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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깜쌤의 세상사는 이야기 : '난 젊어봤다' - 자유 배낭여행, 교육, 휘게 hygge, 믿음, 그리고 Cogito, Facio ergo sum
  • 인생 - 그리 허무한게 아니었어요. 살만했어요

시골살이177

별서(別墅)에서 24 - 그동안 '움베르토 에코' 씨를 만나왔어요 굽지 않은 맨김에 얹은 밥에다가 양념간장을 뿌려서 김밥을 만들었어요. 3 등분해서 통에 담은 거예요. 책 보고 음악 듣다가.... 점심을 먹어야지요. 저번 글에서 소개한 구스타프 클림트의 그림을 벽에 걸어두었어요. 황금빛으로 반짝이는 클림트 특유의 그림도 좋지만 이런 정물화도 나는 정말 좋아해요. 커피 한잔과 라면 수프를 조금만 넣어서 끓인 라면수프 물 한 잔도 따로 준비했어요. 목마를 때 마시면 목도 개운해지고 속이 편안해지는 것 같거든요. 움베르토 에코의 700쪽이나 되는 장편 소설을 드디어 다 읽었어요. 별서 큰 방 침대에 기대어 그동안 읽어왔어요. 점심도 먹었고 책도 다 읽었으니 이젠 뭘 해야 하나요? 시골에서는 할 일이 정말 많으니 이런 한가한 걱정은 사치라고 봐야 돼요. 어리 버리 2023. 3. 4.
별서(別墅)에서 23 - 클림트의 그림을 걸었어요 사람이 무식해지면 용감해진다는 말이 있잖아? 무식한 자가 용감하면 아무도 못 말린다고도 하지. 가만히 생각해보면 내가 그런 인간의 표본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 살아온 과정을 세밀하게 생각해 보면 Zzoda + Ddorai 의 표본이었던 것 같아. 비가 슬슬 뿌리는 날에도 겨울비를 맞아가며 별서에 갔어. 눈이 조금씩 내렸지만 땅바닥에 닿자마자 녹아버리던 그런 날이었어. 며칠 전 음악을 아주 사랑하시는 부부가 별서에 오시면서 구스타프 클림트의 복사본 그림을 들고 오셨더랬어. 귀한 그림이니까 거실에 걸어두기로 했어. 클림트가 누군지 궁금하지? https://namu.wiki/w/%EA%B5%AC%EC%8A%A4%ED%83%80%ED%94%84%20%ED%81%B4%EB%A6%BC%ED%8A%B8 구스타프 .. 2023. 3. 2.
별서(別墅)에서 22 - 봄이 어디 쯤까지 와 있나요? 추운 겨울을 지독히도 싫어하는 나는 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얼음이 제법 두껍게 얼었네요. 1월 30일의 일이었습니다. 용기를 내어 저수지 얼음 위를 조금 걸어보았어요. 2월 초가 되자 얼음이 제법 얇아졌습니다. 기온이 조금 더 오르면 얼음이 녹아 없어질 것 같았어요. 카페를 짓고 있을까요? 이제 저수지에 들어가면 곤란합니다. 2월 6일의 모습이었어요. 그날 낮기온이 오르자 거의 녹아버렸네요. 그러나 저러나 제가 간절히 기다리고 있는 봄은 도대체 어디까지 와 있을까요? 어리 버리 2023. 2. 23.
별서(別墅)에서 21 - 처음으로 고기를 구워보았어요 아내가 찾아왔어요. 별서를 구한 지 거의 반년만에 고기를 구워보기로 했어요. 불고기판도 저번 주인이 물려주신 거예요. 가위며 의자, 상도 다 물려받은 것이지요. 아내가 모든 재료를 다 가지고 왔네요. 전원주택을 구하면 모두들 고기를 구워 먹을 생각부터 하는 것 같더라고요. 나는 그런 생각을 거의 하지 않고 살았어요. 상을 물리고 난 뒤 아내가 매화를 쳐다보고 있네요. 곧 매화가 필 것 같아요. 어쩌면 올해는 매실 열매를 따로 구하지 않아도 될 것 같네요. 어리 버리 2023. 2. 21.
별서(別墅)에서 20 - 거름을 구해놓았어요 작년 11월 이장님을 통해 농협에서 판매한다는 거름을 신청해 두었어요. 2월 6일 오후에, 트럭 한 대와 지게차가 동원되어 가져다주더군요. 창고 앞에 놓아달라고 했더니 흔쾌하게 그렇게 해주시네요. 너무 고마웠어요. 이장님께 전화와 문자를 드려 거름 50포대의 가격을 정산해 드리겠다고 했더니, 농협에서 가격 책정이 이루어져야만 대금 지불이 가능하다고 하더군요. 이제 농사지을 준비를 해야 하는데 뭐부터 해야 할지 잘 모르겠네요. 꽃모종도 길러야 하고 집에서 기르던 분재도 실어와야 하는데 말이죠. 시골에 살려니 소형 트럭이 필요하더군요. 자칭 환경주의자여서 평생 자동차 안 가지고 운전 안 하고 살았는데 어쩌지요? 어리 버리 2023. 2. 20.
