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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깜쌤의 세상사는 이야기 : '난 젊어봤다' - 자유 배낭여행, 교육, 휘게 hygge, 믿음, 그리고 Cogito, Facio ergo sum
  • 인생 - 그리 허무한게 아니었어요. 살만했어요

경주, 야생화, 맛/경주 돌아보기 Gyeong Ju 2170

인왕동이 달라졌다 경주관광의 핵심 지대라면 아무래도 인왕동과 황남동, 그리고 교동일 것입니다. 지금은 거의 사라졌지만 한때 경주의 대표적인 유흥가였던 쪽샘 골목도 인왕동에 걸쳐져 있었습니다. 오랜만에 인왕동에 가보았습니다. 그동안 스쳐지나기만 하였지 골목 속으로 들어가 본 것은 몇 년 만이었지 싶습니다. 이 동네에 있었던 주택들 상당수가 철거되었습니다. 철거된 빈터에는 드문드문 발굴이 이루어지고 언젠가는 공원으로 변할 모양입니다. 요즘 한창 뜨고 있는 인기 작가 허진모 선생의 생가도 이 부근 어디에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합니다. 몇 년 못 본 사이에 인왕동 옛터에 큼지막한 찻집이 들어섰더군요. 한쪽은 파스타 음식점, 한쪽은 카페테리아 같아 보입니다. 이젠 뭘 해도 자본이 필요한가 봅니다. 인왕동을 스쳐지나 나는 교동으로 .. 2020. 10. 26.
고분에도 벌초를 할까? 모르긴 몰라도 지난 9월 26일 토요일이나 그 한 주 전인 19일 토요일에는 벌초하는 분들이 많았을 겁니다. 중추절을 앞두고 조상들의 산소를 가보는 것은 후손 된 사람들의 도리이기도하니까요. 제 부모님 두 분은 영천 호국원에 모셔두었으니 특별히 벌초에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었습니다. 경주에 있는 수많은 고분들에도 벌초를 하는 것일까요? 정답은 사진 속에 나타나 있습니다. 시내에 작은 동산처럼 솟아있는 고분들은 문화재를 관리한다는 측면에서도 관리해두어야하고 도시 미관을 위해서도 신경을 써두어야 할 것입니다. 더 나아가서 고분이 어느 분의 왕릉이라고 하는 게 확실히 밝혀져있다면 문중이나 후손들이 가만히 있지는 않아야 하는 게 인지상정이며 도리라고 봅니다. 추석 그 며칠 앞에 고분 곁을 지나다보니 벌초를 하고.. 2020. 10. 2.
박 4 대나무가 많이 자라는 남도나 따뜻한 지방에서는 예전에 이런 식으로 터널을 만들고 박을 키웠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아직까지는 그런 이야기를 들어본 사실이 없는 것 같습니다. 보통 박은 초가지붕 위에 올려 키웠습니다. 그런대로 사는 시골 마을에서는 짚을 이어 올린 담장에도 올려서 키운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도시에서 그런 현장을 만났습니다. 인공적으로 담장을 만들고 거기에다 박을 키웠네요. 얼마 만에 보는 풍경인지 모르겠습니다. 2013년 박목월 선생의 생가를 방문했을 때 찍어둔 사진입니다. 목월 선생의 생가는 경주 부근 모량이라는 동네에 있습니다. 우리나라 토속적인 풍경을 시내 한복판에서 만날 것이라고는 상상을 못 했습니다. 경주시 실내체육관과 예술의 전당 사이를 이어주는 공간에서 만났던 풍경입니다. 박이 .. 2020. 9. 17.
박 3 멀리서 처음 보자마자 '저건 박 터널일 거야'하고 생각했습니다. 그랬습니다. 박넝쿨이 우거진 박 터널이었습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올해에 이쪽으로 거의 오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황성공원 실내체육관 부근입니다. 나는 박 터널 아래로 들어갔습니다. 수많은 종류의 박들이 주렁주렁 달려있었습니다. 동그란 것도 있고 길쭉한 것도 있고 가는 것도 있고 굵은 것도 있었으며 색깔이나 모양, 심지어는 무늬까지 별별 것이 다 열려있었습니다. 박 덩굴이 이렇게 멋지게 자라 갖은 열매들이 다 달리도록 그동안 어찌 까맣게 몰랐던가 하는 생각이 들자 부끄러워지기 시작했습니다. 어느 분 생각에서 나온 기획인지 모르겠습니다만 참신한 발상이며 아이디어라고 생각합니다. 진심으로 칭찬해드리고 싶습니다. 시.. 2020. 9. 15.
