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깜쌤의 세상사는 이야기 : '난 젊어봤다' - 자유 배낭여행, 초등교육, 휘게 hygge, 믿음, 그리고 Cogito, Facio ergo sum
  • 인생 - 그리 허무한게 아니었어요. 살만했어요

시골살이231

별서(別墅)에서 78 - 혼자 즐기는 아침 새벽 4시 반경이 되자마자 새소리들로 덮이기 시작했어. 침대에 누워 있을 수가 없어서 밖으로 나갔어. 마당을 한 바퀴 둘러보면서 새들의 지저귐을 감상하기 위해서지. 무슨 새들이 그렇게 많은지 몰라. 종류도 다양했어. 가스통 뚜껑 부근에 새 새끼 한 마리가 자라고 있기도 하고 말이지. 어미 새가 시도 때도 없이 먹이를 물어 나르는 걸 보고 확인했어. 새들의 지저귐 중에 가장 압도적인 소리로 질러대는 건 아무래도 뻐꾸기였어. 소리도 독특한 데다가 성량조차 크기만 하니 발군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 그만큼 목가적이기도 해. 남천 꽃이야. 가을이 되면 빨간 열매가 가득 달릴 거야. 한때는 "접시꽃 당신"이라는 시도 좋아했었는데 이젠 그 시인이 싫어졌어. 그렇게 아내만을 사랑하는 것 같더니만 얼마 안 가서 다른 처.. 2023. 7. 15.
별서(別墅)에서 77 - 혼자 지새는 밤 비가 온 다음날은 청명함 그 자체야. 별을 만나볼까 싶어서 별서에서 자기로 했어. 클래식 음악이 배경으로 깔린 멋진 여행 영상을 보며 피로를 풀었어. 혼자 먹는 저녁이야. 나는 많이 먹지 않아. 구운 고기를 기름장에 찍어 먹었어. 알코올 없는 맥주맛 나는 음료수도 한잔 걸쳐주어야지. 어스름이 내려앉기 시작하네. 텃밭에 가보았어. 쿠바 스타일 틀밭이 이젠 낯설지 않아. 상추는 꽃대가 다 올라와버렸어. 토마토, 꽈리고추, 청양고추, 가지, 오이... 비료와 농약은 한 번도 가까이하지 않았어. 퇴비만으로 농사짓는 거야. 겨울파를 가져왔길래 심어두었어. 틀밭 개수는 모두 15개야. 내가 농사(?) 짓는 목적은 나누어주기 위해서야. 팔려고 하는 건 절대 아니야. 어느 세월에 이걸 혼자 다 먹겠어? 그러니 가능하면.. 2023. 7. 14.
별서(別墅)에서 76 - 찰고무줄마냥 질긴 녀석들! 비가 오다가 잠시 그쳤어. 이런 날은 무슨 일을 하지? 비가 오다가 멈춘 날은 풀 뽑기에 딱 좋은 날이야. 몽실몽실하게 자라는 녀석은 댑싸리야. https://100.daum.net/encyclopedia/view/b04d3518a 댑싸리 명아주과에 속하는 1년생초. 유럽과 아시아를 원산지로 삼으며, 들에 서식한다. 크기는 약 1m이다. 꽃말은 ‘겸허’, ‘청조’이다. 쌍떡잎식물강 중심자목 명아주과 댑싸리속에 속하는 100.daum.net 씨를 뿌려서 올라온 녀석들을 옮겨 심었어. 이야기에 등장하는 아라랏 산을 아르메니아에서도 볼 수 있어. 터키와의 국경선 부근에 있는 코르비랍 수도원 입구에 댑싸리들이 자라고 있었어. 그때의 인상이 얼마나 강렬했던지 몰라. 정원 잔디밭 가로 심어둔 남천들이 꽃을 피우고,.. 2023. 7. 13.
