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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05 유럽 남동부-지중해,흑해까지(完)

잘츠부르크 헤매기 3

by 깜쌤 2006. 1. 9.

이젠 잘차흐 강변까지 거의 다 온 것 같다. 아침에 여관을 찾아 헤맬때 한국인 관광객을 만나적이 있다. 단체로 오신 분들 가운데 아침 산책을 나오신 분 같았는데 여기서 한국인을 만난다는게 전혀 어색하지가 않았다.

 

 

도로 한가운데 장난기 넘치는 분수대를 설치해 두었다. 보행자나 관광객이 멋모르고 들어서면 물이 올라와서 지나가는 사람들을 잠깐 동안이나마 유쾌하게 놀라게 하는 그런 분수 말이다.

 

용인 에버랜드에 있는 그런 분수대를 생각하면 맞을 것이다. 물벼락 맞기를 싫어하는 나는 당연히 피해간다. 깃발이 꽂혀있는 곳이 다리이고 건너편은 중요 유적지구가 있는 곳이다. 모차르트의 생가는 사진의 왼쪽(강건너편)부근에 있다고 보시면 된다.

 

   

벌써 많은 관광객들이 다리를 건너 잘츠부르크  구시가지 관광에 나서는 모양이다. 우린 강를 건너지 않고 오른쪽 편에 있는 미라벨 정원에 먼저 들어가보기로 마음먹었다. 어차피 오늘 하루는 이 부근에서 시간을 보내게 될 것이므로 서두를 이유가 없다.

 

 

여기 버스는 전기로 움직이는 것 같다. 그렇다면 배기가스가 줄어들므로 공기가 그만큼 공기가 맑다는 것이다. 사실 유럽의 도시들 공기는 맑은 편이다. 1980년대에 비해서 우리나라 하늘도 맑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미세먼지의 양은 더욱 더 많아졌다고 한다.

 

내가 사는 중소도시의 경우는 공기가 흐려졌으면 흐려졌지 맑아졌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이는 확실히 자동차의 증가와 관계가 있을 것이다. 요즘은 자동차 배기가스가 대기오염의 주범 가운데 하나라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줄어들었다.

 

모두들 자동차를 타고 다니기 때문일까? 말로는 통론 부분에서 환경보호가 어쩌고저쩌고 떠들어대는지만 일단 실천을 강조하는 각론에 들어가면 내 이익관계에 따라 철저히 표정을 바꾸는 사람들이 많다. 어떻게 보면 우습기까지 하다.

 

 

하여튼 여긴 공기가 맑다는 느낌이 든다. 무엇보다 길거리에 쓰레기가 없어서 좋다. 깨끗한 분위기와 청결한 도시라는 이런 분위기가 마음에 든다.  

 

 

미라벨 정원 입구에서 만난 기념품 좌판 가게였다. 물건 진열 상태가 어찌 이렇게 아기자기한지 모르겠다. 판매원은 할머니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얼굴 가득히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

 

 

미라벨 정원으로 들어서면 제일 먼저 우릴 맞이해 주는 것은 단정하게 단장된 정원이다. 유럽의 정원은 극단적인 인공미를 강조한 것이라는 느낌을 받는다. 중국 정원과 한국 정원의 차이는 이제 조금 눈을 뜨겠는데 일본 정원은 거의 본 사실이 없으니 아직까지는 그 차이를 모르겠다.

 

  

입장료는 물론 없다. 중국 같으면 엄청난 입장료를 내어야 할 터이지만 여긴 무료라니까 일단 기분은 좋다.

 

  

정원의 좌우로는 거대한 조각상들이 자리 잡고 있다. 아시다시피 이 정원은 <사운드 오브 뮤직>에 한장면 나오는 나오는 명소이므로 관광객들이 바글거린다.

 

 

좌우로 늘어선 조각상을 찍어 보았다. 유럽 건축 양식과 역사에 많이 어두운 나 자신인지라 내 수준에서 조각상의 정확한 의미와 등장인물을 파악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이렇땐 기억력의 한계와 내 지식의 무지함이 한탄스러울 정도이다. 뭘 좀 알아야 이해를 하지.....

 

 

중앙의 분수대에선 물길이 솟구친다. 지금 기술로도 분수대를 유지하고 관리한다는게 그리 쉬운 일은 아니라고 하는데 로마인들이 예전에 분수대를 정원에 설치해 두었다는 것은 도대체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난감해진다.

