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살이/세상사는 이야기 2 My Way531 밤을 많이도 주워왔습니다 9월 11일이면 거의 한 달 전인데 그때 벌써 아내가 밤을 주워왔더군요. 물로 깨끗이 씻어서 말렸습니다. 널어 말리는 건 제 몫이었네요. 그 뒤로도 아내가 제법 많은 밤을 주워왔습니다. 밤을 삶아서 먹기도 하고, 껍질을 까서 밥에 얹어먹기도 하고, 아는 분들에게 나누어주며 인심을 쓰기도 했습니다. 결국은 그 밤을 가지고 서울까지 다녀왔습니다. 서울 가는 김에 가져갔다는 말이죠. 뭐니뭐니해도 밤은 구워 먹어야 제맛인데 도시에서는 그렇게 먹기가 힘이 드네요. 어리 버리 2021. 10. 5. 이런 나라에 살고 싶어 내가 그 나라를 처음 가본 게 서기 2천 년이었어. 우리나라와 국교를 수립하고 해외여행 자유화가 이루어진 뒤에도 한동안 가지 않았어. 그 나라에는 1990년대만 해도 외국인을 대상으로 만든 전용화폐가 있었어. 외국인들은 현지에서 통용되는 돈을 사용하지 못하고 반드시 외국인 전용화폐를 사용해야 했으므로 이는 현지인 물가보다 더 비싼 가격으로 돈을 쓰라는 정부 공인 공식 바가지 제도라고 볼 수 있었지. 나는 그런 것이 싫었던 거야. 그 나라에서 외국인 전용화폐 제도가 폐지된 게 1994년 정도였을 거야. 그리고도 6년을 더 기다렸다가 여행을 갔어. 남들이 모두 백두산을 가본다고 난리를 치며 구경을 갈 때도 나는 안 갔어. 통일되면 우리 땅을 거쳐 가겠다고 고집을 부린 거야. 나는 그 고집을 아직도 부리고 있.. 2021. 9. 24. 차 빠지다 딱 한 달 전인 8월 18일, 잘 아는 교수님과 함께 현장 확인을 나갔습니다. 비가 오는 날이었습니다. 좁은 농로에 들어섰는데 얼마 안 있어 오른쪽 바퀴가 시멘트 바닥에 긁히는 소리와 함께 봇도랑으로 빠져 내려가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차가 없는 사람이니 조수석에 앉아있었습니다. 운전하신 교수님께서 워낙 발이 넓으신 분이라 근처에 거주하는 어떤 분께 도움을 요청했더니 바로 달려오셨더군요. 그분의 도움을 받아 보험회사에 연락을 할 수 있었고 얼마 안 있어 구조차량이 현장으로 찾아오네요. 구조차 운전기사는 아주 능숙한 솜씨로 차를 끌어내더군요. 이렇게 한바탕 생 쇼를 하고 돌아오다가 결국은 시내에서 교통사고 원인제공자가 되고 말았네요. 참고인으로 경찰서에 가서 조사를 받는 일까지 벌어지게 되었습니다. 잘 해결.. 2021. 9. 18. 귀하고 큰 선물을 받았습니다 선물을 받았습니다. 부족하기만 한 저에게는 너무나 귀하고 큰 선물이었네요. 생명보다 소중한 게 또 있을까요? 사내아이들입니다. 삼 년 만이지요. 지난 8월 10일에 태어났네요. 소식을 처음 알게 된 것은 올해 초였습니다. 제 생일날이었지요. 8월 10일은, 3년 전에 교통사고를 당한 뒤 의식 없이 누워있다가 35분 만에 기적적으로 병원에서 눈을 뜬 날이기도 합니다. 돌이켜보면 참으로 신기함의 연속이었습니다. 교통사고를 당했던 2018년은 새로운 목사님 청빙을 위해 한창 애쓰던 해였습니다. 선임장로님과 차석이던 제가 일주일 간격으로 교통사고를 당했었네요. https://blog.daum.net/yessir/15869063 살아난 것이 기적입니다 8월 9일 목요일 아침, 자전거를 가지고 영주행 기차에 몸을 .. 