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6773 남도 자전거 여행 - 순천으로 가다 5월 21일 금요일 아침이 밝아왔어. 오늘은 순천까지 가야만 해. 그래야만 내 삶의 근거지로 돌아가는 버스나 기차를 탈 수 있거든. 어제 버스 시간표를 확인해두었기에 버스 터미널로 가서 순천행 버스표를 샀어. 자전거를 접어서 짐칸에 넣고 버스에 올랐어. 마침내 강진을 벗어나는 거야. 강진읍 외곽으로 철도노선 공사가 이루어지는 것 같았어. 탐진강 하구가 참 아름다웠어. 멋진 경치가 차창가로 다가왔다가 멀어져 갔어. 장흥을 거쳤어. 가만히 생각해보니 어지간한 곳은 거쳐가는 그런 버스 같았어. 좋은 일이라고 생각해. 약봉지를 든 시골노인들이 타기도 했고 처음 이름을 들어보는 작은 마을에서 내리기도 했어. 보성을 거치더라고. 보성이나 벌교, 순천같은 곳에서는 큰 인물이 많이 나온 것으로 알고 있어. 경전선 철로.. 2021. 6. 26. 남도 자전거 여행 - 강진 : 선한 사람들 살짝 비탈진 작은 언덕에 있는 카페였는데 꽃이 가득해서 너무 예뻤던 거야. 건물 외관의 색도 세련되었어. 미국 양반들이 많이 산다는 보스턴 같은 동부지방 하이클래스 사람들이 좋아한다는 짙은 흑녹색보다는 밝은 색이었지만 말이지. 가게 문을 열려있는데 주인이 보이지 않는 거야. 몇번을 불러도 감감무소식이길래 약간 난감해지려던 차에.... 카운터 위에 꽂혀있는 명함을 발견하고 전화를 걸었어. 안에 계셨던 모양인데 곧 나오시더라고. 아마 내 목소리가 너무 작았던 모양이었나 봐. 하기야 난 목소리를 크게 내는 사람이 아니야. 평소에도 목소리를 낮추어 조곤조곤하게 이갸기하는 게 내 스타일이지. 에스프레소 한잔과 뜨거운 물을 주문했어. 크레마가 곱게 떠있는 데다가 향기까지 좋아서 너무 흡족했어. 어느 커피숍이든지 에.. 2021. 6. 24. 남도 자전거 여행 - 강진 : 다산초당 멋진 집이지? 사진을 찍으려는데 하려는데 카메라가 스스로 죽어버리는 거야. 전지가 다 되어버린 거지. 여분을 안 가져왔으니 낭패를 만난거잖아? 낭패라는 짐승 알지? 내가 아는 척하고 말하기보다 궁금하면 아래 주소를 방문해봐. https://100.daum.net/encyclopedia/view/115XX34400181 낭패 낭패는 본디 전설 속에 나오는 동물의 이름이다. 낭(狼)은 뒷다리 두 개가 아주 없거나 아주 짧은 동물이고, 패(狽)는 앞다리 두 개가 아예 없거나 짧다. 이 둘은 항상 같이 다녀 100.daum.net 상황이 고약해졌으니 별 수없이 스마트폰을 꺼냈어. 그래서 사진이 길쭉해진 거야. 산으로 슬슬 걸어올랐어. 도로가 끝이 나면 곧장 산으로 길이 이어지는 거야. 내가 오르는 이 산이 만덕.. 2021. 6. 23. 남도 자전거 여행 - 강진 : 다산초당으로 달리기 2 바닷가에서 이렇게 멋진 자전거길을 만나기는 어렵지 않을까? 남천 붉은 이파리들이 초록의 향연 한가운데에서 빛나고 있었어. 곧은 길이 끝을 보이고 있었어. 저 멀리 보이는 자그마한 섬이 죽도일 거야. 죽도 다음에 등장하는 섬이 가우도야. 가우도에 반드시 가봐야 한다고 그러던데.... 드디어 가우도가 등장했어. 이 부근 어디에선가 다산초당으로 이어지는 길이 나타나야 하는데 말이지. 자전거 도로 바닥에 표시가 있었어. 이젠 바닷가 길에서부터 멀어지는 거지. 모진 생명력 앞에 서면 언제나 감탄만 하게 돼. 모내기가 한창이었어. 길이 왜 이렇게 정감 넘치는 분위기로 변하는지 몰라. 