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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깜쌤의 세상사는 이야기 : '난 젊어봤다' - 자유 배낭여행, 교육, 휘게 hygge, 믿음, 그리고 Cogito, Facio ergo sum
  • 인생 - 그리 허무한게 아니었어요. 살만했어요

시골살이/별서(別墅)에서 - 시골살이177

별서(別墅)에서 99 - 여름이 지나가는가 봐요 뭉게구름이 마구 피어오르던 여름 기운이 이제 점점 옅어지고 있음을 느껴요. 따가운 햇살에 빨래를 말리는 즐거움이 크더군요. 별서에서 보내는 밤은 즐겁기만 해요. 사방이 고요하니 더 좋은 거예요. 별을 볼 수 있다는 건 더 큰 즐거움이고요. 벌레에 시달리는 괴로움은 안 좋은 일이긴 해도 나는 시골의 밤이 좋아요. 온갖 곤충들이 만들어내는 소리가 가득하거든요. 앞집 주인은 예술가이신데 야간작업을 하시는가 봐요. 젊었던 날 유행했던 음악을 들었어요. 시간이 너무 잘 가는 것 같아요. 별 보다가, 책 보다가, 음악 듣다가.... 새벽이 왔어요. 아침에는 온 천지에 새소리가 그득했어요. 시골살이에서만 느낄 수 있는 행복이었네요. 어리 버리 2023. 8. 25.
별서(別墅)에서 98 - 후투티도 자는 밤에 추억을 떠올려 보았어요 낮에 찾아왔던 후투티도 돌아가버린 밤이에요. 보름달이 떴어요. 문득 옛 생각이 떠오른 거예요. 참 이상하지요? 보름달만 뜨면 그런 거 같네요. 보름달이 뜨는 동남아 해안이나 열대의 환상적인 섬에서는 풀문(Full Moon) 파티가 열린다지요. 동남아를 한 일곱 번 갔었나요? 그래도 풀문 파티를 즐기는 걸 보기 위해 현장에는 한 번도 찾아가 본 적이 없었네요. 이런 멋진 수영장이 있는 고급 빌라의 개업 후 다섯 번째 손님이 되어 극진히 대접받았던 1995년의 여름이 떠오르네요. 사무이 섬의 코코넛 비치에 있는 빌라였었는데 거기서 보름달을 만나본 거예요. 노을이 아름다웠던 그날 저녁 해변의 경치도 일품이었어요. 나는 풀문 파티 같은 그런 광란의 밤이나 야한 건 싫어했기에 조용히 시간 보내는 걸 좋아했어요. .. 2023. 8. 18.
별서(別墅)에서 97 - 후투티가 돌아왔어요 올해 6월, 후투티 새끼 한 마리가 둥지를 떠난 첫날, 교통사고를 당해 죽은 적이 있었어요. https://yessir.tistory.com/15870621 별서(別墅)에서 67 - 이소(離巢) 몇 시간만에 당한 비극 작년 가을부터 잔디밭에 와서 놀던 후투티가 올해 봄부터는 꾸준히 데크 위 지붕을 드나들었어. 둥지를 만들고 알을 품는다는 느낌이 들더라고. https://yessir.tistory.com/15870426 후투티가 자주 놀러 yessir.tistory.com 그 이후로 후투티가 보이질 않았어요. 그로부터 한 달 반 정도 시간이 흐른 뒤 어미가 돌아온 거예요. 꼭 그 어미새인지 아닌지는 알 길이 없지만 어미새라고 믿고 싶어 졌어요. 녀석은 익숙한 발걸음으로 잔디밭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더라고요. .. 2023. 8. 17.
