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은 평탄했어.
강변을 따라가는 자전거길이니 고저가 거의 없잖아?
그저 묵묵히 나아가기만 하는 되는 거야.
햇살이 좋은 날이었어.
아침에 가벼운 안개가 끼였거든.
나처럼 미니 밸로를 가진 사람도 만날 수 있었어. 그런 분을 만나면 동지 의식을 느낀다니까.
그러다가 보가 가까워진다는 느낌이 들더라고.
마침내 강을 가로질러 만든 보가 하나 등장한 거야.
나주 승천보였어.
나는 보 위로 올라갔어.
영산강에서 처음 만나본 보였기에 건너보기로 한 거야.
나주 벌이 참 너르게 보이더라고.
맞은편에 나주 혁신도시가 보이는 거야. 높이 솟은 건 한전 본사 건물이 아닐까? 멀리서 그 건물을 보며 나는 한숨을 쉬었어. 내가 사는 도시에 있는 한수원 본사 건물의 위치를 생각하며 한숨을 쉬었던 거야.
근시안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인간들을 보는 것도 이제는 지쳤어. 넌더리가 나는 거야.
나는 영산강 문화관을 향해 다가갔어. 고인들들이 많이 보이네.
역사에서 나주가 가지는 의미는 각별한 거야.
주위 환경부터 살펴보았어.
강 건너편은 혁신도시, 이쪽은 나주시 교외....
깔끔하고 멋진 시설들....
영산강 문화관을 세밀하게 둘러볼 시간까지는 없었어.
화장실에 들어갔다가 이내 나왔어.
부근에서 행사가 진행되는지 사람들이 참 많았어. 나중에 알고 보니 건물 뒤에 운동시설과 캠핑장이 있더라고.
나는 자전거 도로로 다시 나갔어. 이번에는 영산강 하류를 보고 섰을 때 오른쪽 길을 사용하기로 했어.
문화관을 뒤로 남겨두고 페달을 밟았어.
나주시 변두리 모습들이 참 아름다웠어.
저 멀리 보이는 산 밑이 나주시일 거라는 느낌이 들었어.
사슴농장을 지나고....
이정표를 흘끔거리며 천천히 달려나갔어.
나주시로 들어가는 길을 찾아야했거든.
자전거 길이 너무 깔끔했어. 내가 사는 도시의 변두리를 흐르는 강 좌우에는 이런 식의 예쁜 길을 찾기 어려워.
마침내 나주 시가 모습을 드러냈어.
잠시 자전거를 세워두고 위치 확인을 해보았어. 멀리 보이는 시장이 나주 목사고을 시장일 것이라고 짐작했어.
나는 점심도 해결하면서 동시에 시 변두리부터 살펴보아야겠다 싶어 목사고을 시장으로 다가간 거야.
마침 장날이었던 모양이야.
변두리에 자전거를 세워두고 식당을 찾아 나섰어.
한 끼 간단히 때우는 데는 국밥이 최고 아니겠어?
6천 원짜리 식사였는데 가성비가 훌륭했어. 역시 남도 음식이 최고야. 좌석을 찾는 연세가 높으신 어르신에게 작은 친절을 베풀어주지 않았던 내가 너무 부끄러워.
식사를 끝냈으니 이젠 시내 구경을 가야지. 나는 하는 일이 다 잘되는 사람이어서 그런지 시가지 구경도 쉽게 술술 풀리기 시작했어. 그건 다음 글에서 소개할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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