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문을 통과합니다.
워낙 많은 정보가 넘치는 세상이라 쥐뿔도 모르는 제가 절에 대해 아는 척 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다시 계단을 오릅니다.
명산대찰들은 분위기가 비슷하니 자세하게 소개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멋진 계절에 찾아온 건 틀림없습니다.
제일 꼭대기에 무량수전이 있습니다.
석탑을 쓰윽 보고는 그냥 지나칩니다.
앞에 등장하는 건 범종각일 겁니다.
범종각 건물이 나타났습니다.
철쭉이 왜 지금 피는지 모르겠습니다.
밑을 지나갑니다.
목어와 법고가 보입니다.
스님들이 거처하는 공간 가운데 하나이지 싶습니다.
절 규모가 굉장하네요.
몇 번 와본 절이지만 이렇게 규모가 클 것이라고는 생각지 않았습니다.
안양문을 지나면 무량수전에 이를 것입니다.
무량수라.....
우리가 쓰는 많은 숫자 단위는 그 유래를 불경에서 찾을 수 있다고 합니다. 무량수도 마찬가지죠.
잘 알다시피 부석사 무량수전은 국보 18호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이 건물은 약 650여 년 전의 건물이라고 보면 됩니다. 그러니까 고려시대 말기의 건물이라고 보면 틀림없습니다.
무량수전에는 아미타여래불을 모시고 있다고 하네요.
모퉁이를 돌아갔더니 부석이 보입니다. 부석(浮石)이라 함은 떠있는 돌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지 않습니까?
나무로 된 목조건물로는 우리나라에서 두번째로 오래된 무량수전의 기둥들이 가운데가 불룩한 배흘림(=엔타시스) 기둥이라는 사실은 다 알고 있을 터이니 저까지 나서서 새삼스레 언급할 필요가 없겠지요?
나는 눈으로 그 기둥들을 확인하고 지나갑니다.
옆에서 보면 그 효과가 확실하게 드러나죠.
부석이라고 하지만 물리학적으로 보았을 땐 바위가 공중에 떠있을 리가 없겠지요?
바위에 세겨진 글자가 보이는지요? 대한민국에 있는 어지간한 절에는 의상대사나 원효대사가 창건했거나 그분들과 관련된 전설이 내려옵니다.
어디까지 믿어야할까요?
나는 삼성각으로 가봅니다.
절에 삼성각이 있다는 사실은 알고 보면 기이한 것입니다.
삼성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요? 해석에는 여러 가지 학설이 있습니다. 물론 제 나름대로의 이론과 주장도 있습니다만 여행기도 여행기 같지 않은 이런 시시껄렁한 글 속에 진지한 이야기를 꺼낸 들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나는 살아오며 많은 것을 포기했습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부터는 입도 다물었지요.
제 무식함은 다 아는 사실이기에 쥐뿔도 든 게 없는 주제에 아는 척 한들 누가 알아주는 것도 아니며, 끝까지 참고 들어줄 이는 더군다나 더 없으니 입 다물고 살아야지요.
다 쓸데없더군요. 조금 더 알고 덜 알고의 차이이며 조금 더 잘생기고 못생긴 것의 차이이며, 조금 더 가진 것과 조금 못 가진 것의 차이임에도 불구하고 거들먹거리며 잘난 척하며, 있는 척하며 으스대고 재는 인간들이 얼마나 많았는지 모릅니다.
나는 멀리 펼쳐지는 풍광을 넋 놓고 바라보았습니다.
이 절에서 수행하며 살았던 분들도 나와 같은 심정을 가진 이가 있었을 것입니다.
살아보니 제행무상, 색즉시공 공즉시색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러면 안되는데.....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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