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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깜쌤의 세상사는 이야기 : '난 젊어봤다' - 자유 배낭여행, 초등교육, 휘게 hygge, 믿음, 그리고 Cogito, Facio ergo sum
  • 인생 - 그리 허무한게 아니었어요. 살만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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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즈벡 산 언저리에 있는 게르게티 츠민다 사메바 교회를 찾아갔어요 1 우리는 지금 교회가 있는 봉우리의 비탈길을 걸어 올라가는 중입니다.    돌아보니 아까 지나온 돌로 만든 타워가 설산을 배경으로 솟아 있습니다.  바위마다 지의류에 해당하는 이끼꽃이 가득 묻어있었습니다.   그만큼 생태계가 건강하다는 말이겠지요.  지나온 길에는 어디서 나타났는지 검은 소 한 마리가 길섶에 앉아있었습니다. 어쩌면 아까 비탈에서 풀을 뜯던 그 녀석인지도 모릅니다.   그냥 무작정 앞으로만 나아가는 게 아쉬웠던지 친구는 연신 뒤를 돌아보며 셔터를 눌렀습니다.   옆산에도 응달에는 눈이 덮여있었고요.  마을로 향하는 수도관이 길 옆으로 이어져 있었습니다.   누가 만들어두었을까요?  비탈을 흐르던 물이 잠시 고여서 쉬었다가는 중간 저장고인가 봅니다.   마침내 교회가 보입니다.  오른쪽에 등장.. 2024. 6. 4.
스테판츠민다(=카즈베기)에 도착해서 제일 먼저 이걸 했습니다 한낮에 도착했지만 분위기는 썰렁했습니다. 해발 1700여 미터에 이르는 고지대여서 그런지 아직 날씨는 쌀쌀했고요. 산봉우리 위에 위치한 게르게티 츠민다 사메바 성당이 저 멀리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습니다.    사실 이 동네 이름에 관해서는 논쟁이 많다고 하는군요. 제정 러시아가 이 지역을 다스리던 시기에 총독 카즈베기가 자신의 이름을 따서 카즈베기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공식적으로는 정부가 나서서 2006년에 원래 이름인 스테판츠민다로 되돌렸으므로 '스테판츠민다'로 부르는 것이 맞겠습니다. 구글 지도에도 스테판츠민다로 나타나 있고요.  여긴 오지 중의 오지여서 그런지 동네의 전체적인 모습은 가난했던 러시아 시절의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고 봐도 틀린 말이 아닐 겁니다.   친구 이박사가.. 2024. 6. 3.
작은 소망 1 - 내 세월 다하는 날 슬픔 없이 가게 하여 주소서 : 김형석 교수님의 "기도" 서재의 책을 정리한다고 했지만 아직도 너무 많이 남아있습니다.    https://yessir.tistory.com/15870389 나에게는 피같이 소중했던 책들을 정리했습니다책을 정리해서 처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깝지만 어떡합니까? 이제는 버려야겠다 싶은 책을 골라내어 노끈을 가지고 곱게 묶었습니다. https://yessir.tistory.com/15869665 백수 일기 2 코로yessir.tistory.com  그때 이 분의 책도 모두 다 처분했습니다만 이 시 '기도'만은 기억하고 있어야지요.    기도                                              김 형 석   내 세월 다하는 날슬픔 없이 가게 하여 주소서. 초대 없이 온 이 세상 정주고 받으며더불어.. 2024. 6. 1.
눈 가득한 즈바리 패스를 넘어 카즈베기에 간신히 도착하긴 했는데요... 이제 본격적으로 눈 세상으로 접어드는가 봅니다.   내가 사는 도시에서는 봄철에 만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한 경치가 펼쳐지는 것이었지요.  이제부터 오르막 길입니다.   즈바리 패스를 넘어가는 거죠.  산 한쪽을 차지하고 있는 이 인물이 누구죠? 어찌 보면 마르크스 같기도 한데...  이 길은 러시아로 이어집니다.   이런 길이니 대형 트레일러들이 절대 정차할 수 없는 구역이라는 걸 단번에 짐작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러니 길가에 늘어서 있던 트레일러들이 여기에는 없는 것이죠.  즈바리 패스의 일부 지역은 스키장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4월에도 이 정도의 눈이 쌓여 있으니 스키장으로는 천혜의 조건을 갖추었다고 할 수 있을 겁니다.   도로가로 숙박시설들이 등장했습니다.   하지만 나그네의 눈에는.. 2024. 5. 31.
