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안 여기저기 돌아다니기/나라안 여기저기 in Korea808 삼국유사의 고장 2 중앙선 이 철길도 이삼 년만 지나면 사라지겠지? 기차가 다니지 않는 풍경은 상상하기도 싫어. 중앙선 철로가 전철화되고 복선화 되면 수많은 역들이 사라지겠지. 경상북도 안에는 영주, 안동, 의성, 군위, 영천, 아화, 경주역 정도만 살아남을 것 같아. 영주 부근의 풍기역 존재 여부는 나도 잘 몰라. 군위군 안에서는 군위역이 새로 만들어지겠지. 그러나 우보, 화본, 봉림 역은 사라질 게 확실해. 나는 우보역 부근을 지나는 중이야. 여긴 초등학교 졸업을 앞둔 시절부터 살았던 곳이야. 정확하게 말하면 1967년 1월 13일 금요일 낮부터 살기 시작해서 1977년 3월 1일까지 살았다고 봐야겠지? 어떻게 그렇게 잘 기억하느냐고? 1967년에 썼던 당시 일기장이 아직도 남아있거든. 1977년 3월 2일부터는 객지에.. 2020. 9. 30. 삼국유사의 고장 1 9월 16일 치과 예약을 한주일 더 뒤로 물려두고 북으로 올라가는 기차를 탔어. 영천을 지나고 화산을 지났어. 화산(花山)! 이름이 참 예쁘잖아? 사춘기 때 내가 살던 동네에 여기 출신의 한 살 많은 형이 이사를 왔었어. 그 형은 별난 사춘기를 보내더라고. 농민들은 이미 내년에 수확할 마늘과 양파 농사를 준비하는 것 같았어. 밭에 거름을 깔아두었더라고. 까맣게 변한 흙 색깔이 너무 탐스러웠어. 신녕역에 기차가 잠시 머물렀어. 숨을 고른 기차는 다시 북쪽을 향해 내달렸어. 이제 영천시를 벗어난 거지. 영천과 의성 중간쯤인 군위군 화본역에서 내렸어. 10시 30분이 덜 된 시각이었어. 나는 플랫폼에서 접이식 자전거를 펼쳤어. 증기기관차가 다니던 시절에 사용했던 급수탑에 눈길을 던져보았어. 낮은 구름이 깔렸기.. 2020. 9. 29. 울산 태화강역에서 경주까지 자전거로 달리다 5 직은 저수지 옆을 지났어. 낚싯대를 담그고 싶어 지더라니까. 작은 전원주택을 보니까 한번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거야. 전원생활은 꿈만 꾸다가 인생을 접을 것 같아. 요즘 시골에는 아름다운 집들이 많아서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돼. 문화촌 입구를 지났어. 박재상 유적지에서 바로 넘어오는 길과 마주치게 되는 거지. 그런 곳일수록 차 조심을 해야 해. 안심하고 달리다 보면 큰 일 나는 수가 많지. 이런 깔끔한 풍경을 보면 정신이 아뜩해져. 비가 조금씩 내렸어. 이런 비는 풍경을 더 깔끔하게 만들어주길래 불평할 필요조차 없어. 울산광역시 울주군 봉계마을은 불고기 단지로 유명해. 불고기 단지로 유명하다는 말은 품질 좋은 소를 많이 키운다는 말 아닐까? 이 부근에는 소 사육시설이 자주 보이는 편이야. 한때는.. 2020. 9. 21. 울산 태화강역에서 경주까지 자전거로 달리다 4 건너편 마을이 범서라는 곳이야. 저기 아파트 동네에는 아는 분이 두 분이나 살고계셔. 한분은 한의사 선생님이고 다른 한분은 전도사님이지. 한의사 선생님은 같은 교회에서 믿음생활을 함께 하기도 했었고 그 부인은 제자이기도 하니 인연이 남다르다고 할 수 있어. 그분의 형님 되시는 분도 잘 아는 사이였어. 이젠 고인이 되셨지만..... 전도사님은 여성분이신데 제자였어. 잘 알다시피 내가 감히 스승이라는 귀한 낱말에 어울리지 않는 삼류 따라지 시골 선생이었던 주제에 제자라는 말을 쓰려니 낯이 간지럽기만 해. 