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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깜쌤의 세상사는 이야기 : '난 젊어봤다' - 자유 배낭여행, 교육, 휘게 hygge, 믿음, 그리고 Cogito, Facio ergo sum
  • 인생 - 그리 허무한게 아니었어요. 살만했어요

사람살이/영상수필과 시 1 Photo Essay & Poem396

가을벌판을 두바퀴로 달렸다 1 집안에 가만히 틀어박혀 있기에는 날이 너무 좋았다. 나는 자전거에 올라탔다. 그 동안 질기게 벼루어왔으면서도 가보지 않은 그곳에 대한 불만때문이었을까? 오늘은 기어이 거기를 자전거로 한번 돌아보고와야겠다는 생각이 스멀스멀 피어올랐다. 경주 남천 옆을 따라간다. 가울 기운.. 2012. 10. 13.
봄이 그리운 가을날에 봄날이 아름답지 않았던 적이 있었던가? 청춘이 화려하지 않았던 날들이 있었던가? 반월성터 옆 계림에 신록이 움터오르던 날이 어제같은데 벌써 가을이 무르익었다. 세월의 흐름이 이렇게 빠를 줄을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당연히 몰랐다. 그때는 하루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다. 어른이 되.. 2012. 10. 9.
첫 발령지에서 안그래도 파란 하늘이 하루하루 높아만 간다. 가을이기 때문이다. 코스모스(Cosmos)가 하늘을 우러른다. 우주를 보는 모양이다. 하기사 태초에 만들어진 꽃이라는 자부심 때문이리라. 저수지와 고속도로 너머로 조금씩 변해온 시가지 모습이 길게 누웠다. 처음 선생발령을 받아갔던 마을엔.. 2012. 10. 2.
먹고 먹히는 세상을 살아야한다 겉으로는 평화롭게 보여도 속은 절대로 그렇지 않은 곳이 자연이다. 생태계속에서는 평화로운 죽음을 맞이하기가 극히 어렵다. 학이 미꾸라지를 삼키고 있었다. 하얀 깃털에 긴주둥이를 지닌 녀석은 기어이 사냥에 성공했다. 남을 못잡아먹으면 내가 굶어 죽어야하는 세상이니 누가 누.. 2012. 8. 4.
안가보고 아는 자가 복있는 자다. 사람마다 모두 길을 간다. 서로 다른 길을 간다. 가는 길끝에서 너와 나를 기다리고 있는 그 무엇은 누구나 다 안다. 그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 모른다는게 큰 문제다. 안다는 사람도 있고, 모른다는 사람이 더 많다. 가봐야안다는 사람도 많다. 맞다. 가봐야 안다는 말! 안가보고 아는 자는 .. 2012. 7. 8.
마이크로 카의 세계로 경차(輕車)의 개념이 궁금했다. 국어 사전적인 의미는 아주 간단하다. 크기가 작고 무게가 가벼운 차가 경차다. 실증법적으로는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경차의 기준은 법이 바뀔때마다 달라지는 것 같다. 인터넷을 이용해서 검색해보았더니 우리나라에서는 배기량1000cc미만의 차가 .. 2012. 7. 3.
제비가 돌아왔다, 그래서 흥부가 되고 싶었다 오스카 와일드는 1900년 11월에 죽은 아일랜드 출신의 시인이며 소설가이다. 지구 반대쪽에 살았던 사람이니 우리와는 관계가 없는 사람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어지간한 사람이라면 그의 작품 한두개 정도는 읽은 추억이 있기 때문이다. 한때 우리나라에서는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그.. 2012. 6. 25.
봄은 색을 입는데서부터 시작한다 살다가 살다가 이런 봄은 처음보는 것 같습니다. 봄은 봄인데 냉기가 감돌기만 하는 차가운 봄이라니 믿어지지가 않았습니다. 예년같으면 3월 30일경에는 가로수로 심어둔 시내의 벚나무에 꽃이 피었습니다만 올해는 벌써 일주일이나 늦었습니다. 개나리와 목련이 피는 시기는 정확하게 .. 2012. 4. 8.
산화하는 목련 교정에 목련이 피기를 기다렸다. 3월 초가 되면서부터 이제나저제나하고 기다렸는데 드디어 3월 중순에 들자말자 꽃을 피웠던 것이다. 아마 이녀석이 경주시내에서 가장 먼저 꽃피운 나무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천마총이 있는 대릉원의 목련보다는 적어도 열흘 이상이나 먼저 꽃을 피웠.. 2012. 4. 6.
다시 호롱불 앞에서 그의 집에서 보면 창밖으로 저수지가 보였다. 내가 그의 집에 처음으로 들어가보았을 때는 저수지에는 얼음이 하얗게 덮혀있던 한겨울이었다. 그의 집 실내가구 배치나 의자의 위치를 보건대 그는 창밖을 보며 자주 생각에 잠기는듯 했다. 유난히 그의 집에는 램프가 많았다. 그의 취미.. 2012. 3. 6.
매화야, 매화야 평생을 미관말직(微官末職 지위가 아주 낮은 벼슬)으로 살아온 나같은 어리바리가 어설픈 겉멋이 들어 매화를 사랑하게 되었다. 젊었던 날에는 매화가 사군자(四君子) 가운데 하나라는 사실만 알았지 정작 매화를 가까이 할 기회가 없었다. 퇴계선생이 매화를 그렇게 사랑하셨다는 사실.. 2012. 3. 1.
설중매 만나기는 헛꿈이던가? 설중매(雪中梅)를 만나고 싶었다. 하지만 여긴 눈이 잘 오지 않는 지역인지라 헛꿈에 지나지 않는다. 사실 벌써 매화가 필 계절이 아닌줄도 안다. 그래도 매화꽃이 보고 싶어서 잠시 짬이 날때 매화분재원에 갔다. 비닐 하우스 속의 매화는 벌써 꽃망울을 터뜨렸다. 향기가 진동을 .. 2012. 2. 12.
외로웠던 날 외로움은 나이들수록 깊어가는가보다. 천둥벌거숭이 시절 아무도 없는 개울가 은모래밭에서 홀로 하염없이 모래성을 쌓던 날들마냥 이쪽 옆구리에서 저쪽 옆구리로 앞가슴에서 뒷가슴으로 구멍 휑하게 뚫린 것처럼 세상 서글픔 혼자 다 간직했던 그날들처럼 혼자 운동장을 맴돌.. 2012. 2. 5.
햇살 가득한 남국으로 온 세상이 갈색으로 변하는 계절은 정말 싫다. 참말이지 겨울은 싫다. 이런 정도의 추위는 추위도 아니라고 말하는 사람도 많지만 그래도 나는 싫다. 조금 남아있던 초록도 이젠 다 사라졌다. 이제는 사방이 누르고 누를 뿐이다. 가지끝에 달렸던 단풍들도 이젠 다 사라졌다. 그래.. 2011. 12. 30.
부끄러움 좋은 장소에서 좋은 사람들과 어울려 마시는 알맞은 술은 인생을 윤택하게 한다. 나쁜 사람들과 마시는 술은 독배나 다름없다. 안주가 형편없어도 함께하는 사람만 좋다면 술맛이 문제랴? 그 재료가 무엇이든 술을 술맛나게 하는 존재는 사람이라는 이야기다. 지나치면 좋은게 뭐.. 2011. 12.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