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8일 수요일 저녁에 함박눈이 조금 내렸어.
1월 9일 목요일 아침에는 기대하는 마음을 안고 별서에 갔어.
버스를 타고...
입구부터...
잔디밭에도 하얀 눈이 가득했어.
사람 발자국 하나 보이지 않았어. 사실 말이지
발자국이 있으면 안 되잖아?
그런데 말이지 창고 옆으로 발자국이 나있었어.
비탈 경계 측량을 하러 온 팀이 벌써 다녀갔던가 봐.
그 사실을 미리 알고 있었기에 안심을 했어.
창고에 걸어둔 댑싸리 빗자루를 들고 창고부근부터 쓸었어.
통로도 빗자루로 비질했어.
장독대에 눈이 쌓인 것을 보는 게 대체 얼마 만인지 모르겠어.
텃밭으로 이어지는 통로에도 눈이 내려 있었어.
데크(=덱)에 올라섰어.
이 자리에 꼭 앉아봐야 할 사람을 떠올려보았어.
앞집 개가 벌써 다녀갔었나?
치자나무 노란 열매가 눈 속에서 빛나고 있었지 뭐야.
대문은 일부러 열어두지 않았어.
잔디밭에 발자국을 남기기 싫었거든.
빗자루를 챙겨 들고 텃밭으로 가야지.
비탈에도 눈이 곱게 쌓여있었어.
별서 생활을 한 지가 벌써 3년인데 이런 풍경은 처음 보는 거야.
빗자루로 통로를 쓸어둔 뒤...
틀밭 사이도 아주 조금만 쓸어보았어.
어때?
올해에는 무슨 농사를 지을까?
마당 광경을 한번 더 찍어둔 뒤...
실내에 들어가서 침대에 걸터앉았어.
난 이렇게 살고 있어.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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