두 분에게 폐를 끼치기 싫어서 일부러 점심약속을 하지 않았던 거야. 나는 아까 시장에서 사 온 김밥을 꺼내서 천천히 씹어먹었어. 이젠 김밥 두 줄도 다 못 먹는 처지가 되었어. 확실히 배가 작아진 것 같아... 2020. 9. 18. 울산 태화강역에서 경주까지 자전거로 달리다 3 무궁화 밭을 만나는 게 흔한 일이 아니잖아? 크리스천들은 '샤론의 장미'가 무슨 꽃을 의미하는지 알 거야. 태화강에 걸린 저 다리는 보행자를 위한 다리일 거야. 나는 강변을 따라 천천히 달려 나갔어. 강바람이 시원하기만 했어. 멋진 날이었지. 지난 태풍 때는 여기까지 물이 차 올랐던 모양이야. 범람 흔적이 남아있었어. 마침내 대나무 숲이 나타나기 시작했어. 대숲이 우거지기 시작한 곳 부근에 멋진 매점이 있더라고. 저런 곳에 앉아 아까 구해온 김밥을 먹어야 하는데 말이지. 하지만 그렇게 할 염치가 없었어. 태화강 강변에 우거진 이 대나무 숲은 울산의 자랑거리지. 겨울에는 떼까마귀들의 서식처가 되는 곳이기도 하지. 지능이 좋은 영악한 까마귀들도 대나무 숲의 가치를 알아보는 것 같아. 여기에 터 잡고 사는 떼.. 2020. 9. 16. 울산 태화강역에서 경주까지 자전거로 달리다 2 자전거도로와 산책로가 멋진 조화를 이루었어. 태화강에서 낚시를 즐기는 사람도 있더라니까. 강에 걸린 다리들도 하나같이 예뻤어. 강변에 늘어선 아파트들이 울산의 풍요로움을 자랑하는 것같이 보였어. 황화 코스모스라고 해야 하나? 꽃들이 군락을 이루었어. 자전거도로에는 마주 달려오는 라이더들이 많았어. 내가 사는 도시보다 자전거를 즐기는 사람들이 더 많은 게 확실해. 한때는 말이지, 인구 대비 고급차 비율이 제일 높은 데가 내가 사는 도시라는 말이 있었을 정도였어. 지금은 어느 정도의 비율인지는 모르겠지만.... 자기가 사는 도시를 자랑하고 선전하는 게 인간의 본성이어야 하는 게 맞는데..... 오래 살면서 여러 사람들과 부대끼다 보니 실망감만 가득한 게 솔직한 내 심정이야. 내가 사는 그 도시에는 기본이 안.. 2020. 9. 14. 울산 태화강역에서 경주까지 자전거로 달리다 1 지난여름은 방콕 생활을 했어. "방구석에 콕 쳐박혀 있기!" 그랬더니 너무 좀이 쑤시는 거야. 태화강 역까지 가는 무궁화호 표를 샀어. 울산에서 경주까지 자전거로 달려보려는 거야. 사실 처음에는 그럴 마음이 아니었어. 한의사 선생님을 만나보고 목회자 생활을 하는 제자를 보고 온다는 정도로만 여겼지. 아내에게도 그 정도로 이야기를 해두었어. 플랫폼에서 자전거를 접었어. 싸구려 제품이지만 저 녀석은 나하고 많이 친해. 지금은 어딜 가든지 데리고 다니거든. 재치 있는 역무원이 미니 카페가 있는 열차 칸 좌석을 주었기에 자전거를 보관해두기가 편했어. 불국사 기차역에서 잠시 멈추어 섰어. 시내에서 여기까지는 자전거로 한 시간 남짓하면 도착할 수 있어. 그동안 자주 다녔었는데 올해에는 한 번도 시도하지 않았어. 이.. 2020. 9. 11. 다시 안동 - 시내로 돌아가다 골목에는 고요함만이 넘쳐흘렀습니다. 접시꽃도 덩굴장미도 모두들 제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고요함과 정갈함이 가득한 이런 골목길이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한옥 공공기관을 보는 것은 너무 오랜만입니다. 하회마을에도 예배당이 있더군요. 10년 전에 가본 그 예배당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있습니다. 