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깜쌤의 세상사는 이야기 : '난 젊어봤다' - 자유 배낭여행, 초등교육, 휘게 hygge, 믿음, 그리고 Cogito, Facio ergo sum
  • 인생 - 그리 허무한게 아니었어요. 살만했어요

우리나라 안 여기저기 돌아다니기/나라안 여기저기 in Korea808

자전거 여행 - 울진에서 동해까지 4 단풍이 절정을 넘어선 듯합니다. 의상대사가 불영사를 창건한 것을 기념하는 건물인가 봅니다. 나는 못가를 걸어서 나가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전에 보고 나가야 할 곳이 있습니다. 바로 이 건물이죠. 목어와, 범종과.... 법고를 바라보았습니다. 가을 정취가 가득합니다. 햇살이 절터에 가득 내려앉고 있었습니다. 못에는 떨어진 낙엽들과 수초들이 그득합니다. 이 절에는 칠성각이 있네요. 분위기 하나는 최상급입니다. 더구나 가을이니..... 부처상이 남쪽을 보고 앉아 있더군요. 나는 이 길을 걸어가는 중이죠. 제가 중(스님)이라는 말이 아니고요. 아재 개그를 내뱉은 자신이 우스워집니다. 어떤가요? 돌아나오는 길에 부도를 보러 갔습니다. 한번 사는 인생! 어떻게 사느냐가 소중하겠지요. 이 부도의 주인공도 자기 나름대.. 2020. 11. 30.
자전거 여행 - 울진에서 동해까지 3 : 불영사 절터 위치 하나는 절묘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골짝에 이런 터가 있다는 것을 알아낸 그 재주가 비상합니다. 화장실 건물 부근에 터 잡은 은행나무가 멋진 단풍을 자랑하고 있었습니다. 그것도 두 그루씩이나.... 안으로 더 걸어들어갔더니 비로소 절이 등장했습니다. 절터 왼쪽으로 못이 등장합니다. 부처 그림자가 저기에 비추어졌다는 말이겠지요? 절을 둘러싼 봉우리들이 낮춤해서 안정감이 있습니다. 볼거리들을 미리 확인해둡니다. 이 깊은 산중에 있는 절치고는 규모가 굉장하네요. 승용차들도 가지런하게 주차되어 있었습니다. 참 묘한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곳에 주차장이 있으리라고는 상상을 못 했습니다. 고목들이 힘찬 기상을 자랑하는 듯합니다. 요사체 공간인가 봅니다. 장독대 규모를 보니 거처하는 관계자들.. 2020. 11. 28.
자전거 여행 - 울진에서 동해까지 2 : 불영계곡 이런 골짜기에 이만한 논이 있다는 것은 드문 일일 것입니다. 나는 계곡을 이리저리 살펴보았습니다. 어찌 보면 이런 곳이야말로 현대판 무릉도원일이지도 모릅니다. 물이 한없이 맑았습니다. 한번 보고 스쳐 지나가기엔 너무 아깝습니다. 휴게소에 숙박시설이 있는듯 합니다. 나는 데크 길을 걸어 돌아 나왔습니다. 개울가로 나있는 길가에 심은 나무는 벚나무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젠 휴게소를 떠나야지요. 음료수라도 하나 사 마실까 하다가 참았습니다. 집 나오면 평소 습관대로 짠돌이가 됩니다. 나는 다시 안장에 올라 페달을 밟았습니다. 농익은 가을이 무너져 내리고 있는 듯합니다. 이런 데서 자전거 펑크라도 나면 큰일이지만 도로가 워낙 깨끗하고 깔끔하니 안심이 되긴 합니다. 불영사가 이 근처 어딘가에 있는 모양입니다. 절.. 2020. 11. 27.
