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안 여기저기 돌아다니기/나라안 여기저기 in Korea808 복사꽃밭에서 1 복사꽃 RG? 왜 반말이냐고? 때가 때이고 새봄이니만큼 너그럽게 여겨줘. 영천 경주 사이의 중앙선 복선 전철화 공사도 어지간히 이루어진 것 같아. 어쩌면 연말 경에 개통할지도 모르지. 늦으면 내년 말이라는 이야기도 있어. 나는 어딜 가면 반드시 책 한 권은 넣어가지. 만화지만 가볍게 보고 싶어서 넣었어. 현대문명비판! 아화역을 지나치고 있네. 영천역에서 내렸어. 자전거를 가지고 있으니 아무래도 엘리베이터를 타야겠지? 역무원이 얼마나 친절하신지 몰라. 영천역 광장에 나왔어. 오늘은 복사꽃밭을 보러 가려는 거야. 자전거로 가는 거야. 영천도 참 깨끗해. 내가 사는 어느 도시보다 몇 배나 나은 것 같아. 슬슬 변두리로 나가는 거지. 영천에 복사꽃밭이 있느냐고? 당연히 있지. 봐! 벌써 나타났잖아? 청보리밭은 .. 2021. 4. 22. 영주 근대화 문화 거리 2 이발관이라.... 이젠 이발관도 사라져 가는 문물 가운데 하나지. 영주시나 안동시 같은 도시들은 조금 더 오랫동안 버텨줄지 모르지만 이젠 어지간한 군 정도의 지방자치단체는 사라져 가고 있지 않겠어? 근대문물이 하나둘씩 자취를 감추어가듯이 말이야. 영주초등학교 앞에서 나는 한참동안 서성거렸어. 내가 뭐 이 학교 졸업생도 아니고 아무 관계도 없는 학교였지만 서성이게 되더라고. 나는 이런 도시 학교와는 아무 상관도 없는 시골뜨기 출신이지. 초등학교 때 나를 가르쳐주셨던 선생님들과는 관계가 있을지도 몰라. 개교한 지가 백 년이 없는 학교더라고. 졸업생 면면을 보니 유명한 정치가도 보이고 저명인사도 있었어. 누구라고 밝히고 싶지는 않아. 이런 학교에 근무하는 분들은 좋겠다 싶었어. 우리 세대는 이런 예쁜 학교와는.. 2021. 4. 19. 영주 근대화 문화 거리 1 3월 마지막 토요일, 그러니까 27일에 영주로 올라가는 기차를 탔어. 탑리역에는 목련이 피었더라고. 이제 이 기차역을 볼 수 있는 날도 얼마 남지 않았어. 이미 의성 부근 단촌에서부터 영주까지는 새로 만든 중앙선 선로를 사용하거든. 그러니까 운산, 무릉, 구 안동, 이하, 마사, 옹천, 평은 같은 역들은 폐역 처리된 것이나 마찬가지야. 나는 예전 철로를 유심히 살펴두었어. 운산과 무릉 사이를 지나고 있어. 안동 부근이지. 이제부터는 낯선 풍경이야. 안동 역에 도착했어. 청량리에서 안동까지 운행하는 이음 새 열차가 철로에 세워져 있었어. 안동 신역 옆을 흐르는 개울은 송야천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어. 기차는 이내 출발했어. 영주까지는 20여 분 만에 주파하지. 영주역에 도착해서는 대합실에서 시간표를 찍어두.. 2021. 4. 17. 화원 사문진 나루터에서 하양 라이딩 5 이제부터는 그냥 직진만 하면 돼. 강변을 따라 달리기만 하면 되는 거지. 분홍색이 감도는 벚나무가 마음을 들뜨게 만들었어. 이제 내 나이가 얼만데 말이야. 도로를 만났어. 국도 아니면 고속국도이지. 난 철길 가에는 살 수 있어도 도로 가에는 못 살 것 같아. 기차는 지나가고 나면 다음 기차가 올 때까지 시간이 걸리지만 도로는 그렇지가 못하거든. 강변 풍경은 고즈넉하기만 했어. 마침내 멀리 하양이 보이는 거야. 거긴 대학촌이나 마찬가지지. 언덕 위에 자리잡은 대학교 건물이 보이네. 나는 그저 앞으로 달려 나가기만 했어. 기차 시간을 확인해보았어. 