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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깜쌤의 세상사는 이야기 : '난 젊어봤다' - 자유 배낭여행, 교육, 휘게 hygge, 믿음, 그리고 Cogito, Facio ergo sum
  • 인생 - 그리 허무한게 아니었어요. 살만했어요

시골살이/별서(別墅)에서 - 시골살이174

별서(別墅)에서 141 - 배롱나무 전지를 했어요 별서 주위로 배롱나무(=목 백일홍)가 몇 그루 있어서 일 년마다 한 번씩은 전지 직업을 해주어야 해요. 영산홍도 군데군데 심겨 있기에 자주 손보고 관리를 해주어야 했어요. 이런저런 일을 하다가 식사시간이 되면 어떨 땐 혼자서 단백질 보충을 하기도 해요. 혼자서 차려 먹어도 절대 심심하지 않아요. 나는 오히려 이런 분위기를 즐기는 편이거든요. 지난봄부터 유박 거름을 꾸준히 주었더니 상태가 아주 좋아진 것 같아요. 치자나무에 벌레들이 많이 붙어있었는데 살충제와 살균제를 자주 쳐주었더니 이제 거의 사라졌어요. 깔끔하게 손보고 나니까 조금 나아진 것 같네요. 이런 소소한 일을 하다 보면 시간은 정말 금방 가버리더라고요. 어리 버리 2024. 1. 19.
별서(別墅)에서 140 - 아이고, 또 당해버린 녀석이 생겼네요 1월 9일 화요일 아침이었어요. 출근해 보니 잔디밭에 깃털이 가득 흩어져 있는 거예요. 아까운 생명이 또 하나 사라졌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당한 것은 산비둘기처럼 제법 덩치가 있는 새 같았고요, 가해자는 틀림없이 매 종류일 것만 같았어요. 발톱을 보니 산비둘기가 아닌 것 같기도 한데 말이죠. 깃털을 곱게 쓸어 담았어요. 묻어주어야겠기에 말이죠. 유해를 수습해서 양지바른 산비탈에 곱게 묻어주었어요. 사라진 생명은 아깝지만 냉혹한 자연의 법칙이니 어떻게 하겠어요? 약육강식 (약한 것은 먹히고 강한 자는 먹는다는 법칙)! 생자필멸 (태어난 것은 반드시 죽어서 사라져야 한다는 말)! 회자정리 (만난 사람은 반드시 헤어진다는 사실)! 나도 언젠가는 죽어서 사라져야 하는데 말이죠. 하지만 동물 세계의 생존 법칙처럼.. 2024. 1. 17.
별서(別墅)에서 139 - 댑싸리를 길러 마당비를 만들었습니다 별서에서 살아가려니 마당빗자루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철물점 같은 곳에 가면 플라스틱으로 만든 인조 빗자루를 팔기도 하지만 나중에는 환경오염 물질만 남게 되잖아요? 그래서 마당 한쪽에 만들어둔 작은 화단용 틀밭에 댑싸리를 길러보기로 했습니다. 모판에 씨앗을 뿌려 모종을 길러내었어요. 이식했더니 6월 하순경에는 이런 모습이 되었습니다. 10월에는 멋진 분홍색을 띠더군요. 촉감이 얼마나 부드러운지 모릅니다. 분홍빛이 사라지고 완전히 마를 때까지 기다렸습니다. 11월 8일에는 1차로 한번 댑싸리 빗자루를 만들어보았어요. https://yessir.tistory.com/15870753 별서(別墅)에서 127 - 댑싸리로 마당비를 만들어 보았어요 11월 8일 수요일, 댑싸리를 뽑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2023. 12. 27.
별서(別墅)에서 138 - 틀밭은 이렇게 만들었습니다 C 폐목을 활용하여 틀밭 세 개를 만들고 난 뒤에는 본격적으로 정식 자재를 활용하여 만들어보기로 했습니다. 3미터 60센티미터짜리 나무 널빤지를 구해 1미터 길이만큼 끊어냈습니다. 너비를 1미터 정도로 한다는 말이지요. 폐목으로 만들었을 때 너비가 105센티미터였던 것과 맞추기 위해서였어요. 목재상에서 미리 끊은 뒤 차에 싣고 별서까지 운반해 왔습니다. 이제 꽃피는 4월이 되었습니다. 농사철이 되어가므로 본격적으로 만들기로 했어요. 중고품 전동 드릴 한 개와 다양한 크기의 나사못을 준비했습니다. 목수 일을 하는 분께 기본 요령을 배운 뒤 ㄴ자 모양으로 조립해서 틀밭 현장으로 메고 가져가서는 다시 나사못으로 연결하는 방법으로 조립했습니다. 나무틀을 쉽게 놓을 수 있도록 흙을 퍼내고 밭 모양을 대강 만들어 놓은.. 2023. 12. 26.
