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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05 유럽 남동부-지중해,흑해까지(完)

바티칸을 찾아서 1

by 깜쌤 2005. 11. 28.

 오늘은 바티칸을 가보기로 했다. 내일 쯤에는 로마를 벗어나 북상을 해야하니 오늘은 어떤 일이 있어도 바티칸을 봐두어야 했다. 어제 우리를 데리고 다녔던 가이드 양반에게 얻어들은 정보에 의하면 베네치아에 싼 호텔이 있다는 것이다. 역에서도 가깝다니 금상첨화격이다. 그렇다면 미리 예약을 해두기로 했다.

 

 연변 출신 아줌마로 부터 아침밥을 잘 얻어먹은 우리들은 호텔 예약에 나섰다. 민박집에서 전화를 해도 되지만 눈치가 보인다. 상황을 가만 살펴보니 거기선 안하는게 낫겟다 싶어 밖에가서 전화를 하기로 했다. 민박집 부근에 방글라데시 사람이 경영하는 작은 전화방이 있다길래 찾아나섰다.

 

민박집 부근에 전화방이 있긴 있었다. 방글라데시 사람이 경영하는 악세사리 가게 겸 전화방인데 친절했다. 가벼운 대화를 나누어본 결과 이 사람들은 서울, 부산 정도는 기본적으로 알고 있었다. 우리가 목표로 삼은 호텔은 베네치아의 마르떼 호텔이다. 처음에는 전화 연결이 잘 안 되었지만 나중에 간신히 통화를 할 수 있었다.

 

 

                <우린 이런 골목길에 자리잡은 민박집에 머물렀었다>

 

 

 침대 4개가 들어가는 도미토리는 일인당 18유로라고 한다. 그 정도면 됐다는 생각이 들어 예약을 해두었다. 방한칸에 72유로이니까 버틸만하다. 이 정도의 호텔에 머무른다고 해도  그런 식으로 돈을 쓰기 시작하면 하루에 8만원 쓰는 것은 일도 아닐 것이다. 전화요금은 약 1,4유로가 나왔다. 같은 동양인이라는 동질감 하나로 기념촬영을 한다.

 

"방굴러데시 아자씨!  장사 잘 하시고 돈 많이 벌기 바랍니데이~~."

 

 

 

 앞에서도 이야기를 했지만 나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경영하는 가게에는 잘 안가는 편이다. 말이 통하므로 도움을 받는다는 좋은 점도 있지만 동포를 대상으로 하여 현지인들보다 비싸게 받는 면도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이럴 경우에는 같은 동양인들이 더 도움이 된다. 전화만 해도 그렇다.

 

 민박집에서도 전화가 가능하지만 나와서 하는 것이 눈치를 안보고 편하게 할 수 있다. 전화 요금을 준다고 해도 마다하는 집들이 있는 것을 보면 참 신기한 일이다.  

 

 

오늘도 우린 테르미니 역에서부터 시작해서 바티칸까지 걸어가기로 했다. 올때만 지하철을 타기로 하고 갈땐 걸어가보는 것이다. 사실 그렇게 하는 것이 훨씬 기억도 잘 나고 지리파악에도 도움이 된다. 역에 왔다가 어제의 그 가이드 양반을 우연히 만나 베네치아 가는 표를 살수 있었다.

 

 그 양반의 도움으로 장거리 기차표도 자동판매기에서 샀다. 내일 아침 6시 55분발 유로스타 기차표이다. 우린 그저 만사가 형통한 편이다. 도움을 주는 사람들이 딱딱 기다리고 있으니 어찌 형통하다는 소리가 나오지 않을 수 있겠는가 말이다.

 

 드디어 내일 새벽에는 로마를 떠나야만 하는 것이다. 그래, 진정한 세계적 관광지인 로마에서도 버텼는데 이제는 어딘들 못가랴 싶었다.

 

 

 오늘도 아레께 걸었던 그 길을 따라 가는 것이다. 한번 걸어본 길이니 어려울게 없다. 나찌오날레 거리를 따라서 가다가 베네치아 광장을 만난 뒤 이번에는 델 코르소 거리로 접어들면 될 것이다. 그러면 부근에 테베레 강이 나올 것이고 강만 건너면 바티칸은 지척에 나타날 것이다. 가자.

 

 

 

이틀 전에 와본 베네치아 광장이다. 벌써 햇살이 뜨겁다. 광장을 왼쪽으로 끼고서 델 코르소 거리로 접어든다. 

 

 

 

꼴로냐 광장의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기념부조탑을 지나간다. 이 부조탑에 대해 혹시 새로 알고 싶은 분이 계시다면 이 여행기의 속의 글  "로마 헤매기 6 - 꼴로냐 광장 " 편을 보시기 바란다.

 

 

비토리아 에마누엘레 2세 기념관을 뒤로 하고 똑 바로 걸어가면 델 코르소 거리이다. 이 거리는 제정 로마시대 때부터 중심 도로였으니 이 길을 걷는 것은 역사를 밟고 지나가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이 기념관 뒤가 바로 포로 로마노이다. 다녀온 뒤 새로 한번 되짚어보고 나니 이제는 감이 잡히지만 한번도 못가보신 분들은 로마 시내 지형지물에 대한 감을 못잡을 것이다. 그런 분들에겐 하여튼 송구스러운 이야기이다.

 

 

차들이 얼마나 번잡하게 다니는지 목이 따갑다. 빨리 이 광장을 벗어나는게 상수이리라.

 

 

로마 시내 최고의 번화가인 델 코르소 거리를 지나면 드디어 테베레 강가로 나오게 된다. 일단 테베레 강만 찾으면 이제 바티칸을 찾아가는 것은 식은 죽 먹기이다. 

 

 

테베레 강을 가로지른 다리를 건넜다. 여기도 오염도가 만만찮은 모양이다. 파리의 세느강이나 로마의 테베레 강에 비하면 서울의 한강은 바다나 다름없다.

 

 서울 시내를 둘러싼 산세는 또 어떻고..... 하여튼 서울 만한 멋진 자연환경을 가진 도시는 어느 한 나라의 수도로서는 드물지 싶다. 그런데 왜 서울이 세계의 명소가 못되느냐 말이다. 자꾸 그런 데 생각이 미치면  짜증만 난다.

 

 

테베레 강 양안은 아주 단정하게 정리가 되어 있다. 시가지를 벗어나면 어떤지 모르지만 하여튼 로마시내를 관통하는 부분 만큼은 아주 정비가 잘 되어 있는 모습이다.

 

 이젠 산탄젤로 을 찾아간다. 십년 전에 여길 들렀을땐 이 부근 음식점에서 기막히게 아름다운 목소리를 가진 남자 테너가수를 만났었다. 지금 생각해도 그 양반은 대단한 미성이었다.

 

 

어리

버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