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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깜쌤의 세상사는 이야기 : '난 젊어봤다' - 자유 배낭여행, 교육, 휘게 hygge, 믿음, 그리고 Cogito, Facio ergo sum
  • 인생 - 그리 허무한게 아니었어요. 살만했어요

시골살이/별서(別墅)에서 - 시골살이174

별서(別墅)에서 126 - 이젠 몇가지 더 정리해야할 것 같아요 출근길 모습이에요. 저번에 따놓은 감은 이제 홍시로 변해가고 있어요. 매리골드를 뽑아내기가 아쉬워서 아직 남겨두고 있어요. 잔디밭도 이젠 그만 깎아야지요. 양란들도 별서 거실 안으로 옮겼어요. 방안에 있던 책상에 나무다리를 덧대어 붙여서 높였어요. 제가 했다는 말이 아니고요 전문가 목수께서 만들어주신 거지요. 입식 생활에 편하게 말이죠. 꽃백일홍도 아직은 남겨두었어요. 울타리에 오일 스테인을 칠해야 하는데 말이죠. 의자에 앉아서 이런저런 생각을 해보고 나서 결정해야지요. 데크에는 조금 짙은 밤색을 칠해보려고 해요. 댑싸리도 정리해야 할 것 같아요. 집 옆 비탈의 풀들도 제법 정리를 해두었지만 아직은 손을 더 봐야 해요. 이젠 화단으로 썼던 마당 틀밭을 정리해야지요. 갔던 길을 되짚어오며 퇴근했어요. 어리.. 2023. 11. 11.
별서(別墅)에서 125 - 배추도 묶고 마늘도 심었어요 11월 2일 목요일, 배추도 묶어야 하고요, 마늘도 심어야 했어요. 소녀 시절, 청송에서 온갖 궂은일을 다했다는 교우 한 분이 지원사격을 하러 오셨어요. 시금치 밭과 생강 밭을 김매시더군요. 그동안 나는 마늘 심을 준비를 했어요. 아침에 유튜브를 통해 마늘 심는 공부를 조금 해가지고 간 거예요. 씨마늘 소독을 안 했네요. 환경주의자인 나는 그동안 비닐 멀칭 기법을 거의 사용하지 않았지만 이번은 예외였어요. 틀밭 두 개에 비닐을 덮었어요. 길이는 2미터 60센티미터이고요, 폭은 1미터예요. 비닐에 칼로 구멍을 뚫고 마늘을 심은 뒤 흙으로 덮어주었어요. 가을 무는 잘 자란 것 같아요. 이런 식으로 말이죠. 식물들이 크는 걸 보면 너무 흐뭇해요. 홍당무도 제법 자랐어요. "워때유? 농사 초보인 게 확실히 티 .. 2023. 11. 8.
별서(別墅)에서 124 - 가을은 모닝 글로리의 계절이지? 꽃 피는 새벽, 마당에 나가보았어. 나는 꽃을 좋아해. 꽃 중에서도 한껏 피어나는 사람꽃이 좋긴 하지만... 그간 살아오며 사람들에게 많이 치여보았어. 실망도 많이 했고 말이지. 이젠 사람꽃보다 자연의 꽃이 더 좋아. 가을 아침엔 누가 뭐래도 나팔꽃이 최고라고 생각해. 화분에 나팔꽃을 심고 순을 잘라가며 키워보았어. 원래 품종이 그렇기도 하지만 엄청 크게 피어나는 나팔꽃이 있었던 거야. 색깔도 진하고 말이지. 직접 만든 덩굴받이에 올려보았더니 제 세상 만난 양 피어나더라고. 이젠 다 시들어버렸어. 2015년 다섯 번째로 터키를 갔을 때 카파도키아의 괴레메 마을 숙소에서 만나보았던 나팔꽃이 아직도 기억에 새로워. 바로 이 집 동굴방에서 묵었었지. 이 집주인 오스만 씨는 친구라고 할 수 있어. 우치히사르(우.. 2023. 10. 19.
별서(別墅)에서 123 - 달빛 내린 가을밤까지... 별서에서 자기로 했어. 꽃이 아름다워서 말이지. 가까이에서 좀 더 오래 보고 싶었어. 비록 자연의 법칙이라고는 해도 사람이 늙어가고 꽃이 시들어간다는 건 비극이야. 이제는 배롱나무 꽃도 거의 져버렸어. 이렇게나 화사했는데 말이야. 떨어진 꽃을 쓸어 담아보았어. 꽃이 없는 세상은 너무나 삭막해. 내가 보기에 여름을 대표하는 꽃나무는 능소화와 배롱나무가 아닐까 싶어. 오늘은 날이 흐려서 별 보기는 글렀어. 그래도 저녁을 먹고는 밖에 나가보기로 했어. 앞집 작업실에 불이 켜졌어. 마당으로 나가 거닐어보았어. 꽃송이에 가로등 불빛이 내려앉았네. 내가 눈치못채는 사이, 어둠도 사방에서 슬며시 다가와서 감싸주기 시작했어. 그럼 다음에 봐. 어리 버리 2023. 10. 18.