별서(別墅)에서 137 - 틀밭은 이렇게 만들었습니다 B 틀밭이란 틀을 짜서 작은 밭을 만들고 거기에다가 농사짓는 기법을 말한다고 합니다. 쿠바에서 시작했다고 알려진 이런 기법은 도시 농업으로 발전하여 지금은 세계적인 추세가 되었다고 하네요. 베트남이 자랑하는 하롱베이(=할롱베이)로 가는 도중에 들르게 되는 할롱 시 건물 옥상의 틀밭 모습입니다. 옥상에다가 벽돌로 만들었더군요. 다행하게도 나는 작은 텃밭을 가질 수 있었기에 밭에다가 나무로 만들어보기로 했던 것이죠. 목재 안쪽에다가 짧게 끊어낸 다른 목재를 덧대어 아래위를 연결했습니다. 철물점에 가서 장석을 사 와서, 짧은 나사를 박아 모서리 부분을 연결했고요. 욕심내지 않고 연습한다는 셈치고 틀밭 세 개를 만들어보기로 했습니다. 2번 마당 시멘트 옆 틀밭이란 아래 사진 속에 등장하는 작은 틀밭을 의미합니다. .. 2023. 12. 25.
별서(別墅)에서 136 - 틀밭은 이렇게 만들었습니다 A 봄이 올 때까지 기다리는 게 너무 지루해서 1월 초순에도 밭 고르기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못쓰는 프라이팬과 호미, 그리고 목욕탕용 의자와, 갈퀴 등을 준비했어요. 서서 작업을 하면 허리도 아파오고 힘드니까 앉아서 작업하기 위해서는 휴대용 깔개 좌석이 꼴 필요했습니다. 한 구역씩 천천히, 서두르지 않고 돌을 골라나갔습니다. 덩어리 진 흙들이 얼어있기도 했지만 일하는 게 재미있으니 별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돌멩이들이 제법 많이 나오더군요. 고갯마루 부근 산비탈 밭이어서 그런지 뾰족한 돌들이 엄청 많이 나왔어요. 돌멩이들을 아무렇게나 던져놓기가 뭣해서 서너 군데 장소를 정하고는 조금씩 모아나갔습니다. 굉장한 번식 능력을 가진 돼지풀 뿌리들이 엄청 실하게 자라 있기에 보이는 대로 다 캐냈습니다. 녀석들이 지난.. 2023. 12. 22.
별서(別墅)에서 135 - 틀밭 농사 준비 과정은 이랬습니다 2023년 올해 처음으로 텃밭에 틀밭을 만들어 농사를 지어보았습니다. 청소년 시절부터 봄부터 가을까지는 부모님의 농사일을 도와보기도 하고 청년기에는 2년 동안 직접 농사일을 맡아하기도 했으니 농사에 전혀 문외한은 아니었지만 일을 도와주는 수준이었기에 완전 농부는 아니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2022년 가을에 어쩌다가 밭이 딸린 작은 오막살이 집을 한 채 구하게 되었습니다. 집 뒤에 딸린 밭이 몇 년 동안 묵어 자빠져 엉망이 되어 있었지만 그냥 묵힐 수는 없는 노릇이었습니다. 그해 9월 이 밭과 집을 정식으로 인수했을 때는 어디에서부터 어떻게 손을 대어 무슨 일부터 해야 할지 정말 막막하기만 했습니다. 다음 해에 농사를 짓기 위해서는 텃밭을 정리해야만 했기에 전지가위와 호미, 그리고 가벼운 낫을 들고 차분.. 2023. 12. 21.