별서(別墅)에서 96 - 배터리로 작동하는 작은 예초기를 구입했어요 배터리로 움직이는 작은 예초기를 하나 샀어요. 8만 5천 원 정도였어요. 낫질도 할 줄 알지만 예초기가 필요한 곳도 많더라고요. 석유 모터로 움직이는 건 위험하게 여겨져서 배터리로 작동하는 소형 예초기를 산 거예요. 영천 시장에서 구한 모자, 함께 따라온 고글도 보이네요. 잔디 깎기 기계가 미치지 못하는 부분을 관리하는 데에도 예초기가 유용하게 쓰일 것 같네요. 실제 사용해 보니 편하고 좋았어요. 시골살이에 꼭 필요한 물건 가운데 하나인 것 같네요. 어리 버리 2023. 8. 16.
별서(別墅)에서 95 - 덩굴 식물을 키울 터널을 만들었어요 참으로 어설프긴 하지만 덩굴 식물을 키울 터널을 그런대로 만들었어요. 진작 만들었더라면 수세미 같은 것을 키울 수 있었지만 그러질 못했네요. 일단은 나팔꽃을 올려보기로 했어요. 부근에서 자라는 유홍초를 올려보는 것도 좋은데 지금은 어려울 것 같네요. 덩굴 식물을 기를 대형 화분이 필요할 것 같네요. 데크 앞에는 나팔꽃을 키우고 있는데 줄을 설치하고 덩굴손을 유인해서 올렸는데 일단은 성공했어요. 문제는 덩굴 터널인데 말이죠. 어리 버리 2023. 8. 14.
별서(別墅)에서 94 - 감자를 캤어요 출근하는 길이예요. 햇살이 나자 주위가 환해지네요. 텃밭 일부를 정리해야겠다고 마음먹었어요. 열무를 심었던 공간을 정리하고 삽으로 다시 다듬었어요. 삽 한 자루면 만사해결이죠. 파를 심은 틀밭 너머에 있는 감자밭이 보이죠? 지상부의 감자 줄기를 제거했어요. 제거한 줄기는 거름더미로 옮겨가서 퇴비를 만들어야지요. 삽으로 살짝 떠보았더니 감자알이 보이더라고요. 생각보다 너무 굵은 거예요. 상큼한 기분으로 캤어요. 올해 가지는 정말 많이 땄어요. 수확물을 거두고 꽃을 보았더니 더 예뻐 보이더라고요. 감자 틀밭도 정리를 해두었어요. 그게 7월 24일의 일이었어요. 부엌에 굴러다니던 싹 난 감자 한 알이 나에게 커다란 즐거움을 가져다주었네요. 소나기가 훑고 지나간 텃밭에 윤기가 다시 넘쳐흐르는 것 같아요. 그러고.. 2023. 8. 12.
별서(別墅)에서 93 - 난 단정한 게 너무 좋아요 사람이든 물건이든 간결하고 깨끗하고 정갈한 걸 나는 너무 좋아해요. 너무 맑은 물에는 물고기가 못 산다고 그러잖아요? 무슨 말인지 잘 이해하고 있어요. 그러나 사람살이 처신은 깔끔해야 한다고 믿어요. 행동과 말이 구질구질하고 천박한 건 정말 싫어해요. 잔디를 깎아두어도 곧 흐트러지더라고요. 잡초도 마구 자라 오르고 말이죠. 잔디를 깎은 지 이주일이 지나자 이내 흐트러지네요. 더위가 조금만 더 수그러지면 또 깎아야 할 것 같아요. 그런 식으로 깎으면 남아날 게 없을 것 같지만 어쩌겠어요? 어리 버리 2023. 8. 10.
별서(別墅)에서 92 - 이 녀석의 정체가 궁금했어요 집 바로 옆 비탈에 복숭아나무가 몇 그루 있어요. 올해 처음 시골생활을 하면서 약을 치지 않았더니 벌레 먹은 복숭아가 그냥 막 떨어져서 엉망이 되었어요. 떨어진 복숭아 위에 뭐가 붙어 있길래 살펴보았더니 바로 이 녀석이었어요. 처음엔 사슴벌레인줄 알았어요. 장수풍뎅이 맞지요? https://namu.wiki/w/%EC%9E%A5%EC%88%98%ED%92%8D%EB%8E%85%EC%9D%B4 장수풍뎅이 - 나무위키 사슴벌레와 장수풍뎅이 중 누가 더 강한가에 대한 논쟁은 호랑이 VS 사자처럼 흥미거리 중 하나이다. 서식지가 완전히 달라 만날 일 없는 호랑이와 사자 따위와는 다르게, 실제로 두 곤충은 서식 namu.wiki 인터넷으로 검색해 보았더니 장수풍뎅이 같더라고요. 별 녀석을 다 만나네요. 이왕 떨어.. 2023. 8. 8.
