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6774 수사해당 피다 꽃 없는 세상은 얼마나 무미건조할까 싶습니다. 서재에서 나와 함께 월동을 하던 서양란 화분을 올해는 좀 빠르게 3월 하순에 바깥에 내다 놓았습니다. 사방에 꽃이 피기 시작하자 제가 기르던 수사해당도 꽃망울을 터뜨려주었습니다. 발그레하게 피기 시작합니다. 며칠 지나면 전체에 꽃이 달릴 것 같습니다. 양란도 드디어 개화를 시작해줍니다. 쓰레기장에 굴러다니던 것을 가져와서 키운지 벌써 15년이 되었습니다. 단풍도 새싹을 내어주었기에 서재에서 봄을 느껴봅니다. "얘들아, 고마워! 올해도 잘 견뎌야 돼." 어리 버리 2021. 4. 10. 디 아크에서 강정보 부근에는 멋진 예술품이 하나 떠 있지. 디 아크! 아크는 방주라는 말이야. 방주? 노아의 대홍수 이야기에 등장하는 각진 배 말이지. 대구 서쪽 끝자락에서 친구들과 만난 뒤 디 아크에 가서 커피 한잔을 마셔보기로 했어. 지난달 이야기야. 실업자 주제에 글 쓸 재료가 밀려있으니 우습지? 부근에 낙동강 강정보가 있어. 이번이 두 번째 방문이네. 친구들과 함께 왜관에서 강정보까지 자전거로 라이딩하며 찾아간 것이 벌써 3년 전 일이 되었어. blog.daum.net/yessir/15869183 왜관에서 대구까지 5 이제 목적지가 얼마 남지 않았다. 가정집 담벼락에 그려진 벽화가 아름답다. 문산들 옆을 지났다. 길은 제방위로 이어져 있었다. 멀리 강정보가 보인다. 강가 언덕위 집들이 산뜻한 느낌을 가져 bl.. 2021. 4. 9. 클린 에어 카운티 영양 - 조지훈의 고향 주실마을 4 지훈 문학관을 나서는 거야. 산하가 단아한 모습으로 누워있었어. 아까 걸어왔던 길을 따라 조금만 나아갔지. 그런 뒤에는 마을 뒷산 쪽으로 방향을 꺾었어. 지훈 시 공원으로 가기 위해서야. 산으로는 올라가지 않았어. 마음을 씻는다는 말이겠지? 이런 시골집을 사서 벽에는 하얗게 회를 칠하고 살았으면 좋겠어. 데크 길을 따라 걸었어. 지훈 선생의 시를 새긴 비들이 누워있기도 하고 박혀있기도 했어. 묘망(渺茫)이라는 말은 처음 들어보았어. 아주 넓고 멀어서 바라보기에 아득하다, 멀다는 뜻을 지닌 말이라고 해. 시의 전문은 아래와 같아. 묘망(渺茫) 내 오늘밤 한오리 갈댓잎에 몸을 실어 이 아득한 바다 속 창망한 물구비에 씻기는 한점 바위에 누웠나니 생은 갈수록 고달프고 나의 몸둘 곳은 아무데도 없다 파도는 .. 2021. 4. 8. 클린 에어 카운티 영양 - 조지훈의 고향 주실마을 3 지훈 문학관 입구의 모습은 단아했어. 문학관 뒤로는 이파리를 모두 떨어뜨린 나무들 가득한 동산이 나지막하게 다가서 있었어. 오른쪽의 모습이고... 왼편의 모습이지. 그러니까 ㅁ자 모양의 건물이라고 보면 돼. 안으로 들어가야지. 부인 김난희 여사의 서예작품들까지 함께 전시되어 있다는 말이겠지. 선생의 만년의 모습이라과 봐야겠지? 학창 시절의 모습이고. 선생과 관련된 여러 가지 유물을 한옥 전체를 터서 만드는 공간 속에 진열해 두었어. 이런 식으로 한바퀴 돌아가는 거지. 일제 때 마을 전체가 창씨개명을 거부한 것은 영양 주실마을이 유일하다는 거야. 그런데도 편 가르기를 좋아하는 일부 몰지각한 자들은 내가 살고 있는 지방 전체를 토착 왜구로 몰아붙이더라고. 글을 자세히 일거보면 선생의 집안 내력이 보통 넘는 .. 2021. 4. 7. 