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관광의 핵심 지대라면 아무래도 인왕동과 황남동, 그리고 교동일 것입니다.
지금은 거의 사라졌지만 한때 경주의 대표적인 유흥가였던 쪽샘 골목도 인왕동에 걸쳐져 있었습니다.
오랜만에 인왕동에 가보았습니다.
그동안 스쳐지나기만 하였지 골목 속으로 들어가 본 것은 몇 년 만이었지 싶습니다.
이 동네에 있었던 주택들 상당수가 철거되었습니다.
철거된 빈터에는 드문드문 발굴이 이루어지고 언젠가는 공원으로 변할 모양입니다.
요즘 한창 뜨고 있는 인기 작가 허진모 선생의 생가도 이 부근 어디에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합니다.
몇 년 못 본 사이에 인왕동 옛터에 큼지막한 찻집이 들어섰더군요.
한쪽은 파스타 음식점, 한쪽은 카페테리아 같아 보입니다.
이젠 뭘 해도 자본이 필요한가 봅니다.
인왕동을 스쳐지나 나는 교동으로 내려갔습니다. 교촌마을이 있는 곳이라고 여기면 됩니다.
월정교가 보입니다.
여기도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습니다.
하기야 교촌 마을이 생긴 것도 꽤 오래되었으니 많이 달라졌다고 말하고 다니면, 북에서 내려온 사람 정도로 취급받을 수 있지 싶습니다.
내가 갔던 날은 9월 말의 평일이었습니다.
벌써 한달 전의 일이네요.
옛날에 찍어둔 사진을 찾아보았습니다. 오늘 포스팅에 소개하진 않았지만 지금과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다리를 건너다말고 남천에 놀고 있는 새들을 살펴보았습니다.
개울 풍경도 많이 달라졌습니다.
월정교가 복원되기 전의 경치조차도 이제는 기억 속에 희미해져 갑니다.
제가 처음 경주에 왔을 때와는 모든 게 달라진 듯 합니다.
남천(=문천)에는 모래가 아름다웠기에 문천도사(蚊川倒沙)라는 말이 있었다고 전합니다.
사십삼 년 전 삼월 첫 직장을 따라 처음 경주에 왔을 때 선배 선생님이 그런 말씀을 해주시더군요.
경주 남천(=문천)의 모래는 부드럽고 고와서 물은 아래로 흐르지만 모래는 거꾸로 올라가는 것 같이 보인다는 데서 그런 말이 생겼다고 하시더군요.
모래강으로 유명했던 내성천 상류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던 나는 그 말을 충분히 이해하고도 남음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젠 남천의 모래도 수량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듯합니다. 그것뿐이던가요? 얼마 남지 않은 모래 색깔조차 검게 변하는 듯해서 안타깝기만 하네요.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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