별서(別墅)에서 19 - 싸락눈이라도 구경했으니 다행이네요 시내에서는 구름이 조금 끼어 흐렸던 정도였는데 여긴 눈이 살짝 왔던가 봅니다. 양달에는 그새 녹아버리고... 응달에만 조금 남아 있었어요. 아참! 요즘 젊은이들은 양달과 응달이라는 말을 아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런 노래는 더더욱 모르겠지요? https://www.youtube.com/watch?v=PA4HkcSbPCM \ 응달 양달이라는 노래였어요. 햇살이 조금이라도 늦게 드는 곳은 간밤에 눈이 흩날린 흔적이 조금 묻어있었어요. 경주 시내에서는 눈 구경하기가 너무 힘들어요. 눈 구경 좀 했으면 좋겠어요. 부산 살던 사람이 눈구경이 너무 하고 싶어서 강원도로 이사 갔다가 겨울 한 철만에 질려서 돌아온 우스개가 기억나네요. 실내로 들어왔더니 꽃대를 올린 양란이 나를 반겨주었어요. 3월 초에는 양란 꽃구경 하는.. 2023. 2. 18.
별서(別墅)에서 18 - 배나무 전지 후 나온 가지들 뒷처리하기 시골에 살아보니까 겨울철이라고 해서 마냥 놀 수 있는 것은 아니었어. 몇 년간 텃밭과 비탈에 손길을 주지 못해서 그런지 할 일이 더 많았던 거야. 과수 농사를 지어본 적이 없었기에 과일나무 관리하는 건 적잖은 부담이 되었어. 잘 몰라도 손은 봐주어야 했기에 유튜브를 보며 어설픈 지식이나마 쌓아두어야 했지. 저번에 잘라둔 가지들을 다시 정리해 두었어. 톱과 전지가위를 가지고 자를 건 자르고 모아둘 건 모아두었던 거야. 아직도 할 일이 많이 남은 것 같아. 봄이 되면 할 일이 더 많아질 텐데... 어리 버리 2023. 2. 14.
별서(別墅)에서 17 - 실내수도 주위도 얼어붙었네요 강추위가 몰아치면 별서 실내도 별 수 없었어요. 실내 온도가 8도 이하로 떨어지면 기름보일러가 돌아가도록 해두었어요. 목조주택이어서 그런지 강추위가 몰아쳐도 느낌은 다른 것 같았어요. 덧달아낸 부분에도 조리 시설이 만들어져 있어요. 수도가 얼까 봐 물방울이 뚝뚝 떨어지도록 조절을 해두었어요. 밤을 지새우고 나니 넘쳐흐른 물이 얼어버렸더라고요. 춥긴 추운가 봐요. 그런 일이 지난 1월에 딱 한번 있었네요. 전국이 강추위로 함께 고생하던 날이었어요. 따뜻한 남쪽 나라가 너무 그리워지네요. 어리 버리 2023. 2. 10.
별서(別墅)에서 16 - 배나무를 손보았어요 드디어 과수 농사를 짓는 전문가가 오셨네요. 그분은 제가 시골살이하는 것을 알고 깊은 관심을 가져 주셨습니다. https://blog.naver.com/sirun/222000179387 굉촌(宏村 홍춘)이 괜히 굉촌입니까? - 9 여기가 집안 거실로 들어가는 실제적인 입구가 됩니다. 문 양쪽으로 의자가 놓여있었습니다. 벌써 홍매가 ... blog.naver.com 바로 이분이지요. 보셨나요? 승용차에다가 몇 가지 연장을 싣고 오셨네요. 위로 솟은 가지, 중첩된 가지, 안쪽으로 자라는 가지, 다른 가지들이 햇살을 받지 못하도록 방해하는 그런 가지들을 잘라야 하는가 봅니다. 제가 전문적으로 배농사를 지어 돈을 벌려는 것이 목적은 아니지만 위로만 마구 자라서 따지도 못할 과일이 나무 꼭대기에 달리는 비극만은 .. 2023. 2. 7.
별서(別墅)에서 15 - 올리브 절임과 치즈, 그리고 빵으로 이루어진 점심 한 끼 나는 음식 사치를 거의 하지 않는 편이야. 그러니까 맛집 같은 곳을 찾아다니는 일은 없지. 별서에 손님들이 다녀가시면서 빵을 가지고 오셨기에 남은 것을 가지고 며칠간 점심을 먹었어. 나는 올리브 절임을 참 좋아해. 치즈는 더 말할 것도 없어. 망고와 올리브를 넣은 치즈여서 그런지 조금은 달콤하기까지 했어. ---------------------------------------- 빵에 치즈를 발라 먹다가 2015년 여름의 터키 동부 여행을 떠올렸어. 아르메니아 국경에서 그리 멀지 않은 작은 도시 카르스였는데 다시 한번 더 가고 싶어. 그때 먹었던 올리브 절임과 식당이 생각난 거야. 카르스 시내의 테멜(Temel) 호텔에 묵었었는데 그 집 식당이 너무 인상이 좋았던 거지. https://blog.naver... 2023. 1. 24.