별서(別墅)에서 122 - 가을까지 줄기차게 피어주는 이 꽃 : 올해 가장 잘 기른 것은 백일홍이었어요 백일홍 꽃을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요? 별서 담장 안쪽에 아이리스를 뽑아내고 백일홍을 심었는데 그게 성공한 것 같아요. 백일홍은 이름 그대로 약 석 달 동안 피어나더군요. 어떤 녀석은 대문 사이로 고개를 내밀기도 했어요. 댑싸리 좌우로도 몇 포기 심었는데 보기가 괜찮았어요. 금잔화, 댑싸리, 백일홍이 어우러져서 옛날 선조들이 가꾸었던 전래 화단 기분을 느낄 수 있도록 만들어주네요. 내년에는 댑싸리를 여기저기 심어볼 생각이에요. 10월인데도 지지 않고 피어있어 주니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겠네요. 어리 버리 2023. 10. 16.
별서(別墅)에서 121 - 올해 무를 먹을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9월 2일에 무씨를 구해서 뿌려보았어요. 남부 지방은 8월 하순경에는 무씨를 뿌렸어야 하는가 봐요. 조금 늦기는 했다고 여겼지만 호미로 아주 얕은 골을 만들고 뿌렸어요. 이렇게 말끔하게 자라면 대성공인데 말이죠. 10월 2일에 찍은 사진인데 이런 식으로 자라났어요. 조금 빽빽하다 싶은 부분은 솎아내서 김치를 만들어 먹었어요. 병원에서 퇴원한 아내가 아픈 몸으로 그냥 대충 만들어주던데 의외로 맛있더라고요. 올해 가지농사는 대풍이었어요. 다 키운 무에 바람이 들거나 심이 박히는 일은 없어야 할 텐데요. 어리 버리 2023. 10. 14.
별서(別墅)에서 120 - 울밑에 핀 백일홍, 봉선화야 어제 글에서 백일홍 꽃밭 이야기를 했잖아요? 잔디밭 앞 낮은 담장을 따라 봉선화(봉숭아)와 백일홍을 심었더랬어요. 사실 이제는 봉숭아는 다 져버렸어요. 이젠 내년을 위해 씨앗을 받아두어야 하는 시점이죠. 녀석들 때문에 여름부터 너무 즐거웠어요. 봉숭아꽃이 이렇게 흐드러지게 피었는데도 아내 손톱 한번 물들여주지 못했네요. 삶에 지쳐 낭만조차 사라져 버린 메마른 내 정서가 원망스럽네요. 왜 그렇게 살아하는지 모르겠어요. 나름대로는 풍부한 정서를 지니며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말이죠. 올 가을도 벌써 사라져 가고 있는데요....... 아쉬워요! 어리 버리 2023. 10. 11.
별서(別墅)에서 119 - 댑싸리를 뽑아서 정리해야할 텐데요 시골살이를 하면서 댑싸리 씨를 올해 봄에 처음으로 뿌려보았어요. 창고 옆에 한 그루를 심었더니 잘 자라나네요. 모종을 길러 여섯 포기는 작은 틀밭에 옮겨 심었어요. 탐스럽게 잘 자라나더라고요. 몽실몽실 한 것이 얼마나 사랑스럽던지요. 텃밭 한 구석 음식 쓰레기 버리는 작은 웅덩이 부근에도 두 포기를 심어두었어요. 틀밭(상자밭)이에요. 댑싸리를 길러 마당 쓸 때 쓰는 마당비를 맬 생각이에요. 사진 속에 보이는 토마토와 오이도 이젠 다 정리했어요. 가지만 남아있네요. 틀밭에는 이제 배추와 무, 가을 상추 정도가 남아있어요. 그걸 댑싸리가 지켜주는 격이죠. 댑싸리 씨 채취하는 요령을 아직 모르고 있어요. 얼마 전에 비가 왔더니 그 무게 때문에 기울어져버리더라고요. 뽑아야 되는지 더 놓아두어야 하는지 아직은 가.. 2023. 10. 9.
별서(別墅)에서 118 - 잔디밭 관리요령을 이제, 아주 조금이지만, 살짝 깨달았어요 시골살이를 하며 잔디밭을 가꾸는 즐거움이 없다면 전원생활이 주는 낭만 한 가지를 잃어버리는 거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잡초 없는 깨끗한 잔디밭을 가꾼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더군요. 잔디밭 가꾸기는 잡초와의 전쟁임을 알게 되었어요. 그뿐만이 아니라 잔디를 깎고 난 뒤 나온 잔디 찌꺼기를 처리하는 것도 전쟁 수준의 작업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잔디밭에 자라는 잡초는 계절마다 다르더군요. 잡초를 뽑지 않고 무조건 잔디 깎는 기계로 밀어버리기만 하면 잡초들의 뿌리만 튼튼하게 만드는 것 같더군요. 제초제를 뿌리면 쉽게 해결된다는 분도 계시더군요. 틀린 말은 아니지만 온전히 맞는 말도 아닌 것 같아요. 특히 저 같은 환경주의자에게는 더더욱 그렇게 느껴지네요. 나는 제초제나 잡초 제거용 .. 2023. 10. 7.
