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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06 동남아시아-여행자의 낙원(完)

아유타야 - 태국의 경주 1

by 깜쌤 2006. 11. 13.

 

 아침 7시에 게스트하우스를 나와서 택시를 두대 잡았다. 방콕 화람퐁 역으로 가서 북쪽으로 올라가는 기차를 탈 생각인 것이다. 오늘은 한국의 경주 정도에 해당하는 아유타야에 간다. 가능하면 오늘 하루 종일 시내 구경을 한 뒤 야간 열차를 타고 치앙마이로 가야한다.

 

그래야 일정을 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치앙마이에서 8월 22일에 자유중국(=타이완)의 타이페이에 가야하기 때문에 날짜 조절을 신중하게 해야한다. 하루라도 차질이 생기면 엄청 곤란한 일이 발생한다.

 

태국 북부 치앙마이는 관광대국인 태국의 보석이라고 일컬어지는 곳이다. 태국을 지금까지 4번 방문하는 동안(이번 여행은 제외한 숫자이다) 치앙마이를 포함한 북부지방을 빼둔 이유는 보석을 찬찬히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5번째 방문인 이번에 올라가서 본다고 해도 나에게 주어진 시간은 고작 6일 밖에 되지 않는다. 그 정도를 가지고 태국 북부지방을 본다는 것은 보석에 대한 예의가 아니지 싶다. 그러므로 서두르는 것이다.

 

카오산로드에서 차이나타운을 거쳐 역으로 가는 길은 아침이어서 그런지 크게 막히지는 않았다. 요금은 약 67바트 정도가 나왔다. 기사가 정직하게 행동한데다가 친절했으므로 팁을 주었더니 너무 고마와 했다. 적은 돈으로 한사람을 행복하게 만들 수 있다면 아낌없이 쓴다는게 나의 생활신조 가운데 하나다. 서로 기분좋게 인사하고 내렸다.

 

저번에도 택시타는 요령을 이야기 했으니 자세히 쓰지는 않겠지만 "미터 플리즈"라는 말 한마디만 하면 되고 문제가 발생할 경우는 관광경찰에 이야기하면 된다. 우리가 가는 화람퐁 역은 태국의 중앙역에 해당하므로 당연히 관광경찰이 존재하는 곳이다.  

 

말레이지아로 내려갈때 표를 구한 외국인 전용창구에 가서 8시 20분 발 아유타야 행 3등칸 좌석표 5장을 구했다. 요금은 20바트니까 우리돈으로 600원 정도한다. 표를 구하고 나니까 국기 게양식을 하는지 음악이 울려펴졌다. 모든 사람이 설때는 우리도 서는게 예의다. 

 

 

 

 기차역 속에는 인포메이션 센터가 있어서 모르는 일이 있다면 가서 물으면 된다. 동그라미 속에 영어의 i 자가 들어있는 저 표시는 세계 공용이다. 어디든지 가서 저런 표지만 찾으면 여행의 반은 성공한 것이다. 혹시 이 글을 읽는 당신이 초보라면 절대 잊지 마시기 바란다. 초보라고 부른다고해서 자존심은 상하지 마시도록.....

 

 

 

 그 옆엔 음식점이 있다. 푸드 코트라고 쓰여진 저런 곳은 의외로 음식 종류가 다양해서 먹을 만 하다. 우린 한번 사용한 적이 있다.

 

 

 

 대합실 뒤쪽으로 보면 빨간색 화살표가 보이고 거기에 "수화물 맡기는 곳"이라는 표지가 보일 것이다. 배낭은 항상 저런 곳에 맡기면 된다. 그건 배낭여행의 기본이다. 아침에 도착해서 밤에 이동할 거라면 저런 곳에 일단 짐을 맡긴다. 이때 귀중품은 반드시 빼내서 몸에 간직한다는 것을 잊으면 안된다.

 

 

 

 표를 구한 우리들은 플랫폼으로 나갔다. 어차피 이 나라말로 하는 안내방송은 못알아들으므로 우리가 눈치껏 행동해야 하는 것이다.

 

 

 

 플랫폼 번호를 크게 써붙여 두었으니 길잃을 염려는 없다.

 

 

 

 으흠... 우리 기차는 11번 홈에서 출발하는구나. 객차 옆구리에 붙은 표지판을 다시 한번 더 확인하고 차장에게 물어본 뒤 차에 오른다. 안전제일주의로 행동하는게 여행의 기본 요령이다.

 

 

 

 멀리 갈때는 무조건 좌석부터 확보하는게 옳은 일이다. 그런 뒤 사진을 찍든지 뭘 사 마시든지 해야 한다. 당연히 우리는 모두 한칸에 타서 자리를 잡는다. 3등칸이니 지정된 좌석이 없으므로 먼저 가서 앉아야한다.

