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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깜쌤의 세상사는 이야기 : '난 젊어봤다' - 자유 배낭여행, 초등교육, 휘게 hygge, 믿음, 그리고 Cogito, Facio ergo sum
  • 인생 - 그리 허무한게 아니었어요. 살만했어요

시골살이/별서(別墅)에서 - 시골살이223

별서(別墅)에서 115 - 사실 이런 집을 원했어요, 그런데... 은퇴를 앞둔 여성 목사님을 위로해 드리는 차원에서 식사를 함께 하고 차 한잔까지 대접한 뒤 헤어져 별서로 가는 길이었어요. 내가 이상적으로 생각하여 살아보고 싶다며 꿈꾸었던 집 앞을 지나게 되었어요. 사실 작은 규모의 한옥을 가지고 싶었어요. 이런 집안에 서재를 가지고 싶었던 거죠. 덩그랗게 커다란 전통 한옥을 원하지는 않았어요. 마당 안으로 들어섰더니 마침 주인이 계셔서 인사를 드리고 허락을 받고서 사진을 찍을 수 있었어요. 아! 그래요. 내가 꿈꾸어 왔던 공간이 눈앞에 펼쳐지고 있었던 거예요. 이 단정함과 깔끔함을 어떻게 묘사해야 하나요? 한쪽 옆에는 절이 있지만 주인과는 아무 관련이 없었어요. 툇마루가 있는 작은 한옥과 수련이 떠있는 작은 연못! 뭘 더 바랄 게 있나요? 이런 곳에 숨어 살며 가벼운.. 2023. 9. 30.
별서(別墅)에서 114 - 파전을 생각하며 쪽파를 심었어요 아내가 쪽파 씨앗을 얻어왔어요. 틀밭 하나를 정리해 놓았던 곳이 있었기에 심어 보기로 했어요. 쪽파는 파전을 만들 때도 쓰고 거의 모든 파요리의 재료로 쓰이잖아요? 심어 두고 며칠 지나자 그새 싹이 자라 오르기 시작했어요. 일단은 성공이라고 봐야겠지요? 지난 9월 2일에 심었어요. 어리 버리 2023. 9. 27.
별서(別墅)에서 113 - 낮에 뜬 반달을 보며 보낸 하루 낮 하늘을 보니 반달이 뜨는 것 같더라고요. 저녁을 기대하며 음악을 들었어요. 텔레비전 화면에 외장 하드를 연결하여 동영상을 재생시켰어요. 클래식 음악여행이라는 프로그램이죠. 이윽고 저녁이 찾아왔어요. 반달만 보는 게 아쉬워서 별서 주위를 돌아봅니다. 사방에 벌레 소리가 가득했어요. 봉숭아! 제가 은근히 좋아하는 꽃이에요. 내가 구시대 사람이어서 그런지 나이가 들면서는 한국의 전통 꽃들이 좋아지더라고요. 백일홍도 그래요. 그렇게 둘러보고 거실로 돌아왔어요. 새 아침이 되었어요. 어제 정리해 둔 저절로 자란 참외들은 먹을 게 없었어요. 너무 써서 말이죠. 엊저녁에 본 봉숭아들에게 아침인사를 건넸어요. 식물들도 주인을 알아본다고 하더라고요. 8월 25일의 일이었으니 약 한 달 전이었네요. 어리 버리 2023. 9. 26.
별서(別墅)에서 112 -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게 바로... 뭐처럼 보여? 구름 말이야. 난 아무리 봐도 곰이야. 곰곰이 생각해봐도 그게 곰이었어. 하늘도 나에게 가르쳐주고 싶은 말이 있었던 모양이야. "그저 뚝심을 가지고 곰처럼 우직하게 살아야 한다." 어리 버리 2023. 9. 19.