클린 에어 카운티 영양 - 조지훈의 고향 주실마을 2 할머니 한분이 골목길을 휘적휘적 걸어가셨어. "꽃이 지기로서니 바람을 탓하랴. 주렴밖에 성긴 별이 하나둘 스러지고 귀촉도 울음뒤에 머언 산이 다가서다." 조지훈 님의 라는 시지. 전문을 소개해볼게. 낙화 꽃이 지기로서니 바람을 탓하랴 주렴 박에 성긴 별이 하나 둘 스러지고 귀촉도 울음 뒤에 머언 산이 다가서다. 촛불을 꺼야 하리 꽃이 지는데 꽃 지는 그림자 뜰에 어리어 하이얀 미닫이가 우련 붉어라. 묻혀서 사는 이의 고운 마음을 아는 이 있을까 저어하노니 꽃이 지는 아침은 울고 싶어라. 왜 이런 시를 진작 외워두지 않았을까 싶어. 교과서에 등장했던 시들만 전부인 줄 알고 그런 작품들만 줄곳 외우고 다녔으니 내 독서력의 빈곤함을 잘 나타내 주는 증거라고 할 수 있지. 이 집 주인은 참 정갈한 성품을 지닌 .. 2021. 4. 6. 클린 에어 카운티 영양 - 조지훈의 고향 주실마을 1 다음 행선지는 주실마을이야. 조지훈 선생의 생가가 있는 마을이지. 영양읍을 거쳐가야 해. 봉화 쪽에서 내려온다면 그럴 필요가 없겠지. 영양읍은 조용한 곳이었어. 고추와 산나물로도 유명한 곳이지. 산비탈에 둘러붙다시피 한 변두리의 작은 집들이 몇 채 남아있었어. 오원춘 사건이라고 아는지 모르겠어. 조선족 출신 살인범 오원춘과는 동명이인인데 그 분은 가톨릭농민회 소속이었지. 사건의 지리적 배경이 된 곳이 영양군이었어. 시대적 배경은 박정희 시대였고. 주실마을은 평소에 꼭 한번 들러보고 싶었다고 마음먹은 장소였지. 아마 시인의 숲 같았어. 젊었던 날, 시인 조지훈의 지조론에 대해 들어 알게된 뒤로는 항상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살았어. 당시만 해도 영양은 나들이하려면 큰 마음을 먹고 나서야 할 만큼 교통이.. 2021. 4. 5. 카페 박람회 카페 박람회라고 들어보았는지 모르겠습니다. 대구 엑스코 건물에서 열리는 카페박람회에 친구와 함께 가보았습니다. 친구와 나, 둘 다 커피에 관심이 많았으니 가보게 된 것이죠. 차는 멀찌감치 세워두고 걸아갔습니다. 비가 오는 날이었네요. 이제 코엑스 건물이 보입니다. 지금 보이는 이 건물은 아니고요.... 도로 끝머리에 보이는 건물입니다. 부근에 NC백화점도 있더군요. 이제 다 왔습니다. 코로나 사태 때문인지 출입자 관리가 철저했습니다. IT산업의 급격한 발달 때문에 우리같은 늙다리들은 따라가기가 어려울 정도입니다. 안내하는 친절한 아가씨의 도움으로 QR 코드로 등록을 하고 입장할 수 있었습니다. 카페 창업에 관한 컨설팅과 카페 장비, 카페 용품 및 재료를 소개하는 것이 이 박람회의 주요 목적인가 봅니다. .. 2021. 4. 3. 클린 에어 카운티 영양 - 두들마을 5 두들마을에서 시간을 너무 많이 보낸 것 같아. 여기 말고도 들러야 할 곳이 두 군데는 더 있거든. 지훈 조동탁 선생의 생가에도 가봐야 하고.... 일도 오희병 선생의 생가애도 가봐야 해. 걸어 나오다가 여중군자 장계향의 유적비를 만났어. 여성 한분을 기리는 비석은 드물지 싶어. 애국 여성 논개나 제주 기생 김만덕 같은 분이야 당연히 비석이 있어야지. 그런 분들은 비석을 세워 기리는 것이 지극히 당연하다고 봐. 나라를 말아먹는다고 욕만 얻어먹은 누구누구도 있었지. 한번 사는 인생인데 욕얻어먹고 살아야할게 뭐 있어? 