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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06 동남아시아-여행자의 낙원(完)

왕없는 왕궁 - 5

by 깜쌤 2006. 11. 3.

 덕수궁 석조전이라고 있다. 내가 초등학교 다닐때, 교과서에 실린 그 사진을 보고 이해를 못했었다. 어째서 우리나라 대궐속에 그런 이상야릇한 모습을 가진 건물이 들어서 있었는지를 알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 사실을 이해하는데는 많은 세월이 필요했다.

 

 

 

 구한말이면 서양세력이 밀려들어오던 시기였고 그런 시대적 상황을 배경으로 하여 만들어진 건물이라는 것을 몰랐으니 이해하기가 어려웠던가 보다. 태국 왕궁을 보면 당시 조선과 태국과의 국력차이가 어땠는지를 알수 있을 것 같다.

 

 

 

 내가 아무리 생각해봐도 우리 조상들은 철저한 우물 안 개구리였던 것 같다. 영선사나 신사유람단의 일원이 되어 해외로 나가서  처음으로 해외 문물을 접해본 사람들의 충격이 얼마나 컸었겠는지 조금 이해가 된다. 

 

 

 

 태국이 교묘한 외교 전략과 처신으로 서양세력의 침략을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은 지도부의 현명한 판단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런 사실을 밑바탕에 깔아두고 찬찬히 살펴보면 이런 왕궁의 모습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이쪽으로도 꽤 많은 관광객들이 몰려드는데 공간이 넓어서 그런지 조금은 여유롭게 보였다. 하지만 어지간한 곳은 출입이 금지되어 있어서 잘 볼 수가 없었다. 바깥만 봐도 속은 대강 짐작이 된다. 그래도 출입이 허락된 곳이 몇군데 있으므로 놓치지 말고 보시기 바란다.

 

 

 

 이쪽을 지키는 근위병은 그나마 복장이 세련되어 있다. 태국인들이 기념촬영하는 것을 내가 다시 뒤에서 찍어 보았다.

 

 

 

 한무리의 학생들이 건물 속에서 나오고 있었다. 건물들은 태국과 유럽 건축 양식이 교묘하게 어우러져서 느낌이 산뜻하다.

 

 

 

 정원을 장식하는 나무들이 아주 독특한 모습을 가지고 있다. 고도로 절제된 아름다움을 품고 있다고나 할까?

 

 

 

 내가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가 된 기분이 든다.

 

 

 

 백인들은 연신 탄성을 자아내기에 바쁘다.

 

 

 

 아까 에메랄드 사원에서 본 많은 여학생들이 여기에 몰려 있었다.

 

 

 

 이런 모습들은 유럽의 건축물과 비슷하지 않은가?

 

 

 

 위엄과 권위! 뭐 그런 말들이 생각났다.

 

 

 

 으흠. 재들에게 이야기를 걸어봐야겠다. 직업은 못 속인다. 한국인라고 이야기를 하고 대화를 시도했는데 여학생들 반응이 너무 재미있다. 순식간에 와 몰려들어 대화가 이루어졌다.

 

 

 

 모두 여고생들이다. 태국 남부 말레이지아 부근에 있는 사툰이라는 도시에 온 학생들이다. 거기를 가보았다고 했더니 모두들 좋은 곳이라고 입을 모은다. 말레이지아의 랑카위 섬에서 태국의 사툰으로 가는 페리 보트를 탄 적이 있었기 때문에 가보았던 것이다.

 

영어가 어설프긴 해도 뜻은 통한다. 이메일 주소를 가지고 있으면 사진을 보내주겠다고 제안했는데 여기 사진속의 학생들은 아무도 이메일 주소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

 

 

 귀엽다. 역시 선생은 여학교에서 근무해야 한다.

 

 

 

 고등학교 여학생들과 대화를 마치고 다시 여기저기를 기웃거리다가 이곳을 빠져 나가기로 했다.

 

 

 

 유럽식과 태국식의 혼합도 제법 그럴듯하지 않은가?

 

 

 

 현 국왕 일가는 두씻 지역의 찌뜨라다 궁전에 살고 있다고 한다. 여기는 왕실 행사나 외빈 접대가 필요할때 사용한단다. 그러니 이 궁전은 왕이 거주하지 않는 왕궁인 셈이다.

 

 

 

 왕궁을 뒤로 하고 나가는 문을 찾았다.

 

 

 

 왕궁이니 많은 관계자들이 근무를 해야하므로 부속건물들이 줄을 이었다. 출구를 찾느라 한참을 헤매다가 간신히 찾아냈다. 출구 부근의 쉼터에서 콜라를 사마신다. 거기서 파는 아이스크림은 상상을 넘어설 정도로 비싸다.

 

 

 

 이제 다시 매표소 부근으로 나왔다. 매표소 부근에는 태국 왕실의 보물들을 모아둔 특별 전시관이 있으므로 보석을 좋아하는 분들은 꼭 들어가보기 바란다. 처음 사는 표 속에 입장권이 같이 붙어있으므로 입장권을 유심히 보셔야 한다.

 

 

 

 태국 왕궁 정문은 싸남루앙 쪽으로 나있으므로 찾기는 쉽다. 대궐을 둘러싼 하얀 벽에는 많은 문들이 있는데 잘못알고 함부로 접근하면 위병들이 제지할 것이다.

 

 

 

 

 

 왕궁 구경을 끝낸 우리들은 다시 일상의 모습들이 펼쳐지는 현실의 세계로 되돌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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