시간은 충분할 것 같았어. 그렇더라도 천천히 달리면 피로가 누적되니까 페이스를 늦출 필요까지는 없었어. 나중에 친구가 확인해본 바에 의하면 시속 12킬로미터 정도.. 2021. 4. 16. 화원 사문진 나루터에서 하양 라이딩 4 이 부근 어디에선가 금호강을 건너야 하는데 말이지. 강을 건너는 게 라이딩하기 편하거든. 인도 위로 올라갔어. 강 상류 쪽 모습이야. 유원지 양쪽으로 오리배들이 즐비하게 정박하고 있었어. 이윽고 강을 건너서는 다시 자전거 도로로 내려갔어. 길이 너무 환상적이야. 이런 길이라면 하루 종일이라도 탈 수 있을 것 같아. 그래도 속력을 올리지 않았어. 안전제일이지. 영국 신사 친구는 택배 문제로 미리 떠나갔어. 금호강 건너편으로 호텔이 보이더라고. 이젠 박사 친구와 나, 그렇게 둘만 남아 달리는 거야. 친구에게 이쯤에서 돌아가라고 해도 한사코 안심역까지 가겠다는 것이었어. 새길이었어. 저번에는 건너편으로 달렸는데 말이지. 기분이 너무 상쾌했어. 친구는 아파트에서 바라보는 조망이 환상적인 곳을 안다면서 거기까지 .. 2021. 4. 15. 화원 사문진 나루터에서 하양 라이딩 3 아마도 우리 잎에 등장한 저 다리는 대구 지하철 3호선인 것 같았어. 대구 지리에 어두운 나 자신임을 아는 지라 정확하게 단정하여 말할 수는 없어. 대구 지하철 3호선은 엄밀히 말한다면 지상철이라고 할 수 있지. 자전거 라이딩을 즐기는 사람들이 더 많아진 것 같았어. 오른편 산에는 진달래가 가득했어. 멀리서 봐도 분홍빛이 가득하잖아? 그다음에 등장한 다리는 뭐지? 나는 이런 도로를 볼 때마다 자전거 도로에 너무 무관심하다고 여기는 내가 사는 도시가 생각났어. 울산, 포항, 영천이라는 인근 도시와 연결하는 자전거 도로를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만들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착안하지도 못하는 그들의 무신경을 뭐라고 이야기해야 할까? 그래 놓고도 입만 열면 국제적인 관광도시 운운하는 자들을 보면 이젠 환멸감만 느.. 2021. 4. 14. 화원 사문진 나루터에서 하양 라이딩 2 강정보가 보이기 시작한 거야.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많이 보이기 시작했어. 이 정도 시설 같으면 준수하지 않겠어? 낙동강에 걸린 보 다리 위로 올라섰어. 오른쪽에 디 아크가 보이네. 완전한 봄이었어. 잠시 쉬어가야겠지? 강 중간에 만들어진 휴식 장소에서 자전거를 내렸어. 사업 전후를 비교해볼 수 있도록 사진 자료를 게시해두었어. 개발론자와 보존론자의 말싸움은 영원히 지속되겠지? 나는 보전론쪽에 살짝 기울어져있어. 하지만 무턱대고 보전만 해야 된다는 주장에는 동의할 수 없지. 이 부근에 또 다른 친구가 살아. 모두들 학창 시절에 만난 친구들이야. 이제부터는 금호강변을 따라 달리는 거야. 금호강은 바로 여기에서 낙동강과 합쳐지지. 워낙 엄청나게 변한 곳이어서 현지인들도 잘 기억하기 어렵지 싶어. 허리를 다.. 2021. 4. 13. 화원 사문진 나루터에서 하양 라이딩 1 고물 자전거를 접어서 기차에 올렸어. 봄기운이 살살 뻗쳐오르던 날이었어. 지난달 3월 25일의 일이었네. 동대구역에 내려서 지하철을 타러 갔어. 1호선 종점인 설화명곡역까지 가야만 해. 제일 앞칸 운전대 뒤쪽 공간에다가 자전거를 실었지. 라이딩을 함께 할 친구도 같은 칸에 탔더라니까. 종점인 설화명곡에 도착했어. 