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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06 동남아시아-여행자의 낙원(完)

아유타야 - 태국의 경주 3

by 깜쌤 2006. 11. 14.

작은 개울을 지나다가 물고기를 잡는 방법이 신기해서 잠시 자전거를 세워두고 바라보았다. 그물을 댄 나무를 물속에 담궈 두었다가 들어 올리는 저런 방법은 중국 운남성 곤명의 전지에서 본 기억이 난다. 이쪽 문화는 알게 모르게 중국 남부 문화와 연관성이 있는 것 같다.

 

 

 

 정작 신기한 것은 그게 아니라 바로 이런 장면 때문이었다. 앞에서도 이야기했다시피 아유타야는 세개의 강 속에 자리잡은 섬 도시이다. 그런데 도시를 둘러싼 강이 제법 규모가 있어서 쓰임새가 다양했다.

 

예전에는 당연히 수비의 편리성 때문에 이 도시를 수도로 택했을 것이다. 작은 배 뒤에 연결된 밧줄이 보일 것이다. 저 밧줄 뒤에는 무엇이 묶여서 딸려가고 있는 것일까?

 

 

 

 밧줄 뒤에는 참으로 거대한 바지선들이 줄줄이 엮여서 끌려가고 있었는데 화물량이 엄청났던 것이다. 저 작은 배가 이렇게 엄청난 화물들을 가득 실은 배를 끌고 가는 것이 우리들의 입을 벌어지게 만들었다.

 

그러고보니 강의 수심이 제법 되는 모양이다. 아유타야는 방콕으로 부터 북쪽으로 약 70킬로미터 떨어진 곳이니 바다에서의 거리도 제법 되는 도시가 아니던가?

 

 

 

 강에 걸쳐진 다리를 지난 우리들은 자전거를 타고 신나게 달렸다. 막상 시내로 들어오자 번화가가 아닌 곳은 도로에 자동차도 별로 없어서 달리기가 편했다. 이젠 그저 발길 닿는대로 가보면 된다. 좋은 경치가 나타나면 자전거를 세우고 사진을 찍었다.

 

 

 

 여긴 대학교 같았다. 교복입은 학생들이 보였는데 아무리 봐도 대학 캠퍼스였다. 나중에 확인해보니 대학 건물이 맞았다.

 

 

 

 교정에도 불상을 모신 작은 건물이 보였는데 하나같이 화려함의 극치를 보여 주었다.

 

 

 

 강 건너편에도 절이 보였다. 남의 가정집 앞마당에서 건너편을 본 모습인데 제법 화려했다. 아마 최근에 지은 절 같았다.

 

 

 

 중간에 들러 점심도 사먹고 나니 힘이 솟는다. 이젠 예전 왕궁터와 절터를 순례할 일만 남았다. 밤에 치앙마이로 올라갈 기차표도 구해놓았으니 느긋하게 돌아다니며 구경만 하면 되는 처지이므로 마음조차 여유가 넘친다.

 

서기 1350년 우통왕이 여기를 수도로 정한 후 약 400년 간 싸얌 왕국의 수도로 영화를 누렸던 곳이 바로 여기다. 버마 군대에 의해 폐허가 되었다고는 하지만 거대한 불탑들의 흔적이 곳곳에 산재해 있어서 당시의 흔적을 조금이나마 찾아볼 수가 있다.

 

만만하게 볼것이 아닌 것은 이 도시의 유적지들이 1991년에 이미 유네스코에 의해 세계문화유산에지정되었다는 사실이다. 우리나라 경주와 비교해서 보아도 유적의 규모는 훨씬 더 광대하고 규모도 크다.

 

 

 

 너른 숲 속에는 여기저기 불탑이 흩어져 있는데 자세한 안내판이 없으므로 그냥 훑고 지나간다.

 

 

 

 자전거를 타고 그냥 돌아다녀 보는 것이다. 곳곳에 운하를 파 두어서 예전에는 물길로 썼다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작은 운하에 놓여진 나무 다리가 여행자의 마음을 애잔하게 만들었다.

 

 

 

 말레이지아에서 본 커다란 도마뱀이 물속으로 들어가길래 모두 다 자전거를 세워두고 녀석이 물 위로 솟아오를 때까지  한참을 기다렸다.

 

 

 

 다시 자전거를 타고 슬금슬금 돌아다닌다. 이런 여행방법도 재미가 있다. 워낙 넓은 장소여서 흩어지면 찾기는 어렵지만 평지여서 위험부담은 없다.

 

 

 

 경치는 제법 운치가 있지 않은가?

 

 

 

 하늘로 치솟은 불탑들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탑신 하나하나에도 이름이 있고 의미가 깃들여 있다고 들었지만 워낙 기억력이 없으니 생각나는 것이 없다.

 

 

 

 우리는 유적지 사이로 난 도로를 따라 자전거를 타고 갔다.

 

 

 

 그러다가 우리들은 코끼리 농장을 발견했다. 관광버스들도 제법 들락거리고 많은 사람들이 코끼리를 보며 즐거워하고 있었다.

 

 

 

 코끼리를 한번 타는데 500바트라고 해서 우린 타지 않기로 마음 먹었다. 알렉산더 군대를 혼낸 고대 인도 군대처럼, 로마 군대를 궁지에 몰아넣은 한니발의 카르타고 군대의 병사같은 기분을 맛보려면 코끼리를 한번 타보아야 하는 것이지만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짠돌이인 나와 함께 다녀서 전염이 된 탓인지 모두 다 그 정도의 돈은 비싸다면서 안타기로 한 것이다. 그러고 보니 내가 범인인 것이나 다름없다.

 

 

 

 코끼리도 큰녀석, 중간 녀석 작은 녀석 등 등급별로 다 모여있다. 간간이 손님들 앞에서 재롱을 벌이기도 해서 웃음을 만들어 준다. 한번씩 묘기를 부리면 관중들로부터 돈도 나오고 녀석도 간식을 얻어먹지만 조련사가 들고있는 날카로운 갈고리가 자꾸만 섬뜩하게 여겨졌다.

 

 

 

 높은 계단에 올라가서 자기 순서를 기다린다. 태국 코끼리는 성격이 온순하고 어쩌고 자쩌고..... 아프리카 코끼리와의 차이점은 어쩌고 저쩌고...... 예전에 배운 동물 상식이 지금 와서 생각나는 것은 무슨 조화인지 모르겠다. 

 

 

 

 한참을 쉬면서 눈요기를 했던 우리들이 다시 도로로 나서는데 길가로 코끼리 무리들이 행진하는 모습이 보였다. '아하, 저렇게 타고 유적지를 한바퀴 돌아오는 것이구나.'

 

 

 

 조련사는 코끼리 목덜미에 앉고 손님은 등짝위에 걸친 의자에 앉아 간다. 제법 흔들림이 심하지 싶다.

 

 

 

 너른 유적지 안에 제법 큰 절이 보였다. 자전거를 한곳에 세워두고 우리들은 구경을 하러 갔다. 하지만 유적지는 정작 건물 옆 숲속에 자리잡고 있었다.

 

 

 

 유적지는 밖에서 봐도 되지만 표를 사서 굳이 안으로 들어가 보았다. 사실 담 밖에서 그냥 구경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 같다. 세밀하게 못 본다는 문제점은 남지만 말이다.

 

 

 유적지 규모가 제법 크다.

 

 

 

 붉은 색 벽돌로 만든 건물터와 절터들이 사방에 즐비한데 규모 자체는 상상이 안갈 정도로 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