조지아가 자랑하는 비경 카즈베기를 향하여 출발했습니다 4월 4일 목요일 아침이 밝았습니다.   유튜브에 노트북을 연결해서 새벽예배를 드렸습니다.   리케 공원 부근의 대통령궁과 성 삼위일체 교회(사메바 대성당) 쪽으로 구름이 끼었네요.  오늘은 여길 떠나 러시아 국경 부근에 있는 카즈베기를 향해 출발해야 합니다.   메테히 교회 쪽 하늘 위로 빛 내림 현상이 일어나고 있었습니다. 구름 사이를 뚫고 쏟아지는 햇살을 보면 하루 일과를 시작합니다.   어제저녁에 먹다 남긴 케밥을 나누어 먹는 것으로 아침 식사를 대신했습니다.   먹다가 남긴 과자 부스러기도 식사대용으로 훌륭하게 사용됩니다.   7시 50분에 로비로 내려와서 어제 구시가자에서 만났던 현지인 투어택시 업자에게 전화를 드렸습니다. 그는 줄기차게 300라리를 불렀고 나는 280까지 불러보았습니다만 서로.. 2024. 5. 30.
우린 중세 시대를 살고 있는데 당신네 한국인들은 22세기에 살고 있더군요 정문으로 나가기로 합니다.   우린 옆문으로 들어와서 정문으로 나가는 겁니다.   예배당 바깥으로 나가면 아직도 곤고한 삶을 이어가는 주민들이 가득한 조지아의 현실을 마주칠 수 있습니다.   정문 위의 장식이 동글동글한 이 나라의 전통 문자를 떠올리게 하더군요.  조지아가 러시아와의 전쟁을 통해 자국 영토 상당 부분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한 사실은 다 알고 계시지요?  동글동글한 조지아 문자가 보이지요?  우리는 아르메니아로 가는 미니버스(마르쉬루트카) 사무실을 확인해 놓았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실제로는 이 아파트 앞에서 버스가 출발하더군요.  아르메니아행 미니 버스 출발 지점을 대강 파악해 두었으니 이젠 호텔로 돌아가서 쉬기로 했습니다.   오늘도 제법 걸었네요.  트빌리시 시가지와는 어울리지 않.. 2024. 5. 29.
엘리야 언덕 위에 있는 성 삼위일체 교회를 안볼 수 있나요? 조지아는 커피와 포도주가 제법 유명해서 명성을 떨치고 있는 모양입니다.  커피를 마시며 푹 쉬다가 일어났습니다.   언덕길 곳곳에 예쁜 교회가 숨겨져 있어서 심심할 겨를이 없는 도시이더군요.  이제 성삼위일체 교회 경내로 들어섭니다.   교회 마당에 들어선 사이프러스 삼나무들과 건물이 멋진 조화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2015년 여름에도 여길 와본 기억이 있습니다.   사진에 보이는 이런 색깔이 조지아 예배당의 전형적인 색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성삼위일체 교회 곁에 있는 작은 예배당의 지붕은 9년 전만 해도 상당히 붉었다는 느낌이 들었었는데요....  그동안 주변 건물들도 제법 손을 본 것 같습니다.   옆문 쪽으로 접근해 봅니다.   사다리차가 와 있는 걸 보면 건물 어딘가 손보고 있는.. 2024. 5. 28.