별서(別墅)에서 111 - 이틀 연속 전쟁을 하더라고요 처음 보았을 땐 저게 뭐지 했어요. 가까이 다가가서 살펴보고 나서는 깜짝 놀랐네요. 개미들끼리 전쟁이 벌어진 거예요. 곤충들 다툼에 인간이 끼어드는 건 옳지 못하다고 생각해서 보기만 했네요. 녀석들 입장에선 세계 대전이었겠지요. 전사자들 시신이 즐비하게 깔렸네요. 전쟁은 이틀간이나 지속되었는데 누가 승리하고 패배했는지 알 길이 없네요. "그것 참! 말로 하지 왜 싸우는겨?" 어리 버리 2023. 9. 18.
별서(別墅)에서 110 - 야외용 테이블을 혼자서 옮겨보았더니 되더라고요 데크에서 마당을 보았을 때 왼쪽 시멘트 바닥 위에 놓여있는 야외용 테이블을 낮은 담장 바깥으로 옮겨야겠다는 생각을 예전부터 하고 있었어요. 이 사진은 지난 6월 초순에 찍은 것인데 그때만 해도 꽃밭에는 꽃들이 거의 자라지 않고 있었음을 알 수 있어요. 야외 테이블 위치 선정이 잘못되어 있어서 그랬는지 여름 내내 별로 활용하질 못했어요. 그래서 옮겨가기로 한 것이죠. 장갑을 널어놓은 낮은 울타리 바깥으로 말이죠. 문제는 저걸 혼자 힘으로 옮겨야 한다는 것이었어요. 약 한 달 전에 가까스로 옮겼는데 혼자 하려니 작업이 만만치 않았어요. 요모조모 궁리하다가 손수레를 잘 활용하면 되겠더라고요. 마침내 옮겨가는 데 성공했어요. 대신 고생을 제법 했어요. 원래 있던 자리에는 그 보다가 작은 파라솔을 꽂아두기로 했어.. 2023. 9. 14.
별서(別墅)에서 109 - 새 화단을 만들어 두긴 했었는데... 일 년이 정말 빠르게 지나갑니다. 작은 텃밭 가꾸기이지만 농사일을 해서 그럴까요? 일 하고 나면 하루가 후딱 지나갑니다. 야외용 탁자를 옮기기로 했어요. 담장 바깥으로 말이죠. 한 2주일 전만 해도 봉선화가 절정을 이루었는데 이제는 많이 시들어버렸네요. 금잔화는 거름기 없는 곳에서 길러봐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너무 잘 자랐어요. 나팔꽃도 예외는 아니더군요. 내년에는 백일홍을 더 많이 심어볼 생각입니다. 이란의 이스파한 호텔에서 만났던 백일홍 꽃밭을 잊을 수가 없네요. 담장 바깥에다가 작은 화단을 만들어두었어요. 두 달 전에 만들어두긴 했는데 꽃을 심진 않었어요. 내년에는 여기에 봉숭아를 심을 생각이에요. 담장 밖에는 봉숭아, 안에는 올해처럼 백일홍을 심어볼까 해요. 올해 경험해보고 나서 알게 된 것은.. 2023. 9. 13.
별서(別墅)에서 108 - 퇴근하며 멀리서 바라 본 경주 시가지 퇴근이 늦어지는 날이면 멀리서 반짝이는 시가지 불빛을 보기도 해요. 태풍이 지나가고 난 뒤 강물도 점점 맑아지기 시작했어요. 지난 비로 인해 저수지에도 황토물이 유입되면서 탁했었는데 이제는 많이 가라앉아서 원래의 물색을 찾아가네요. 형산강 바닥은 거의 자갈로 이루어져 있어요. 형산강으로 흘러들어오는 지류들 가운데 남천(=문천)만은 모래바닥이고요. 저수지 가에 풀빌라가 한 채 들어서는 것 같네요. 모래강이 흐르던 내성천 상류에서 보냈던 유년 시절이 새삼 그리워지네요. 멀리 내가 다녔던 초등학교 지붕이 보이네요. 이쪽으로 마련한 별서로 출입한 지 이제 거의 일 년이 되어갑니다. 시간이 너무 빨리 흘러간 것 같네요. 이 들판이 황금색으로 변하면 다시 일 년이 완전히 지나가는 것이겠지요. 다음에 봐요. 어리 버리 2023. 9. 9.