이렇게 말하는 나도 언제 그런 구렁텅이에 빠질지 아무도 몰라. 인생길 걸을 땐 항상 조심해야한다는 것을 깨달았어. 이 마을에는 글재주를 지녔던 분이 제법 많은 듯 해. 이런 분도 계신다는 것을 .. 2021. 4. 2. 클린 에어 카운티 영양 - 두들마을 4 소설가의 사랑방 격인 건물을 확인해두었으니 이번에는 어렸을 때 시간을 보냈다는 건물을 찾아야 하지 않겠어? 안내판을 재확인해보았어. 이문열 선생의 입향조 조상에 대한 내력이 자세히 나타나 있었어. 안내문에 의하면 그는 여러 군데를 전전하며 살았던가 봐. 경남 밀양에도 살았다면 나와도 연관성이 조금은 있겠지. 돌아가신 어머니가 밀양 영남루에 얽힌 이야기를 해주셨던 기억이 살아나더라고. 안내문에 나타난 작품을 한가지 정도는 골라서 읽어두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마침내 이문열의 생가로 들어섰어. 석간 고택! 일하러 온 사내 한 사람이 툇마루에 누워서 졸고 있다가 내가 묻는 말에 화들짝 놀라 일어나 앉았어. 하나의 담장 안에 서너채의 건물이 자리를 잡았어. 나의 어설픈 설명을 듣기 보다는 안내문을 보는 게 나.. 2021. 4. 1. 미안해서 어쩌지요? 주말이면 약간 늦은 절정일텐데.... 지난겨울 지겹게도 춥다 싶었지만 그건 나만의 생각이었던가 봅니다. 지난 3월 19일 금요일 오후에 첫 벚꽃 망울이 터진다 싶더니 올해에는 기록적으로 일찍 피었습니다. 3월 30일 월요일에 보문 관광단지를 가보았는데 이미 만개한 상태였습니다. 이런 상태라면 이번 주말에는 절정이 지나가지 싶습니다. 황사 때문에 하늘이 흐렸습니다. 요즘은 기후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습니다. 인간들의 교만함이 만들어낸 자업자득이겠지요. 요즘은 어지간한 지방자치단체마다 벚꽃 거리를 조성하여 봄 분위기가 거의 비슷해졌습니다. 한때는 경주 벚꽃이 유명했지만 이젠 자랑할 처지가 못됩니다.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보문관광단지에 사람들이 넘쳤습니다. 나는 자전거를 타고 천천히 둘러봅니다. 이런 꽃구경을 언제까지 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기.. 2021. 3. 31. 클린 에어 카운티 영양 - 두들마을 3 여기 두들마을은 재령 이 씨들의 집성촌이라고 알려져 있어. 퇴계 선생은 진성 이 씨이고 조선 왕실은 전주 이씨지. 삼성그룹을 일구어낸 이병철 씨는 경주 이 씨인 것 같아. 밭 한가운데 퇴락한 작은 집이 한채 버려져 있다시피 했어. 골목으로 들어섰더니 멋진 집들이 즐비하게 이어져 있었어. 그중에서 내 눈길을 사로잡은 집은 바로 이 건물이었어. 눈이 보이는 건물만 볼 때 큰 건물은 아니었어. 속칭 말하는 아담 사이즈였지. 정말 내가 꿈에서라도 한번 가지기를 원하는 그런 작은 집이었어. 이 정도 규모는 도시에서라면 절대 작은 집이 아니지만.... 두들 책사랑이라는 이름을 가진 건물이었는데 나는 그만 혹하고 말았어. 왼쪽 건물은 알고 보니까 도서관이었어. 이 곳에는 여기 출신 문인들의 작품을 모아두었다고 해. .. 2021. 3. 30. 클린 에어 카운티 영양 - 두들마을 2 사진 속의 어르신은 카페 '율'을 자녀에게 맡기신 분이라고 들었어. 명함을 주시는데 살펴보니 식품업계의 엄청난 거물이시더라고. 