 

잘츠부르크도 로마시대부터 전략상의 요지로 발전한 도시라고 하니 문득 그런 생각이 드는 것이다. 잘츠는 영어의 salt를 의미한다. 부르크는 성벽으로 둘러싸인 도시를 의미하는 말이니까 소금의 성, 혹은 소금의 도시 정도로 번역할 수 있겠다.

 

 

아시다시피 오스트리아는 바다가 없는 내륙국이다. 유럽 내륙에서 소금이 난다니까 조금 이상하게 여길 분도 계시겠지만 물론 이 경우의 소금은 암염(巖鹽 바위 소금)을 의미한다.

 

예전부터 소금은 인간 생활에 없어서는 안될 필수품이었다. 그런 소금이 유럽의 심장부에서 나는 것이므로 소금 광산이 있는 곳이 도시로 성장하고 커져가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도시에는 사람이 모이고 돈이 끓게 마련이다. 그러니 예전부터 명성을 날려온 것이다. 잘츠부르크는 그런 곳이다. 거기다가 모차르트라는 위대한 음악가가 탄생을 하고 자란 곳이라는 프리미엄까지 얻었으니 돈과 부와 명예와 명성을 얻은 도시가 된 곳이다.

 

 

조수미씨가 성악가로서 두각을 나타낼 무렵 그 분의 음성에 반해서 적극적으로 지원해주고 말어준 분이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이다. 오죽했으면 조수미씨의 목소리를 두고 '신이 내린 목소리"리고 극찬을 했겠는가?

 

카라얀이 특별히 사랑한 도시가 잘츠부르크라고 한다. 그러므로 오늘날 잘츠부르크는 비엔나와 함께 오스트리아를 대표하는 음악의 도시가 된 것이다.

 

 

정원의 전면에 자리잡은 미라벨 궁전이다. 1606년 디트리히 대주교가 자기가 사랑해던 연인 살로메를 위해 지은 궁전이라고 알려져 있다. 모차르트도 이 건물의 한 방에서 연주를 했던 모양이다.

 

 

나는 해마다 내가 가르치는 아이들에게 질문을 해본다. "모차르트의 성이 무엇이냐?"라는 질문인데 아이들에게 이 질문을 해보면 별별 기상천외한 답이 다 나온다. 어떤 아이는 "모"씨라고도 하고 "모차"씨라고 대답을 하기도 해서 한바탕 웃게 만든다.

 

이름은 당연히 "차르트"가 되거나 "르트"가 된다는 식으로 답이 나온다. 어른 입장에선 웃을 일이지만 아이들 입장은 그게 아니다. 뭐가 잘못된 것이냐는 반응이 나온다. 그럴때 영화 <아마데우스>의 한 장면을 보여 준다.

 

 

영화 비디오는 역사에 남는 명작만으로 수백편을 가지고 있으므로(자랑하고자 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관련되는 장면을 찾아 보여 주는 것은 쉬운 일이다. 이번에는 <사운드 오브 뮤직>을 보여준다. 흥미를 돋구기 위해서이다.

 

다시 스웨덴 출신의 세계적인 영화감독 베르히만의 작품 <요술피리> 중에서 밤의 여왕이 부르는 아리아 "복수의 노래" 장면을 보여 준다. 그러면서 모차르트 이야기를 하면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모차르트에 대한 이해를 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결정타를 먹인다.

 

이번에는 진짜 오페라 <요술피리>의 한장면을 보여주고 그런 뒤 다시 교실에 준비된 오디오로 시디를 재생시켜 모차르트의 음악을 들려주면 아이들은 맛이 뿅가게 되어 있다. 그러나 그게 전부가 아니다.

 

영화 <아웃 오브 아프리카>에서 모차르트의 음악이 흘러나오는 가운데 그 유명한 야생 사자가 주인공 들에게 다가오는 접근 장면을 보여주면 넉아웃을 당하게 되는 것이다. 이야기가 조금 옆으로 샜지만 내 경우 모차르트에 관한 지도는 이런 식으로 한다는 것이니 오해는 없기 바란다.

 

 

여기 이도시가 바로 모차르트의 고향이니 내가 가지는 감회는 남다른 것이다. 그러기에 횡설수설 해본 것이다. 정원수 사이로 보이는 빈 틈이 이 정원의 입구에 해당된다.

 

 

어디 한군데 허술한데가 없었다.

 

 

걷다가 지치면 정원 구석에 지리잡은 벤치에 앉아 쉬면 된다. 쉬엄쉬엄 쉬어가며 구경하면 되는 것이다. 그러다가 저 뒤를 돌아다보면....

 

 

호헨잘츠부르크 성이 그림처럼 다가오는 것이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