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6761 주책바가지 22 - 긴 머리 소녀 : 둘다섯 https://www.youtube.com/watch?v=m_ZC-kmGMD8 노래부터 한번 들어봐요 나이가 들면서 자꾸 떠오르는 장면들이 있어요. 십일년 전에 찍어둔 사진을 가져왔어요. 이제는 사라지고 없는 풍경이예요. 영원히 건질 수 없는 풍경이 되어 버린 거지요. 노래를 다 들었나요? 그러면 원래 가수들 목소리로 새로 들어봐요. https://www.youtube.com/watch?v=QUojuw8aL0U 들어보았나요? 이 풍경을 기억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요? 어디냐고요? 모래가 맑게 지천으로 깔려있던 내성천 상류, 그 어디라고만 해놓을게요. 사라진 옛 풍경을 불러내는 나도 이젠 주책바가지 신세가 되었어요. 오늘 같은 날은 그냥 옛날 노래가 부르고 싶어지네요. 그럼 이만! 어리 버리 2023. 5. 10. 산뜻한 결혼식을 보았어요 4월 22일 토요일, 5성급 호텔이 아닌 진짜 5성 호텔에 갔어. 후배 장로님의 딸 결혼식이 있었거든. 혼주가 지역사회의 저명인사여서 그런지 지역구 국회의원까지 오셨더라고. 신랑 쪽도 만만치 않은 것 같았어. 그 외 장면들은 모두 생략할 게. 깔끔하면서도 품위 있게 잘 진행되었는데 압권은 퇴장순서였어. 퇴장 바로직전 예고 없이 신랑 친구가 갑자기 등장해서 춤을 추며 축가를 불렀는데... 마이크를 신랑에게 넘김과 동시에 백댄서들이 출연한 거야. 그 공연 수준이 완전 프로급이었어. 그렇게 신나게.... 노래와 춤이 곁들여진 한판을 벌이더니... 신혼부부의 퇴장 순서가 군더더기 없이 연달아 이루어지는 거였어. 최근에 본 가장 멋진 퇴장순서였어. 나중에 알고 보니 신랑이 드라마 제작 PD라는 거야. 잘 짜인 한.. 2023. 5. 9. 별서(別墅)에서 55 - 영산홍의 계절이 끝나가네요 내가 많은 시간을 보내는 데크 바로 앞에는 영산홍이 있어. 얘네들은 4월 중순에 피었다가 이제는 거의 다 져버렸어. 정원에도 영산홍 모아심기 해둔 곳이 있어서 드나들 때마다 많이 귀여워해주었어. 영산홍(연산홍)은 일본에서 개발되었다는 주장이 설득력이 있어. 중국 서남부 운남성(윈난성) 자연에도 철쭉이 많다고 해. 정원에 모아심기를 해둔 영산홍 무리가 보이지? 도시에서만 살아온 분들은 철쭉과 진달래 구분하기가 어려울지도 몰라. 진달래는 영산홍보다 일찍 피기도 하고 잎이 나기 전에 꽃이 피는 특성을 가지고 있지. 이제 영산홍 꽃을 보려면 다시 일 년을 기다려야 하네. 지난 금요일 5월 5일 어린이날에는 비가 왔잖아? 영산홍 무리 지어 심은 곳에 비료를 조금 뿌려주었어. 영양보충제로 여기라고 말이지. "그저 .. 2023. 5. 8. 시조 시인인 현곡의 하구 선생을 만나 보러 갔어요 서경주역(신경주역이 아닙니다)이 있는 일대가 경주시 현곡면인데 거길 갔어요. 프랑스계 회사의 부장 출신 시조 시인이면서도 고향을 지키고 계시는 하구 선생을 만나러 간 것이지요. 요즘은 이장으로 봉사하며 고향 어른들을 섬기고 계신다고 해요. 하구 선생이란 말은 제가 쓰는 말이고 본명은 시비에 큼지막하게 나타나 있네요. 이장님이 청원을 해서 수십 년 만에 마을 앞을 흐르는 실개울 정비사업도 추진해 놓았다고 해요. 예전엔 여기가 방치된 장소 비슷했는데 마을숲을 겸한 휴게소와 꽃밭으로 가꾸어 놓기도 하고요. 