별서(別墅)에서 107 - 오이도 나팔꽃도 정리했어요 나팔꽃을 줄타기시킬 수 있을까 싶어서 실험을 해보았어요. 그래서 시도해 보았지요. 되긴 되더라고요. 그런데 생각만큼 유인하기가 쉽지는 않더라고요. 꽃이 진 뒤 떨어지니 바닥이 지저분해지는 거예요. 그래서 정리를 하기로 했어요. 앞에 보이는 덩굴 식물용 터널에 나팔꽃을 키워서 올리는 게 낫겠다 싶더라고요. 나팔꽃이 새벽에 핀다는 사실 정도는 알지요? 꽃이 크게 피기로 소문난 종자를 구해와서 길렀는데 일단은 성공이었어요. 하지만 정리하는 게 낫다는 생각이 들어 잘라버리고 아래쪽 대궁만 조금 남겨둔 거지요. 이런 식으로 말이죠. 오이 넝쿨도 정리하기로 했어요. 지지대를 해체하고 나서.... 줄기를 뽑아서 전지가위로 잘라 거름더미에 버렸어요. "그동안 고마웠어. 한편으론 정말 미안해." 어리 버리 2023. 9. 8.
별서(別墅)에서 106 - 청개구리도 함께 살아요 별서에는 청개구리도 어디엔가 숨어 살아요. 풀을 베려고 작은 낫을 꺼냈는데 녀석이 뛰어오른 거예요. 물론 사람 겁을 낼 녀석이 아니지요. 얼마나 순한지 만져도 돼요. 피부도 아주 맨드라워서 감촉도 좋더라고요. https://yessir.tistory.com/15865916 얼간이 되어가기 천둥벌거숭이로 함부로 나대던 날들이 그리워졌어. -이젠 우습기 그지 없어졌지만- 바늘 끝만큼 좁은 웅덩이 바닥에 붙어 살면서도 밖으로 흘러나가는 물길이 있는지조차 찾을 줄 몰랐어. -이제 yessir.tistory.com 거의 15년 전에 만난 청개구리예요. 사람에게는 한 계단이지만 이 녀석에게는 얼마나 거대하게 느껴지는 벽이겠어요? 올 가을도 잘 보내고 살아남아야 할 텐데 말이죠. "앞으로는 낫 위에 올라오면 안 되는.. 2023. 9. 7.
별서(別墅)에서 105 - 틀밭 일부를 정리하고 가을 농사를 준비했어요 가을 농사를 위해 텃밭의 일부 틀밭을 정리해야만 했어요. 텃밭과 틀밭이라는 용어를 헷갈리면 제 글을 이해하기가 힘들어질 수 있어요. 집 가까운 마당 한구석이나 건물 앞이나 뒤 혹은 옆에 만든 작은 식물 재배용 밭을 텃밭이라 한다면.... 틀밭은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나무나 벽돌로 틀을 만들어 식물을 재배하는 밭이라고 할 수 있어요. 제가 식물을 재배하는 이런 스타일의 밭을 '쿠바식 틀밭'이라고 부른대요. 카리브해에 있는 쿠바라는 나라 알지요? 철 지난 작물들은 다 뽑아내고 삽으로 갈아엎은 뒤, 흙을 고르고 나서 직접 만든 액체 비료를 뿌려주었어요. 뿌려준 뒤 며칠간은 밭에서 고약한 냄새도 조금 나더라고요. 농약과 비료 사용은 극도로 자제하고 - 사실 여기에서는 올해엔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어요 - 오직 .. 2023. 9. 6.