2021. 9. 17. 차려주는대로 먹어야지요 인터넷에는 서글픈 기사들이 제법 많이 떠돌고 있습니다. 요리와 빨래에 서툰 꼰대들에 관한 이야긴데요, 가만히 생각해보니 내가 바로 그런 경우인 것 같습니다. 그래도 천만다행인 것은 밥도 할 줄 알고 라면도 끓여먹을 줄 안다는 것인데 문제는 반찬을 만드는 게 조금 힘든다는 것이지요. 한 번씩 시장 구경을 가보면 맛깔스럽게 만들어놓은 반찬이 엄청 많아서 안심이 되기도 하고 음식점을 기웃거릴 때마다 메뉴판 속에서는 먹을 만한 게 부지기수로 많으니 속으로는 너무 흐뭇해집니다. 이도 빠지고 눈까지 침침해지며 사먹을 돈까지 없으면 큰일이다 싶지만 그 지경이 되면 그만 살고 가야지요. 이 땅에 소풍 와서 꽤나 오래 머물렀으니 이젠 본향으로 돌아가야지요 뭐. 젊었을 때도 그랬지만 나는 아내가 차려주는 대로 아무런 투정.. 2021. 9. 15. 추장새와 후투티 사진 찍기가 고급 취미라고 그러지 않습니까? 똑딱이 카메라로 아무 것이나 보고 마구 셔터를 눌러대는 나 같은 어리바리 삼류는 사진을 취미로 한다고 감히 말할 수도 없지요. 경주 황성공원에는 한번씩 사진작가들이 몰려드는 때가 있습니다. 오늘은 거길 찾아가보는 거죠. 소나무 숲 밑에는 맥문동이 가득 심겨 있습니다. 맥문동 꽃이 만발하면 장관을 이루겠지요. 그때가 되면 전국에서 사진사들이 몰려올 겁니다. 머리에 새 깃털을 꽂은 아메리카 인디언 추장 사진을 본 적 있지요? 그런 새를 닮은 새가 황성공원에 산다는 소문이 나서 많은 분들이 몰려오더군요. 후투티라는 이름을 가진 새인데 어떤 분들은 생김새대로 연상해서 추장새라고 부르기도 한다는군요. 망초나 개망초 꽃을 보고 계란꽃이라고 부르는 젊은이들이 많다는 이야기.. 2021. 9. 14. 걸어가며 3 나는 오래전부터 걸어 다녔어. 초등학교 때는 작은 고개를 넘어 학교를 다녔었고.... 중고등학교 다니던 시절에는 종착지 기차역에서부터 학교까지 걸었어. 중학교 때는 기본이 30분이었고 고등학교 때는 40분을 기본으로 걸었어. 집에서부터 기차역까지도 걸었으니까 참 많이도 걸었네. 세월이 흐른 뒤 모두들 자가용 승용차를 타고 출퇴근할 때도 집에서 제법 떨어진 시내 어떤 학교에 근무하며 걸어 다녔어. 옮겨야 할 무거운 짐이 있는 날에는 시내버스를 타보기도 했지만 역시 걷는 게 제일 편했어. 걸어 다니는 게 편하고 좋은 걸 어떡해? 그런 습관 때문이었는지는 몰라도 배낭을 메고 다른 나라를 돌아다닐 때도 줄기차게 걸었지. 걸어 다니면 참으로 많은 것이 보이더라고. 자동차를 타고 다니면 안 보이는 것들이 세밀하게 .. 2021. 9. 13. 걸어가며 2 방향을 바꾸어 걸어보았어. 보슬비 뿌리는 날이었지. 이런 이런 촉촉함을 좋아해. 모든 게 깨끗하게 여겨지기 때문이야. 그런 성향이 있기에 소나기 내린 뒤의 열대 도시 거리를 좋아하는 거지. 매연으로 가득한 동남아시아 대도시보다는 고즈넉한 분위기를 가진 중소 도시를 좋아해. 동남아시아의 작은 도시들이 갑자기 그리워지네. 자전거도로를 따라 걸었어. 개울을 건넜어. 비가 내린 뒤여서 그런지 물이 맑았어. 묽은 맑을지 모르지만 물고기들이 거의 안보이더라고. 그건 뭔가 문제가 있다는 말이겠지? 