은퇴 후 고향에 내려와서 여생을 보내시는 모양인데 식품업계에 막강한 영향력을 가지신 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거야. 두들 마을에서 인재가 많이 났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실상을 알고 나니 한번 더 놀라게 되었지. YS 정부 때 이름을 날렸던 이재오 의원도 이 동네 출신이더군. 유명해진다는 것의 진정한 의미가 뭘까를 생각해보았어. 어르신과 헤어진 뒤 장계향 문화체험 교육원을 향해 걸었어. 교육원은 건너편 비탈에 있었는데 그리 멀지 않은 거리였어. 장계향과 계월향을 착각하는 일은 거의 없을 거라고 봐. 계월향이라는 이름을 아는 분이라면 우리 역사에 굉장히 밝은 분이라고 할 수 있어. .. 2021. 3. 29. 클린 에어 카운티 영양 - 두들마을 1 3월 11일 목요일, 오전에 출발했어. 어딜 가냐고? 영양이라는 곳을 아는지? 영양은 경북 북부지방의 오지 가운데 하나야. 울진, 봉화, 영양 이런 곳들이 오지라고 알려져 있어. 나도 내 평생에 처음으로 가보는 곳이야. 포항, 영덕을 거쳐 영양으로 들어섰어. 산세가 나지막한 것이 아늑한 분위기를 만들어주었어. 영양에는 공업단지들도 거의 없어서 청정지역이라고 말할 수 있지. 공기도 느낌이 다른 것 같았지. 도로도 아주 한적했어. 첫 번째 목적지는 영양군 석보면의 두들 문화마을이었어. 주차장에 차를 대고 내렸더니 멋있는 한옥 고택들이 우릴 맞아주었어. 두들마을이라고 그렇게만 말하면 그곳이 어떤 곳이야 하고 반문할 사람들이 많을 거야. 두들 마을이 바로 소설가 이문열의 생가가 있는 곳이지. 이문열을 모른다면 .. 2021. 3. 27. 도매금으로 함께 넘어가고 있더이다 누가 봐도 여긴 신시가지요. 이 좋은 곳에 살면서 행동은 왜 그리 구식에다가 저질이시오? 왜 이러시오? 나 조금 편하자고 막 던지고 가면 그만이라는 말이지요? 마시던 음료수 곽도 슬며시 한구석에다가 던지고 가면 그만이오? 그래도 한쪽에 곱게 모셔둔 것으로 보아 양심이 조금 있긴 있는가 보오. 이게 그대와 나의 민낯인가 보오. 그러니 욕 얻어먹는 것 아니겠소? 물론 나도 도매금으로 함께 넘어가고 있더이다. 어리 버리 2021. 3. 26. 매화 향기 대다수 여성분들은 향수를 좋아한다고 그러더군요. 그 말이 어느 정도의 진실성을 띠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어쨌거나간에 공항이나 항만 면세점의 인기 품목 가운데 하나는 향수임이 틀림없습니다. 인생을 어느 정도 살면서 알게 된 사실인데요, 사람마다 가진 인격이 다르듯이 살갗에서 나는 냄새도 다르다는 사실을 아주 조금 살짝 깨달았습니다. 젊은 여성이 제 곁에 다가오면 향수냄새가 나기도 하고 비누냄새나 화장품 냄새가 나기도 해서 어떨 땐 어떤 향수, 혹은 화장품을 쓰고 있을까하고 궁금해 해보기도 합니다. 뭐 의도적인 것은 아니니 오해하지는 마시기 바랍니다. 향기와 향수도 종류가 참 많다는 사실을 살면서 깨달았습니다. 바람둥이와는 거리가 한참이나 먼 저 같은 숙맥도 여성들 곁에 다가갔을 때나 다가왔을때 맡을.. 2021. 3. 25. 이전 1 ··· 76 77 78 79 80 81 82 ··· 45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