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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깜쌤의 세상사는 이야기 : '난 젊어봤다' - 자유 배낭여행, 교육, 휘게 hygge, 믿음, 그리고 Cogito, Facio ergo sum
  • 인생 - 그리 허무한게 아니었어요. 살만했어요

시골살이177

별서(別墅)에서 84 - 복숭아와 상추대를 정리했어요 올해 재배해 본 작물 중에 아직 호박은 열매 구경을 못해보았네요. 호박 하나 달리길래 기대를 했었는데 장마에 똑떨어져 버리고 말았어요. 복숭아는 약을 안쳐서 그런지 모조리 벌레가 다 먹어서 저절로 마구 떨어지더라고요. 그나마 벌레 먹지 않은 걸 몇 개 건져서 맛만 보았어요. 참외씨는 뿌린 적도 없었는데 저절로 자라 오르더라고요. 뽑지 않고 가만 두었더니 마구 자라나서 꽃까지 피워주네요. 상추 모종을 사서 심은 녀석은 벌써 꽃대를 마구 밀어 올리길래 다 뽑아서 정리했어요. 얼갈이배추도 정리했고 겨자맛 나는 채소도 장마철에 마구 녹아내리길래 뽑아서 정리했어요. 머위나 방풍은 마구 자라길래 가만 놓아두었어요. 상추 씨를 뿌린 건 원 없이 수확해서 먹었어요. 텃밭 농사짓는 재미가 의외로 쏠쏠하더라고요. 어리 버리 2023. 7. 26.
별서(別墅)에서 83 - 덩굴 식물을 올려서 키울 터널을 만드려고요 잔디밭과 산비탈 사이 빈 공간에 덩굴 식물을 올려서 키울 터널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해왔어요. 이렇게 만들면 좋겠지만 돈과 기술이 따라주질 않으니 지나친 욕심을 버려야지요. 여러 가지 방법을 생각해 보며 유튜트 검색도 해보았는데 비용이 만만찮게 들겠더라고요. 그래서 생각해 낸 방법 하나가 재활용이었어요. 저번 주인이 배나무를 키우시면서 나무 밑에 받쳐둔 플라스틱 관을 활용하기로 했어요. 어차피 배나무 관리와 재배는 고급 기술이 필요한 데다가 제능력 밖의 일이라고 여겨서 결단을 내려야 했어요. 일단 올해, 나무는 그냥 놓아두고 수형 유도용으로 쓰던 플라스틱 파이프를 모두 분해했어요. 그 녀석들을 활용해서 얼기설기 얽어 만든 건데요, 6인치 블록도 필요하더라고요. 차를 가지고 있는 아는 분에게 부탁을 해서.. 2023. 7. 25.
별서(別墅)에서 82 - 넌 너대로 살아라. 난 나대로 살테니 "야! 덤벼! 덤비라고! 자신 있으면 드루와(들어와)! " 사마귀 녀석이 앞다리를 치켜들고 덤벼보라고 도전을 해오네요. 초파리, 모기들이 나를 우습게 보고 괴롭히더니 이젠 파리까지 합세했어요. 호박 농사를 잘 지어보기 위해 영양제 삼아 음식 찌꺼기를 페트병에 담아 호박 구덩이에 거꾸로 꽂아두었더니 초파리가 득시글 하네요. 여름이어서 조금만 일해도 땀이 나잖아요? 그러면 초파리들이 몰려오더라고요. 복숭아가 익어 저절로 떨어진 곳에도 녀석들이 마구 몰려들더라고요. 이건 참외 맞지요? 그냥 자라기에 길러보았는데요... 시골살이를 한다는 건 벌레와의 전쟁을 의미해요. 풀과의 전쟁을 의미하기도 하고요. 내가 만만해 보이는지 사마귀 한 마리도 겁 없이 두 팔을 높이 들고 시비를 걸어오네요. 머위와 방풍들은 이제 완.. 2023. 7. 24.