별서(別墅)에서 104 - 제비나비와 능소화 양반집에서만 기를 수 있었다던 능소화 알지? 올여름, 별서에 많은 나비들이 찾아왔다고 했잖아? 별서를 방문해 준 많은 나비들 가운데 가장 진객은 바로 이 녀석, 제비나비라고 할 수 있어. https://yessir.tistory.com/15870684 별서(別墅)에서 100 - 나비보다 더 예쁜 꽃이 있더라고요! 올해엔 봄부터 정말 행복했어요. 올해처럼 꽃과 나비를 많이 본 해도 드물지 싶거든요. 백일홍이 피어있는 작은 화단에 호랑나비가 자주 날아오더라고요. 얘들은 사람 겁을 내지 않는 것 같아요 yessir.tistory.com 저번에는 별서를 찾아온 호랑나비들을 소개해 주었었지. 제비나비도 학문적으로 자세하게 구분하면 종류가 참 많더라고. 능소화를 길러봐야겠다고 생각하면서도 적합한 장소를 찾지 못했어.. 2023. 9. 5.
별서(別墅)에서 103 - 사는 게 힘들지? 태풍이 지나가던 날, 낮! 데크 탁자에 찾아온 새 한 마리가 있었어. 피할 곳을 찾는 것 같더라고. 녀석이 너무 안쓰러워서 방 안에서 가만히 지켜보고 있었어. 말이 통하는 존재 같으면 방 안으로 들어오라고 할 텐데... 그렇게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던 녀석은 결국 다른 곳 탁자 밑에 가서 제법 오래 앉아있더라고. 산다는 게 얼마나 힘들까 싶었어. 어떻게 도울까 하고 궁리했지만 무슨 수가 있겠어. 녀석이 놀라지 않도록 가만히 있어주어야지 뭐. 빗방울은 갈수록 거세지고 있었는데... 어리 버리 2023. 9. 1.
별서(別墅)에서 102 - 직접 길러 먹으니 한결 더 맛있네요 이제는 옥수수 틀밭을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8월 8일, 정리작업에 나섰어요. 대궁을 잘라 낼려니 아깝더라고요. 일단 옥수수부터 다 땄어요. 그리고는 전지가위로 밑동을 잘라내었어요. 옥수수 대궁 껍질은 엄청 날카로워서 잘못하면 손베이기 딱 알맞잖아요? 껍질을 벗겨내고 옥수수수염도 제거하며 얇은 비단 같은 속껍질만 한두 겹 남겨두었어요. 수확하는 재미가 얼마나 쏠쏠하던지요. 옥수수 대궁은 적당한 크기로 잘라서 틀밭 끝머리에 있는 거름더미에 버렸어요. 뿌리는 삽으로 떠넘겨 뽑은 후 흙을 제거하고 버렸지요. 집에 가져가서 아내에게 자랑했더니 삶아주더라고요. 그걸 다시 별서로 가져와서 먹어보았어요. 어른이 되고 나서는 처음으로 옥수수를 길러 그 수확물을 먹어보는 것 같아요. 맛이야 뭐 물어보나 마나지.. 2023. 8. 31.
별서(別墅)에서 101 - 농사에도 기술이 필요하더라고요! 올해 호박 농사는 대실패였어요. 덩굴은 무지무지 뻗어나가는데 당초에 열리지를 않는 거예요. 상추는 보통이었고요. 호박 농사는 실패였지만 거름이 정말 많이 필요하다는 것만은 확실히 배웠어요. 옥수수는 한 대궁에 서너 개만 달린다는 것도 배웠네요. 노란 파프리카와 빨간 파프리카는 각각 두 포기씩 심었어요. 그저 보통 정도로 수확했었는데 피망과 파프리카를 아직도 잘 구별하지 못하겠어요. https://blog.naver.com/sirun/221633096841 페리헤기 오후 4시 7분에 에스테르곰 역에서 출발하는 기차였어. 돌아갈 때도 아무 자리에 그냥 앉으면 되더라고. 나... blog.naver.com 파프리카는 헝가리에서 생산된 게 최고라고 들었어요. 헝가리에서 파프리카 먹은 이야기는 위에 소개해둔 글 .. 2023. 8.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