이런 마을에서 태어나고 생활해야 하는 분이라면 신앙생활 하기가...... 글쎄요..... 제 표현에 지나친 추측과 억측은 안 하셨으면 합니다. 남여차별, 신분차별, 인종차별 등 차별과 차등과 구별과 구분이 없는 세상에 태어나 산다는 것은 그 자체가 복이겠지요. 대문 앞 작은 공간에 조릿대가 밀식하여 자라도록 한 이 공간이 마음에 들더군요. 나는 마을을 벗어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잘 보고 갑니다. " 다음에 또 .. 2020. 6. 13. 다시 안동 - 하회 마을 안으로 부용대에 올라서 보면 하회마을의 전모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습니다. 부용대에서 찍은 사진을 왼쪽부터 오른쪽으로 가며 보여드리는 중입니다. 동영상으로 떠서 한꺼번에 보여드릴 수 있지만 굳이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 영상은 유투브에만 가도 엄청나게 많이 올라와있고 개인마다 사진을 소장하고 계시는 분들이 많을 것 같은 데다가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모래가 강바닥에 지천으로 깔린 모래강은 세계적으로 그리 흔하지 않은데다가 물길이 마을을 감싸며 흐르는 곳조차 많지 않기에 귀한 풍경임에 틀림없습니다. 하회라는 말이 내(개울, 개천)가 휘감아 흐른다는 말이 아니겠습니까? 순수한 우리말로는 물돌이 마을 혹은 물돌이동이라고 합니다. 몰돌이 마을의 대표적인 곳이 하회 부근에 몰려 있습니다... 2020. 6. 11. 다시 안동 - 하회 부용대 오늘의 첫 목적지는 부용대입니다. 부용대는 하회마을 맞은편 절벽을 부르는 말입니다. 벌써 모내기가 끝나 있었고 망초들도 이미 꽃을 피웠습니다. 강에는 물이 제법 흐르고 있었습니다. 풀밭처럼 보이는 저런 곳에 예전에는 하얀 모래가 지천으로 깔려있었습니다. 오죽했으면 한강을 두고 노래한 노랫말 가운데 '노들강변 백사장'이라는 구절이 있었을까요? 한강에도 모래가 가득하던 날이 있었다는 말이죠. 낙동강으로 흘러드는 물줄기 가운데 하나인 내성천에는 모래가 특히 더 곱고, 양도 많았습니다. 현재의 모습처럼 황량하게 변하는데는 고작 오십 년밖에 걸리지 않더군요. 수천수만 년간 변함없던 강산이 고작 반백년만에 옛 모습을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확 변한다는 게 너무 놀랍습니다. 나는 둑길을 걸었습니다. 주차장에서 마을로.. 2020. 6. 10. 다시 안동 - 시내에서 하회로 배고픔을 해결한 뒤 일어나 버스정류장을 향해 걸었습니다. 시가지가 깨끗하다는 것은 시민들 의식 수준과 관계가 있겠지요. 하회 민속마을로 가는 버스는 246번이었습니다. 출발지는 안동역에서 그리 멀지 않습니다. 교보생명 건너편으로 기억해두어도 될 것 같습니다. 시내버스 시간표를 찍어두었습니다. 참고로 하시기 바랍니다. 하기사 자가용 승용차로 움직이는 분들에게는 이런 정보가 뭐 필요하겠습니까? 정류장 부근의 모습입니다. 1970 연대만 하더라도 사진에 등장하는 낡고 낮춤한 이런 집들이 대세를 이루었습니다. 이 부근 어딘가에 염색공장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버스 정류장 위치를 홈플러스 부근으로 기억해두어도 편리하지 싶습니다. '문화의 거리'와 '음식의 거리'가 그 부근에 몰려있으니까요. 