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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깜쌤의 세상사는 이야기 : '난 젊어봤다' - 자유 배낭여행, 교육, 휘게 hygge, 믿음, 그리고 Cogito, Facio ergo sum
  • 인생 - 그리 허무한게 아니었어요. 살만했어요

경주, 야생화, 맛/야생화와 분재사랑 Wildlife Flower151

수사해당 피다 꽃 없는 세상은 얼마나 무미건조할까 싶습니다. 서재에서 나와 함께 월동을 하던 서양란 화분을 올해는 좀 빠르게 3월 하순에 바깥에 내다 놓았습니다. 사방에 꽃이 피기 시작하자 제가 기르던 수사해당도 꽃망울을 터뜨려주었습니다. 발그레하게 피기 시작합니다. 며칠 지나면 전체에 꽃이 달릴 것 같습니다. 양란도 드디어 개화를 시작해줍니다. 쓰레기장에 굴러다니던 것을 가져와서 키운지 벌써 15년이 되었습니다. 단풍도 새싹을 내어주었기에 서재에서 봄을 느껴봅니다. "얘들아, 고마워! 올해도 잘 견뎌야 돼." 어리 버리 2021. 4. 10.
매화 향기 대다수 여성분들은 향수를 좋아한다고 그러더군요. 그 말이 어느 정도의 진실성을 띠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어쨌거나간에 공항이나 항만 면세점의 인기 품목 가운데 하나는 향수임이 틀림없습니다. 인생을 어느 정도 살면서 알게 된 사실인데요, 사람마다 가진 인격이 다르듯이 살갗에서 나는 냄새도 다르다는 사실을 아주 조금 살짝 깨달았습니다. 젊은 여성이 제 곁에 다가오면 향수냄새가 나기도 하고 비누냄새나 화장품 냄새가 나기도 해서 어떨 땐 어떤 향수, 혹은 화장품을 쓰고 있을까하고 궁금해 해보기도 합니다. 뭐 의도적인 것은 아니니 오해하지는 마시기 바랍니다. 향기와 향수도 종류가 참 많다는 사실을 살면서 깨달았습니다. 바람둥이와는 거리가 한참이나 먼 저 같은 숙맥도 여성들 곁에 다가갔을 때나 다가왔을때 맡을.. 2021. 3. 25.
향기로는 봄날 매화만한 것이 있으랴? 퇴계선생 이황이 매화를 사랑하셨음은 유명한 일입니다. 퇴계 선생을 사랑했던 단양군의 관기 두향이 이별 선물로 퇴계 선생에게 매화를 선물했던 사실이 있다고 합니다. 바로 그 매화였는지는 모르지만 퇴계 선생은 임종 시 '매화에게 물을 주어라'라고 당부하셨다네요. 퇴계 선생이 타계하자 그 소문을 들은 그녀가 사나흘 길을 걸어 안동까지 와서 문상을 하고 갔다는 이야기는 가슴을 저리게 만듭니다. 두향은 퇴계 선생이 단양군수에서 풍기군수로 옮겨가자 관기에서 물러나 홀로 고고하게 살았다고 전해지는 그런 분입니다. 나는 예전부터 매화를 사랑해왔습니다. 우리 선조들이 사군자라고 해서 높이 쳐주어서가 아니라 이른 봄날에 피어 고고한 향기를 뿜어내는 그 매력에 홀려버렸던 것이지요. 꽃을 주로 감상하면 매화로 칭하고 열매를 .. 2021. 3. 24.
나만 몰랐던 미니 해바라기 & 백일홍 그런 게 있는 줄은 까맣게 모르고 살았습니다. 처음 보는 순간 저게 뭐지 싶었습니다. 현대 유전공학의 놀라운 솜씨를 모르고 살았던 제가 한심해졌습니다. 내년에 반드시 길러보아야 할 품종입니다. 블로그 검색을 해보니 벌써 많은 분들이 길러보셨더군요. 해바라기의 꽃대를 낮춤 하게 만들어서 히트한 모양입니다. 다른 분들의 글을 검색해 보았더니 다이소에서 이런 씨앗을 판다고 하네요. 이건 백일홍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꽃이기도 하지요. 이란의 고적 도시 이스파한에서 만났던 백일홍 꽃밭을 어떻게 잊어버릴 수가 있을까요? 그게 벌써 약 이십여 년 전의 일이네요. 나는 유년 시절부터 백일홍과 채송화를 좋아했습니다. 다시 이스파한의 호텔입니다. 한번 더 가보고 싶습니다. 이번에는 진한 분홍이네요. 붉다고 표현해도 되겠지.. 2020. 11. 5.