별서(別墅)에서 75 - 밤꽃, 남천 꽃! 그리고... 밤꽃이라고 하니까 그게 밤에 피는 꽃을 말하는 게 아니고... 여기서는 밤나무 꽃을 말하는 거야. 밤나무 보이지? 그 냄새가 집 전체를 감싸는 것 같았어. 밤꽃 향기 맡아보았는지 모르겠네. 비 오는 날도 예외는 아닌 것 같았어. 산비탈 개집 옆에는 호박 구덩이가 두 개 있어. 지금은 이 사진에서 보는 것보다 호박 줄기가 훨씬 더 많이 뻗어갔어. 문제는 암꽃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거야. 호박꽃이든 밤꽃이든 꽃은 뭐든지 사랑스럽지. 시골살이를 하다 보니 잊었던 곤충들도 요즘 새로 만나고 있어. 고추잠자리도 벌써 등장하는 거 같아. 호박이 달리려면 호박벌의 역할이 중요하잖아? 호박벌을 두고 뒝벌이라고 하는 거 맞지? 남천 나무 꽃이 가득한데 뒝벌이 자주 찾아오더라고. 앞집과 도로 쪽에는 남천 나무들이 가득해... 2023. 7. 6.
별서(別墅)에서 74 - 그게 개집이었던 거였어 비탈 숲 속에 만들어진 저 구조물의 용도가 너무 궁금했었어. 손을 보아야겠다 싶어서 연장을 챙겨 들고 해체작업에 나섰어. 해체 작업을 하다가 이 구조물의 용도를 \ 밝혀줄 결정적인 증거를 찾아냈어. "개 목줄!" 궁금증이 해결되었기에 적당한 선에서 마무리지어두고 저녁을 먹으러 데크로 내려갔어. 아내가 챙겨준 삼겹살을 가지고 구워 먹기에 도전해 보았던 거야. 혼자서 저녁을 먹고 나서는 무슨 일을 할까 하고 생각해 보았어. 가만히 생각해 보니 손댈 곳이 너무 많은 거야. 정작 내가 무지한 분야는 수목관리였어. 밭농사는 잘못 지어본들 한 일 년 정도 고생만 하면 되잖아? 그러나 과실이 열리는 나무 농사는 그게 아니지. 전지 작업 하나만 잘못해도 몇 년 동안 타격을 입지 않겠어? 다음 날 새벽에 다시 부근을 둘.. 2023. 7. 4.
별서(別墅)에서 73 - 별들이 보고 싶었는데... 별들을 보고 싶었어. 그런데 날을 잘못 선택했나 봐. 하늘에 구름이 가득했거든. 저녁을 먹고 정원에 나갔어. 이리저리 돌아다녀보았어. 데크 앞 꽃들이 다 시들어버렸네. 텃밭에도 나가 다시 한번 더 살펴보았어. 흰색 감자꽃이 핀 걸로 보아 흰 감자가 열리겠지? 나는 으깬 감자를 좋아해. 물론 토마토도 좋아하지. 나는 연장도 이런 식으로 걸려있어야 안심이 돼. 내 성격이 너무 별스러운가? 거실에서 음악을 들었어. 9시가 되었네. 이젠 잠잘 준비를 해야지. 별 보는 건 포기해야 할 것 같아. 새벽을 기대하며 잠자리에 들었는데.... 어리 버리 2023. 7. 3.
별서(別墅)에서 72 - 지난 두세달동안 많이 배웠어요 시골살이 일은 하기 나름이더군요. 나는 어린 시절을 시골에서 보냈으니 가벼운 일 하는 것 정도는 두려움이 없었어요. 다만 농기계를 다루는 일은 많이 무서워해요. 기계 다루기에 둔한 데다가 익숙하지 않아서 그런가 봐요. 그러니 텃밭 가꾸기의 기본 원칙은 무경운으로, 유기농 농사를 짓는 거예요. 아직 한 번도 농약을 치지 않았고 비료도 주지 않았어요. 0.8평짜리 틀밭 하나에 20킬로그램짜리 퇴비 한 포대를 넣는 것을 기본으로 했어요. 틀밭 하나는 길이가 2미터 60센티미터이고 폭은 1미터예요. 3미터 60센티짜리 나무를 사 와서 장만하다 보니 그렇게 된 거지요. 부엌에 굴러다니는 싹 난 감자를 잘라 심었는데 이리도 잘 크네요. 토마토 곁순 지르기 같은 것은 지나가는 시골 버스 기사님에게 배웠어요. 피망은 .. 2023. 6. 30.
