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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살이/영상수필과 시 1 Photo Essay & Poem

다시 호롱불 앞에서

by 깜쌤 2012. 3. 6.

 

 그의 집에서 보면 창밖으로 저수지가 보였다. 내가 그의 집에 처음으로 들어가보았을 때는 저수지에는 얼음이 하얗게 덮혀있던 한겨울이었다. 그의 집 실내가구 배치나 의자의 위치를 보건대 그는 창밖을 보며 자주 생각에 잠기는듯 했다.

 

 

 유난히 그의 집에는 램프가 많았다. 그의 취미가 램프 수집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내가 어렸을때 램프를 남포등이라고 부르기도 했고 일부 어른들은 호야라고 부르기도 했다. 호야는 램프에 끼운 유리 등피를 보고 부르는 말인지 아니면 램프를 부르는 말인지 정확하지 않다. 혹시 일본어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보았지만 정확한 어원은 나도 모른다.

 

 

 얼마전에 친구를 만나기 위해 대구에 갔다. 대구에 사는 친구는 옛날 램프에 묘한 향수를 느끼고 있었다. 친구는 나에게 램프를 하나 구할 수있으면 구해달라는 부탁을 했다. 친구의 부탁을 듣는 순간 나는 저수지가에 살고 있는 그가 생각났다. 

 

문제는 램프 수집에 일가견이 있는 그와 내가 인사를 튼지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크게 친분도 없는 사이에 어떤 부탁을 한다는 것은 크나큰 실례가 아니던가? 실례를 무릅써가면서까지 염치없는 이야기를 꺼낼 처지가 아니기에 나는 그와 친분을 쌓을 기회를 찾는 중이다.

 

   

하지만 내가 너무 바쁘다는데 문제가 있다. 너무 시간에 쫒기면서 허겁지겁 사느라고 바쁜 나는 저수지가에 집을 짓고 살고있는 그를 만나러 갈 형편이 되지 않는 것이다. 내가 그를 만나러 가려면 반나절은 시간을 내어야 하는 처지인데 지금은 그럴 시간적인 여유가 없다. 

 

나는 괜히 서재 책상에 앉아서 호롱불을 밝혀보았다. 램프불보다가 한결 더 어두운 것이 호롱불이지만 그렇게라도 해두고 그와 내 친구를 잠시 생각해보았다. 벌써 밤 열시가 넘었다. 지금은 자야만 한다. 벌써 며칠째 잠이 모자라서 눈만 감으면 언제든지 잠들 수 있을 것만 같다.

 

내일 새벽에는 다시 시내 나들이를 가야할 처지다. 그러려면 나는 지금쯤 벌써 눈을 붙여야할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컴퓨터 앞에 앉아 오늘 낮에 못쓴 글을 끄적이고 있는 것이다. 내가 생각해도 글쓰기 중독증에 걸린 것이 아닐까 싶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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