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살이220 별서(別墅)에서 200 - 배롱나무 전지를 했어요 자전거 도로 옆으로 이어지는 작은 개울에 얼음이 얼었습니다. 별서에 자라고 있는 배롱나무 전지를 해야 한다는 생각에 며칠 잠을 설쳤습니다. 하회 마을 옆 병산 서원에 갔던 생각이 떠오르네요. 병산서원 배롱나무는 유명하죠. 2010년 9월25일의 일이었던가 봅니다. 거기 갔던 게 벌써 14년 전 일이 되었네요. 배롱나무는 엄청 크지 않다면 몰라도 어지간하면 매년 전지를 해주는 것이 옳은 일 같습니다. 주로 연분홍색이나 짙은 분홍색으로 피는데 하얀색으로 피는 애들도 있더군요. 작업도구를 챙겨가지고 나갔습니다. 빗자루는 올해 키운 댑싸리로 만들어 창고에 걸어두었던 것들 가운데 실한 놈 하나를 골라 들고나갔던 거죠. 별서 옆에는 모두 여섯 그루의 배롱나무가 자라고 있습니다. 사진 왼쪽 편.. 2024. 12. 30. 별서(別墅)에서 199 - 있는 듯 없는 듯 조용하게 사는 게 큰 행복이더라고요. 나는 평생 외벌이로 살았어요. 아내가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생활비를 보태기도 했는데요....그러다가, 정말 어쩌다가 별서를 하나 가지게 되었어요. 햇살 가득 들어오는 한 낮, 별서에서 점심을 먹는 장면이에요. 어묵 세 개와 라면 수프를 살짝 푼 떡국을 끓이고 김치를 곁들인 뒤,찹쌀떡 하나를 데웠어요. 친구가 성탄절 선물로 보내준 겁니다. 너무 고맙죠. 점심을 먹고 나서는 잔디밭과 텃밭을 둘러본 뒤 따뜻하게 데워놓은침대에 기대앉았어요. 이런 책은 과학사를 다룬 책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제가 좋아하는 분야죠. 천재들의 일생과 업적을 다룬 책도 좋아해요. 제가 천재가 아니어서 말이죠. 이런 책을 잡으면 시간 가는 줄 몰라요. 책들은 주로 시립도서관에서 빌려오는 거죠. 눈이 아프거나 지치면 .. 2024. 12. 27. 별서(別墅)에서 198 - 책과 음악, 기도생활과 재활용 물품들이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주고 있어요 햇살 가득한 서재에 앉아있으면 행복을 느껴요. 그건 별서에서도 마찬가지예요. 어떤 이들은 나를 두고 제법 사는 부자라고 생각하는가 봐요. 그 흔한 자가용 승용차도 한 대 없어서 항상 걸어 다니고, 자전거로 돌아다니는 나를 두고부유하다고 여기는 분이 있다니 어안이 벙벙하기도 해요. 서재와 별서에 있는 내 물건들 중에는 돈 주고 새로 산 것들이거의 없어요. 남이 쓰다 버린 것을 재활용한 것이거나 중고 물품들이 대부분이죠. 별서와 서재에서는 주로 책 보고 음악 듣고 가벼운일을 하며 시간을 보내요. 하지만 지금 가진 것들도 너무 많다 싶어 이제는 하나씩 버리고 있어요. 나 죽고 나면 모두가 쓰레기가 될 것 같아서 말이죠. 난 이렇게 살아가요. 어리버리 2024. 12. 26. 별서(別墅)에서 197 - 댑싸리 말린 것으로 마당 빗자루를 만들었어요 비탈에 누워있는 것들이 뭔지 알지? 텃밭으로 이어지는 통로 옆 공간에도 댑싸리 그 녀석들을 말린 거야. 연두색의 몽글몽글한 덩어리들이 댑싸리 들이지. 텃밭에서 저절로 자라 오른 녀석들도 있었어. 가을이 되자 연한 붉은빛을 내며 변색하기 시작했어. 그 녀석을 베어서 말린 거지. 12월 11일 수요일, 댑싸리로 빗자루를 묶기로 했어. 