자전거 여행 - 울진에서 동해까지 1 북으로 올라가는 승용차 트렁크에 자전거를 접어 욱여넣었습니다.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울진 여행을 떠납니다. 이번에는 울진에서 출발하여 삼척시와 동해시를 보고자 마음먹었습니다. 망양휴게소에서 잠시 쉬었습니다. 믿음 생활을 하면서 알게 된 분 가운데 나와 취향이 아주 비슷한 한분이 계십니다. 차분하고 아주 성실하셔서 행동 하나하나, 내뱉는 말씀 한마디 한마디 속에 진심이 가득 넘치는 그런 분입니다. 그런 분과 동행하게 되었으니 제가 복 많은 사람임이 틀림없습니다. 쉰둘에 장로 임직을 한 뒤 하나님을 섬기다가 지난달 말에 그 직분을 내려놓았기에 어디 가서 마음이나마 조금 추스르고 싶었습니다. 울진에 계시는 믿음의 동료이자 든든한 후배이기도 한 그분의 호의로 이번 여행을 떠난 것이죠. 예전에는 울진군 서면이었던.. 2020. 11. 26.
부석사에서 영주까지 6 나는 자전거도로를 버리고 시가지 도로로 올라섰습니다. 이젠 시내로 들어가야지요. 길가에 깔끔한 자태를 지닌 교회가 나타납니다. 서천폭포는 저번에 본 기억이 납니다. 폭포라면 물이 흘러내려야 하는데..... 이 부근에 옛날 영주역이 있었을 것 같습니다. 오십 년도 더 이전의 일이니 기억에 남아있을 리가 없습니다. 영주 시내 안에는 시장이 많더군요. 나는 따끈한 국밥이 그리워졌습니다. 하지만 제가 생각하는 그런 국밥집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시장 안에 물길이 있어서 맑은 물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저녁 식사를 못했으니 영주역으로 가는 편이 낫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남산초등학교를 지나 지하도를 빠져나왔습니다. 보름달이 떠 있었습니다. 영주역 부근에 자전거를 세워두고 식사를 해결할 장소를 찾아 나섰습니다. 여기.. 2020. 11. 24.
부석사에서 영주까지 5 금성대군 신단이 부근에 있다는 사실은 잘 모르고 살았습니다. 금성대군은 세종의 여섯 번째 아들로서 단종의 숙부가 됩니다. 나중에 단종을 쫓아내고 세조가 되는 수양대군은 세종대왕의 둘째 아들이죠. 금성대군은 단종 복위 사건에 연루되어 여기 순흥에 유배되어 있다가 모반을 꾀했다는 이유로 처형된 분이죠. 영주는 사과와 인삼으로도 유명한 곳입니다. 나는 순흥면 소재지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읍내 사거리 로터리에서 그대로 직진하면 풍기로 가게 될 것입니다. 나는 소수서원을 끼고 흐르는 죽계천을 따라 내려갑니다. 순흥초등학교를 지나고.... 버스정류장 부근의 느티나무 앞을 지나갑니다. 해가 지는 듯합니다. 교통량이 적어서 자전거 타기에 별 무리는 없었습니다. 그래도 모르니 갓길로 달리려고 노력했습니다. 어느 정도 내.. 2020. 11. 23.
부석사에서 영주까지 4 갈참나무는 얕은 언덕 위에 우뚝 서 있었습니다. 나는 언덕을 올라가보았습니다. 참나무가 이런 식으로 자란다는 것은 귀한 일 아닐까요? 나무의 나이도 5백 년은 족히 넘었다니 놀라운 일이죠. 갈참나무라고 했지만 쉽게 말하자면 도토리를 맺는 나무라고 보시면 됩니다. 참나무도 워낙 종류가 많으니 전문가가 아닌 다음에야 세밀히 아는 분은 드물 것입니다. 언덕 밑에는 폐교가 된 학교 건물이 버티고 있습니다. 영주시 단산면에 있는 옥대초등학교의 단산분교 건물이었다고 하네요. 나는 운동장으로 돌아가보았습니다. 아이들이 뛰어놀던 운동장은 밭으로 변해있었고 건물은 흉하게 낡아가고 있었습니다. 동네에 아이들 소리가 사라진다는게 얼마나 무서운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현관 앞에는 대나무들이 자라고 있었습니다. 금전적인 여유가 .. 2020. 11. 21.