감은사 3 절터 한 곳을 살펴보는데 알맹이 없는 글을 세편이나 쓰는 내가 스스로 생각해봐도 너무 한심해 보입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제가 엿가락 늘이기 도사 같습니다. 도사라는 표현은 구시대 꼰대들의 용어라는 생각이 드네요. 젊은이들이라면 달인이라고 하겠지만 달인도 달인 같지 않으니 스스로 생각해도 헛웃음이 나올 정도로 한심해서 우습기만 합니다. 중문터에 서서 동탑을 살펴보았습니다. 동탑만 쳐다보면 섭섭하다고 할 것 같아서 서탑에게도 눈길을 던져보았습니다. 금당이 있었을 당시의 모습을 상상해봅니다. 데크 앞에 보이는 우묵한 곳이 용담이라는 이름을 가진 못입니다. 앞에 보이는 산자락 밑으로 대종천이 흐릅니다. 예전에는 논벌이 펼쳐진 저곳이 강바닥 아니었을까요? 다리가 있는 곳이 바다입니다. 다리 앞쪽 바다에 대왕암이.. 2020. 7. 2.
감은사 2 절에 대해 잘 모르는 제가 사이버 공간에 굴러다니는 잡다하게 수북한 지식을 가지고 와서 감은사에 대해 이러니 저러니 아는 척해가며 이야기를 해나간들 무슨 진정성이 있겠습니까? 나는 유적지를 있는 그대로만 보고 싶었습니다. 감은사에 스며들어와 주옥처럼 박힌 사연들을 내가 가지고 있는 기본 상식선에서 편견없이 이해하고 싶었습니다. 앞쪽에 크게 보이는 탑이 동탑입니다. 감은사지에는 두개의 탑이 남아있습니다. 다른 하나는 당연히 서탑이 되겠네요. 사진에 보이는 산밑에는 대종천이라는 하천이 흐르고 있습니다. 토함산에서 발원하여 흘러내린 물줄기인데 문무왕의 무덤으로 알려진 대왕암 근처에서 바다와 만나게 되죠. 토함산은 불국사와 석굴암이 있는 큰 산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언제부터인지는 모르지만 절터 안 한쪽에 살.. 2020. 7. 1.
감은사 1 6월 20일 9시경 집을 나서서 버스를 탔습니다. 보문관광단지를 지나갑니다. 현대 호텔이 호텔 라한으로 이름을 바꾸었습니다. 이름을 새로 만들었다는 것은 주인이 바뀌었다는 말이겠지요. 대명콘도도 서양식으로 이름을 바꾸었더군요. 그런가 하면 예전 콩코드 호텔은 아직도 문을 열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엑스포 공원앞을 지나갑니다. 내가 탄 시내버스는 추령을 넘어 양북면 소재지를 지나서 약 50여 분 만에 감은사 부근에 나를 떨구어주었습니다. 오늘의 목적지는 봉길교회입니다만 약속 시간이 조금 남았기에 감은사 부근에서 내린 것이죠. 논벌 너머 산밑에 보이는 곳이 감은사 터입니다. 삼층석탑 2기가 나를 맞아줍니다. 컴퓨터에 보관하고 있는 사진 자료를 확인해보았더니 디지털카메라를 가지고 여기를 처음 찾은 날은 2005.. 2020. 6. 30.
백수일기 5 - 호반길 걷기 B 백수생활의 좋은 점은 시간의 구애를 받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대신 돈으로 인한 장애가 심합니다. 돈과 시간과 건강으로부터 자유롭다는 최상의 조건을 다 갖춘 분들이라고 봅니다. 나 같은 수준의 백수는 건강과 돈으로부터의 속박을 가지고 있다고 봐야지요. 오래 살고는 싶은데 돈과 시간과 건강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면 과연 진정한 백수 생활을 즐긴다고 할 수 있을까요? 백수를 두고 다음 사전에서는 아래와 같이 풀이하고 있습니다. 백수 [白手] : 한 푼도 없는 처지에 특별히 하는 일이 없이 빈둥거리는 사람을 속되게 이르는 말. 예전에는 백수건달이라는 말을 썼습니다. 백수건달 [白手乾達] : 가진 것이 아무것도 없이 건들거리고 돌아다니는 사람 저야 뭐 건들거리진 아니니까 수줍은 많은 건달이라고 해야 하나요? 굳이.. 2020. 6. 19.