전지가위와 노끈만 있으면 돼. 묶어놓은 것 보이지? 간단히 점심을 먹고 나서... 나머지 작업을 했어. 창고에 가져가서 걸어둔 뒤... 의자에 앉아 시간을 보냈어. 그날 묶었던 빗자루를 가지고 작업했던 공간을 쓸어보았어. 성능이 엄청 좋은 거야. 친환경 빗자루인 거지. 이왕 시작한 일이다 싶어 다른 공간도 쓸어보았어. 어때? 방에 들어와서 의자에 .. 2024. 12. 18. 별서(別墅)에서 196 - 당근을 캤어요 기온이 더 내려가서 당근이 얼어버리기 전에 녀석들을 캐기로 했어. 그게 12월 3일의 일이야. 12월인데도 추위가 늦게 찾아와서 그런지 이 녀석들은얼지도 않고 꽃을 피우고 있었어. 틀밭 16개 가운데 하나를 골라 심었는데 그 가운데에서도 3분의 2 정도 면적만 당근 씨를 뿌렸었어.가로 2미터 60센티미터, 세로 1미터짜리 틀밭이지. 수확 전의 당근 틀밭 모습인데 토질이 너무 좋질 않아서 과연 자랄까 싶었어. 다행히 싹이 트고자란 것은 물론이고 수확까지 가능했으니 감사하기만 했어. 쌍둥이 손자 중에서 맏이가 당근을 좋아하길래 그 아이를 생각하며 길러본 거야.품종은 아카모리였어. 손자들에게 줄 것이기에 농약은 한 번도 안 치고 순전히 거름으로만 키운 거지.삽으로 뿌리 부분을 살짝 들어 올린 뒤 .. 2024. 12. 17. 별서(別墅)에서 195 - 야외 수도를 감싸 두어야지요 겨울을 난다는 것! 그건 시골살이에서 정말 큰 일이면서도... 신경 쓰이는 부분이기도 하죠. 별서에 와서는 틀밭을 반드시 둘러봅니다. 겨울에 얼지 않도록 수도를 감싸 두기로 했어요. 12월 2일의 일이었어요. 그날은 날씨가 제법 포근해서 밖에서일하기가 아주 편안했어요. 앞마당 거름더미 부근에도 수도가 하나 있기에... 거기부터 손을 보아주기로 했어요. 여러기지 도구와 비닐, 거름포대기와 옷가지들, 끈을 준비했어요. 끈은 자전거방에서 얻어온튜브를 사용하는 게 편하기에 적당하게 잘라두었습니다. 헌 옷으로 감싸고 비닐을 둘러 묶는 식으로 꼼꼼하게 손을 본 뒤에... 다시 거름 더미 전체를 큰 비닐로 덮고 바람에 날리지 않도록 조치를 해두었어요. 점심을 먹으면서 잠시 쉬었다가 다시 일해야.. 2024. 12. 9. 별서(別墅)에서 194 - 대파밭도 11월 말에 벌써 정리했어요 정신줄을 놓아서 그런지 어떨 땐 시골살이 이야기가 뒤죽박죽이 되는 것 같아서 미안하기 그지없어. 대파를 심어놓은 틀밭 정리한 이야기가 늦어졌어. 배추와 무를 정리하기 전에 사실은 대파를 미리 정리했어. 귀한 향신료 역할을 단단히 해준 대파를 다 뽑았어.11월 28일의 일이야. 수돗가 빈 공간에 옮겨놓고... 대강 손질을 했어. 시내에 가져가서 화분에 묻어놓고 필요할 때마다 뽑아서 먹을 녀석들은따로 정리해서 신문지에 말아두었어. 11월 말에도 꽃피우는 얘들은 뭐지? 동짓달에 꽃을 볼 수 있으니 좋긴 한데 불쌍해지는 거야. 월동용으로 남겨둔 녀석들은 신문지에 싸서 비닐 봉지에 넣어두고세워 둔 거야. 파를 뽑아낸 틀밭에는 거름을 뿌려두었어.내년 농사를 위해서 말이지. 어리버리 2024. 12. 5. 별서(別墅)에서 193 - 배추, 무를 땅 속에 갈무리해 두었어요 11월 30일 토요일 무와 배추를 뽑았습니다. 수확한 것 중 일부는 작년처럼 땅에 묻어두기로 했어요. 네모지게 구덩이를 팠습니다. 겨울에 꺼낼 수 있도록 입구를 만들어두어야지요. 무도 정리해 두고요... 배추도 간추려 두었습니다. 차곡차곡 넣어보았습니다. 꺼낼 수 있는 입구도 재확인하고요... 철망을 놓고 비닐 포대를 위에 얹고 덮었습니다. 