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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깜쌤의 세상사는 이야기 : '난 젊어봤다' - 자유 배낭여행, 교육, 휘게 hygge, 믿음, 그리고 Cogito, Facio ergo sum
  • 인생 - 그리 허무한게 아니었어요. 살만했어요
사람살이/세상사는 이야기 1 My Way (完)

밥이라도 얻어먹고 살수 있을지...

by 깜쌤 2006. 9. 4.

 

3일 주일 오후에는 인근 포항시에 있는 자그마한 개척교회에 찬양을 드리러 갔습니다. 제가 활동하고 있는 남성중창단이 초청을 받아 간 것이죠.

 

우리야 어디든지 불러만 주시면 가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으므로 기꺼이 초청에 응한 것이었는데요, 덕분에 정말 바쁜 하루를 보내어야만 했습니다. 며칠 전부터 몸이 말을 잘 안들어 은근히 부담이 되었습니다만 이런 일에 빠질 수는 없는 노릇이죠.

 

 

 

지금은 상가를 빌려 예배를 드리는 자그마한 교회였습니다. 처음에는 많은 간판 속에서 잘 찾질 못해서 한참을 살펴야 했습니다.

 

 

 

바로 여기였습니다. 시작은 작게 하지만 나중에는 엄청 크게 되리라는 희망을 가져봅니다. 그런데 제 몸이 무거워오니 큰일입니다.

 

 

 

정말 작은 교회였지만 분위기는 밝음, 그 자체였습니다. 2시에 드린 예배와 찬양이 세시 반이 넘어서 끝났습니다. 저희들을 위하여 멋진 다과를 준비해 두셨더군요.

 

도리어 우리 팀이 대접해야 하는데..... 염치없다는 표현은 이때 써야하는 것 같습니다.

 

 

 

졸지에 남의 신세를 지고 맙니다. 저는 몸 상태가 너무 좋지 않아서 떡 몇점을 먹는 것으로 끝냈습니다. 어디 가서 푸욱 쉬고 싶다는 느낌밖에 없었습니다.

 

 

 

항상 멋진 활동을 보여주시는 단원님들 모습이 듬직했습니다. 저는 어리버리하게 항상 그냥 뒤따라 다니는 처지이니 얼굴 내밀 처지가 못됩니다.

 

 

 

끝난 뒤에는 인근에서 식당을 하시는 저번 단원님댁을 찾아갑니다. 저희들을 보고 반가운 걸음으로 나오시는 사장님(은혜의 소리 정단원이었습니다) 얼굴에는 기쁨이 가득했습니다. 그리운 사람을 만나는 기쁨때문에 내 몸에 가해지는 고통은 잠시 잊어버리고 맙니다.

 

 

 

종가집 감자탕입니다. 마당이 넓어서 주차하기가 좋았습니다. 대나무와 소나무를 적절히 배치한 조경이 도시 안에서 고즈녁하고 한적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습니다.

 

 

 

대나무 그늘 밑 한쪽에는 벤치가 있어서 정담을 나누기에는 그저 그만이었습니다. 만사를 잊어버리고 누워서 하늘을 보고 싶었습니다만 그럴 수가 없는 처지입니다.

 

 

 

 

단체 손님을 위한 차량도 준비해 둔 것 같았습니다. 요즘은 무슨 사업을 해도 차는 꼭 필요한 것 같습니다.

 

 

 

작은 여행자 숙소를 해보는 것이 꿈인 저는 조경과 내외부 시설에 관심이 갑니다. 이제 내부로 들어가 봅니다.

 

 

 

깔끔합니다. 짙은 갈색 톤은 사람들에게 안정감을 주는 것 같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느낌입니다.

 

 

 

 

작은 모임을 갖기에는 그저 그만인 것 같습니다. 인근 도시에서 빨리 정착하신 것 같아 마음이 흐뭇해집니다.

 

 

 

먹음직스럽습니다. 요리 잘하는 부인 만나면 인생이 정말 즐겁지 싶습니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느라고 몸을 짓누르는 피로감을 잠시 잊어버립니다.

 

 

 

아이들을 위한 놀이 시설도 갖추었습니다. 요즘은 가족단위 고객이 많으므로 이런 시설은 필수인 것 같습니다.

 

 

 

식사후엔 우리 단원들끼리 기념촬영을 가졌습니다. 참 고맙고 멋진 분들입니다. 지난 봄 발표회때 공연을 같이 한 분들입니다. 젊은 단원들을 영입하여 같이 연습하니 소리 자체가 젊어지는 것 같습니다.

 

 

돌아오는 길엔 마음이 아주 가벼웠습니다. 몸은 거의 초죽음이 되었고요. 지난 한달간 너무 무리한 여파로 집에 와서는 그대로 끙끙 앓으며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귀국해서는 쉬어본 날이 없었으니 제 몸이 쇳덩어리가 아닌 이상 견디지 못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덕분에 저녁에는 사람 구실을 바로하지 못하는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습니다. 처가에서 손님이 오셨는데도 영접을 하지 못했으니 아내와 처가 식구들께 큰 잘못을 저지르고 말았던 것이죠.

 

너무 모자라게 사는 인생 같아서 사람들 보기가 부끄러운 것은 물론이고, 아내에게 밥이라도 얻어먹고 살지 걱정이 됩니다. 내년 여름에 배낭 끈이라도 만져보려면 잘 해두어야 하건만.....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