나는 하류 쪽으로 방향을 잡았어. 징검다리가 놓여 있네. 황순원 님의 에 등장하는 소녀는 어디로 가버린 것일까? 그런 단편소설을 공부하던 때가 그리워졌어. 벌써 오십여년 전의 이야기야. 살아온 날들이 그렇게 많았던가 봐. .. 2021. 9. 11. 걸어가며 1 계절의 여왕이라는 5월 하순이었어. 집을 나섰지. 걷기 위해서.... 집에서 가까운 개울에 나가보았어. 잠시 둑길에 서서 어디로 갈까 망설였어. 그러다가 서쪽으로 방향을 잡았어. 형산강 방향이야. 이상하지. 내가 사는 이 도시의 이 개울에는 왜 물고기가 거의 안 사는지 모르겠어. 시도 때도 없이 하도 공사를 해대서 그런지도 몰라. 해마다 파헤치고 공사를 하는데 어느 물고기가 견디겠어? 살만하면 구정물이 생기고 흐려지는데 어떻게 견디겠어? 깔끔하게 정비해서 유지 보수 관리가 꾸준히 이루어지면 좋으련만.... 그렇게 손을 보는 데도 아직도 엉성한 데가 제법 있어. 하천정비라고 하는게 쉽지 않다는 것 정도는 나도 알아. 처음부터 세밀하게 공사를 하고 정비를 하면 좋을 텐데 말이지. 그런 뒤에는 큰물 한번 지나.. 2021. 9. 10. 맨날 놀아도 되나요? 지난달 한참 더울 때 저녁에 자주 옥상에 올라갔습니다. 어떨 땐 맥주 맛이 나긴 하지만 알코올 성분은 없는 음료수를 한잔 가지고 올라가기도 했습니다. 한동안 나만의 공간에 앉아 멍하니 먼산을 바라보기도 했습니다. 잘 생각해보니 지난 8월에는 장거리 출타를 한 번도 하지 않았네요. 아버지 기일에다가, 외손녀 생일에다가 새생명 탄생까지 겹쳐있었습니다. 8월 30일에는 두 번째 백신을 맞기도 했습니다. 그러니 어디로 가볼 여유가 없었네요. 이제 9월입니다. 다음 주일경에는 어디 멀리 가보고 싶습니다. 자전거를 가지고 말이죠. 그런데 맨날 이렇게 놀아도 되나요? 어리 버리 2021. 9. 6. 올 여름엔 이렇게 살았어요 7월 하순에 낙동강 라이딩을 다녀온 뒤론 집안에 칩거했습니다. 새벽 4시 20분엔 어김없이 일어나 새벽 외출을 다녀오고 나서는 책상 앞에 붙어 앉아 영어 성경을 베껴 썼습니다. 신약성경을 다 끝내고 이제는 구약을 쓰고 있는데 이제 출애굽기를 쓰고 있습니다. 공책 권수로는 22권째네요. 제가 더위에는 제법 강하므로 선풍기 하나로 여름을 났네요. 하다 하다 정 못 견딜 정도가 되면 아래층으로 내려가서 에어컨 바람을 잠시 쐬기도 했습니다. 이제는 영락없는 실업자 신세이니 남는 게 시간이었으므로 창조과학자 분들 가운데 김명현 박사님의 강의를 골라 들었습니다. 그래도 심심하면 책을 보고요.... 이 나이가 되어서도 안경 없이 책을 볼 수 있으니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책이 없는 세상은 상상만 해도 끔찍합니다... 2021. 8. 24. 낙동강 일부 구간 라이딩을 끝내고 왔습니다 7월 20일 화요일 오전 11시, 안동에 도착했습니다. 안동역에서 출발하여 낙동강을 따라 달렸습니다. 풍산 벌판을 지나 경상북도 신도청 소재지 부근을 거쳤습니다. 예천 삼강주막까지 가서 친구를 만나보았습니다. 다음날인 21일 아침에 문경시(=점촌 기차역 부근에서 잤습니다)를 출발했습니다. 상주 경천대를 거친 뒤, 여러 개의 보를 보며 정신없이 대구를 향해 달렸습니다. 