별서(別墅)에서 81 - 달밤에 체조나 할 수 있나요? 나는 민물 열대어를 참 좋아했어요. 당연히 열대바다도 좋아해서 멋진 해변을 찾아다니기도 했고 동남아시아 배낭여행을 가서는 스노클링을 하며 바닷속을 감상하기도 했어요. 음악도 한결같이 좋아하고 책도 꾸준히 가까이 두었어요. 그건 지금도 변함없어요.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가 문득 정신을 차리고 보니 달이 떠있더라고요. 보름달이 가까워지고 있는 것 같아요. 데크에 앉아서 떠오르는 보름달을 정신없이 바라고 있었어요. 정신줄을 놓고 있다가 이래서는 안 되겠다 싶어 일어났어요. 잠자리에 들기 전에 주위 환경을 다시 확인해 보았어요. 거실에서 음악을 들었어요. 이젠 주위가 많이 어두워졌네요. 그날 북두칠성을 보았어요. 달빛이 그렇게나 밝은 데도 뚜렷하게 보이더라고요. 가을이나 겨울이 되면 별이 더 많이 보이지 싶어요... 2023. 7. 20.
별서(別墅)에서 80 - 쑥떡, 그 맛을 기억하고 있나요? 소파에 앉아서 전자 어항을 보며 쉬고 있어요. 오늘 하루를 되새겨 보았어요. 비가 잠시 그친 짧은 시간마다 이런저런 일을 하다가 잠시 쉬는 짬에 빨랫대에 앉아있는 고추잠자리를 만났어요. 녀석은 끝머리에 앉아서 쉬고 있었어요. 잠자리는 자리에 앉으면 처음에 한번 날개를 접고 주위 환경을 살피다가 다시 한번 더 날개를 밑으로 떨어뜨리는 습관을 가지고 있어요. 잠자리를 잡으려면 날개를 두 번 접은 뒤를 노려야 해요. 남천나무 꽃에는 호박벌이 자주 날아오더라고요. 둥글둥글 순하게 생긴 호박벌은 보기만 해도 정감이 묻어나요. 지난달에 뽑아낸 풀협죽도(?) 자랐던 터엔 자잘한 2세대 어린 아기들이 마구 솟아오르고 있었어요. 이 녀석들이 자라서 올해 안에 꽃을 피울 수 있을까 싶어 그대로 놓아두고 있어요. 6월 하순.. 2023. 7. 19.
별서(別墅)에서 79 - 하얀나비가 그렇게나 많더라니까 그날따라 출근하다가 흰색깔을 지닌 나비들을 많이 만났어요. 사진 속에는 잘 나타나지 않았지만 하여튼 흰색 나비들이 너무 많았던 거예요. 아마 배추흰나비들 같았어요. 자전거를 세우고 나비들을 살펴보다가 나비가 유난히 많았던 라오스의 시골 마을을 떠올렸어요. 태국과 중국 사이에 끼어있는 라오스라는 나라를 알지요? 제가 보기에는 라오스에서는 방비엥(왕위엥) 경치가 제일이 아닐까 하고 생각해요. 1999년 여름에 라오스와 캄보디아, 태국을 돌아다녔어요. 특히 라오스에서는 방비엥 풍광이 기억에 남아요. 기록을 살펴보니 라오스 땅에 발을 디딘 건 모두 세 번이지만 배낭을 메고 이리저리 돌아다닌 건 두 번이었네요. 한 번은 그냥 살짝 입국했다가 바로 돌아나왔네요. 마지막으로 잠시나마 들어났다가 나온 게 2006년 여.. 2023. 7. 17.
별서(別墅)에서 78 - 혼자 즐기는 아침 새벽 4시 반경이 되자마자 새소리들로 덮이기 시작했어. 침대에 누워 있을 수가 없어서 밖으로 나갔어. 마당을 한 바퀴 둘러보면서 새들의 지저귐을 감상하기 위해서지. 무슨 새들이 그렇게 많은지 몰라. 종류도 다양했어. 가스통 뚜껑 부근에 새 새끼 한 마리가 자라고 있기도 하고 말이지. 어미 새가 시도 때도 없이 먹이를 물어 나르는 걸 보고 확인했어. 새들의 지저귐 중에 가장 압도적인 소리로 질러대는 건 아무래도 뻐꾸기였어. 소리도 독특한 데다가 성량조차 크기만 하니 발군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 그만큼 목가적이기도 해. 남천 꽃이야. 가을이 되면 빨간 열매가 가득 달릴 거야. 한때는 "접시꽃 당신"이라는 시도 좋아했었는데 이젠 그 시인이 싫어졌어. 그렇게 아내만을 사랑하는 것 같더니만 얼마 안 가서 다른 처.. 2023. 7. 15.