다른 친구 한 명이 대합실에서 기다리고 있을 거야. 같이 내린 친구가 앞장서서 가고 있네. 오늘은 대구지하철 1호선 끝에서 끝까지 자전거를 타고 달려야 한다고 보면 이해하기가 쉬울 거야. 엘리베이터 시설을 비롯한 여러가지 시설이 좋으므로 지하철을 이용하는데 부담을 가질 필요가 없어. 친구를 만났어. 이젠 역 바깥으로 나가야지. 마침내 지상으로 올라왔어. 여긴 벌써 두 번째야. 횡단보도를 건너 가.. 2021. 4. 12. 클린 에어 카운티 영양 - 조지훈의 고향 주실마을 4 지훈 문학관을 나서는 거야. 산하가 단아한 모습으로 누워있었어. 아까 걸어왔던 길을 따라 조금만 나아갔지. 그런 뒤에는 마을 뒷산 쪽으로 방향을 꺾었어. 지훈 시 공원으로 가기 위해서야. 산으로는 올라가지 않았어. 마음을 씻는다는 말이겠지? 이런 시골집을 사서 벽에는 하얗게 회를 칠하고 살았으면 좋겠어. 데크 길을 따라 걸었어. 지훈 선생의 시를 새긴 비들이 누워있기도 하고 박혀있기도 했어. 묘망(渺茫)이라는 말은 처음 들어보았어. 아주 넓고 멀어서 바라보기에 아득하다, 멀다는 뜻을 지닌 말이라고 해. 시의 전문은 아래와 같아. 묘망(渺茫) 내 오늘밤 한오리 갈댓잎에 몸을 실어 이 아득한 바다 속 창망한 물구비에 씻기는 한점 바위에 누웠나니 생은 갈수록 고달프고 나의 몸둘 곳은 아무데도 없다 파도는 .. 2021. 4. 8. 클린 에어 카운티 영양 - 조지훈의 고향 주실마을 3 지훈 문학관 입구의 모습은 단아했어. 문학관 뒤로는 이파리를 모두 떨어뜨린 나무들 가득한 동산이 나지막하게 다가서 있었어. 오른쪽의 모습이고... 왼편의 모습이지. 그러니까 ㅁ자 모양의 건물이라고 보면 돼. 안으로 들어가야지. 부인 김난희 여사의 서예작품들까지 함께 전시되어 있다는 말이겠지. 선생의 만년의 모습이라과 봐야겠지? 학창 시절의 모습이고. 선생과 관련된 여러 가지 유물을 한옥 전체를 터서 만드는 공간 속에 진열해 두었어. 이런 식으로 한바퀴 돌아가는 거지. 일제 때 마을 전체가 창씨개명을 거부한 것은 영양 주실마을이 유일하다는 거야. 그런데도 편 가르기를 좋아하는 일부 몰지각한 자들은 내가 살고 있는 지방 전체를 토착 왜구로 몰아붙이더라고. 글을 자세히 일거보면 선생의 집안 내력이 보통 넘는 .. 2021. 4. 7. 클린 에어 카운티 영양 - 조지훈의 고향 주실마을 2 할머니 한분이 골목길을 휘적휘적 걸어가셨어. "꽃이 지기로서니 바람을 탓하랴. 주렴밖에 성긴 별이 하나둘 스러지고 귀촉도 울음뒤에 머언 산이 다가서다." 조지훈 님의 라는 시지. 전문을 소개해볼게. 낙화 꽃이 지기로서니 바람을 탓하랴 주렴 박에 성긴 별이 하나 둘 스러지고 귀촉도 울음 뒤에 머언 산이 다가서다. 촛불을 꺼야 하리 꽃이 지는데 꽃 지는 그림자 뜰에 어리어 하이얀 미닫이가 우련 붉어라. 묻혀서 사는 이의 고운 마음을 아는 이 있을까 저어하노니 꽃이 지는 아침은 울고 싶어라. 왜 이런 시를 진작 외워두지 않았을까 싶어. 교과서에 등장했던 시들만 전부인 줄 알고 그런 작품들만 줄곳 외우고 다녔으니 내 독서력의 빈곤함을 잘 나타내 주는 증거라고 할 수 있지. 이 집 주인은 참 정갈한 성품을 지닌 .. 2021. 4. 6. 클린 에어 카운티 영양 - 조지훈의 고향 주실마을 1 다음 행선지는 주실마을이야. 조지훈 선생의 생가가 있는 마을이지. 영양읍을 거쳐가야 해. 봉화 쪽에서 내려온다면 그럴 필요가 없겠지. 영양읍은 조용한 곳이었어. 고추와 산나물로도 유명한 곳이지. 산비탈에 둘러붙다시피 한 변두리의 작은 집들이 몇 채 남아있었어. 