백수일기 4 - 호반길 걷기 A 백수생활에 한껏 재미를 들인 나는 그 즐거움에서 좀처럼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항상 잠이 모자라기에 자주 졸기도 하는지라 몰려오는 식곤증을 이기고 잠을 깨우기 위해서라도 오후에는 집을 나섭니다. 요즘은 주로 접이식 자전거를 타고 다니죠. 2년 전 교통사고의 여파로 인해 도로 주행에 트라우마가 생긴 나는 인적 드문 길을 골라 다닙니다. 자전거를 세워두었으니 이제부터는 걸어야지요. 나는 개울가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 온 것이죠. 경기장처럼 생긴 곳은 버드 파크(Bird Park)입니다. 보문호 둑에 올라서서는 어느쪽으로 걸을 것인지를 두고 잠시 고민합니다. 이번에는 오른쪽을 택했습니다. 풍경이 어렇네저렇네하고 글로 묘사하기를 시도한들 그게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글쓰기와는 너무나도 두터운 담을 친 사람.. 2020. 6. 18.
속 풀기 집안에서만 시간을 죽이기에는 날씨가 너무 좋았습니다. 나는 교외로 나갔습니다. 시가지만 벗어나면 벌판과 산을 만날 수 있는 나라에 산다는 것은 행운입니다. 동남산 밑에 숨어있는 그 동네는 조용함 그 자체였습니다. 집들도 하나같이 품위가 있더군요. 내가 사는 동네와는 수준이 .. 2020. 4. 29.
없는 힘이지만 다시 한번 더.... 벚꽃이 절정일 때 나정 부근 양산재에 갔습니다. '나정'이 어떤 곳인지 궁금하다면 아래 글 상자속의 주소를 눌러보시기 바랍니다. 건너뛰셔도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http://blog.daum.net/yessir/15865651 양산재로 들어가는 길에는 아기를 데리고 나온 아줌마가 사진을 찍고 있었습니다. 깔끔하.. 2020. 4. 20.
한번 더 살펴보기 3 한 십여년 전이었었나? 태풍이 지나면서 엄청난 물을 쏟아붇고 간 적이 있었어. 호수물이 넘치면서 많은 물고기들이 떠내려갔어. 크기가 거의 아기 몸뚱이만한 고기들이 보문호에 연결된 북천에 마구 쏟아져서 시민들이 놀랐던 적이 있었지. 누구는 초어라고도 했고 누구는 백연어라고.. 2020. 4. 13.
한번 더 살펴보기 2 내가 보기에 경주 보문호 주변에 입지조건이 탁월한 장소가 두군데 숨어있는데 여기가 그 중 하나지. 청암정과 앞글에서 보여드린 한옥 카페..... 호수 끝자락까지 간 나는 자전거를 세웠어. 여기서부터 걷기 시작해서 힐튼 호텔 근처까지만 갈 거야. 이 길은 사람도 적은 데다가 경치까지.. 2020. 4. 11.
한번 더 살펴보기 1 지금은 벌써 지고 있잖아? 어쩌면 다른 지방은 이제 활짝 피었을지도 몰라. 경주는 이제 끝물이지. 벚꽃 말이지. 3월의 마지막 날 모습이야. 예년보다 일주일 일찍 피었다가 한주일 일찍 마감하는 것 같아. 일주일이나 한주일이나 그게 그 말인데.... 감기약 챙겨 먹으면 한주일 만에 낫고 .. 2020. 4. 10.
암곡의 봄 2 예전에는 대명콘도라고 했는데 언제부터인가 이름이 바뀌었더군요. 소노벨 경주로 말입니다. 횡단보도를 건넜습니다. 떨어지는 물방울 때문에 제법 운치있게 보이지요? 그 다음에는 당연히 물레방아가 나타납니다. 경주에 자주 오신 분들은 이 정도 광경이야 상식으로라도 다 알고 계시.. 2020. 4.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