이런 일을 하는데는 마을 주민 분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함께 도와주시기도 했다는군요. 너무 흐뭇한 모습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고향을 위해 이렇게 발 벗고 뛰어다니신 결과가 멋진 증거물로 남았네요. 대기업 부장.. 2023. 5. 6. 별서(別墅)에서 54 - 한번씩은 쉬어야지, 특히 이런 날에는... 나도 쉬고 싶을 때가 많아. 이러다가는 '백수가 과로사'하는 수가 생길 것만 같아서 쉬어야 하는 거지. 그럴 땐 커튼과 블라인드를 다 걷어두고 음악 감상용 모니터 화면을 켜는 거야. 모니터 밑 작은 책상 속에 사운드바가 숨겨져 있어서 음악을 듣기엔 그저 그만이야. 소파에 기대앉아서 의자에 발을 얹고 화면을 보며 쉬고 있는 거야. 잔디를 다 깎아두었더니 마음까지 정결해진 것 같아. 음악을 듣다가 지겨워져서 침대를 따뜻하게 만들어두고 기대앉아서 밖을 보았더니... 고무나무 화분에 작은 새가 날아와 앉더니만 목청껏 노래를 시작하는 거 있지? 실내가 어두웠으니 밖에 앉아있는 작은 새는 나를 볼 수 없었을 거야. 맑고 고운 목소리로 신나게 노래부르더니 호로롱 날아가버렸어. 비 오는 날은 쉬어야지 뭐. 근데 왜 비.. 2023. 5. 5. 별서(別墅)에서 53 - 머위와 방풍도 일단 심어두긴 했는데... 틀밭 열한 개를 만들어둔 거 보이지? 아내가 산에 가서 머위를 조금 구해왔더라고. 그래서 틀밭 가운데 멀리 있는 곳에다가 조금 심어본 거야. 잡초와의 전쟁에서 조금 이겨보려고 틀밭을 만든 거지. 토양 살충제도 뿌리고 거름도 넣어보았어. 거름과 흙을 섞으면서 차분하게 앉아 돌을 골라낸 거야. 얼마나 많이 나오는지... 틀밭 하나에 자갈이 이 것의 두세 배 정도가 나오더라고. 그러니 일이 얼마나 많은지 몰라. 그래도 즐거웠어. 가지 모종을 구해와서 심어두기도 했네. 그게 4월 20일 전후의 일이었어. 다음에 또 소식 전할 게. 어리 버리 2023. 5. 4. 별서(別墅)에서 52 - 양란을 내어놓았어요 이상 기후의 여파인지는 몰라도 올해엔 모든 꽃들이 일찍 피더라고요. 별서 거실에 가져다 놓은 양란들도 일찍 꽃망울을 터뜨려 주었어요. 학교 쓰레기장에서 주워온 것들을 지금까지 길렀는데 해마다 꽃을 피워주네요. 거의 이십 년은 되어 가는 듯해요. 하얀 꽃을 피워주는 이 아이가 제일 귀품이라고 생각해요. 얘도 품위가 있어 보여요. 품위와 화려함, 그게 양란의 매력일 거예요. 양란은 열대성 식물인지라 봄이라고는 해도 함부로 밖에 내어놓기가 겁나더라고요. 4월 10일경에 밖에 내어두었는데요, 시내보다 해발 고도가 높은 곳이지만 지금까지 잘 버텨내고 있네요. 그저 고맙지요 뭐. 어리 버리 2023. 5. 3. 별서(別墅)에서 51 - 텃밭 농사를 위한 자재들을 조금 구입했어요 농사를 짓기 위해서는 자재들이 필요하잖아요. 농사를 짓는 이장님과 농협 자재판매장에 함께 가서 몇 가지를 구입했어요. 멀칭핀은 제초매트를 땅바닥에 고정시키기 위한 꺾쇠 비슷한 것이라고 보면 돼요. 농약이나 잔디밭 제초를 위한 분무기도 하나 샀어요. 이렇게 생겼네요. 사용법을 익혀야지요. 해충 제거를 위해 밭에 뿌리는 약품이네요. 그리고 잔디밭 제초제 한 병. 멀칭용 검은 색 비닐(길이 120미터, 폭 120센티미터)과 잡풀들 위에 덮은 제초 매트 한 롤을 구입했고요. 시커멓게 포장된 녀석이 제초매트지요. 그리고 멀칭용 비닐 한 롤, 역시 검은색이에요. 