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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깜쌤의 세상사는 이야기 : '난 젊어봤다' - 자유 배낭여행, 초등교육, 휘게 hygge, 믿음, 그리고 Cogito, Facio ergo sum
  • 인생 - 그리 허무한게 아니었어요. 살만했어요
우리나라 안 여기저기 돌아다니기/나라안 여기저기 in Korea

승부 6 - 버스로는 접근이 불가능한 오지를 가다

by 깜쌤 2020. 5. 16.



낙동강 상류를 가로질러 걸린 다리는 승부 현수교였어.



산그늘이 서서히 다가오고 있었어.



만약 계절이 겨울 부근이었더라면 벌써 컴컴해졌을 거야.



이 정도 물이면 일급수가 아닐까?



하지만 상류인 석포 부근에는 많은 이들로부터 지적을 당하고 있는

제련소가 하나 있어.



그런 분야에 전문적인 지식이 없어서 제련소에 대해서 내가 함부로

옳다그르다 말할 처지는 못 돼.



지도에 석포의 위치가 나타나있지?



나는 현수교로 들어섰어.



흔들지 말라고 되어 있었어.



뭐 나같은 약골이 흔든다고 이런 다리가 흔들려지겠어?



실험해보았느냐고?



이 나이에 다리가 정말 흔들리나 흔들리지 않나 실험해보면

 욕먹지 않겠어?



나이값은 하고 살아야 한다는 것을 오래 전부터 배워왔지.



현수교 끝에 서면 승부역 승강장을 만날 수 있어.



나는 다시 돌아섰어.



승강장 방문은 조금 후에 자동으로 하게 될테니 생략한 거야.



왔던 길을 다시 걷는 거지.



이제 한군 데만 가면 끝이야.



하얗게 핀 것은 돌단풍이야.



다른 하나는 병꽃일 거야.



컨테이너를 가득 실은 기차가 굴속으로

빨려들어가고 있었어.



기차가 지나가고나자 사방이 아까보다 더

고요해졌어.



하늘 세평 숲 부근에 가는 거야.



작은 공원처럼 꾸며놓았더라고.



돌틈마다 돌단풍이 가득했어.



물레방아도 보이고 말이지.



운치있는 풍경을 만날 수 있었어.



이 장면만은 꼭 기억해두고 싶었어.



웬 산타?



이누이트까지. 예전에는 에스키모인들이라고 배웠잖아?

이글루 기억나지?



백호 가족들도 등장했어.



이젠 역으로 돌아가야지.



나는 다시 다리를 건넜어.



그리운 다른 다리는 남겨두고 말이지.



내 두 다리로 부지런히 걸었어.



기차를 놓치면 안되잖아?



기차역 구내로 이어지는 비탈을 걸어올라갔어.



그리운 모습은 눈에 반드시 담아두어야겠어.



머리 속에 기억해두는게 빠르겠지?



나에게 주어진 세 시간이 어느새 후딱 지나가버렸어.



갑자기 다시는 못 뵐 선친이 너무 그리워졌어.



그리고 유년 시절의 내 발자국도 승강장 어딘가엔 찍혀있겠지?



나는 천천히 사방을 세밀하게 다시 훑어보았어.



언제 다시 올 수 있을까?



다음에 온다면 분천까지 트래킹을 꼭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



기차가 들어오고 있었어.



적어도 네시간 정도는 타고가야 할 거야.



철도관사가 있던 장소를 다시 한번 더 보며 추억을 되새김질 했어.

그렇게 하루가 가버린 거야.


5월 7일 목요일의 일이었어.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