별서(別墅)에서 77 - 혼자 지새는 밤 비가 온 다음날은 청명함 그 자체야. 별을 만나볼까 싶어서 별서에서 자기로 했어. 클래식 음악이 배경으로 깔린 멋진 여행 영상을 보며 피로를 풀었어. 혼자 먹는 저녁이야. 나는 많이 먹지 않아. 구운 고기를 기름장에 찍어 먹었어. 알코올 없는 맥주맛 나는 음료수도 한잔 걸쳐주어야지. 어스름이 내려앉기 시작하네. 텃밭에 가보았어. 쿠바 스타일 틀밭이 이젠 낯설지 않아. 상추는 꽃대가 다 올라와버렸어. 토마토, 꽈리고추, 청양고추, 가지, 오이... 비료와 농약은 한 번도 가까이하지 않았어. 퇴비만으로 농사짓는 거야. 겨울파를 가져왔길래 심어두었어. 틀밭 개수는 모두 15개야. 내가 농사(?) 짓는 목적은 나누어주기 위해서야. 팔려고 하는 건 절대 아니야. 어느 세월에 이걸 혼자 다 먹겠어? 그러니 가능하면.. 2023. 7. 14.
별서(別墅)에서 76 - 찰고무줄마냥 질긴 녀석들! 비가 오다가 잠시 그쳤어. 이런 날은 무슨 일을 하지? 비가 오다가 멈춘 날은 풀 뽑기에 딱 좋은 날이야. 몽실몽실하게 자라는 녀석은 댑싸리야. https://100.daum.net/encyclopedia/view/b04d3518a 댑싸리 명아주과에 속하는 1년생초. 유럽과 아시아를 원산지로 삼으며, 들에 서식한다. 크기는 약 1m이다. 꽃말은 ‘겸허’, ‘청조’이다. 쌍떡잎식물강 중심자목 명아주과 댑싸리속에 속하는 100.daum.net 씨를 뿌려서 올라온 녀석들을 옮겨 심었어. 이야기에 등장하는 아라랏 산을 아르메니아에서도 볼 수 있어. 터키와의 국경선 부근에 있는 코르비랍 수도원 입구에 댑싸리들이 자라고 있었어. 그때의 인상이 얼마나 강렬했던지 몰라. 정원 잔디밭 가로 심어둔 남천들이 꽃을 피우고,.. 2023. 7. 13.
별서(別墅)에서 75 - 밤꽃, 남천 꽃! 그리고... 밤꽃이라고 하니까 그게 밤에 피는 꽃을 말하는 게 아니고... 여기서는 밤나무 꽃을 말하는 거야. 밤나무 보이지? 그 냄새가 집 전체를 감싸는 것 같았어. 밤꽃 향기 맡아보았는지 모르겠네. 비 오는 날도 예외는 아닌 것 같았어. 산비탈 개집 옆에는 호박 구덩이가 두 개 있어. 지금은 이 사진에서 보는 것보다 호박 줄기가 훨씬 더 많이 뻗어갔어. 문제는 암꽃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거야. 호박꽃이든 밤꽃이든 꽃은 뭐든지 사랑스럽지. 시골살이를 하다 보니 잊었던 곤충들도 요즘 새로 만나고 있어. 고추잠자리도 벌써 등장하는 거 같아. 호박이 달리려면 호박벌의 역할이 중요하잖아? 호박벌을 두고 뒝벌이라고 하는 거 맞지? 남천 나무 꽃이 가득한데 뒝벌이 자주 찾아오더라고. 앞집과 도로 쪽에는 남천 나무들이 가득해... 2023. 7. 6.
별서(別墅)에서 74 - 그게 개집이었던 거였어 비탈 숲 속에 만들어진 저 구조물의 용도가 너무 궁금했었어. 손을 보아야겠다 싶어서 연장을 챙겨 들고 해체작업에 나섰어. 해체 작업을 하다가 이 구조물의 용도를 \ 밝혀줄 결정적인 증거를 찾아냈어. "개 목줄!" 궁금증이 해결되었기에 적당한 선에서 마무리지어두고 저녁을 먹으러 데크로 내려갔어. 아내가 챙겨준 삼겹살을 가지고 구워 먹기에 도전해 보았던 거야. 혼자서 저녁을 먹고 나서는 무슨 일을 할까 하고 생각해 보았어. 가만히 생각해 보니 손댈 곳이 너무 많은 거야. 정작 내가 무지한 분야는 수목관리였어. 밭농사는 잘못 지어본들 한 일 년 정도 고생만 하면 되잖아? 그러나 과실이 열리는 나무 농사는 그게 아니지. 전지 작업 하나만 잘못해도 몇 년 동안 타격을 입지 않겠어? 다음 날 새벽에 다시 부근을 둘.. 2023. 7. 4.