비료도 한 포 샀네요. 모두 20만 원가량 들었어요. 이제 용돈 남아날 일이 없을 것 같네요. 어리 버리 2023. 5. 2. 소망 - 그렇게 함께 살았으면 했는데... 올해 들어서는 지금까지 매일 새벽 외출을 했어요. 새벽 4시 20분이면 어김없이 일어나서 행장을 꾸려 나간 거지요. 자주 만나는 부부가 있어요. 머리카락이 하얀 남자분과 부인이 손을 잡고 저만치 앞에서 걸어가고 있네요. 새벽 예배를 드리러 가는 분인데 너무 아름다운 모습이라고 생각해요. 나도 그러고 싶었지만.... 그럴 형편이 못되었네요. 새벽기도를 다녀오면서 읍성 쪽으로 가보았어요. 예배당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작은 터를 하나 가지고 있기에... 그곳에 열 평 정도 되는 작은 집을 짓고 살고 싶었어요. 그랬었는데 엉뚱하게도 멀리 떨어진 곳에 별서를 가지게 되었네요. 하나님께서는, 이 Zzoda같은 등신에게 분에 넘치는 과한 선물을 주신 거예요. 이제 남은 기간은 기도 생활을 열심히 하다가 죽고 싶어요. .. 2023. 5. 1. 끝물 꽃구경 - 화려함을 뒤로한 북천 주변 자전거 길 모습들 절정을 넘긴 끝물 꽃길이나마 봐두기 위해 집을 나섰어. 보문으로 올라가는 자전거 도로를 달렸어. 천천히 가보는 거야. 올해는 갑자기 봄이 와버린 듯해. 벚꽃이 인기척에 화들짝 놀란 산노루처럼 갑자기 피어버렸거든. 중학교 시절 산에 갔다가 낮잠 자는 산토끼를 건드렸을 때 녀석이 보인 반응과 비슷한 것 같았어. 먹을 게 한없이 귀했던 시절, 통통하게 살 오른 야생 산토끼를 놓쳤을 때의 허무함과 같은 기분을 느낀다고나 할까. 끝물이나마 볼 수 있었다는 걸로 만족해야지. 사실 올해는 텃밭 만드느라고 꽃구경 나설 형편이 못되었어. 오며 가며 먼 곳 꽃길을 살펴보는 정도였던 거야. 어딘지 궁금하지? 보문 올라가는 길 초입에 잇는 숲머리 마을이지. 이 마을에 살았던 아이들이 생각나네. 원래 땅 주인들은 오래전에 모든.. 2023. 4. 29. 그 학교 앞을 지나며 딱 한 달 전, 그 학교 앞을 지나 보았습니다. 외부를 깔끔하게 정리해두었더군요. 그 학교에 관한 추억은 아래 글에 소개되어 있습니다. https://yessir.tistory.com/15869134 학교, 그 씁쓸했던 추억들 가을 햇살이 따뜻했던 날, 두번째로 근무했던 학교에 가보았습니다. 첫발령을 받은 학교가 행정구역상으로는 시내라고해도 4등급짜리 변두리 농촌학교였고 두번째로 발령을 받은 학교는 시내 yessir.tistory.com 약 오년 전에 써두었던 글이네요. 요즘 학교는 수업이 이루어지는 날에는 함부로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이 아닙니다. 잠시 교문 앞으로 고개를 돌려보았습니다. 이 부근 골목 안에 살았던 아이들이 생각나네요. 보고 싶긴 하지만 그 아이들이 나를 기억이나 해줄까요? 지금 다시 만.. 2023. 4. 28. 별서(別墅)에서 50 - 올해들어 처음으로 잔디를 깎았어 영산홍도 피었고 양란도 꽃망울을 터뜨렸는데 정원 잔디밭 한쪽이 조금 텁수룩했던 거야. 작년 가을에 깎아놓았던 곳은 해가 바뀌자 파릇파릇하게 잔디가 올라오더라고. 왼쪽 부분도 손을 봐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든 거야. 지난 3월, 마당 왼쪽에 폐목을 이용하여 틀밭 6개 만들어두었잖아? 