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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살이/영상수필과 시 1 Photo Essay & Poem

사는게 그런것 같더라 4

by 깜쌤 2006. 6. 13.

 

마음 한구석 남모르는 방 가만히 만들어두고

참 많이도 그리워했다.

간직하고픈 추억들은 알뜰살뜰 긁어보아

갈무리해두었다.

 

 

 

 

 

 

 

물새의 쫄랑거리는 발걸음하며

물길 가장자리에 바글거리던

모래무지 어린것들 첫헤엄 나들이에다가

단발머리 소녀들의 맑은 웃음까지

하나하나 그러모아 간직해왔다.  

 

 

 

이젠 그런 것들을

다 간추려서

추스릴 것은 추스리고 놓아주어야겠다.

더 이상 간직할 필요가 없어졌다.

 

 

 

 

 

서걱거리는 갈잎 소리도

이젠 마음을 흔들지 못한다.

달빛 머금고 흘러가던

반짝이는 물결 위에,

은모래밭에 써 본 이름도

보고 싶음에 그려보았던 작은 얼굴도

이젠 간직해도 소용없겠다. 

 

 

 

 

 

가녀린 인연의 끝이

소용없어지고

토막났기 때문만은 아니다.

 

이젠 간추릴 때가 되었기 때문이다.

하나씩 잊어주고 돌아설 때가 되었기 때문이다.

 

 

 

 

 

 

 

마음밭에 간직한 풋풋한 기억들이

조글조글한

잔금 가득 담은채 갈라지고 터져

꾸덕꾸덕하게 일어서는 것이 그리도 싫기 때문이다.

 

이젠 놓아주고

풀어줄 때가 되었다.

산다는게 그런 것 같았기에......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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