벌판의 모습을 보니 아마도 간척지 같았어. 얼마 가지않아 삼거리가 나타나더라고. 나는 지도를 보고 위치 확인을 해두었기에 도로를 따라.. 2021. 6. 22. 남도 자전거 여행 - 강진 : 다산초당으로 달리기 1 영랑생가 앞 골목은 김현구 시인을 추모하는 내용으로 꾸며져 있었어. 그분의 시도 시문학지에 발표되었던 모양이야. 문학적인 소용과 자질이 많이 부족했던 나 자신이기에 이분의 작품은 여기에서 처음 접했어. https://www.nsori.com/news/articleView.html?idxno=6926 [강진인물사]현구 김현구 시인(1904~1950) - 강진일보 6.25 전쟁중 인민재판 받고 사형당해 영랑 김윤식 사망 후 나흘만의‘참변’ 영랑 김윤식 선생은 6.25 전쟁이 한창이던 9월 29일 밤 서울의 내과병원에서 절명한다. 며칠전 피난처에서 맞은 포탄 www.nsori.com 이분도 625 동란 때 인민재판의 이름으로 희생당하셨다고 해. 참으로 어둡고 암울했던 시절을 사셨던 분이셨던 거야. 나는 관광 .. 2021. 6. 21. 소녀에게 1 - 어느 소녀에게 바친 사랑 이제 인생을 하나씩 정리할 나이가 되었어. 죽음은 어느 날 갑자기 다가온다는 것을 살면서 배웠어. 더 늦기 전에 사과할 건 사과하고, 용서를 빌건 빌어야 하며, 남이 나에게 잘못했던 것은 너그럽게 용서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은 거야. 가슴 한 켠에 애틋하면서도 아련한 추억을 간직할 수 있게 해 주어서 고마웠어. 이젠 얼굴조차 기억나지 않고 이름까지 까마득하게 다 잊어버렸지만 말이지. 학창 시절, 내가 자주 듣고 흥얼거렸던 노래 한곡 보내줄 게. 아래 사진 속 빨간 삼각형을 누르거나 푸른 색 주소를 눌러보면 될 거야. 가사도 번역되어 있어. https://www.youtube.com/watch?v=AdtBhElofcw 다른 뜻은 없어. 아이같은 마음으로 마냥 순수하게, 그리고 말끔하게 정리하고 싶었기에.... 2021. 6. 19. 희방사역까지 걸었습니다 6월 16일 수요일 아침, 청량리로 올라가는 무궁화호 열차를 탔습니다. 영천, 의성, 안동, 영주를 거쳐 올라갔습니다. 인삼으로 유명한 풍기에서 내렸습니다. 소백산 줄기들이 동네를 휘감고 있는 곳이지요. 평양식 슴슴한 맛을 내는 냉면으로 점심을 대신했습니다. 풍기읍을 거쳐 교외로 나갔습니다. 친구와 같이 갔었습니다. 옛날 통학로로 애용했던 철길을 걸어보고 싶은 꿈을 간직해왔던 친구가 실행에 옮기던 날, 친구 따라 풍기까지 간 것이었죠. 날이 서늘했지만 오래 걸어서 그런지 땀이 많이 났습니다. 친구가 통학로로 사용했던 철길은 이제 폐선이 되고 말았습니다. 터널이 두개나 나타나더군요. 두 번째 창락 터널 부근에서 친구와 헤어져 혼자 걸었습니다. 친구는 어머님 산소로 올라가고 나는 희방사역까지 걸었던 것이죠... 2021. 6. 18. 남도 자전거 여행 - 강진 : 영랑 생가 시문학파 기념관 부근은 깔끔했어. 나는 영랑생가로 갔어. 기념관 바로 옆이니까 이동하는 데 부담될 게 없었어. 입구는 어렸을 때 많이 보았던 그런 문이었어. "내 마음 고요히 고운 봄길 위에~" 이 시도 자주 외웠었지. 선생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는 이라는 작품은 1934년에 발표되었다고 해. 약 백여년 전 집의 규모가 이 정도였다면 선생은 그런대로 부유한 집안 출신이라고 할 수 있을 거야. 