별서(別墅)에서 117 - 나는 이런 길을 달려 출퇴근 해요 비 온 다음날은 출근할 때 한없는 행복을 느껴요. 청결함과 청명함을 동시에 느끼거든요. 나는 이런 식으로 살짝 물기가 배인 풍경을 사랑해요. 맑고 건조한 날보다 이런 날이 더 좋아요. 저런 집들은 펜션이라고 봐야겠지요? 멀리 경주 시가지가 보이네요. 구름이 걷히면서 파란 하늘이 얼굴을 드러내는 순간에는 살아갈 맛을 느낀다니까요. 어리 버리 2023. 10. 4.
별서(別墅)에서 116 - 배추를 심긴 심었는데요 틀밭에 배추를 심어 보기로 했어. 비도 조금 왔으니 기회다 싶었지. 먼산에 비구름이 지나가다가 안개만 남겨두었네. 모종을 사 온 거야. 모종을 사 왔다는 것은 씨앗을 뿌리지 않았다는 말이 되는 거지 뭐. 며칠 전에 미리 틀밭을 손 봐두었어. 내가 배추를 심을 동안 아내는 꽈리고추를 따더라고. 실한 모종 사이사이에 약한 것을 심어보았어. 어느 정도 크면 솎아서 먹으려고 말이지. 얼추 서른 포기는 넘어갈 것 같아. 이 정도만 해도 두 식구가 먹기엔 충분하지 뭐. 지난 8월 30일의 일이었으니 한 달 전이네. 문제는 병충해 예방인데... 어리 버리 2023. 10. 3.
별서(別墅)에서 115 - 사실 이런 집을 원했어요, 그런데... 은퇴를 앞둔 여성 목사님을 위로해 드리는 차원에서 식사를 함께 하고 차 한잔까지 대접한 뒤 헤어져 별서로 가는 길이었어요. 내가 이상적으로 생각하여 살아보고 싶다며 꿈꾸었던 집 앞을 지나게 되었어요. 사실 작은 규모의 한옥을 가지고 싶었어요. 이런 집안에 서재를 가지고 싶었던 거죠. 덩그랗게 커다란 전통 한옥을 원하지는 않았어요. 마당 안으로 들어섰더니 마침 주인이 계셔서 인사를 드리고 허락을 받고서 사진을 찍을 수 있었어요. 아! 그래요. 내가 꿈꾸어 왔던 공간이 눈앞에 펼쳐지고 있었던 거예요. 이 단정함과 깔끔함을 어떻게 묘사해야 하나요? 한쪽 옆에는 절이 있지만 주인과는 아무 관련이 없었어요. 툇마루가 있는 작은 한옥과 수련이 떠있는 작은 연못! 뭘 더 바랄 게 있나요? 이런 곳에 숨어 살며 가벼운.. 2023. 9. 30.
별서(別墅)에서 114 - 파전을 생각하며 쪽파를 심었어요 아내가 쪽파 씨앗을 얻어왔어요. 틀밭 하나를 정리해 놓았던 곳이 있었기에 심어 보기로 했어요. 쪽파는 파전을 만들 때도 쓰고 거의 모든 파요리의 재료로 쓰이잖아요? 심어 두고 며칠 지나자 그새 싹이 자라 오르기 시작했어요. 일단은 성공이라고 봐야겠지요? 지난 9월 2일에 심었어요. 어리 버리 2023. 9. 27.
별서(別墅)에서 113 - 낮에 뜬 반달을 보며 보낸 하루 낮 하늘을 보니 반달이 뜨는 것 같더라고요. 저녁을 기대하며 음악을 들었어요. 텔레비전 화면에 외장 하드를 연결하여 동영상을 재생시켰어요. 클래식 음악여행이라는 프로그램이죠. 이윽고 저녁이 찾아왔어요. 반달만 보는 게 아쉬워서 별서 주위를 돌아봅니다. 사방에 벌레 소리가 가득했어요. 봉숭아! 제가 은근히 좋아하는 꽃이에요. 내가 구시대 사람이어서 그런지 나이가 들면서는 한국의 전통 꽃들이 좋아지더라고요. 백일홍도 그래요. 그렇게 둘러보고 거실로 돌아왔어요. 새 아침이 되었어요. 어제 정리해 둔 저절로 자란 참외들은 먹을 게 없었어요. 너무 써서 말이죠. 엊저녁에 본 봉숭아들에게 아침인사를 건넸어요. 식물들도 주인을 알아본다고 하더라고요. 8월 25일의 일이었으니 약 한 달 전이었네요. 어리 버리 2023. 9. 26.
별서(別墅)에서 112 -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게 바로... 뭐처럼 보여? 구름 말이야. 난 아무리 봐도 곰이야. 곰곰이 생각해봐도 그게 곰이었어. 하늘도 나에게 가르쳐주고 싶은 말이 있었던 모양이야. "그저 뚝심을 가지고 곰처럼 우직하게 살아야 한다." 어리 버리 2023. 9.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