이런 출퇴근길을 가지고 있으니 행복한 거 맞지요? 계절이 흔적을 남기며 지나감을 출퇴근하며 느낀다니까.  지난겨울에는 백조가 노닐기도 한 곳이야.  배롱나무 꽃피면 건너편 절벽이 붉게 변할 것 같아.   논에 물을 대고 있잖아?  그건 모내기 철이 다가오고 있다는 거지.  둑에는 금계국이 피고 있어. 지금이 한창이야.  누런 빛 듬성듬성 박힌 벌판 길을 노란색 버스가 달리고 있었어.  나는 그 노란 길을 헤치며 달려 나가고 있는 거지.  일하고 책 보고 음악 듣고 땀 흘리다가 돌아가야지.  한 번씩은 자기도 해.  어떤 날은 아침저녁 자전거로 달리는 거야.  왕복 두 시간씩 자전거를 탈 때가 많아.  맞바람이 많이 불 때는 조금 괴롭기도 하지만 살다 보면 그럴 수도 있는 거 아니겠어?  이만하면 출퇴근길이 행복하다는 게 빈말 아닌 거 맞지?      어.. 2024. 5. 27.
소녀에게 32 - 그저 바라볼 수만 있어도 : 유익종 그래요. 그저 먼발치서 바라볼 수만 있었어도 이런 슬픔은 겪지 않아도 되었을 거요.   https://www.youtube.com/watch?v=qn88hWt3uwA 노래는 한 번 들어보았는지?    이만큼 살고 나서 이젠 아픔과 슬픔 정도는 견뎌낼 수 있게 되었지만누구 없이 흘려보낸 세월은 어찌해야 하지요? 그건 또 어쩌지요?   사진을 클릭하면 크게 뜰 겁니다.      어리버리 2024. 5. 25.
메테히 교회 마당에서도 트빌리시 시내가 한 눈에 들어옵니다 쿠라 강에 걸린 다리를 건너 메테히 교회에 가는 길입니다.   가로수로 심어둔 거대한 이 나무는 아마 플라타너스 같습니다. 그런데 나무 기둥에 낙서를 해두었네요. 왜 이러는 걸까요?  우기도 아닌 이 시기에 강물이 탁류가 되어 흐르는 것은 눈 녹은 물이 흐르기 때문일 겁니다.   조지아를 감싸고 있는 국경 산악지대에는 아직도 눈으로 덮여있다는 말이겠지요.  리케 공원에서 요새로 향하는 케이블 카가 출발합니다.   메테히 교회는 왕궁을 보호하기 위해 요새를 만들 때 함께 만든 예배당이 그 기원이라고 합니다.   그게 5세기 경의 일이었다니 역사가 꽤나 깊다고 봐야겠지요.  요새의 흔적이 서서히 드러납니다.   이제 교회로 다가가 봅니다. 소련이 통치할 때는 한 때 극장으로 쓰이기도 했다네요. 어떨 때는 감.. 2024. 5. 24.
어렵게 조지아의 어머니를 만났으니... 낡아버린 예배당 주위를 살피다가...  뒤쪽으로 이어지는 길을 걸어 올라가는 현지인을 보았습니다.   길을 알아냈으니 예배당을 찾아온 목표는 일단 달성한 셈이 되었어요.  그런데 말이죠, 나무를 이렇게 학대해도 되는가요?  이제 계단길을 걸어 올라갑니다.   이런 고생은 돈을 주고 사서라도 해야지요.  조지아의 어머니 상이 햇살을 등지고 서서 자애로운 빛을 내뿜어주는 듯했어요.  산비탈을 장식한 이 노란 꽃들은 뭐죠?  방금 지나쳐 왔던 예배당의 뾰족 돔이 발밑으로 옮겨가네요.  길은 위로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트빌리시 시가지는 밑으로 가라앉고 있었고요...  비탈에는 트빌리시의 봄을 수놓는 노란 야생화가 지천으로 깔려있었습니다.   2019년 동남부 유럽을 헤매고 다닐 때, 크로아티아를 떠나서 몬테.. 2024. 5. 23.