그러니 일본 유학까지 했겠지. 세밀하면서도 단정하게 손을 보았더라고. 이런 분위기에서 자랐기에 서정시를 많이 쓸 수 있지 않았을까 싶어. 어제 코로나 바이러스 예방주사를 맞는 날까지 나는 한국을 대표하는 시인들이 애송한다는 백 편의 시를 읽었어. 거기에도 영랑 선생의 시가 수록되어 있었지. 문간채가 정면에 보이더라.. 2021. 6. 17. 남도 자전거 여행 - 강진 : 시문학파 기념관 이젠 들어가 봐야지. 시문학파 기념관이야.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단아한 기운을 느꼈어. 예전에 배웠던 내용들이 하나둘씩 기억을 되찾아가고 있었어. 익숙한 시인들의 모습을 만나보는 순간은 감격스러웠지. 이분들이 벌써 약 백 년 전의 사람들이라는 걸 깨닫고 나는 흠칫 놀랐어. 주요한 선생! 선생의 대표작 를 외우기도 했는데.... 김억은 소월의 스승이기도 하지. 상화 이상화! 내가 죽고 못사는 정지용 선생! 좋은 자료들이 많았어. 윤동주와 정지용의 흔적을 찾아 일본까지 찾아간 기억이 났어. https://blog.daum.net/yessir/15869232 교토 뒤지기 - 애국시인 윤동주 시비 민족시인으로 널리 알려진 윤동주도 창씨개명을 했다. 평소동주(平沼東柱 히라누마 도쥬)가 창씨개명한 그의 새 이름이다... 2021. 6. 16. 남도 자전거 여행 - 강진 모란 공원과.... 시인이며 독립운동가이기도 했던 김영랑 선생은 1903년생으로 알려져 있어. 그분은 오늘날의 강진 중앙 초등학교에 해당하는 강진 공립 보통학교를 졸업하셨다고 해. 선생의 생가가 보이더라고. 하지만 그렇게 쉽고 보고 훌쩍 떠나버리면 존경하는 선생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여겼기에 생가 뒤에 꾸며놓은 모란공원을 먼저 방문해보기로 한 거야. 모란공원! 발상이 기막히지 않아? 세계 여러나라의 모란을 모아 세계 모란 공원을 만들었어. 물론 이는 영랑 선생의 대표작품과 관련이 있다는 것은 누구든지 상식으로 알 수 있지 않겠어? 이곳까지 방문한 관람객이 갑자기 '웬 뜬금없는 모란공원이야'하고 이야기한다면 상식과 교양을 의심해볼 수밖에 없지 않겠어? 내가 굳이 강진까지 온 것도 정약용 선생과 김영랑 선생의 흔적을 찾아보기.. 2021. 6. 15. 남도 자전거 여행 - 강진으로 가다 5월 20일 목요일, 아침부터 비가 내리고 있었어. 일기예보가 정확했던 거야. 나는 배낭을 꾸렸어. 여기까지 와서 비 때문에 돌아가야 하는 건 너무 억울하다 싶었어. 하나님께 여쭈어본 뒤 강진으로 가기로 했어. 버스 시간표는 어제 조사해서 알고 있었기에 터미널 가는 길에 아침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식당을 찾아갔어. 음식이 정결한 데다가 맛있었어. 왕여사네 식당이었지. 터미널에 찾아가서 표를 샀어. 수많은 버스들이 들어왔다가 나가더라고. 금호고속 회사 소속의 버스를 탔어. 강진으로 가는 거야. 우리나라 도로 형편은 워낙 좋지 않아? 세계 최고 수준일 거야. 나는 버스를 타든 기차를 타든 밖을 보는 걸 너무 좋아해. 영암 버스터미널에 들어가더라고. 영암이라고 하면 누가 뭐래도 월출산 아니겠어? 월출산 풍경 .. 2021. 6. 14. 남도 자전거 여행 - 영산포 영산강 둔치 체육공원의 모습이 정갈하기만 했어. 영산교를 건너 영산포로 향하는 중이야. 여기가 영산포구인 모양이야. 유람선이 정박해 있었어. 