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31일 토요일은 날씨도 좋았어요.
8월 하순만 되어도 여기저기에서 가을 냄새가 풍겨납니다. 방아깨비도 나타나더군요.
잔디를 깎았습니다. 8월 마지막 주에 비가 내리자 그동안 심했던 가뭄에 말라죽어가던 녀석들이 생기를 띄며 색깔조차 돌아오기 시작했습니다.
전선에 이상이 생겨 잔디 깎기 기계가 잠시 멈추어 서기도 했지만 아는 분에게 긴급도움을 요청해 손을 볼 수 있었습니다. 너무 고맙네요.
매리골드와 댑싸리들도 조금씩 손을 보아주었습니다. 넘어진 건 거의 예외 없이 다 잘라내고 일부는 뽑아내기도 했습니다.
해가 기울면서 마당에 그늘이 내려앉기 시작합니다.
창고 앞 시멘트 갈라진 틈새에서 자라 오르던 댑싸리 세 포기 가운데 제일 왼쪽 것이 죽어버렸습니다.
반쪽이 죽은 거 확실히 보이죠. 자세히 보면 다른 포기라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죽은 녀석의 아래 대궁을 끊어내었더니 칼로 자른 듯한 반쪽이 남아있게 되었습니다.
밤에는 오랜만에 별을 보고 싶었습니다.
해가 제법 기울었기에 밤이 오기를 기다려보았습니다.
저녁이 되자 분꽃이 생기를 되찾기 시작합니다.
한 포기 안에서 이렇게 다양한 색깔이 나오다니 너무 신기하고 놀라워서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반은 노랑이고 반은 분홍색을 띠는 녀석들도 생기더군요.
위에서 말씀드린 대로 넘어진 것들은 가차 없이 잘라내어서 거름더미에 버렸습니다.
방범등을 켜보았습니다.
사방에서 우는 벌레소리들이 더 크게 들리더라고요.
가을벌레 소리들이 얼마나 감성을 자극하는지 모릅니다.
마당을 서성거리며 가을 소리를 찾아들었습니다.
소쩍새가 울더라고요.
마당을 서성이다가 방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냥 자기가 뭣해서 컴퓨터로 음악을 들었습니다.
일찍 자기로 합니다.
새벽에 잠이 깨서 밖으로 나갔습니다.
별을 찾아봐야지요.
카시오페이아, 북두칠성, 오리온 등은 쉽게 찾을 수 있더군요.
저에게는 벌레소리와 소쩍새 소리가 확연히 구별되어 들리던데 여러분들 귀에는 어떻게 다가서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한참을 서성거리다가 방으로 들어갔습니다.
네시 반에 다시 일어나서 밖으로 나갔습니다.
그때까지도 발레소리들이 자욱했습니다.
주일 예배를 드리기 위해 집으로 갑니다.
토함산과 남산 쪽에서 해가 솟아오르려고 하더군요.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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