남는 건 부엌에 보관하기 위해서... 싣고 와서 내려놓았습니다. 무와 배추를 심었던 틀밭에 거름 한 포대씩을 넣어두어야지요. 그런 뒤에는 뒷정리를 해주었습니다. 이런 식으로 묻어둔 거죠. 흐뭇해지네요. 이제 틀밭에는 쪽파와 시금치, 그리고 부추(정구지)와 마늘이 남아있습니다. 무청 끊어낸 것은 창고에 걸어두었습니다. 이젠.. 2024. 12. 4. 별서(別墅)에서 192 - 이제 겨울 대비를 해야하는데 말이죠 벌써 12월이 되더니 둘째 날로 넘어갔네요. 11월 말에 비가 내리고 나서는 겨울이 성큼 다가온 것 같습니다. 최근 며칠 동안은 새벽에 춥다고 느꼈었는데... 그동안 남아있던 백일홍이 가맣게 시들면서 변해버리더군요. 백일홍 꽃을 정리하는 김에 무늬 대나무도 잘라내기로 했습니다. 잔디밭 곳곳에 단풍잎이 마구 묻어있네요. 잔디밭에 떨어진 단풍잎은 그냥 가만히 두었습니다. 바람이 불면 저절로 정리가 되거든요. 데크에 올라서서 앞산을 바라보았습니다. 하늘에는 먹구름이 깔려 있네요. 북유럽의 음침한 하늘을 보는 것 같습니다. 올해는 가을이 오래가는 것 같았어요. 11월 말까지 금잔화가 남아있었거든요. 비탈에도 아직 푸른 기운이 많이 남아있기에 해보는 소리이기도 하고요. 데크에 .. 2024. 12. 2. 별서(別墅)에서 190 - 안전을 위해 데크 경계 부분에도 오일 스테인을 칠해 두었어요 월넛 색으로 데크를 칠하고 나서도 오일 스테인이 조금은 남더라고요. 훗날을 위해 보관해 두고는 레드 와인색 오일 스테인을 사 왔어요. 페인트 가게에서는 오일 스테인에다가 레드 와인 색을 내는 염료를 넣고 섞어주더군요. 데크 끝 머리 부분에 레드 와인색으로 칠해주었어요. 비탈로 올라가는 통로 입구의 판자에도 칠하고 비탈 구조물에도칠해 두었어요. 별서의 가을에는 월넛 색과 레드와인 색이 어울리는 것 같았거든요. 지금은 화단으로 쓰는 마당 한켠의 나무틀에도 색을 칠해두어야겠지요? 그 작업은 금잔화가 시들고나서 다 정리한 뒤에 할 생각이에요. 틈이 날 때 데크 끝 부분에도 기어이 칠해두었어요. 이런 식으로 말이죠. 별서에 살고 있는 나와, 별서를 방문하는 손님들의 안전을 위해서도표시를 해두는 .. 2024. 11. 29. 별서(別墅)에서 189 - 단풍이 절정일 때 대문을 다시 정비했어 단풍이 절정을 향해 치닫고 있었어. 남천 열매도 빨갛게 익어버렸네. 대문 좌우에 가져다 놓은 나무 화분에 칠을 해주어야겠지? 금잔화도 들국화도 마지막을 향해 가고 있는 것 같아. 오일 스테인 남은 것과 연장들을 챙겨 왔어. 더 늦어지기 전에 칠해두어야 하지. 며칠 전 데크에 오일 스테인을 칠해두었어. 야외용 탁자도 칠해야지. 가만히 생각해 보니 칠해야 할 곳이 제법 있었던 거야. 월넛 색으로 일단은 칠해두었어. 나는 지저분한 건 너무 싫어. 남는 시간에는 단감을 따기로 했어. 10월에 따서 김치 냉장고 속에 넣어두었던 단감은 색이 변하고 있더라고. 잠시 책을 펼쳤어. 10일 주일에는 시립 도서관에 가서 책 두 권을 빌려왔어. 모두 다 나무에 관한 책이지. 열심히 읽고 있는 중이.. 2024. 11. 18. 별서(別墅)에서 188 - 배추도 묶고 가지밭도 정리했어요 11월 5일, 가지를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무도 더 솎아내고 말이죠. 배추도 묶어야겠지요? 아마추어 농사꾼인 저는 배추를 지금 묵는 것이 철 이른 지 늦었는지 잘 알지 못했기에 그냥 제 마음대로 하는 겁니다. 가지는 올해 네 포기만 심었는데 정말 많이 수확했어요. 