별서(別墅)에서 71 - 지난 한달동안 큰 기쁨을 주었던 너희들, 고마워! 나무 데크 앞에 진한 분홍색꽃이 가득한 거 보이지? 작년 8월 13일에 처음 가보았을 땐 잡초가 가득했었어. 이런 식었던 거지. 잡초들을 걷어냈더니 꽃을 피우기 위한 새싹들이 올해 봄에 소복하게 올라왔던 거야. 한 달 동안 아름답게 장식해 주더니 시들어버리네. 위 사진 속에 시들어버린 녀석들의 모습 보이지? 그렇게 아름다운 꽃의 한살이가 덧없이 사그라져가더라고. 씨앗들이 얼마나 많은지 몰라. 채송화 씨앗처럼 까맣고 자잘한 것들이 한없이 으러지더라고. 내년을 기대해 봐야겠지? 일단 윗부분을 자르고 씨들이 들어있는 채로 산비탈 여기저기에 가져다 놓았어. 6월 19일 월요일 낮에는 뿌리까지 다 뽑아서 정리해 버렸어. 이런 식으로 말이야. "그동안 예쁘게 장식해 주어서 정말 고마워!" 어리 버리 2023. 6. 29.
별서(別墅)에서 70 - 이런 걸 기대했었는데... 개양귀비꽃 알지? 그리스 위에 북 마케도니아라는 나라가 있어. 북마케도니아의 수도 스코페에서 그리스의 테살로니키(성경의 데살로니가)까지 택시를 타고 이동했었어. 그때의 경험담은 아래 네모 속에 들어있어. https://yessir.tistory.com/15869451 그리스 테살로니키로 가다 이제부터는 남행 길이야. 남쪽으로 달리는 일만 남은 것이지. 스코페는 분지였어. 전후좌우로 멀리 산이 감싸 안고있는 지형답게 산들이 줄기차게 우릴 따라왔어. 요금소를 지나서 고속도로로 yessir.tistory.com 그게 2019년의 일이었지. 마케도니아에서도 그러했지만 그리스로 넘어가는 국경을 넘자 도로 한쪽으로 개양귀비 밭둑이 등장했어. 그때의 인상이 너무 강렬했기에 그 꽃을 키워보고자 했던 거야. 그래서 올해.. 2023. 6. 28.
별서(別墅)에서 69 - 생 쑈 B 아내가 매실 열매도 딸 겸, 오디도 딸 겸 별서에 오겠다는 거야. 마나님이 오시겠다는데 거절하면 밥도 못 얻어먹지 않겠어? 족발을 사가지고 왔더라니까. 텃밭에서 난 열무로 열무김치를 담가서 국수를 말아주는 거야. "황공무지로소이다"하며 고맙게 얻어먹었어. 멀리 보이는 거름더미의 비닐을 벗겨두었어. 야외용 탁자에 파라솔을 세우기 전의 모습이네. 거름 더미를 네 군데에다 만들어두었으니 생쑈하며 사는 것 맞지? 그게 벌써 한 달 전 일이 되었네. 어리 버리 2023. 6. 27.
별서(別墅)에서 68 - 생 쑈 A 요즘 내가 하는 짓을 두고 가만히 생각해 보면 생쑈를 한다는 느낌이 들 거야. 스스로 나를 두고 판단해 봐도 그런 느낌이 든다니까. 자전거 짐실이에 병꽃나무에서 잘라낸 자잘한 가지들을-이파리가 잔뜩 달린- 싣고 가는 거야. 도시에서는 버릴 데가 없잖아? 이파리들을 잘 썩혀서 거름으로 써볼까 하는 생각으로 가져가는 거지 뭐. 온 사방에 퇴비로 만들 재료들이 널렸어. 시간 날 때마다 낫질도 하고 호미질도 하며 살아. 파라솔을 고정시키기 위한 별별 짓을 다해 보았어. 커다란 물통에다가 물을 가득 담고 쇠파이를 넣은 뒤 꽂아보았어. 그랬더니 되긴 되는 거야. 완전한 고정이 되지 않으니까 이리저리 기울어지는 문제점이 생기더라고. 시간 날 땐 장갑도 빨아 널었어. 너무 궁상스럽지? 파라솔을 펼쳐두긴 했지만 야외 탁.. 2023. 6. 26.