별서(別墅)에서 134 - 당근을 수확하고 수도도 싸매어두었어요 11월 25일에는 얼음이 얼었어요. 아직 수확하지 못하고 틀밭에 남겨둔 당근을 어떻게 해야 하지 하고 걱정했네요. 살며시 불안해지기 시작했어요. 그래도 이 정도 추위는 당근들이 충분히 견뎌낼 것 같아서 한주일 더 놓아두었다가, 12월 2일 토요일에는 드디어 뽑아내기로 했어요. 이파리가 늘어져 뿌리 부근으로 쳐져서 바닥에 닿기 시작하면 수확할 때가 되었다고 하더라고요. 유튜브를 보고 배운 내용이지요 뭐. 땅이 단단해서 호미로는 안 뽑히기에 삽을 가지고 살며시 떠보기로 했어요. 틀밭 하나에만 당근 씨앗을 뿌렸었는데요, 제법 실하게 자라났더라고요. 물론 못생긴 녀석들도 많았어요. 내다 팔 것도 아니니 모양보다 맛이 중요하겠지요? 그렇게 당근 틀밭을 정리했어요. 이제 상추와 시금치 마늘 정도가 밭에 남아있네요... 2023. 12. 8.
별서(別墅)에서 133 - 매리골드(금잔화)! 정말 고마워! 벌레를 죽어라고 싫어하는 분들이라면 금잔화(매리골드 marigold)를 집 주위에 심어보기를 권해요. 나는 별서 주변 여기저기에 이 녀석을 심어두었어요. 작년에 친구로부터 얻은 씨앗을 모판에 뿌려서 묘목을 기른 뒤 옮겨 심은 것들이에요. 엄청나게 자라나면서 여름과 가을을 화려하게 장식해 주었어요. 10월 하순에도 이 정도로 남아있더라니까요. 11월 21일에 드디어 손을 보면서 정리를 했어요. 씨앗을 채취해 두었어요. 아쉬운 마음에 커피 한잔 마셔가며... 애써 위로를 받아보았네요. 그렇게 금잔화와 아쉬운 작별을 했어요. 어리 버리 2023. 12. 7.
별서(別墅)에서 132 - 아마추어 농부가 마침내 무, 배추, 파를 수확했어요 다른 분들보다는 조금 이른 시기에 텃밭에 길렀던 농작물을 수확하기로 했어요. 아내가 별서에 올 수 있는 날을 고르다 보니 11월 24일에 정리하기로 한 거예요. 틀밭에 기른 무부터 뽑았어요. 제법 모양이 나더라고요. 그다음에는 배추를 손보아야지요. 제가 삽으로 살짝 떠서 가져다주면 아내가 뿌리를 자르고 잎 정리를 했어요. 대파도 다 뽑아내었어요. 당근은 다음에 정리하려고 남겨두었어요. 이제 쪽파와 시금치와 가을 상추 일곱 포기가 남았네요. 그리고 땅을 파고 무와 배추를 몇 포기를 골라서 실험용으로 묻어두었어요. 저장용 구덩이는 수확하기 며칠 전에 미리 파두었네요. 별서 바깥 벽 페인트 칠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내년에 사용할 거름도 이장님을 통해 오십 포대를 주문해 두었어요. 마늘 싹이 올라왔네요... 2023. 12. 6.
별서(別墅)에서 131 - 그 아이 대접을 잘주어야 하는데 말이죠... 시골살이를 하며 느낀 인간의 가장 큰 적 가운데 하나가 쥐라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사람을 잘 보지 못해서 그런지 여기 쥐들은 사람 겁을 내지 않더라고요. 집 뒤 텃밭에 슬금슬금 다가온 쥐를 호미로 때려잡은 적도 있어요. 뭐니 뭐니 해도 쥐들의 천적은 야옹이 아니겠어요? 길냥이 이 녀석은 수돗가에 와서 물을 마시고 가더라고요. 처음 만났을 땐 의도적으로 나에게 접근하더니 제가 살갑게 대해주지 않자 눈치를 채고는 자기 할 일만 하고 가더라고요. 시골에서는 길냥이 대접을 잘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어요. 녀석에게 잘 보여야 쥐들을 사냥해 주는 것 같더라고요. 길냥이 먹이도 구해와서 자선 삼아 주어야 하는데 그게 잘 안되네요. 어리 버리 2023. 11. 27.