옛날에는 배가 여기까지 올라왔던가 봐. 멋진 곳이었어. 강둑 밑으로는 홍어전문 식당이 이어졌어. 저녁에 한번 먹어보면 좋으련만 그럴 엄두는 나지 않았어. 영산강 제 5경 금성상운이라... 나주에 대해 설명을 잘해두신 분의 블로그가 있더라고. 아래에 주소가 있어. https://blog.naver.com/anjr615/222297599226 전라도 여행지 추천 나주 가볼만한 곳 나주역에서 출발해 나주읍성 영산포구 홍어의 거리 한번 ★ 추천 여행 코스 : 나주역 - 나주읍성(금성관, 나주목사내아, 곰탕거리) - 영산포구 - 홍어의 거리 나주... blog.naver.c.. 2021. 6. 12. 남도 자전거 여행 - 나주 4 나주 목사고을 시장을 나와서 길하나를 건넜더니 옛 성문이 보이는 게 아니겠어? 나주읍성 동문터였던 거야. 나주는 마한시대 때부터 고을로 존재했을 것이라고 짐작한다고 했어. 마한을 이루었던 54개국 가운데 불미지국이라는 이름을 가진 부족 국가가 나주에 터를 잡고 있었을 것이라고 추정한다는 거야. 나주는 충분히 그럴 만한 곳이야. 들도 넓고 물도 풍부한 곳이거든. 지금 남아있는 것은 조선시대 때 축성한 읍성의 일부분일 거야. 읍성은 한 고을을 다스리던 치소가 있던 곳이야. 그러니 어떤 곳에 읍성이 존재했다는 것은 그만큼 그 지역이 중요한 삶의 거점이 되었다는 말이기도 하지. 나는 경북의 읍성에 관해 나름대로 상세하게 자세히 설명한 책을 한 권 가지고 있기에 탐독을 했었어. 그러니 그 정도라도 아는 거지 안 .. 2021. 6. 11. 남도 자전거 여행 - 나주 3 길은 평탄했어. 강변을 따라가는 자전거길이니 고저가 거의 없잖아? 그저 묵묵히 나아가기만 하는 되는 거야. 햇살이 좋은 날이었어. 아침에 가벼운 안개가 끼였거든. 나처럼 미니 밸로를 가진 사람도 만날 수 있었어. 그런 분을 만나면 동지 의식을 느낀다니까. 그러다가 보가 가까워진다는 느낌이 들더라고. 마침내 강을 가로질러 만든 보가 하나 등장한 거야. 나주 승천보였어. 나는 보 위로 올라갔어. 영산강에서 처음 만나본 보였기에 건너보기로 한 거야. 나주 벌이 참 너르게 보이더라고. 맞은편에 나주 혁신도시가 보이는 거야. 높이 솟은 건 한전 본사 건물이 아닐까? 멀리서 그 건물을 보며 나는 한숨을 쉬었어. 내가 사는 도시에 있는 한수원 본사 건물의 위치를 생각하며 한숨을 쉬었던 거야. 근시안적인 사고방식을 가.. 2021. 6. 10. 남도 자전거 여행 - 나주 2 광주가 가까워지고 있는 것 같아. 담양과 광주 사이의 풍경은 정말 깔끔했어. 이런 풍경은 일본보다 낫다고 봐야지. 들꽃들이 가득했어. 아름다움의 극치이지. 다리와 들꽃이 만들어내는 색감이 일품이었어. 다리 밑에 멈추어 서서 잠시 땀을 식혔어. 멀리 아파트 단지가 나타나기 시작했어. 광주광역시 외곽지대를 통과하는 거지. 광주는 참 의미 깊은 도시야. 첫날 이 부근에서 휴식을 취했었지. 계속 달려나갔어. 스포츠 시설을 조성중이었어. 화장실과 쉼터를 잘 갖추고 있어서 라이딩에 어려움이 없었어. 목포로 이어지는 철길인가 봐. 낚시를 즐기는 분이 보이네. 시내 쪽에서 흘러오는 광주천과 영산강의 합류지점이 가까워지고 있었어. 강변으로 이어지는 길이어서 그런지 길은 평탄했어. 나 같은 늙다리가 즐기기에는 안성맞춤이지.. 2021. 6. 9. 이전 1 ··· 72 73 74 75 76 77 78 ··· 45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