별서(別墅)에서 91 - 옥수수를 꺾어서 수확하고 감자도... 옥수수를 15 포기 정도 심었나요? 꽃이 피고 열매에서는 수염이 자라기 시작했으니 곧 있다가 수확해야겠지요? 옥수수 꽃에도 벌들이 자주 찾아오더라고요. 옥수수 한 줄기에 열매가 3개 정도 달리는 것 같아요. 오이는 5 포기를 심었는데 줄기차게 열리네요. 하루 이틀 사이에 정신없이 자라더라고요. 토마토와 방울토마토도 대성공이었어요. 고추는 꽈리고추가 주류를 이루었네요. 꽈리고추는 멸치를 넣어서 볶아먹었어요. 가지는 4 포기를 심었는데 정말 많이 열리네요. 파프리카도 많이 달렸어요. 식품으로서의 가지의 우수성과 토마토, 마늘이 슈퍼 푸드라는 사실 정도는 다 알고 있지요? 자주색 채소가 가진 항암성분 이야기는 유명하잖아요. 감도 제법 열렸어요. 늦게 심은 감자도 얼마 전에 캤었는데 제법 수확량이 많았어요. 감.. 2023. 8. 5.
별서(別墅)에서 90 - 얘들은 왜 사람 겁을 안내는 거야? 나비 한 마리, 날개를 팔랑거리며 날아오더니 팔뚝에 앉는 거야. 날개 거대한 나방도 슬금슬금 다가오네. 얘는 생명을 다해버렸어. 내가 걔들을 해코지 않는다는 걸 아는 모양이야. 다음엔 더 노력해서 새들을 불러모아볼 생각이야. 매미 소리 아침부터 울창한 걸 보면 여름이 무르익고 있는 게 틀림없어. 그런데 말이지, 혹시 매미 암수를 구별하는 방법을 알고 있는지? 나야 뭐 뒤집어보면 단번에 알지. 어리 버리 2023. 8. 3.
별서(別墅)에서 89 - 마침내 금잔화가 피기 시작했어요 6월 말이 되면서부터 배롱나무에 꽃이 달리더니 7월 내내 이어졌어요. 정원 한쪽에 나리꽃 몇 그루가 꽃송이를 피우기도 했어요. 배롱나무 꽃 부근에 나리꽃 핀 게 보이네요. 댑싸리는 이제 많이 소담스러워졌고요. 7월 중순이 되자 마침내 금잔화들이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했습니다. 잔디밭 끝머리에는 백일홍과 봉숭아를 옮겨 심었어요. 나리꽃 보이지요? 며칠 전에 잔디밭을 깎았는데 그 모습은 조금 뒤에 소개해드릴게요. 올해 7월은 유난히 비가 자주 왔어요. 터널 만들기 장면이 나왔네요. 파이프를 6인치 벽돌 아랫부분에 끼우고 얼기설기 엮어서 일단 조립을 해놓았어요. 분꽃도 피었네요. 금잔화 앞쪽에 심어야 하는데 위치 선정을 잘못해 버린 셈이 되었어요. 금잔화를 매리골드라고 부른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지요? 어리 버리 2023. 8. 1.