부석사에서 영주까지 3 절에서 먼데 경치를 보고 있으려니 젊었던 날 절에 머물렀던 기억이 슬며시 돋아나왔습니다. 다 부질없는 짓이었지요. 삶을 반추해보면서 이제는 많이 버렸지만 아직도 가슴 한구석에는 해보고 싶은 걸 못해보고, 가보지 못한 길에 대한 작은 미련은 남아있습니다. 철이 들면서는 역사나 언어공부에 파고 들어서 강의하고 책 쓰는 일만을 꼭 하고 싶었습니다. 없는 집에서 태어났기에 젊었던 날에는 고시공부를 해서 고위공무원이 되고 싶기도 했었습니다만, 나를 둘러싼 현실은 너무 팍팍하기만 해서 거기에 도전조차 해보지 못했습니다. 이만큼 살고 나니까 모든 게 다 우습네요. 지나간 이야기는 그만해야지요. 여기서 사과를 사면 주차장까지 배달해주는 모양입니다. 나는 자전거 세워둔 곳을 향해 걸었습니다. 이제 산문을 벗어납니다. 불.. 2020. 11. 18.
부석사에서 영주까지 2 천왕문을 통과합니다. 워낙 많은 정보가 넘치는 세상이라 쥐뿔도 모르는 제가 절에 대해 아는 척 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다시 계단을 오릅니다. 명산대찰들은 분위기가 비슷하니 자세하게 소개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멋진 계절에 찾아온 건 틀림없습니다. 제일 꼭대기에 무량수전이 있습니다. 석탑을 쓰윽 보고는 그냥 지나칩니다. 앞에 등장하는 건 범종각일 겁니다. 범종각 건물이 나타났습니다. 철쭉이 왜 지금 피는지 모르겠습니다. 밑을 지나갑니다. 목어와 법고가 보입니다. 스님들이 거처하는 공간 가운데 하나이지 싶습니다. 절 규모가 굉장하네요. 몇 번 와본 절이지만 이렇게 규모가 클 것이라고는 생각지 않았습니다. 안양문을 지나면 무량수전에 이를 것입니다. 무량수라..... 우리가 쓰는 많은 숫자 단위는 그 유래.. 2020. 11. 17.
부석사에서 영주까지 1 거긴 단풍이 일찍 들것입니다. 그러니 더 늦기 전에 가봐야 했습니다. 너무 오래 못 가보았습니다.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가 볼 수 있는 곳임에도 불구하고 마음의 여유가 없었나 봅니다. 경주에서는 두 시간 반 정도 기차를 타야 합니다. 중앙선 복선화 전철화 공사를 끝내면 시간이 단축될 것입니다. 의성에서 안동으로 이어지는 일부 구간은 새로운 노선을 달리더군요. 그러다가 무릉 부근에서 예전 노선으로 접어들었습니다. 안동역으로 들어갑니다. 안동! 추억이 얽힌 곳이지요. 생각만 하면 여러가지로 마음 아려오는 곳입니다. 영주댐 부근을 지나갑니다. 보면 볼수록 분통 터지는 곳이기도 합니다. 안동-영주 사이 일부 구간도 새 노선을 달립니다. 영주역에서 그분을 만나 자전거를 실었습니다. 부석사를 향해 달려갑니다. 가.. 2020. 11. 16.
다시 울산 - 호계에서 범서까지 자전거 여행 3 마음이 급했길래 무작정 마구 내달렸어. 중간에 봐야 할 것들은 저번에 보았다는 핑계를 대고 무시하고 나아갔지. 얼마나 갔을까? 한의사 선생님으로부터 전화가 왔어. 워낙 선하신 분이기에 만나는 장소에 대해 신경이 쓰이셨던가 봐. 나는 범서로 들어가는 입구 부근을 만남의 장소로 찍어두고 있었어. 내가 그분을 만나려고 했던 이유는 속이 답답했기 때문이야. 몸에 이상이 있는 것이 아니라 마음에 탈이 있었지. 이렇게 계속 올라가면 KTX 울산역에 도착할 수 있을 거야. 범서 대교 밑을 지나서 계속 상류 쪽으로 올라갔어. 범서로 들어가는 다리 부근에서 한의사 선생님께 전화를 드려보았더니 범서 대교 밑에서 기다리신다는 거야. 그래서 다시 방향을 바꾸어 시내로 내려가야헸어. 다리 밑에서 만날 수 있었어. 몇 년 만인지.. 2020. 11. 12.