별서(別墅)에서 73 - 별들이 보고 싶었는데... 별들을 보고 싶었어. 그런데 날을 잘못 선택했나 봐. 하늘에 구름이 가득했거든. 저녁을 먹고 정원에 나갔어. 이리저리 돌아다녀보았어. 데크 앞 꽃들이 다 시들어버렸네. 텃밭에도 나가 다시 한번 더 살펴보았어. 흰색 감자꽃이 핀 걸로 보아 흰 감자가 열리겠지? 나는 으깬 감자를 좋아해. 물론 토마토도 좋아하지. 나는 연장도 이런 식으로 걸려있어야 안심이 돼. 내 성격이 너무 별스러운가? 거실에서 음악을 들었어. 9시가 되었네. 이젠 잠잘 준비를 해야지. 별 보는 건 포기해야 할 것 같아. 새벽을 기대하며 잠자리에 들었는데.... 어리 버리 2023. 7. 3.
별서(別墅)에서 72 - 지난 두세달동안 많이 배웠어요 시골살이 일은 하기 나름이더군요. 나는 어린 시절을 시골에서 보냈으니 가벼운 일 하는 것 정도는 두려움이 없었어요. 다만 농기계를 다루는 일은 많이 무서워해요. 기계 다루기에 둔한 데다가 익숙하지 않아서 그런가 봐요. 그러니 텃밭 가꾸기의 기본 원칙은 무경운으로, 유기농 농사를 짓는 거예요. 아직 한 번도 농약을 치지 않았고 비료도 주지 않았어요. 0.8평짜리 틀밭 하나에 20킬로그램짜리 퇴비 한 포대를 넣는 것을 기본으로 했어요. 틀밭 하나는 길이가 2미터 60센티미터이고 폭은 1미터예요. 3미터 60센티짜리 나무를 사 와서 장만하다 보니 그렇게 된 거지요. 부엌에 굴러다니는 싹 난 감자를 잘라 심었는데 이리도 잘 크네요. 토마토 곁순 지르기 같은 것은 지나가는 시골 버스 기사님에게 배웠어요. 피망은 .. 2023. 6. 30.
별서(別墅)에서 71 - 지난 한달동안 큰 기쁨을 주었던 너희들, 고마워! 나무 데크 앞에 진한 분홍색꽃이 가득한 거 보이지? 작년 8월 13일에 처음 가보았을 땐 잡초가 가득했었어. 이런 식었던 거지. 잡초들을 걷어냈더니 꽃을 피우기 위한 새싹들이 올해 봄에 소복하게 올라왔던 거야. 한 달 동안 아름답게 장식해 주더니 시들어버리네. 위 사진 속에 시들어버린 녀석들의 모습 보이지? 그렇게 아름다운 꽃의 한살이가 덧없이 사그라져가더라고. 씨앗들이 얼마나 많은지 몰라. 채송화 씨앗처럼 까맣고 자잘한 것들이 한없이 으러지더라고. 내년을 기대해 봐야겠지? 일단 윗부분을 자르고 씨들이 들어있는 채로 산비탈 여기저기에 가져다 놓았어. 6월 19일 월요일 낮에는 뿌리까지 다 뽑아서 정리해 버렸어. 이런 식으로 말이야. "그동안 예쁘게 장식해 주어서 정말 고마워!" 어리 버리 2023. 6. 29.
별서(別墅)에서 70 - 이런 걸 기대했었는데... 개양귀비꽃 알지? 그리스 위에 북 마케도니아라는 나라가 있어. 북마케도니아의 수도 스코페에서 그리스의 테살로니키(성경의 데살로니가)까지 택시를 타고 이동했었어. 그때의 경험담은 아래 네모 속에 들어있어. https://yessir.tistory.com/15869451 그리스 테살로니키로 가다 이제부터는 남행 길이야. 남쪽으로 달리는 일만 남은 것이지. 스코페는 분지였어. 전후좌우로 멀리 산이 감싸 안고있는 지형답게 산들이 줄기차게 우릴 따라왔어. 요금소를 지나서 고속도로로 yessir.tistory.com 그게 2019년의 일이었지. 마케도니아에서도 그러했지만 그리스로 넘어가는 국경을 넘자 도로 한쪽으로 개양귀비 밭둑이 등장했어. 그때의 인상이 너무 강렬했기에 그 꽃을 키워보고자 했던 거야. 그래서 올해.. 2023. 6.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