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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06 동남아시아-여행자의 낙원(完)

치앙라이 - 보석을 찾아서 1

by 깜쌤 2006. 11. 16.

 유적의 규모도 보통이 넘었다. 태국 역사를 잘 살펴보면 버마(=오늘날의 미얀마)와 크메르(=오늘날의 캄보디아)와의 투쟁은 보통이 넘었던 것 같다. 물론 라오스와도 항상 투쟁 관계에 있었던 모양이다. 숱한 유적들이 버마에 의해 파괴되었다는 기록이 나오는 것을 보면 두나라 사이는 견원지간의 앙숙이었던 모양이다.

 

 

   

 방금 위에서 언급한 나라들은 거의 다 불교국가라는 공통점을 가지지만 생존차원에서의 경쟁은 부처의 가르침인 자비와는 거리를 멀리했던 모양이다.

 

 

 

 아유타야가 세계 문화 유산에 등재될 만한다는 생각을 해본다. 관리상태도 비교적 괜찮은 편이라고 보지만 아기자기하고 오밀조밀한 맛은 없다. 건물 같은 것도 그대로 남아있는 경우가 드물기만 하니 너무 아쉽다.

 

 

 

 자세한 설명이 없으니 그냥 마구잡이로 둘러보기만 했다.

 

 

 

 탑들 위에 더깨처럼 붙어 앉은 세월만이 말없이 우리를 응시하고 있는 것 같다.

 

 

 한무리의 백인 관광객들이 몰려와서 가이드로부터 설명을 듣는다. 우린 폐허로 변한 유적지의 벽돌 위에 걸터앉아 세월과 영화의 무상함을 곱씹었다.

 

 

 

 유적의 규모는 참으로 장대해서 입이 벌어질 지경이었다.

 

 

 인도네시아의 자바 섬에는 보도부두르라는 불교 유적지가 있다. 캄보디아의 정글 속에 앙코르왓이 있다면 인도네시아에는 보로부두르가 있는 것이다. 이런 유적을 자세히 보면 서로 닮았다는 느낌을 갖는다. 같은 남방 불교 계열의 유적지여서 그런 것일까?

 

 

 

 이런 탑은 인도네시아 조그자카르타(=요그야카르타) 교외에 있는 쁘람바난 힌두교 유적지와도 비슷한 것 같다. 얼마나 많은 정성을 들여야 저런 탑을 만들 수 있는 것일까?

 

 

 

 아유타야 유적지 탐방을 끝낸 우리들은 기차역을 향하여 슬금슬금 자전거를 몰았다. 가로등을 장식한 저 짐승은 가루다일까?

 

 

 

 시내를 가로질러 기차역으로 돌아온 우리들은 저전거를 반납하고 짐을 찾았다. 이젠 저녁을 먹어야 하길래 두팀으로 나누어 저녁을 사먹고 오게 했다. 나는 국수 한그릇으로 저녁을 떼우고 만다. 철길 위엔 황혼이 말없이 내려 앉고 있었다.

 

 

 6시 반이 되니까 슬슬 어두워진다. 잡초가 아무렇게나 자라도록 내버려둔 아유타야 역 구내엔 사람들도 아무렇게나 아무곳에 걸터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확실히 느슨한 분위기다.

 

 

 

 아유타야 역 앞으로 똑바로 난 길을 따라가면 한 오십미터 정도에서 길이 끝나고 만다. 그 앞에는 강이 나오는 것이다. 이 강을 건너가면 아유타야 시내가 나온다. 강에는 건너가는 배가 있어서 부지런히 손님을 실어 나른다. 

 

이리로 건너가지 않으면 빙 둘러서 가야 하므로 이 강을 건너는 것이 여러모로 편리하다. 강 바로 건너편에는 시장이 있고 번화가가 이어지므로 기차역에서 내려 시내로 바로 들어갈 것이라면 배로 건너가는 것이 여러면에서 유리하다. 선착장에는 개들만이 이른 저녁잠을 즐기고 있었다.

