은 가난했던 러시아 시절의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고 봐도 틀린 말이 아닐 겁니다.   친구 이박사가.. 2024. 6.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