오원춘 사건이라고 아는지 모르겠어. 조선족 출신 살인범 오원춘과는 동명이인인데 그 분은 가톨릭농민회 소속이었지. 사건의 지리적 배경이 된 곳이 영양군이었어. 시대적 배경은 박정희 시대였고. 주실마을은 평소에 꼭 한번 들러보고 싶었다고 마음먹은 장소였지. 아마 시인의 숲 같았어. 젊었던 날, 시인 조지훈의 지조론에 대해 들어 알게된 뒤로는 항상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살았어. 당시만 해도 영양은 나들이하려면 큰 마음을 먹고 나서야 할 만큼 교통이.. 2021. 4. 5. 클린 에어 카운티 영양 - 두들마을 5 두들마을에서 시간을 너무 많이 보낸 것 같아. 여기 말고도 들러야 할 곳이 두 군데는 더 있거든. 지훈 조동탁 선생의 생가에도 가봐야 하고.... 일도 오희병 선생의 생가애도 가봐야 해. 걸어 나오다가 여중군자 장계향의 유적비를 만났어. 여성 한분을 기리는 비석은 드물지 싶어. 애국 여성 논개나 제주 기생 김만덕 같은 분이야 당연히 비석이 있어야지. 그런 분들은 비석을 세워 기리는 것이 지극히 당연하다고 봐. 나라를 말아먹는다고 욕만 얻어먹은 누구누구도 있었지. 한번 사는 인생인데 욕얻어먹고 살아야할게 뭐 있어? 이렇게 말하는 나도 언제 그런 구렁텅이에 빠질지 아무도 몰라. 인생길 걸을 땐 항상 조심해야한다는 것을 깨달았어. 이 마을에는 글재주를 지녔던 분이 제법 많은 듯 해. 이런 분도 계신다는 것을 .. 2021. 4. 2. 클린 에어 카운티 영양 - 두들마을 4 소설가의 사랑방 격인 건물을 확인해두었으니 이번에는 어렸을 때 시간을 보냈다는 건물을 찾아야 하지 않겠어? 안내판을 재확인해보았어. 이문열 선생의 입향조 조상에 대한 내력이 자세히 나타나 있었어. 안내문에 의하면 그는 여러 군데를 전전하며 살았던가 봐. 경남 밀양에도 살았다면 나와도 연관성이 조금은 있겠지. 돌아가신 어머니가 밀양 영남루에 얽힌 이야기를 해주셨던 기억이 살아나더라고. 안내문에 나타난 작품을 한가지 정도는 골라서 읽어두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마침내 이문열의 생가로 들어섰어. 석간 고택! 일하러 온 사내 한 사람이 툇마루에 누워서 졸고 있다가 내가 묻는 말에 화들짝 놀라 일어나 앉았어. 하나의 담장 안에 서너채의 건물이 자리를 잡았어. 나의 어설픈 설명을 듣기 보다는 안내문을 보는 게 나.. 2021. 4. 1. 클린 에어 카운티 영양 - 두들마을 3 여기 두들마을은 재령 이 씨들의 집성촌이라고 알려져 있어. 퇴계 선생은 진성 이 씨이고 조선 왕실은 전주 이씨지. 삼성그룹을 일구어낸 이병철 씨는 경주 이 씨인 것 같아. 밭 한가운데 퇴락한 작은 집이 한채 버려져 있다시피 했어. 골목으로 들어섰더니 멋진 집들이 즐비하게 이어져 있었어. 그중에서 내 눈길을 사로잡은 집은 바로 이 건물이었어. 눈이 보이는 건물만 볼 때 큰 건물은 아니었어. 속칭 말하는 아담 사이즈였지. 정말 내가 꿈에서라도 한번 가지기를 원하는 그런 작은 집이었어. 이 정도 규모는 도시에서라면 절대 작은 집이 아니지만.... 두들 책사랑이라는 이름을 가진 건물이었는데 나는 그만 혹하고 말았어. 왼쪽 건물은 알고 보니까 도서관이었어. 이 곳에는 여기 출신 문인들의 작품을 모아두었다고 해. .. 2021. 3. 30. 이전 1 ··· 17 18 19 20 21 22 23 ··· 5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