두 군데에는 금잔화, 채송화, 분꽃, 개양귀비(=꽃양귀비, 마약인 아편과는 아무 상관이 없음) 꽃씨를 뿌렸는데 2주일이 지나도록 감감무소식이야. 다른 모든 식물들은 새싹이 돋고 살아나는데 말이지. 비 오는 날 소설을 읽으며 생각에 잠겼어. 4월 15일, 기어이 전선을 연결해서 잔디 깎기에 나섰어. 단정하지 않은 상태로 놓아두는 걸 보면 괜히 내 속이 불편해지는 거야. 실수를 해서 전선을 씹어버린 거야. 뚝 끊어져버렸지 뭐. 감전 .. 2023. 4. 27. 명자와 명자나무... 별서가는 길에 고개를 넘다가 명자나무 꽃을 만난 거야. 아주 옅은 분홍색 꽃을 가득 매단 벚나무 옆에 명자나무 새빨간 꽃이 활짝 핀 거지. 문득 어린 시절 같은 마을에 살았던 명자가 생각났어. 나보다 한살 많았던 그 여자 아이의 집은 고개를 넘어가면서 만나는 오른쪽 제일 첫 집이었을 거야. 동네에서 제일 높은 집에 살았었다고 기억해. 2006년 5월 5일, 고향을 찾아갔을 때 그 아이 집에 가 본 거야. 사랑채 건물 끝 방에 그 여자 아이의 오빠가 거처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어. 동네에서 가장 잘 산다는 소문이 자자했던 그 아이 집에 어쩌다 딱 한번 가보았을 때 나는 탁상시계라는 것을 처음 보았어. 자전거를 세워 두고 명자나무 꽃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어. 어린 시절 추억이 마구 지나갔어. 명자는 집에.. 2023. 4. 26. 별서(別墅)에서 49 - 출근길 풍경인데 한번 봐 줄래? 어느 봄날, 내 출근길 모습을 소개해 줄 게. 사방에 벚꽃이 가득 피었던 날이야. 자전거 도로로 내려섰어. 형산강으로 나갔어. 내가 가야 할 목적지가 멀리 보이네. 한 시간은 걸리는 곳이지. 오늘은 다른 길로 가보려고 해. 강에 걸린 저 다리 위로 올라갈 거야. 올라왔어. 이런 다리야. 중앙선 철교를 재활용 한 거야. 내가 달려온 길이고... 이제 강변을 따라가는 거야. 멀리 보이는 산이 경주 남산이지. 사람이 적어서 좋아. 아침이기도 해서 그럴 거야. 출근길이 이 정도면 상당히 준수한 거 맞지? 살다 보면 이런 복도 있더라니까. 일 년에 한 번 누릴 수 있는 복이지. 건너편은 시외버스 터미널이야. 멀리 토함산이 보이네. 다시 제방으로 나갔어. 내 출근길 어땠어? 어리 버리 2023. 4. 25. 별서(別墅)에서 48 - 청개구리가 살고 있네요 남천이 배배 꼬이며 잘 자라지 못한 것은 잔디 뿌리 때문일 수도 있다는 진단을 받았어. 옛 펜션 터를 구입한 새 주인으로부터 폐벽돌 백장을 얻었다고 했었지? 남천 주위로 엉겨 붙은 잔디 뿌리를 제거하다가 귀여운 청개구리 한 마리를 발견한 거야. https://yessir.tistory.com/15865916 얼간이 되어가기 천둥벌거숭이로 함부로 나대던 날들이 그리워졌어. -이젠 우습기 그지 없어졌지만- 바늘 끝만큼 좁은 웅덩이 바닥에 붙어 살면서도 밖으로 흘러나가는 물길이 있는지조차 찾을 줄 몰랐어. -이제 yessir.tistory.com 청개구리가 확실히 귀여운 거 맞지? 겨울잠을 자다가 강제 기상을 하게 된 거지 뭐. 녀석은 한동안 어리둥절해하더니 이내 폴짝거리며 제 갈 길을 가더라고. 다시 땅속으.. 2023. 4. 24. 이전 1 ··· 33 34 35 36 37 38 39 ··· 45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