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분들은 방학에도 선생들이 출근하느냐고 묻기도 합니다만 맡은 업무와 학교형편에 따라 자주 출근을 해야 합니다. 한 십여년전에는 여름방학 내내 하루도 쉬지않고 꼬박 출근했던 적도 있었습니다.
출근을 했다가 업무처리를 하고 나니 조금 시간이 남았습니다. 자투리 시간을 유용하게 잘 쓰는 것이 내겐 아주 소중한 일이므로 경주보문관광단지 부근에 아름다운 펜션이 몇군데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사실을 기억해내고 찾아나섰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돌아볼 생각을 했기에 배낭속에 수건과 우산을 넣고 커피깡통 한개를 넣었습니다. 위 지도의 신리마을이라고 표시된 곳에서 경주시내방향을 보고 찍은 것이 맨 위의 사진입니다. 지도 오른쪽 위를 보면 다시 핀이 하나 보일 것입니다. 그쪽으로 갈 생각입니다.
천북면사무소를 지나서 이번에는 보문쪽으로 방향을 틉니다. 저 멀리 얕은 야산 위로 보문의 콘도미니엄들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채마밭에서는 할머니들이 일을 하고 계셨습니다.
보문으로 연결된 도로 양쪽으로는 무궁화꽃이 가로수 대용으로 심겨져 있었습니다. 가드레일 밑으로는 금잔화가 가득피었습니다.
한곳에는 내가 그렇게 좋아하는 백일홍이 피었더군요. 백일홍! 나는 이 꽃을 보면 가슴이 뜁니다.
진한 분홍색이라고 해야 하나요? 정겹고도 수수한 색깔이 너무 마음에 와닿습니다.
황색 금잔화!
그 옆에는 노랑 금잔화가 자태를 뽐내고 있습니다.
작년에 터키에서 가져온 금잔화 씨앗들은 결국 싹이 트지 못했습니다. 대신 카파도키아에서 구해온 코스모스가 어설프나마 꽃을 피웠습니다.
한화콘도입니다. 결국 여기는 보문 뒤편이 되는 셈이지요.
빨간색 지붕이 인상적인 저곳은 가까이 가보니 펜션이더군요. 상당히 아름다웠습니다.
작은 저수지를 발견하고 한번 올라가 보았습니다.
아담한 분위기를 가지고 숨어있었습니다.
낚시를 안해본지가 얼마나 오래 되었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습니다.
그렇게 좋아하던 낚시도 아무 미련없이 내던지고 말았습니다. 사실은 낚시를 갈 시간이 없다는게 맞는 표현이지 싶습니다.
지금은 망초꽃의 계절인가 봅니다.
알고보니 저수지 밑의 저 집은 경주에서는 그래도 상당히 알아주는 저명인사의 별장이더군요.
나에게는 그저 그림의 떡에 지나지 않습니다.
저수지 부근 밭에는 자두가 익어가고 있었습니다.
저 멀리 보이는 산을 넘어가면 돌아가신 선친이 영면하고 계시는 장소가 나옵니다. 괜히 마음이 아려왔습니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