한 포기는 지난 달 중순 경에 일찍 정리했습니다. 가지를 다 따내고 잘라 낸 줄기를 전지가위로 더 잘게 끊어서 거름 더미에 버렸어요. 이런 식으로 말이죠. 배추를 묶어야겠지요? 어설프지만 이렇게 해두었네요. 점심을 해결해야겠기에... 실내로 들어왔어요. 음악을 들으며 간단하게 점심을 먹었어요. 잠시 짬을 내어 양란도 안으로 들여놓았습니다. 식사 후 다시 틀밭으로 갔어요. 가지 심었던 틀밭에 거름을 뿌려두어야지.. 2024. 11. 15. 별서(別墅)에서 187 - 칠하지 못한 데크(=덱) 나머지 부분에 오일 스테인을 칠했어요 가을이 이제 마지막을 장식하고 있는 듯해.병꽃나무에 새꽃이 피었어. 댑싸리 한 그루가 제일 늦게까지 남아 버티고 있어. 얘는 초록과 빨강, 그리고 칙칙한 밤색까지 한 그루에 다 묻혀서 버티고 있더라니까. 저번에 칠하지 못한 부분을 보는 건 마음 찝찝한 일이 되었어. 난 마음 한구석에 찌꺼기가 묻어있는 것 같은 그런 게 너무 싫은 거야. 10월 31일에 칠 하다 말고 남겨둔 부분에 오일 스테인을 마저 칠하기로 했어. 윗부분은 저번에 칠했고 아랫부분은 그 후 비가 와서 칠하지 못했어. 11월 6일, 수요일 오전에 혼자서 작업을 하 거지. 이제 조금 깔끔해진 것 같아. 도로에 면한 부분과 잔디밭 앞 낮은 담장에도 칠해야 하는데 말이지. 엄두가 안 나네. 틀밭 나무에도 칠하면 좋은데... .. 2024. 11. 14. 별서(別墅)에서 186 - 마늘을 심었어요 11월의 첫날 비가 조금 왔습니다. 별서 주위가 촉촉이 젖었네요. 이슬비 정도로 살살 오고 있으니까 급한 일부터 해야 했어요. 그 급한 일이란 게 뭐겠어요? 마늘을 심어야 하지 않겠어요? 아내가 장날에 씨마늘을 사 왔었기에 심기로 했어요. 비닐 사용을 극도로 자제하고 있지만 마늘 농사만은 조금 써야겠더라고요. 모종삽으로 비닐에 자국을 내고 심었는데 실수를 한 게 있어요. 길 쪽으로 면한 오른쪽 틀밭은 삽으로 다시 흙을 뒤집어두고 비닐을 덮었는데훨씬 쉽게 잘 심어지더라고요. 왼쪽 틀밭은 호미로 살짝 파두고 심었는데 결과를 두고 봐야지요.실수를 했다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가지밭 정리한 이야기는 다음에 할게요. 그렇게 마늘을 심어 두고 마당으로 나가서 꽃구경을 했어요. 내년에는 메리골드.. 2024. 11. 13. 별서(別墅)에서 185 - 데크(덱)에 오일 스테인을 칠했습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작년에는 데크(=덱)에 오일 스테인을 칠해주지 않은 거야. 컴퓨터에 저장해 둔 자료를 찾아보니 2022년 11월 17일에 칠한 게 다였던 거야. 작년에는 그냥 넘어가버린 거지. 2년이나 되었으니 마룻바닥 보기가 너무 흉했어. 사실은 고향 친구들이 별서에 오기 전에 칠해놓으려고 했었는데 비가 너무 자주 내려서 칠할 시기를 놓쳐버린 거지. 10월 31일, 한 3주일 전에 구해놓은 오일 스테인과 장비들을 꺼내놓았어. 며칠 비가 내리지 않았기에 어느 정도 마른 듯했거든. 아내가 와서 도와주면 좋지만 '백조가 과로사'한다고 뭘 그렇게 바쁜지 몰라. 그래서 데크 위에 있던 가구들을 혼자 옮겨두어야만 했어. 사포질을 해야 하지만 그러기에는 시간이 너무 촉박했고 또 그럴 만한 여유가 없었어... 2024. 11. 12. 이전 1 2 3 4 ··· 1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