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7일 일요일, 여행 6일째 새벽입니다. 노트북을 켜고 유튜브에 연결해서 아침 예배를 드린 뒤 아침 식사를 위해 모여 앉았습니다.
어제저녁 슈퍼에서 사 온 빵과 과일을 가지고 아침 식사를 대신합니다.
오늘 우리는 아르메니아의 수도 예레반으로 이동해야 합니다.
체크아웃을 하려는데 일행 중 한 분이 컵을 파손시켰다며 이해를 구하네요. 어쩌겠습니까? 조지아 돈 10라리(우리 돈 5천 원 상당)를 컵 밑에 두고 간단한 사연을 적은 메모지도 함께 남겨두었습니다.
나중에 주인으로부터 클레임에 걸릴 경우를 대비해 방안의 상태까지 꼼꼼하게 촬영해 두었습니다. 특히 서부 유럽에서는 이런 식으로 기록을 남겨두는 게 정말 중요합니다.
우리는 호텔 베스트 바로 옆 아파트에 머물렀었습니다.
이제 아르메니아행 마르쉬루트카(=미니 버스)가 출발한다는 아파트 앞으로 찾아가 봅니다.
아침 일찍 아야만 차를 얻어 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새벽부터 움직인 거죠.
바로 이 회사입니다. 아침 7시 30분에 출발하는 승합차가 있다는군요. 요금은 50라리(우리 돈 2만 5천 원)라고 했습니다.
아블라바리 지하철역 부근 이 아파트 바로 앞에서 출발합니다.
미니 버스는 독일제 벤츠였습니다. '컴포트 Comfort 2012'라는 회사이니까 쉽게 찾을 수 있을 겁니다.
시간이 되자 차는 이내 출발했습니다. 조지아의 수도 트빌리시를 벗어나서 남쪽으로 방향을 잡아 달립니다.
보슬비가 내리는 날이었습니다.
차창에 가벼운 물방울이 맺히는 정도였어요.
우리가 탄 차가 국경을 넘으려는 곳은 Sadakhlo라는 곳입니다.
도로 옆으로 기찻길이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이제 국경이 가까워지는가 봅니다.
국경이 가까워지면서 풍경이 초원 모습으로 변하고 있었습니다. 붉은 머리카락을 가진 아가씨는 아르메니아 사람이더군요.
국경에 다 왔습니다. 7시 35분에 트빌리시를 출발했는데 국경에 도착하니 8시 45분이 되었습니다.
조지아 출국을 위해 휴대용 배낭만 메고 출국장으로 들어갔습니다. 비교적 간단하게 출국절차가 이루어지더군요.
조지아 출국을 한 뒤에는 타고 왔던 차를 타고 아르메니아 입국장으로 갑니다.
아르메니아 입국도 쉽습니다. 출입국 관리 직원은 나에게 아르메니에게 입국이 두 번째냐고 물어오더군요.
만일을 위해 아르메니아 돈이 필요하길래 환전을 해야 했습니다. 출입국장 안에 있는 은행에서는 환전이 불가능하고 바깥에 있는 외부 은행에서는 환전이 가능하더군요. 일단 10달러만 환전했더니 3,900 드람을 주네요. 그렇다면 국경에서의 환율이 짐작될 겁니다.
다시 차를 타고 출발했습니다. 예전에 아르메니아에서 조지아 넘어갈 때 사용했던 도로가 아니더군요. 그때 사용했던 길은 아르메니아와 사이가 극도로 나쁜 아제르바이잔 영토와 가까운 길이었습니다.
우리나라 외교부에서도 아르메니아에서 아제르바이잔 쪽으로 접근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었습니다.
길은 제법 험했습니다만 계절은 완연히 봄이었습니다. 신록이 조금씩 묻어오고 있었고 꽃들이 피고 있었습니다.
험한 고개를 넘기도 하고...
봄꽃들이 절벽 가득 피어있는 철길 옆을 지나가기도 했습니다.
강원도 산골이 생각나더군요.
갈림길에서는 바나조르 쪽으로 갑니다. 바나조르로 간다는 말은...
딜리잔으로 가지 않는다는 말이니 결국 세반 호수를 볼 수 없다는 말이 되는 것이죠. 딜리잔은 이런 곳이었습니다. 맛보기로 아래 글을 보시면 이해하기가 빠를 겁니다.
https://yessir.tistory.com/15868064
자동차 진행 방향을 잡고 나서는 휴게소로 들어갔습니다. 점심시간이 되었기에 기사입장에서는 무언가 요기라도 해야겠지요.
확실히 여기는 고원지대인가 봅니다. 산봉우리에는 눈이 덮여있었고 나무들을 거의 볼 수 없었습니다.
휴게소는 규모가 큰 편이었습니다.
아르메니아 사람들은 점잖다는 느낌이 듭니다. 양반 국가라는 이미지를 보여주는 것 같았기에 나는 은근한 매력을 느꼈습니다. 다음 글에 계속할게요.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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