재충전 5 - 도시농부 B 오늘은 한 달 만에 대구에 갈 거야. 친구들을 만나보기 위해서지. 원래는 여섯명이 모이는 모임이었는데 이젠 넷만 남았어. 사실 이제 나에게는 재충전이 필요해. 어제는 울산을 다녀왔어. 태화강변에서 자전거를 탔던 거야. 자전거만을 타기 위해 갔던 것은 아니야. 보고 싶었던 분을 만나러 간 거지. 더 늙어버리기 전에 보고 싶었어. 아주까리기름이라도 발라서 젊어지고 싶었어. 하지만 그런다고 젊어지나? 곱게 늙어야하는데 타고난 바탕이 워낙 안 좋으니 별 수 없어. 올해에는 그렇게 좋아하는 배낭여행도 떠나지 못했어. 고생하시는 소상공인들과 농민들을 보면 이런 말조차도 입에 담으면 안될 것 같아.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코로나에 떠는 백성들 보고는 집에 가만 있으라 해놓고 자기 식구는 요트 사러 가도 되더구먼. 서.. 2020. 10. 22.
재충전 - 4 : 도시농부 A 내년에는 이걸 꼭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도시에서 농사짓는 도시 농부를 해봐야겠어. 식물 가꾸기를 좋아하니까 내가 하기에는 딱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 처음 보면서 '바로 이거다'라는 느낌이 왔어. 문제는 내가 집을 오래 비울 경우인데 말이지. 관리하기가 쉽지 않겠지? 공간은 있지. 옥상에서 하면 되니까. 지금까지는 꽃만 길렀어. 농사 지을 생각을 하긴 했지만 계기가 없었어. 이런 전시회를 기획해준 분들이 너무 고마웠어. 지난달 동대구 역 광장에서 보았지. 그동안 텃밭 딸린 작은 집을 구하러 제법 다녀보았어. 경주 부근은 땅값이 비싸서 엄두를 내지 못했어. 너무 멀리가면 자가용 승용차가 없는 나는 너무 불편해져. 나이 들어 혼자 멀리 간다는 게 부담스러웠어. 여행이라면 조금은 자신 있지만 이건 여행이.. 2020. 10. 21.
향기 3 - 천사의 트럼펫(천사의 나팔꽃, 에인절 트럼펫) 최근 열흘 동안은 꽃 향기에 취해 살았습니다. '천사의 나팔꽃(Angel's trumpet)'이 계속해서 피었기 때문입니다. 이 꽃을 처음 본 것은 태국이었을 겁니다. 태국 북부 치앙마이의 깊은 산속에 숨어 살고 있는 소수민족 몽족의 도이 뿌이 마을을 갔을 때 가장 많이 보았다고 기억합니다. 그야말로 꽃 천지인 마을이었습니다. 마을 곳곳에 천사의 트럼펫이 자라고 있었습니다. 그게 2006년의 일이었습니다. 한때는 태국이 너무 좋아서 다섯번을 갔는데요, 북동부 이산 지방의 작은 도시를 빼고는 정말 많은 곳을 돌아다녀 보았습니다. 1995년에 동남아 배낭여행을 처음했었는데요, 그때부터 뻔질나게 드나들었습니다. 소수민족 마을 곳곳에 천사의 나팔꽃이 가득했습니다. 제가 다섯번이나 가보았던 나라는 태국과 터키 두.. 2020. 10. 15.
향기 1 선더스트라는 이름을 가진 이 녀석은 지난달에 꽃을 피웠습니다. 올해는 꽃대를 달랑 두 개만 올리더니 기어이 몇 송이를 피워주더군요. 이 녀석이 우리 집에 온 지가 한 이십여 년은 되었을 겁니다. 녀석은 거의 해마다 꽃을 피워주었습니다만 이젠 많이 늙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얘는 족보상으로 양란에 속합니다. 양란들은 아무리 꽃이 곱고 화려하고 예뻐도 향기가 없는 것들이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양란과 동양란의 교잡종으로 알려진 선더스트는 예외적으로 향기를 내뿜습니다. 향기가 얼마나 맑고 서늘한지 모릅니다. 중국춘란의 특징인 맑은 향기를 이 녀석이 가지고 있더군요. 약 삼십여 년 전에 나는 중국 춘란들을 명품으로만 70여분 정도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들이 가지고 있는 향기는 말로 설명하기가 어렵습니다. 중국.. 2020. 10. 13.
공백 6 - 와송 옛날 기와집 지붕에는 기와 위에 와송(=바위솔)이라는 식물이 자라났습니다. 오래된 기와집에 살았던 경험이 있는 분이라면 제가 하는 말을 이해할 수 있지 싶습니다. 요즘 도시에서는 보기 어려운 장면이죠. 와송이라는 이름도 기와에 자라는 솔(=소나무)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각지의 산에 가면 자생하고 있음을 확인해볼 수 있습니다. 순수한 우리말로는 바위솔이라는 아름다운 이름을 가지고 있습니다. 여분의 작은 화분들을 제법 가지고 있었기에 올해에는 화분에 심어서 옥상에 올려두었습니다. 이런 작은 화분에 옮겨심어둔 와송 화분들이 마흔 개가 넘어섰습니다. 와송에 항암 성분이 많다는 소문이 나서 요즘은 대량으로 재배하는 분들이 제법 있다고 들었습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작은 빈터에도 와송이 소복하게 .. 2020. 10. 1.
