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살이2039 지는 짐실이 위에 살어유 저유? 사는 곳이유? 쥔 어른 가는데로 그냥 마구잽이루다가 함께 가유. 아직은 집도 절도 없어유. 소주상자 속이 제 집이여유. 제 속눈썹 보여유? 아직 큰거 작은거 잘 가리지 못해서 주인어른께 정말 죄송혀유. 좀 지저분하긴해두 견딜만혀유. 자동차 짐실이 위에 우리집이 있어유. 친구도 하나 있응께.. 2009. 8. 1. 펜션마을을 가려다가 어떤 분들은 방학에도 선생들이 출근하느냐고 묻기도 합니다만 맡은 업무와 학교형편에 따라 자주 출근을 해야 합니다. 한 십여년전에는 여름방학 내내 하루도 쉬지않고 꼬박 출근했던 적도 있었습니다. 출근을 했다가 업무처리를 하고 나니 조금 시간이 남았습니다. 자투리 시간을 유용하게 잘 쓰는.. 2009. 7. 29. 명품인간 벤츠가 보였다. 친구가 타고 온 차다. 차 모양은 그게 그건데 이 엠블럼이 차를 명품으로 돋보이게 한다. 그렇다. 나도 이만큼 살았기에 남들이 인정하는 엠블럼이 어디엔가 붙어있긴 있을 것이다. 내 이마에 붙어있는 브랜드는 싸구려인지 삼류인지 엉터리인지 나는 모르지만 남들은 너무 잘 알고 있.. 2009. 7. 23. 스위트 호텔에서 보문에 자리잡고 있는 어떤 연수원에서 오전 강의를 끝내고 나자마자 친구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고속국도 경주 나들목을 지나와서 보문관광단지 쪽으로 향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몇몇 대학친구를 만나 보문을 잠시 산책해보기로 했습니다. 호수가로 난 길을 걸어 현대호텔 앞을 지난 뒤 스위.. 2009. 7. 21. ㅅ에게 너희들이 6년을 다닌 길에 부용이 피었더라. 시내 여러군데에 부용을 심었더라만 거기에서 자란 모종이 제일 실하게 보이더구나. 꽃도 제일 크고 탐스러워서 혼자 보기가 아쉽더라. 집 뒤로 예전 군부대가 있던 터에 새로 짓는 아파트 공사가 거의 끝나서 이젠 마무리를 하는 것처럼 보이고...... 작은 .. 2009. 7. 18. 꿈 2 이제는 야망이 사라져버렸습니다. 언제 엄청 큰 꿈을 꾼 것도 아니었습니다만.... 내가 가진 그릇의 크기를 알게 된 다음부터는 그렇게 된 것이지요. 작은 종지만큼도 안되는 새가슴에다가 얇은 접시만한 배포, 가뭄에 쉬 말라버리는 옹달샘만도 못한 좁은 지혜를 가졌기에 애시당초부터 큰 꿈을 키울.. 2009. 7. 17. 꿈 1 유네스코 지정 동부사적지 부근에 자리잡은 어떤 교회에 제가 속한 남성합창단이 공연을 하러 갔습니다. 직업이 직업인지라 인근에 있는 학교에 갑자기 관심이 가더라 이말입니다. 운동장은 넓고 강당은 멋지고 건물은 아주 아담한 학교이지만 최근 들어 학생수가 슬슬 줄어들어서 걱정이 되기도 한.. 2009. 7. 16. 이라나? 17 - 뒷정리라는 말은 모르는가 보다 모두 11번에 걸쳐 예정되어 있다는 선덕여왕행차 개막행사가 끝나고 난 뒤 행사장에 가보았습니다. 무슨 트집이라도 잡으려고 일부러 찾아간 것이 아니고 집으로 가는 길목에 행사장이 자리잡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전혀 예상못한 것은 아니었지만 아니나 다를까 뒷정리 상태는 깔끔하지 못한 편이었.. 2009. 7. 14. 빈 의자 사람살이에서 의자 주인이 바뀌는 것은 자주 있는 일입니다. 높은 자리일수록 사람하나 바뀌는데 너무 많은 게 따라서 바뀝니다. 높은 사람 없이 모두가 다 낮기만 한 교실에서도 그런 것 같습니다. 나는 교실 내 의자에 앉아 다른 반으로 공부를 하러 간 우리 아이들을 기다립니다. 해마다 바뀌는 의.. 2009. 7. 12. 빈 마음 2 항상 평온하고 고요한 상태이지만 한번씩은 너무 허전합니다. 가르치는 직업이어서 할 수 없이 이야기를 하지만 혼자 조용히 있고 싶을 때가 더 많습니다. 최근에는 퇴근후에 몇마디의 말을 했는지조차 기억에 없습니다. 속에 가득한 슬픔과 서글픔의 응어리들을 그냥 그냥 조용히 삭이고 넘어갑니다.. 2009. 7. 10. 개미집수리 그들의 집은 부용밭에 있었습니다. 녀석들은 부용 줄기에도 올라가보고 심지어는 꽃 속에까지도 등반해보는 모양입니다. 며칠 계속해서 비가오다가 조금 빤하자 녀석들은 긴급 집수리공사에 들어갔습니다. 꺼내고 파내고 말어올린 흙들이 수북합니다. 녀석들에게 부용숲은 거대한 나무가 들어찬 밀.. 2009. 7. 8. 수영장 수영과 개울 멱감기 도시아이들은 익숙한 솜씨를 발휘하여 세련된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수영모를 씁니다. 시골아이들은 그냥 모래밭에다 옷을 훌렁훌렁 벗어다 둡니다. 그러면 개미도 올라오고 가끔씩은 뱀이 벗어둔 옷가지 곁으로 지나가기도 했습니다. 안전요원들이 사방에서 지켜보며 혹시 물에 빠지는 아이들이 있.. 2009. 7. 5. 웃음 크게 소리내어 안 웃어본 날들이 제법 많았던 것 같아. 이젠 잔잔하게 고요하게 웃거든. 기쁜 일이 있어도 슬며시 슬며시 혼자 웃고, 서글픈 일이 있으면 그냥 더 혼자 웃지. 아직까지 얼굴에 내 생각이 나타나는 것을 보면 인생을 헛살아온 것 같아. 살다보니 인생이라는게 그저 허허롭기만 해. 아무리.. 2009. 7. 3. 뭉게구름을 찾아서 뭉게뭉게 마구 솟아오르던 희디 흰 구름들은 모두 다 어디로 간 것일까? 천지개벽이나 난듯이 마구마구 솟구쳐 오르면서 이리저리 뒤틀리고 꼬이다가 폭발하듯 치솟고 희다희다 못해 나중에는 검스름해지다가 이내 세상을 뒤집을 듯이 거멓게 모습을 바꾸고 슬금슬금 스쳐 지나가는 찬바람을 앞세우.. 2009. 6. 30. 바보처럼 남기 땡볕 아래 역사가 담긴 언덕을 훑어볼까? 원래 검었던 살갗이 조금 더 탄들 어떠랴? 까마득한 날 흐른 뒤에 무덤 뒤져 흔적찾으러 나설 후손들이 미리부터 그리워지겠다. 흘러버린 날들 묻어버린 동산 위에 나무들이 자라나 세월을 덮었다. 먼 산들은 역사를 내려다보고서도 입을 다물었다. 부용은 조.. 2009. 6. 29. 이전 1 ··· 101 102 103 104 105 106 107 ··· 13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