별서(別墅)에서 130 - 마침내 백일홍을 정리했어요 지난 주말 비가 왔어요. 11월 12일부터 기온이 내려가더니 별서에 살얼음이 어는 날도 있었어요. 그동안 잘 버티고 있던 백일홍꽃이 순식간에 시들더군요. 이젠 정리를 해야겠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11월 14일 화요일 오전, 작업에 들어갔어요. 금잔화는 좀 더 남겨두리라고 마음먹었어요. 마당 한켠 작은 틀밭에 자라던 백일홍도 함께 정리하기로 했어요. 일단 모두 뽑아서 뿌리를 잘랐어요. 잘 마른 꽃들을 가위로 잘라 못쓰는 생수병 통에 담았어요. 씨앗을 받아두어야 내년에 다시 뿌릴 수 있을 것 아니겠어요? 이젠 금잔화만 남아 있네요. 정리를 하고 나서는 며칠 전에 만들어둔 댑싸리 빗자루로 마당을 쓸었어요. 백일홍 줄기와 대궁은 전지가위로 잘라 비탈에 조금 깔아 두었지요. 잡초가 나는 것도 막고 떨어진 씨앗으로.. 2023. 11. 25.
별서(別墅)에서 129 - 가을 늦도록 버텨준 백일홍들, 너무 고마워요 나에게는 물기가 살짝 묻은 이런 풍경이 너무 좋게 여겨지는 거야. 멀리 있는 풍경이 성큼 다가왔어. 가지에 붙어있던 나뭇잎들이 마구 떨어져 나가는 계절이야. 이제 백일홍도 정리해야겠지. 한 해가 지나가는 것 같아. 백일홍 씨앗을 채취해두어야 하는데... 내년에는 백일홍을 더 많이 심어야겠어. 노란색 백일홍 씨앗을 더 많이 구해두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 다음 달에는 배롱나무 가지 전지도 해야 할 거야. 남천 이파리도 붉게 물들었어. 남천 열매는 새들도 잘 안 먹는 것 같더라고. 퇴근길에 만난 풍경이지. 멀리 보이는 곳이 경주 시가지야. 다음 달이 되면 들판 색깔도 갈색으로 변하지 싶어. 어리 버리 2023. 11. 22.
별서(別墅)에서 128 - 그 녀석이 돌아온 게 틀림없어요 창밖에 눈에 익은 새가 보이는 것이었어요. 스마트폰을 켜고 방 안에서 녀석을 살폈어요. 녀석은 부지런히 잔디밭을 콕콕 쪼아대며 먹이활동을 하더군요. 마치 제집 안마당인양 말이죠. 올해 초여름에 당한 후투티 새끼의 비극을 본 뒤로 8월에 한번 찾아온 뒤론 별서 마당 출입을 끊은 것 같았는데 말이죠. https://yessir.tistory.com/15870621 별서(別墅)에서 67 - 이소(離巢) 몇 시간만에 당한 비극 작년 가을부터 잔디밭에 와서 놀던 후투티가 올해 봄부터는 꾸준히 데크 위 지붕을 드나들었어. 둥지를 만들고 알을 품는다는 느낌이 들더라고. https://yessir.tistory.com/15870426 후투티가 자주 놀러 yessir.tistory.com 꼭 그 녀석인지는 모르지만 어쨌.. 2023. 11. 15.
별서(別墅)에서 127 - 댑싸리로 마당비를 만들어 보았어요 11월 8일 수요일, 댑싸리를 뽑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제 거의 생명력이 다한 것 같았거든요. 틀밭 두 군데와 텃밭 수돗가에 자라는 녀석들을 뽑기로 했어요. 그냥 손으로 잡아당겼더니 뽑히질 않아서 삽으로 뿌리 부근 흙을 뜬 뒤 뽑았어요. 뿌리에 흙이 엉겨서 나오네요. 이틀 전 가을바람이 불면서 잔디밭에도 낙엽이 제법 떨어졌어요. 그러니 결 고운 빗자루가 필요하기도 했던 거예요. 작은 톱을 가져와서 뿌리 부근을 살짝 제거하고 댑싸리를 묶었던 끈으로 몸통을 둘러보았어요. 그랬더니 어설픈 빗자루가 된 거예요. 연습 삼아 뿌리 흙을 제거했던 장소를 쓸어보았어요. 그랬더니 이런 식으로 깨끗해진 거예요. 삽으로 댑싸리를 뽑아낸 틀밭을 정리하고 흙을 뒤집어 놓았어요. 댑싸리 뿌리에 엉겨붙은 흙을 털 때 많은 .. 2023. 11.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