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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살이/영상수필과 시 1 Photo Essay & Poem

제비가 돌아왔다, 그래서 흥부가 되고 싶었다

by 깜쌤 2012. 6. 25.

 

오스카 와일드는 1900년 11월에 죽은 아일랜드 출신의 시인이며 소설가이다. 지구 반대쪽에 살았던 사람이니 우리와는 관계가 없는 사람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어지간한 사람이라면 그의 작품 한두개 정도는 읽은 추억이 있기 때문이다.

 

 

한때 우리나라에서는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그의 이야기가 한두편 정도 실렸었다. 혼자사는 거인이야기를 그린 "거인의 정원"과 "행복한 왕자"이야기가 그 예다. 그는 어른들을 위해 이 동화를 썼다고도 전해진다.

 

보석으로 치장한 아름다운 왕자 동상이 도시의 가난한 빈민들에게 자기의 모든 것을 제비를 통해 나누어준다는 이야기 말이다. 물론 가련한 제비는 강남에도 가지 못하고 얼어죽고 말지만.... 

행복한 왕자 이야기에는 제비가 등장한다. 내가 어렸을 땐 서양사람이쓴 동화에 제비가 등장하는 것을 보고 참으로 신기하게 여겼다. 그때는 봄부터 가을까지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었던 새가 제비였으니 우리나라에만 오는 철새인줄로 알았기 때문이다. 놀부전에도 제비가 등장했으니 친근감이 넘치던 새였지만 어느 순간부터인가 그 날렵한 모습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어떤 해는 제비를 한마리도 구경하지 못하고 해를 넘기기도 했다. 그렇게 많던 제비가 어디로 다 사라졌는가 싶었다. 태국이나 인도네시아 같은 나라를 여행할때도 나는 일부러 유심히 제비를 찾아보기도 했다. 중국 양자강 이남을 여행할때도 그랬다. 그런 곳에서 제비를 만나보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 우리가 아는 강남(江南)은 거기였으니까 말이다.  

 

제비가 너무 보고 싶어서 한때는 조영남씨가 부른 멕시코 민요 "제비"를 열심히 따라 부르기도 했고 제비라는 별명을 지닌 바둑기사 조훈현씨의 승전보에 열광하기도 했었다. 어떨 때는 아이들에게 시시껄렁한 우스개를 던지기도 했을 정도였다.

 

"63빌딩 옥상에서 낙하산 없이 다이빙을 해도 결코 죽지 않는 세종류의 인간은 무엇일까?"

 

정답은 이글 제일 밑에 있다. 

 

 

 

동영상의 출처는 유튜브다. 노래를 부른 이는 20세기를 주름잡은 삼대 테너 가운데 한명이었던 플라시도 도밍고다. 노래는 당연히 <제비 La golondrina 라 골론드리나>다. 루치아노 파바로티와 호세 카레라스, 플라시도 도밍고를 우리는 빅 3(Big Three)라고 불렀다. 빅3 가운데 제일 미남은 도밍고였다. 우리나라에서는 이 노래를 조영남씨가 불러서 큰 인기를 얻었다. 구글에 가서 검색을 해보면 조영남씨가 부른 노래 <제비>의 동영상이 제법 뜬다.

 

 

한 십여년 이상 안보였던 제비가 드디어 우리집 부근에 돌아왔다. 나는 너무나 기뻐서 아내를 불러와서 확인시켜 주었다. 오늘 아침에도 녀석들은 우리집 부근 전봇줄에 세마리가 나란히 앉아있었다. 구름이 잔뜩 낀 흐린 날이어서 그랬을까? 녀석들은 아침부터 하늘높이 마음껏 비상하곤 했다. 비가 오면 제비들은 유난히 하늘 높이 날아오른다. 어렸을때부터 많이 본 모습이므로 확실하다. 며칠 전에도 제비들은 그런 본능을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제비가 돌아오다니.... 나는 하늘을 유심히 살펴보며 마릿수를 헤아려보았다. 우리 동네위를 나는 녀석은 대강 열마리다. 둥지를 어디에 마련하는가 싶어 부근의 집을 살폈는데 현재까지는 찾지 못했다. 정 갈데 없으면 우리집 처마밑에 오지......  나도 흥부처럼 복이나 받을 수 있을까 싶어서 괜히 아침부터 마음이 설래기 시작했다.

 

"63빌딩 옥상에서 낙하산 없이 다이빙을 해도 결코 죽지 않는 세종류의 인간은 무엇일까?"

 

1) 날라리

2 )비행청소년

3) 제비족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