 

 

 

 강 건너편이 시내인 것이다.

 

 

 

 강을 건너기 싫다면 저 위로 보이는 다리까지 가서 건너야 하는데 그러기에는 너무 멀다.

 

 

 강가엔 중국식 절이 자리잡고 있었다.

 

 

 

 강을 건너다니는 작은 보트이다.

 

 

 

 시간이 조금 남길래 우리는 인터넷 방에 가서 카페와 블로그에 접속을 해 보았다. 골목 끝머리가 아유타야 기차역이다.

 

 

 어두워져서 도착한 기차를 탄 우리들은 놀라고 만다. 기차는 달랑 3칸 정도였다. 한국에서 흔히 보는 전동차를 생각하면 되는데 타자말자 차장이 오더니 일단 표를 확인한 뒤에 간식을 가져다 주는 것이다. 빵과 오렌지 쥬스였다. 기차 요금에 간식이 포함된 모양이다.

 

그런데 말이다 정작 더 놀란 것은 이게 아니었다. 갑자기 따끈따끈한 저녁 도시락을 가져다 주는 것이 아닌가? 어허, 이럴 줄 알았다면 저녁을 안먹고 그냥 타는 것인데......

 

밥을 먹고 나니까 포만감 때문인지 잠이 오기 시작했다. 그래 자자. 자면 된다. 어차피 밖은 캄캄하니 자는게 상수다. 자다가 깨다가를 반복하고 나니까 새벽이 되었다. 눈을 뜨니 기차는 산골을 달리고 있었다.

 

 

 

 

  골골이 이어진 작은 계곡 속을 기차는 신나게 달리고 있다. 먼 산에는 안개가 피어 올라 산중턱을 가리고 있었다. 분위기가 제법 환상적이다. 작은 기차역마다 단촐하지만 깔끔하게 손질을 해두어서 태국 남부 지방의 느슨함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제법 손질을 참하게 해두었다. 왜 북쪽 산악 지방을 태국의 보석이라고 하는지 슬슬 감이 잡히기 시작한다.

 

 

 

 먼산엔 안개가 가득하고...... 들판엔 푸르름으로 가득 채웠다. 확실히 정겨운 분위기가 감돈다.

 

 

 

 

 차창가로 스쳐 지나가는 시골역마다 아늑함과 포근함이 배여 있었다.

 

 

 

 치앙마이가 있는 위쪽 지방으로 올라오길 참 잘 했다는 느낌이 든다.

 

 

 

 

 우리가 탄 기차는 제법 깔끔했다. 하지만 시설은 조금 그렇다.

 

 

 

 손님도 적어서 조용하기만 하니 딱 내 체질이다.

 

 

 

 아침에 다시 간식을 준다. 확실히 태국 기차는 이런 면에서 좋다.

 

 

 

 그리하여 드디어 아침 7시 반경에 치앙마이 역에 도착했다. 어제 아유타야 역에서 저녁 8시 37분에 출발했으니 약 11시간 가량 차를 탄 셈이다. 치앙마이 역도 그렇게 크진 않았다.

 

 

 

 무엇보다 조용하고 깔끔하다는 느낌이 든다.

 

 

 

 우리가 타고온 전동차는 대우 회사 제품이었다. 기업체 알기를 타도해야할 적으로 아는 사람들이 보기에는 이런 기차도 때려부셔버려야 할 대상으로 보이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우리 가운데에는 알게 모르게 편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제법 되는 것 같다.

 

이젠 제법 시간이 흘러버린 이야기지만 어떤 학교에서 내가 가르쳐본 아이는 고작 6학년임에도 불구하고 반미와 반기업 정신으로 똘똘 뭉쳐 있었다. 그 아이가 쓰는 글 속에도 그런 생각이 가차없이 묻어있어서 나름대로 그 원인을 찾아보고 분석을 해보았는데......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