시내버스에 제일 .. 2020. 6. 8. 다시 안동 - 시내 1 6월 3일 수요일, 기차를 탔습니다. 11시 10분 경이되어 안동역에 도착했습니다. 종합관광안내소에 가서 시내버스 시간표와 지도를 얻어두었습니다. 하회마을로 가는 버스는 12시 30분경에 있다고 하네요. 안동은 이년만에 다시 왔습니다. 버스시간이 조금 남았길래 골목으로 들어가 보았습니다. 내가 사는 도시보다 더 깨끗하고 고급스러워보입니다. 그건 미의식의 차이에서 오는 일일지도 모릅니다. 아름다움에 눈을 뜨지 못하면 언제까지 싸구려로 살 수밖에 없습니다. 중심지에는 숙박시설이 제법 보입니다. 거리가 깨끗했습니다. 물길 하나가 주는 청량감은 이루 말로 다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내가 사는 도시에서 이런 물길에 관한 이야기를 꺼냈다가 별별 소리를 다 얻어들었습니다. 이런 글을 쓸때마다 한숨이 나옵니다. 맘모.. 2020. 6. 6. 신세계에서 2 식당을 찾아둔 뒤 옥상 공간으로 이어지는 출입구를 통해 밖으로 나갔습니다. 그냥 대강 보고 지나쳤는데 친구는 분수일 것이라고 이야기를 하는군요. 옥상 공간은 제법 넓었습니다. 한쪽은 놀이터 비슷하고요..... 다른 한쪽으로는 경치를 감상할 수 있도록 틔워두었습니다. 멀리 팔공산 줄기가 대구 시내를 감싸고 있음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동대구 역 앞 뒤 도로까지 한눈에 드러납니다. 철로 위에 이런 거대한 역사를 세웠으니 기술이 놀랍습니다. 이제 정글 공간으로 가봅니다. 어린아이들이 좋아할 공간이라는 느낌이 듭니다. 왕거미가 보이는 저쪽이 놀이터를 겸하고 있는 곳이죠. 이런 멋진 공간이 숨어있으리라고는 상상을 못 했습니다. 식물이 가득해서 정글 분위기가 났습니다. 밤이 되면 더 멋질 것 같습니다. 대.. 2020. 5. 29. 신세계에서 1 거의 석달만에 대구에 가봅니다. 이주일 전에 친구를 만나기 위해 살짝 가본 일이 있습니다. 이번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인해 대구는 기피 지역이 되고 말았습니다. 정치와 연관지워 이야기하고 싶은 마음은 조금도 없습니다. 영천과 대구 사이는 곧 전철로 연결될 것 같습니다. 앞으로는 영천이 경주보다 살기 좋은 곳이 될 것이라는 생각도 해봅니다. 지하철 입구에 있는 헌책방 알라딘 서점에서 친구를 만나 사람이 제일 적다고 생각되는 꼭대기 층으로 올라갔습니다. 1950년대 식으로 꾸며놓은 곳이었습니다. 좋았던 시절에 대한 향수가 가득 스며들어있는 거리였습니다. 식당들 사이를 옛날 거리모양으로 꾸며두었더군요. 처음 올라와보는 곳이었습니다. 이런 곳이 있으리라고는 상상을 못했습니다. 커피 한잔 마실 한 곳을 미리 확.. 2020. 5. 28. 승부 6 - 버스로는 접근이 불가능한 오지를 가다 낙동강 상류를 가로질러 걸린 다리는 승부 현수교였어. 산그늘이 서서히 다가오고 있었어. 만약 계절이 겨울 부근이었더라면 벌써 컴컴해졌을 거야. 이 정도 물이면 일급수가 아닐까? 하지만 상류인 석포 부근에는 많은 이들로부터 지적을 당하고 있는 제련소가 하나 있어. 그런 분야에 .. 2020. 5. 16. 이전 1 ··· 23 24 25 26 27 28 29 ··· 5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