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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05 유럽 남동부-지중해,흑해까지(完)

바티칸을 찾아서 4

by 깜쌤 2005. 12. 2.

 

정원 관람이 다 끝나면 이제 키아라 몬티 전시관으로 들어간다. 여기에는 온갖 대리석 조각들이 즐비하다. 즐비하다 못해 지천으로 깔려버렸다. 경상도 사투리 표현을 빌린다면 "쌔고 쌨고, 천지삐까리"다.

 

 사실 이 전시관 하나만으로도 하루 종일을 보내지 싶다. 하지만 이것만 보고 말 수는 없으므로 "이까이꺼 뭐 대충 대충~~"하는 심정으로 앞으로 나가야만 했다. 아쉽다. 이런 식으로 보는게 아니지만 어쩔수 없지 않은가?

 

 

브라치오 누오보 전시관으로 들어서면 다시 어마어마하게 많은 조각품들을 만날 수 있다. 뭐가 뭔지를 잘 모르므로 밑에 있는 설명을 보고 다녀야 하지만 이것이나 그것이나 서로 엇비슷해서 기억하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생각해낸 잔꽤가 일단 조각품 사진을 먼저 찍은 후에 이름표를 다시 찍어 두는 것이었지만 이것조차도 헷갈리니 인생을 다 산 셈이 되었다. "그저 사람은 죽으면 늙어야 된다."  아차차~~ 말이 잘못 나왔다.

 

 "그저 사람은 늙으면 죽어야 된다."(어르신들 죄송합니다) 

 

  

어찌 대리석을 가지고 이렇게 살아있는 듯한 인간 상을 새길 수 있는 것인지 이해가 안된다. 정을 한번만 잘못쪼아도 헛방일텐데...... 힘을 잘못 주어서 금이라도 가면 모든게 도루묵이 될 것인데..... 이런 작품들이 남아있는 것을 보면 뭐라고 해야할지 모르겠다.

 

 

클라우디우스 황제의 상이다. 성경에 글라디오로 등장하는 그 양반이다.

 

 

 이 양반이 바로 서기 70년 예루살렘성을 멸망시킨 티투스(=타이터스. 디도<바울의 동역자 디도가 아니고....>)이다. 나중에 로마로 돌아와서 황제가 된 그는 상당한 공정심을 가진 황제로도 소문이 나 있었다고 한다.

 

 그가 통치할때 나폴리에서 베수비오 화산이 폭발하여 폼페이가 매몰되어 버리는 엄청난 비극이 발생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결국 41세의 한창 나이에도 미혼 황제로 남아있던 그는 과로가 원인이 되어 죽은 것으로 전해진다.

 

 

너무나 많은 걸작품들이 수두룩빽빽하므로(=많다는 뜻의 경상도 사투리) 여기저기 기웃거리는데도 시간이 필요하다.

 

 

이 어른이 바로 쥴리어스 시져이다. 율리우스 카이사르, 율리오 가이사이다. 카이사르가 이렇게 생긴 양반이구나 싶다. 그러고보니까 로마인 이야기에 나오는 사진도 바로 이것을 찍은 것이구나.....

 

 

 

아르테미스 여신상을 여기에서 만나본다. 성경에는 아데미로 나온다. 아하! 그녀는 이렇게 생긴 여신이구나.....

 

 

 

그리스의 비극 작가 소포클레스이다. 자, 이제 신났다. 평소 보고 싶었던 양반들, 어른들, 신들을 오늘 다 만나본다. 인사는 나중에 한꺼번에 모아서 드려야겠다.

 

 

이번에는 부상당한 아마존 여전사이다.

 

 

헤라클레스 일까? 이젠 서서히 헷갈리기 시작한다. 조각품을 보는데 지치기 시작한 나는 팔각 정원으로 나가서 라오콘을 보러 갔다. 팔각 정원으로 나가는 길에 창틈으로 로마 시내를 보고 셔터를 눌렀다.

 

 확실히 로마는 갈색의 도시이다. 누가 보아도 그런 느낌이 들 것이다. 도시를 나타내는 색깔이 존재한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라오콘!

미술 교과서에 본 바로 그 라오콘이다. 트로이 전쟁때 그리스 연합군이 내버려 두고 간 목마를 트로이 성안으로 들여 놓으면 안된다는 신의 계시를 전하고자 했지만 포세이돈이 보낸 거대한 뱀에 의해 감겨죽고 마는 라오콘 부자를 새긴 명 조각품을 여기에서 만나다니.....

 

  

십년전에 이 작품을 처음 보았을 때 받은 감동이 아직도 생생하다. 저 처절한 고통에 찌든 얼굴 표정과 뒤틀린 근육! 애절한 시선으로 아버지를 바라보는 어린 아들! 라오콘은 이미 죽어버린 듯한 또 다른 한 아들을 생각하는 것일까?

 

돌덩이를 가지고 어떻게 이리도 처절하게 표현을 할 수 있는지......차가운 대리석에 생명을 불어넣은 조각가는 도대체 누구였을까? 나는 한참동안이나 이 앞을 떠나지 못했다.

 

  

참 나..... 기가 질린 나는 보고 또 보고를 반복했었다. 원작은 어떤 모습인지 너무 궁금하다. 이 작품은 기원 1세기 로마인들이 원작을 보고 모방하여 만든 것이라는 말이 있기 때문이다.

 

 

 

 

 

여기가 팔각 정원이다. 이 정원을 돌아가며 방금 위에서 본 걸작품들이 사방에 줄지어 서 있는 것이다.

 

 

 

토르소 작품은 뮤즈의 방에 가면 볼 수 있다. 이 정도를 보고 나니 이미 내 머리 속은 한없이 헷갈려 버려 정리가 안된다. 짧은 시간에 너무 많은 정보를 입력했기 때문이리라.....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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