 

 

 

 시설로만 친다면 서울역은 고급이다. 우리나라 기차는 대단한 고급이라고 보면 된다. 깨끗하기도 하고......

 

 

 

 이런곳에 와보면 서민들의 모습을 대강 볼 수 있다. 뭘 사는지 뭘 먹는지 살펴보는 좋은 기회가 되는 것이다.

 

 

 

 아유타야행 기차는 외국인들이 많이 탄다. 우리같은 그런 여행자들이 바글거리는 기차다.

 

 

 

 출발시각을 조금 넘겨서 기차는 출발했다. 차창을 모두 열고 밖을 보며 달리는게 여행의 즐거움 가운데 하나다. 더구나 아침이니 기분조차도 상쾌해진다.

 

 

 

 기차는 방콕의 아파트 촌 옆을 지난다. 철길가는 정말 지저분하다. 무슨 쓰레기를 그렇게 많이 버려두었는지..... 허참.....

 

 

 

 옷을 말리는 모습은 나라마다 특색이 있었다. 여긴 이런 식으로 빨래를 널고 있구나.

 

 

  

 돈무앙 역에 도착했다. 여기서는 많은 백인아이들이 내리고 탔다. 내리는 아이들은 비행기를 타고 출국하는 아이들이고 기차를 타는 아이들은 오늘 공항에 도착했을 것이다.

 

 

 

 이젠 돈무앙 역의 영화도 사그라지지 싶다. 새로운 국제공항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인천공항의 라이벌들은 많다. 싱가포르의 창이, 홍콩의 첵랍콕, 오사카의 간사이, 쿠알라룸푸르의 신공항, 태국의 신공항, 요즘 한창 뜨는 두바이의 국제공항...... 그것 뿐인가? 중국의 공항들은 어떻게 하고?

 

나라를 다스리는 높은 어른들이 장기계획을 세워서 잘 해 나가시겠지만 나같은 어설픈 무지랭이가 봐도 이건 아니다 싶은 때가 있으니 그건 왜 그런지 모르겠다. 아서라, 이런 데서 어설픈 소리해서 잘난척 하지 말고 그냥 하던 이야기나 마져하고 밥먹고 출근해야한다.

 

 

 

 

 10시 경이 되어 드디어 아유타야역에 도착했다. 일단 야간열차표를 구하기로 했다. 기차표를 구하면 역에다가 배낭을 맡기고 자전거를 빌려 시내 구경을 하고 표가 없으면 시내 들어가서 하루 묵고 내일 아침에 가기로 결정했다. 이런 결정을 잘 하는 것이 편한 여행의 지름길로 가는 것이다.

 

 

 

 기차에서 내린 손님들은 반대편으로도 막 나가버린다.

 

 

 

 대합실에 들어가서 알아보았더니 표를 사는 곳은 따로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586바트를 주고 치앙마이행 2등칸 야간기차표를 구했다. 우리돈으로 약 18000원 정도 된다. 12시간 정도 타야하므로 그 정도는 주어야 한다.

 

   

 

 이젠 배낭을 맡겨야 한다. 청년들이 여행하는 요령을 익혔으므로 표를 구할때도 보내고 짐을 맡길때도 보낸다. 자기들이 직접 경험해보고 일을 해보면 영어 실력과 일처리 솜씨가 쌓이게 된다. 그런 식으로 훈련을 해나가는 것이다.

 

 

 

 아유타야 기차역의 대합실 모습이다. 규모로만 치면 작은 시골역 정도지만 관광도시로 이름이 높은 곳이다.

 

 

 

 날이 더운 곳이니 모두 다 개방식이다. 이 곳에 대학이 몇개 있는 모양이다. 그래서 그런지 대학생들도 많이 보였다.

 

 

 

 화장실 가서 이도 닦고 만반의 준비를 끝낸 뒤에 우리는 자전거를 빌리러 갔다. 여권을 맡기라고 요구를 하는 곳이 있지만 그때는 여권을 맡기지 말고 여권 복사본을 맡기겠다고 하기 바란다. 오토바이 정도를 빌리면 여권을 요구할 것이다.

 

당연히 우리는 여권복사본을 보여주고 간단히 기록한 뒤 자전거를 빌렸다. 부인용 자전거는 앞에 짐싣는 곳이 있으므로 여러모로 편하다. 자전거 대여료는 30바트이다. 약 900원에서 1000원 사이다. 어설프고 희미한 지도지만 형광펜으로 방문할 장소까지 표시해서 주므로 도움이 되었다.

 

항상 하는 이야기지만 자전거를 빌릴때는 브레이크가 확실하게 말을 듣는지를 잘 살펴야 한다. 안그러면 사고날 가능성이 많다. 안장 높이는 원터치 동작으로 간단하게 조작할 수 있는 것이 유리하다. 자전거도 빌렸으니 이제 줄을 서서 가면 된다.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