별서(別墅)에서 88 - 넌 너대로 살아라하고 던져놓을 순 없지 않겠어요? 여름 한가운데로 들어가면서 정리할 게 많았어요. 풀이야 나날이 뽑아야 하니 그건 일이 아니고 일과예요. 담장 곁 아이리스를 모두 뽑아냈어요. 잠시 꽃을 피우고 난 뒤 잎이 시들면서 지저분해지더라고요. 풀협죽도도 제거하고 영산홍을 살리기 위해 거름을 넣어주었어요. 치자나무를 살리기 위해 진딧물을 없애주는 약을 치면서 풀을 자주 뽑아주는 것은 기본이었고, 유박을 거름으로 구해서 뿌려주었어요. 비 오는 날을 제외하고는 매일매일 조금씩 항상 일을 했어요. 담장 안에 자라는 키 작은 대나무를 어떻게 처리하나 고민하고 있어요. 식물들을 보고 '너는 너대로 알아서 살아라' 하고 던져놓으면 순식간에 쑥대밭으로 변하지 싶어서 매일매일 일하는 거예요. 어리 버리 2023. 7. 31.
별서(別墅)에서 87 - 시골에서 비오면 뭘 하느냐고요? 비 안개가 먼산을 덮어 버렸네요. 밖에 나가 일을 할 수 없으니 집 안에서 버텨야지요 뭐. 이런 날은 음악을 듣거나 책을 읽는 게 제격이겠지요.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시설은 다양하게 갖추어 놓았어요. LP판을 재생할 수 도 있고, CD나 녹음테이프를 재생할 수도 있으며 컴퓨터로 들을 수도 있고, 사진에서처럼 대형 모니터에 USB를 연결해서 들을 수도 있어요. 지금은 USB를 연결해서 듣고 있어요. 깜쌤이 부자냐고요? 아유, 세간살이 단출한 거 보이시지요? 제가 부자라고 말한다면 지나가는 개나 소나 가붕게도 다 웃을 거예요. LED 꼬마전구를 둥근 유리통 속에 낳고 겉에는 한지 느낌이 나는 종이를 발라 조명등 대신 쓰고 있어요. 거의 모든 것을 재활용해서 살아가는 거예요. 그게 뭐가 부끄러운 일인가요? 비.. 2023. 7. 29.
별서(別墅)에서 86 - 전기 자전거가 필요할까요 ? 출근하는데 한 시간은 족히 걸려요. 나이가 들면서 하루가 다르게 체력이 서서히 고갈되어 가고 있음을 느낀다면 너무 뻔한 거짓말일까요? 세월 앞에 장사 없다는 말이 실감 나네요. 그래서 그런지 전기 자전거를 볼 때마다 눈길이 자주 끌려가고 있어요. 하지만 거실 벽에 걸어놓은 하나님 말씀에 아직은 신뢰가 더 가네요. 일단은 버텨봐야지요. 그 일단이라는 게 언제까지를 말하는지는 나도 모르지만 말이죠. 버텨보다가 안되면 무슨 수를 내어야겠지요? 어리 버리 2023. 7. 28.
별서(別墅)에서 85 - 딱새가 새끼를 키워서 데리고 나갔어요 딱새 부부가 가스통 뚜껑 부근을 자주 드나들었어요. 그 뚜껑 안에 둥지를 틀었겠다는 느낌이 들어군요. 알을 품을 때는 들여다보지도 않았어요. 스트레스를 받을까 봐 말이죠. https://100.daum.net/encyclopedia/view/125XX52400018 딱새 • 도시 변두리나 농촌 등 인가 근처에서 서식한다. • 단독으로 생활하며 관목에 앉아 꼬리를 까딱까딱 상하로 흔들며 운다. • 관목 꼭대기, 바위 위, 지붕 위, 담장 위 등 낮은 100.daum.net 색깔로 보나 우는 소리로 보나 틀림없이 딱새였어요. 먹이를 물고 드나들 때 비로소 안을 들여다보았어요. 새끼 한마리가 보이더군요. 오른쪽 상단에 새끼가 보이지요? 새끼를 데리고 사라진 뒤에 뚜껑을 열어보았더니 이런 집이 보이더군요. "안.. 2023. 7.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