별서(別墅)에서 67 - 이소(離巢) 몇 시간만에 당한 비극 작년 가을부터 잔디밭에 와서 놀던 후투티가 올해 봄부터는 꾸준히 데크 위 지붕을 드나들었어. 둥지를 만들고 알을 품는다는 느낌이 들더라고. https://yessir.tistory.com/15870426 후투티가 자주 놀러와요 잔디밭에서 새를 찾아냈다면 그대는 매의 눈을 가진 분이에요. https://namu.wiki/w/%ED%9B%84%ED%88%AC%ED%8B%B0 후투티 - 나무위키 이 저작물은 CC BY-NC-SA 2.0 KR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단, 라이선스가 명 yessir.tistory.com 작년부터 드나들던 녀석을 찍어둔 기록이야. 후투티라는 새에 대한 소개도 들어있고... 올봄 5월 16일 오전에는 지붕에서 푸드덕 거리는 소리가 나며 깃털 한두 개가 데크 위에서 떨어지더라고.. 2023. 6. 19.
별서(別墅)에서 66 - 낫질을 좀 했어요 B 도랑 쪽 둑의 풀도 정리를 해야겠지? 담장 바깥 도랑의 풀들도 정리를 하다가 멈춰두었어. 텃밭 안쪽의 둑을 먼저 정리하기로 했어. 망초와 금계국은 살려두면서 풀을 베어야 했어. 틀밭에 별게 다 있지? 작업하다가 휴식하기 위해 쇠파이프를 박아두고 파라솔을 꽂아 두었어. 자꾸 잔꾀만 늘어가는 것 같아. 거름더미도 확장해서 새로 더 크게 만들어두었어. 빨리 썩도록 하기 위해 발효액도 뿌려두었는데 말이지. 낮달맞이 꽃들도 조금씩 피어나고 있어. 녀석들을 살리기 위해 조금 신경을 썼었어. 나는 이런 식으로 살고 있어. 언제 한번 놀러 와. 옥수수 익을 때 오면 따서 삶아줄 게. 어리 버리 2023. 6. 17.
별서(別墅)에서 65 - 낫질을 좀 했어요 A 비탈 가까운 곳 둑에 풀들이 제법 자랐어. 정리를 해두어야겠다 싶었어. 예초기를 돌릴 수 없으니 낫질을 할 수밖에 없었지. 땀을 콩죽처럼 흘려가며 한 삼십여분 낫질을 했어. 난 지저분한 것을 보고는 못 견디는 특이한 성격을 가지고 있어. 낫은 3천 원을 주고 산 거야. 별서에 숫돌이 있어서 한 번씩은 갈아서 사용해. 오랜만에 낫을 갈아보았어. 작은 낫인데 갈아서 사용하니 풀이 싹둑 베여나가는 감촉이 너무 좋았던 거야. 하루가 지나니 둑에 쟁여놓은 풀들이 바싹 말라버리더라고. 이 정도면 농사꾼이 다 된 거 맞지? 어리 버리 2023. 6. 16.
별서(別墅)에서 64 - 그동안 틀밭을 더 만들어 두었고, 비오는 날에는.... 자전거 여행 소식만 전하다가 시골살이와 별서 소식이 뜸해져 버렸어. 그동안 틀밭을 몇 개 더 만들어서 이제 모두 열다섯 개가 되었어. 그 틀밭과 산비탈에다가 호박, 오이, 토마토, 옥수수, 상추, 열무, 감자, 파, 토마토, 고추, 파프리카, 부추 같은 것들을 심었어. 올해는 일주일에 한 번씩 비가 내려주더라고. 비 오는 날은 휴식을 갖는 날이야. 마당 한 구석에 폐목을 활용하여 만든 틀밭 여섯 개에는 꽃들만 심을 생각이었는데 그 마음은 아직도 변함이 없어. 안 쓰던 컴퓨터를 별서 큰 방에 가져다 놓고 비 오는 날에는 예외 없이 음악을 듣거나, 독서를 하며 시간을 보내지. 나는 혼자 있어도 절대 심하지 않아. 혼자 있어도 워낙 잘 놀거든. 봐야 할 책도 많이 밀려 있으니 심심할 겨를이 없어. 생각나면 언.. 2023. 6.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