다시 울산 - 호계에서 범서까지 자전거 여행 2 갈대꽃 뒤로 보이는 작은 모래톱 위에 갈매기들과 오리 종류들이 그득했어. 도심에서 이런 모래톱을 만날 수 있다니 얼마나 멋진 일이야? 메타세쿼이아 나무들을 심어서 강변 분위기를 돋웠어. 제갈량의 후손들이 모여사는 중국 동부 절강성의 제갈팔괘촌이 생각나더라고. 중국 절강성 제갈팔괘촌 입구에서 만나본 풍경이었어. 그게 벌써 7년전 일이네. 자전거를 달리다가 인적 드문 널찍한 바위 하나를 발견하고는 앉았어. 그리고는 김밥을 꺼냈지. 등에 메고 다니는 고물 배낭을 벗어두고 맛있게 냠냠거렸어. 간단하게 점심을 먹고는 다시 자전거에 올랐어. 저만치 앞에서 동천과 태화강이 만나는 거야. 이제 내황교 위로 올라가야 해. 자전거도로에서 도로 위로 올라서는 연결로가 아주 깔끔했어. 내가 사는 도시에서는 언제쯤 이런 시설이.. 2020. 11. 9.
다시 울산 - 호계에서 범서까지 자전거 여행 1 10월 21일 수요일, 오전 자전거를 가지고 기차를 탔어. 기차는 순식간에 불국사역을 지나치더니 입실 역을 향해 달려 나갔어. 경주 반월성 앞으로 흐르는 남천 지류에는 모래가 가득했어. 경주시 입실, 모화부터는 공장들이 즐비해. 그런 걸 보면 여긴 벌써 울산권이라 볼 수 있지. 일반 열차에 자전거를 싣기 위해서는 접이식이어야해. 호계역에서 내렸어. 자전거를 펴서 조립했지. 접이식이어서 간단하게 조립할 수 있어. 플랫폼 양쪽에 정차했던 차들이 출발해 버리고 나자 혼자만 남았어. 호계역에서 내려본 건 처음이야. 여긴 한 번도 온 적이 없어. 사실 경주 남쪽으로는 내려올 일이 거의 없었으니까 그럴 수밖에 없었어. 안전요원 청년이 플랫폼을 확인하고 있었어. 자전거를 끌고 대합실을 나서자 시장거리가 펼쳐졌어. 사.. 2020. 11. 7.
삼국유사의 고장 4 나는 화본역 방향으로 가보기로 했어. 위천에 걸린 다리를 건너다가 상류 쪽을 바라보았어. 어딘가 눈에 익은 듯한 풍경이라는 생각이 들었어. 그땐 몰랐는데 그 이유는 나중에서야 알게 되었지. 화본역 쪽으로 가는 길목에 삼국유사 테마공원이 새로 조성되어서 개장했다는 소문을 들었거든. 의흥에서 화본 방향으로 조금 달려 나갔더니 삼국유사 테마공원 입구를 만났어. 어떤 곳인지 궁금하다면 아래 글상자나 주소를 클릭해보면 될 거야. blog.naver.com/3964themepark 삼국유사 테마파크 : 네이버 블로그 군위 삼국유사 테마파크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 blog.naver.com 오르막길이었기에 자전거를 끌고 갔어. 아치형의 구조물이 앞을 지키고 있는 터널을 지나가야만 했어. 베트남 다낭과 호이안 .. 2020. 10. 6.
삼국유사의 고장 3 향교가 있었다는 말은 이 고을의 규모가 상당했다는 말이겠지? 재일교포로서 2차 대전 후 일본 최초의 사법시험 합격자가 바로 이 고장 사람 출신 사람이라고 알고 있어. 저 멀리 동그랗게 솟아오른 산이 보이지? 그 산이 이 부근의 명산 축에 들어가지. 그 안 골짜기에 군위댐이 만들어져 있고 개울가에는 인각사라는 이름을 가진 절이 있지. 고려 시대에 중 일연이 거기 인각사에 머무르면서 삼국유사를 썼어. 우리나라 역사를 처음부터 끝까지 불교적인 관점에서 기록했다는 약점을 지닌 책이지만 사료로서의 가치를 어느 정도는 인정받는다고 해. 그래서 군위군에서는 삼국유사를 자주 들먹이는가 봐. 향교 입구에는 일신당이라는 이름을 지닌 현대식 건물이 있더라고. 일신당이라고 이름 붙인 것으로 보아 고문(옛글)에 밝은 분이 건물.. 2020. 10.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