트빌리시가 왜 '뜨거운 땅'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이제 알았습니다 요새 주위를 자세히 살피지 못했으니 목욕탕 마을로 가봅니다.   우리가 잘 알다시피 조지아의 수도는 트빌리시잖아요? 트빌리시라는 말 자체가 '뜨거운 땅'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합니다.   절벽에 붙어 서서 아래를 보면 작은 산에 제법 아담한 계곡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 계곡 건너편이 온통 유황 온천지대라고 소문이 나있습니다.   계곡 부근에 식물원도 있고 바로 옆에는 나리칼라 요새가 자리 잡고 있어서 온천을 찾아가는 데는 어려움이 없습니다.   그 유명한 시인 겸 소설가 푸시킨이 여기 온천을 그렇게 극찬을 했다고 합니다.   둥근 지붕들이 늘어선 이곳이 온천지대죠. 가족이 들어가서 사용할 수 있는 시설도 많다고 하는데 트빌리시를 세 번이나 찾아갔는데도 안에는 한 번도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 2024. 5. 22.
근사한 아침 식사를 하고서는 나리칼라 요새에 올라가서 시내를 살폈어요 리버티 광장을 거쳐 호텔로 향했어요.  이제 조금씩 거리가 깨어나는 듯하네요.  꼭대기층에 올라가서 자리에 앉으니 아침을 세팅해 주네요.   한 사람당 25라리 식사입니다. 1라리가 약 500원 정도라는 것을 염두에 두고 읽어주셨으면 해요.  푸짐했어요. 결국에는 다 먹지 못하고 남겨야 할 정도였습니다. 팬케이크를 잼에 발라 먹도록 해놓았네요.  빵도 속이 촉촉해서 먹기가 너무 편했습니다.   이건 무엇이었을까요? 치즈에서 수분을 최대한 짜낸 것이라고 여겼는데 잘 모르겠습니다.   복숭아 요구르트와...  치즈...  그리고 전통 음료...  한 사람마다 나오는 접시에 담긴 기본 음식들.... 아침을 거하게 먹었네요.  오늘 하루는 트빌리시 시내를 돌아보기로 했기에 배낭을 놓아두고 외출에 나섰습니다.  .. 2024. 5. 21.
별서(別墅)에서 158 - 쪽파를 뽑아서 정리했어요 작년 가을에 쪽파를 심었어요.  무사히 월동하고 나서 올해 5월이 되자 녀석들이 밭에서 슬슬 눕기 시작하더군요.빨리 수확해 달라는 신호를 보내는 거죠.  5월 초순에는 파들이 시들면서 도복(넘어짐)하기 시작한다는 것을 확실히 알겠더군요.  뽑아서 대강 흙을 털고는 창고에서 말리고 있어요.  5월 16일 오후에는 가위를 가지고 줄기를 가지런히 자른 뒤 하나씩 떼어서비닐 장판 바닥에 깔아 둔 것이죠.   올해 9월에는 다시 심어서 개체를 늘려볼 생각으로 있어요. 오징어 송송 썰어 넣은파전도 부쳐먹고 아내에게 파김치도 해달라고 해야지요.      어리버리 2024. 5. 20.
별서(別墅)에서 157 - 작약꽃이 피었어요 여행을 다녀와서 두 번째로 잔디를 깎았어요.  그러고 보니 길어버린 내 머리카락도 잘라야 하겠네요.  작약꽃이 피었어요.  한쪽은 겹작약이네요.  꽃을 보는 건 정말 행복한 일이에요.  자라 오르는 소녀들을 보는 것도 너무 가슴 벅찬 일이고요.  별서에서 하는 이런저런 일로 인해 피곤하거나 잠시 틈이 생기면 책을 읽어요.  감자꽃을 끊어서 작은 병에 꽂아 보았어요.  시립도서관에서 빌려온 책도 읽고 있어요.  이런 책이죠.  나는 이런 식으로 살고 있어요. 한 번 밖에 살 수 없는 인생,정갈하게 살다가 가고 싶어요.      어리버리 2024. 5.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