박 7 - 이 정도면 충분해 내가 살고 싶은 집이지. 비싼 아파트도 싫고 저택을 원하는 것도 아니야. 나는 이 정도면 충분해. 여기서 더 나가면 과욕이고 탐욕이지. 지붕에는 박 넝쿨 정도만 올리면 돼. 호박도 조금 기르고 말이야. 바가지를 만들어서 음식을 담아 먹었으면 해. 툇마루에 앉아 책을 보며 해바라기를 할 수 있다면 충분하지. 꽃과 채소를 가꿀 스무 평 정도의 마당만 있으면 돼. 뭘 더 바라겠어? 그렇게 살다가 죽을 수 있으면 좋겠어. 어리 버리 2020. 9. 26.
공백 5 올해 5월 26일에 채송화가 첫 꽃을 피워주었습니다. 지난 세달동안 아침마다 꽃을 보는 재미가 엄청 쏠쏠했습니다. 거름을 많이 챙겨주지 못했던 여파일까요? 8월 말이 되자 비실거리는 모습이 역력했습니다. 녀석들에게 너무 미안해서 정리를 했습니다. 더 살 수 있는 생명을 정리하고 나자 마음이 가볍지는 않더군요. 내년을 기약해야지요. 살짝 아쉬워서 옥상에 기르던 녀석들은 남겨두었습니다. 녀석들은 좀 더 오랫동안 남겨두었다가 자연사하도록 할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내년 5월 말까지의 공백이 너무 긴 세월 같습니다. 어리 버리 2020. 9. 9.
섭렵 7 그동안 많은 꽃들을 길러보았습니다. 정서순화에는 최고의 취미가 아닐까 합니다. 달리 표현하자면 귀한 생명을 많이 죽이기도 했다는 말입니다. 그건 지은 죄가 많다는 말이기도 하겠지요. 나는 꽃들과 어린아이들, 물고기 - 특히 열대어 - 를 볼 때마다 창조주 하나님의 존재를 느낍니다. 작은 야생화 하나속에도 감추어둔 신비가 한없더군요. 하나하나 들춰가자면 이야기가 길어지겠지요. 다른 견해를 가진 분들에게는 한없이 고리타분한 이야기가 될 수도 있으니 생략하십시다. 이제는 꽃들도 하나씩 정리해가는 중입니다. 많은 것들을 섭렵해보았으니 큰 후회는 없습니다. 어젯밤에는 신비한 꿈을 꾸었습니다. 어리 버리 2020. 9. 2.
너희들을 잘 챙겨야 하는데.... 쨍하게 햇살 좋은 날에는 옥상으로 올라가 봅니다. 아이들이 궁금하기 때문입니다. 바로 얘들 때문입니다. 진한 분홍색만 있는 게 싫어서 신경을 썼습니다만 맘대로 안되더군요. 제일 흔한 게 진한 분홍입니다. 동양란 키우던 화분이 굴러다녔었습니다. 거기다가 얘네들을 심어보았습니다. 얘들에게는 보양식(=거름) 주는 것을 깜빡했네요. 아침마다 식전에 올라가서 인사를 하고 내려옵니다. 물을 주면서도 한마디 해주려고 노력합니다. "꽃피어주어서 정말 고마워." 얘들 생명은 그리 길지 못합니다. 아침에 피었다가 저녁에는 시들고 말죠. 비 오는 날에는 피지 않더군요. 후손을 남기기 위한 생존본능인가 봅니다. 다음 세대를 잘 챙겨야 하는데 어떨 땐 방치하기도 합니다. 아쉬울 땐 한번 더 뒤돌아보기도 합니다. "오늘은 비가 .. 2020. 7. 10.
백수 일기 6 - 와송 녀석은 뜨거운 기와지붕 위에서 잘 자라나기에 지붕지기 혹은 바위솔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습니다. 기와집 위에 자라는 소나무 같은 생김새를 가지고 있다고 해서 어떤 이들은 와송이라는 이름을 붙여 부르고 있기도 합니다. 나는 옥상에 와송 화분 이십여 개를 가지고 있습니다. 추운 겨울에도 지붕에서 찬바람을 맞으며 버텨내는 장한 녀석들입니다. 와송이 항암효과를 지니고 있다고해서 최근 들어 각광을 받고 있기도 한 모양입니다. 워낙 튼튼하고 강한 녀석들이어서 게으른 백수가 가꾸기에 가장 좋은 식물이 아닐까 하고 생각해보기도 합니다. 물을 줄 필요도 없으니 심어놓고 던져두기만해도 잘 자라나는 것 같습니다. 다년간의 경험을 통해 깨우친 것이죠. 게으른 백수에 해당하는 내가 할 수 있는 농사는 와송 농사 정도가 아닐까 .. 2020. 6. 20.
설마 필까 싶었는데 앙증맞은 작은 몸체 한구석에서 꽃대가 올라오기에 설마 저기에서 꽃이 피랴 싶었습니다. 가녀린 작은 꽃대위에 꽃망울이 달리기 시작하더니 기어이 꽃을 피워냈습니다. 다육식물이 꽃을 피워대는 것을 본 게 처음은 아니지만 볼수록 신기하기만 합니다. 색깔은 어찌 이렇게도 곱고 은은한지 모르겠습니다. 이래저래 세상은 신비함 투성이입니다. 어리 버리 2020. 6.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