별서(別墅)에서 14 - 시골에서는 야옹이를 괄세하면 안돼요 시골살이를 하다 보면 벌레와 쥐들과의 전쟁이 시작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거예요. 내가 사는 별서에는 야옹이 몇 마리들이 항상 출입해요. 이 녀석은 눈치가 백단이어서 내 옆에 와서 자주 엉겨 붙어요. 나는 일정한 거리를 두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너무 가까이했다가 어느 날 새끼들 가득 데리고 이사 오면 곤란하잖아요. 하지만 시골살이를 마음먹었다면 야옹이들을 구박하면 곤란해져요. 얘들이 쥐 사냥을 해주거든요. 야옹이들이 얼씬거리면 쥐들이 도망간다는 건 상식이에요. 서로의 필요에 의해 공생해야 하는 것들이 많더라고요. 간단히 마실 수 있는 물은 챙겨주지만 아직까지 먹이는 주질 않았어요. 좀 더 두고 보고 결정하려고요. 어리 버리 2023. 1. 21.
별서(別墅)에서 13 - 배롱나무 전지하다 배롱나무(=목백일홍, 백일홍 나무) 알지? 우리나라에서 배롱나무로 유명한 곳은 제법 많아. 안동 하회마을 부근 병산서원의 배롱나무도 일품이라고 생각해. 배롱나무 가지 정리방법을 인터넷으로 배워서 USB로 담아간 거야. 오막살이에서 컴퓨터로 재확인한 뒤 연장을 들고 마당으로 나갔어. 이제 손을 봐야지. 앞집과의 나무 울타리 사이에 낀 녀석들을 손 보고 나면, 도로 가에 자라는 녀석들도 정리를 해주어야겠다고 마음먹었어. 배롱나무는 싹트는 세력이 엄청 좋기에 잔인한 정도로 강하게 전지를 해주어야 한다는 거야. 이런 식으로 말이지. 도구를 재정비한 뒤 접이식 사다리에 올랐어. 일단은 전지가위와 톱으로 정리를 한 거야. 보기가 좋아졌어. 잘라낸 녀석들은 다시 더 잘게 잘라서 모아놓았어. 말린 뒤 불고기 파티용으로.. 2023. 1. 19.
별서(別墅)에서 12 - 먹방 중계해야 하나요? : 빵으로 닦아먹는 카레 며칠 전 겨울날씨답지 않게 포근한 날이 있었어요. 그게 1월 5일 목요일의 일이었어요. 점심을 데크 위에 가져다 놓은 탁자에서 먹기로 했습니다. 메인 요리인 카레는 아내가 만들어 담아 준 겁니다. 전자레인지에 데워서 빵과 함께 먹었어요. 나야 뭐, 이 정도만 해도 진수성찬으로 알고 먹는 사람이지요. 동네가 작은 데다가 집 사이의 거리가 제법 있어서 이웃 눈치 볼 일이 없으니 너무 편하고 좋아요. 카레에다가 빵을 찍어먹으면 별미라고 생각해요. 라는 코믹 개판(?) 서부영화를 보았는지 모르겠네요. '트리니티'가 번역자의 귀에는 튜니티로 들렸던 모양일까요? https://www.youtube.com/watch?v=EqPEia8Cl5Q 내 생각에는 이 영화의 일부 장면이 먹방, 혹은 먹방 영화의 원조라고 생각하.. 2023. 1. 14.
별서(別墅)에서 11 - 이런 블록은 어디에서 구할 수 있을까요? 별서 부근 동네를 지나가다가 우연히 발견한 집이었어. 그런데 묘한 매력이 있는 거야. 일반 가정집은 아닌 것 같기도 하고 말이지. 담장으로 만든 시멘트 블록이 눈길을 끌었어. 이런 벽돌은 어디에서 구하지? 이런 스타일의 벽돌을 백여 장 정도 구했으면 하는데... 어리 버리 2023. 1. 13.
별서(別墅)에서 10 - 텃밭에서 돌들을 골라내었어요 시골에서는 겨울철에도 일을 하려고만 들면 얼마든지 일거리를 찾을 수 있어요. 거름기가 거의 없는 흙이어서 메마르기 짝이 없는 밭이지만 자세히 보면 자갈이 너무 많았어요. 겨울이라고 땅이 얼어붙은 곳도 있네요. 작은 호미와 프라이팬을 들고 자갈을 골라내기로 했어요. 대강 이런 식이죠. 흙먼지가 많이 나므로 마스크를 끼고 일을 했어요. 골라낸 자갈은 감나무 밑에 모았어요. 이건 아마 돼지풀 뿌리일 거예요. 녀석들의 생명력은 경이로움 그 자체였어요. 악착같이 살아남으려는 자와 제거하려는 자의 숨 가쁜 결투가 벌어지는 것이죠. 뭐 오래 할 것 있나요? 하루 한 시간씩만 작업하기로 했어요. 커피도 마시고 간식도 먹고 점심도 먹어가며 하는 일이니 천천히 하는 거지요. 그래도 매일 조금씩 한다는 게 중요한 거지요. .. 2023. 1.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