구미를 통과한 뒤 낙동강 전투로 유명한 왜관까지 갔습니다. 7월 22일 목요일 아침 일찍, 왜관에서 출발하여 대구를 향해 달렸습니다. 강정보를 지난 뒤, 화원 유원지에서 멈춰 섰습니다. 친구들을 만나 모임을 가진 뒤 지하철 1호선 설화명곡 역으로 가서 동대구 역으로 이동했네요. 동대구역에서 기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둘째 날은 100.. 2021. 7. 24. 금강 라이딩을 끝내고 왔습니다 6월 21일 월요일 낮에 세종을 출발해서 공주와 부여를 거친 뒤 24일 금요일 군산시가지 탐방을 끝내고, 금요일인 25일 어제 비로소 집에 돌아왔습니다. 금강을 따라 내려간 셈이죠. 세종, 공주, 부여 군산을 거쳐가는 여행이었습니다. 탐방 인증과 속력을 즐기는 여행이 아니었기에 미니 벨로를 타고 천천히 돌아다녔습니다. 부여와 군산에서는 그동안 찾아뵙고 싶었던 소중한 분들을 만나보기도 했습니다. 이제 여독을 풀고 컴퓨터 앞에 붙어 앉았네요. 참으로 소중하고 의미있는 자전거 여행이었습니다. 잠시 머무르고 들렀던 도시들이지만 하나같이 따뜻하고 밝은 곳이었습니다. 특히 군산은 너무 좋았기에 틀림없이 한번 더 가지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어리 버리 2021. 6. 26. 희방사역까지 걸었습니다 6월 16일 수요일 아침, 청량리로 올라가는 무궁화호 열차를 탔습니다. 영천, 의성, 안동, 영주를 거쳐 올라갔습니다. 인삼으로 유명한 풍기에서 내렸습니다. 소백산 줄기들이 동네를 휘감고 있는 곳이지요. 평양식 슴슴한 맛을 내는 냉면으로 점심을 대신했습니다. 풍기읍을 거쳐 교외로 나갔습니다. 친구와 같이 갔었습니다. 옛날 통학로로 애용했던 철길을 걸어보고 싶은 꿈을 간직해왔던 친구가 실행에 옮기던 날, 친구 따라 풍기까지 간 것이었죠. 날이 서늘했지만 오래 걸어서 그런지 땀이 많이 났습니다. 친구가 통학로로 사용했던 철길은 이제 폐선이 되고 말았습니다. 터널이 두개나 나타나더군요. 두 번째 창락 터널 부근에서 친구와 헤어져 혼자 걸었습니다. 친구는 어머님 산소로 올라가고 나는 희방사역까지 걸었던 것이죠... 2021. 6. 18. 섬진강을 따라 달렸습니다 5월 31일 월요일 아침에, 동행하는 분의 승용차를 얻어타고 출발했습니다. 전라북도 남원에 도착하여 둘러보고 다음날인 6월 1일에는 전라남도 곡성을 향해 섬진강 자전거 도로를 달렸습니다. 구례에는 그날 저녁에 도착했습니다. 구례에서 자고 그다음 날인 6월 2일에는 하동을 향해 다시 페달을 밟았습니다. 지리산 자락을 보며 달리는 기분은 말로 설명하기가 어려웠습니다. 하동에서 하루밤을 잤습니다. 마침내 섬진강 자전거도로의 마지막 18킬로미터 정도를 남겨두었습니다만... 6월 3일 아침부터 비를 만났습니다. 난감하더군요. 어쩔 수 없이 집으로 돌아왔네요. 정신을 추스른 뒤, 다음 주일에는 코로나 백신을 맞고 이상만 없다면 금강 라이딩에 도전해볼 생각으로 있습니다. 그래서 지난주 제 블로그에 글이 없었던 것이죠.. 2021. 6. 7. 이전 1 ··· 11 12 13 14 15 16 17 ··· 3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