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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04 중국-운남,광서:소수민족의 고향(完)

다랑논의 슬픔 - 5

by 깜쌤 2005. 7. 10.


제전 마을 곳곳엔 뷰포인트(viewpoint)라는 곳이 설치되어 있다. 집과 집 사이는 물론이고, 논과 논, 골짜기와 골짜기 사이마다 모두 돌로 포장된 길이 연결되어 있으므로 구경 다니기엔 더 없이 쾌적하게 되어있다.

 

경치를 가장 잘 볼 수 있는 곳엔 전망대 표시를 해두어서 관람하기에 편하고 사진 찍기에 편하게 해두었다. 그런 뷰포인트에 올라서서 내려다보는 경치하나는 정말 일품이다. 이런 곳에는 예외 없이 민속 의상차림을 한 소수민족 아줌마들이 진을 치고 있거나 할머니들이 자잘한 물건들을 팔고 있었다.

 

 할머니들은 옥수수나 작은 책자들, 혹은 음료수를 팔고 근력이 조금이라도 있는 아줌마들은 바구니에 여러 가지 물건을 넣어서 이동하며 물건들을 판다. 남자들은 인력가마를 메고 다니며 사람들을 실어 나르기도 했다. 그냥 걸어도 숨이 차 오르는 비탈길을 가마를 메고 다니며 손님들을 실어 나르려니 그게 또 얼마나 힘든 일일까?


 가장 경치를 잘 살필 수 있는 지점엔 그럴듯한 공터가 있고 가게들이 몇 개씩 진을 치고 있었다. 심지어는 컴퓨터와 프린터를 설치해서 즉석 사진을 찍은 뒤 인쇄해내서는 코팅까지 해주고 있었다. 컴퓨터를 다루는 소년은 포토샵 프로그램까지 능숙하게 다루어 내고 있었으니 장사라는 것이 참 무섭긴 무서운가보다.

 


                          < 마을 뒷산에 자리잡은 뷰 포인트에서 어리버리 깜쌤> 

 

이윤을 남기고 자기 이득을 챙기는데서 경쟁이 생기고 사회가 발전하는 법이다. 그런 의미에서 선천적으로 돈을 밝히고 장사하는데 뛰어난 자질을 가진 중국인들에게 자본주의의 맛을 보여주었으니 범이 날개를 단 것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중국의 발전 속도는 너무나 빨라서 해마다 달마다 날마다 달라지는 모습을 보여 준다.


 이번 여행이 중국여행의 4번째이지만 해마다 느끼는 것은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이미 우리나라가 여러 면에서 뒤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한가지 확실하게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중국이 강해지면 강해질수록 주변국들에겐 그만큼 고통이 뒤따를 수 있다는 것이다. 그건 역사가 증명한다.


 티베트나 신쟝 위구르 지방(신강성)만 해도 엄연히 원주민들이 두 눈 시퍼렇게 잘 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지배를 받으며 살아야 하는 현실이 그런 사실을 증명해주고 있지 않은가?

 

 내몽고 자치구는 어떤가? 중국인들의 입장에서 보면 만리장성 너머 지역이 내몽고이지만 몽골입장에서는 엄연한 몽골 영토가 아닌가? 그곳의 주인은 몽골민족이지만 중국이 차지하고는 한족(漢族)을 대대적으로 이주시키고 정착을 시킨 뒤 개간을 해서 이젠 내몽고자치구에서는 몽골인들이 소수민족이 되어 버렸다. 결국 그 땅은 이제 한족의 땅이 되어버린 것이다.


 내몽고라는 말 자체가 웃기는 게 아닌가? 현재 몽골 나라가 있는 그 땅은 중국인 입장에서는 외몽고가 되는 것이니 그 땅도 자기들 것이라는 의미가 은연중에 풍겨져 나오는 것이다. 그런 마당에 우리나라 국력이 약해지면 어떻게 될 것 같은가? 지금 내가 하는 이런 이야기가 지나친 내 주관에 불과한 것일까? 이야기가 조금 엇길로 갔다

 

뷰포인트와 뷰포인트를 잇는 산길에서 홍콩출신의 대학생 아가씨를 만났다. 그녀는 이 길을 따라 두시간 너머 거리에 있다는 따자이(大寨 대채) 마을에 간다고 했다. 벌써 해거름인데 따자이까지 간다니 대단한 아가씨임에 틀림없다. 끝없는 산길의 연속일텐데....

 

사진 찍기에 바쁜 K선생을 남겨두고 나와 H선생은 산길을 따라서 가는데 까지 가보기로 했다. 고개를 넘자 풍경은 강원도의 깊은 산골 모습으로 변했다. 수많은 관광객들이 사라지고 나자 호젓한 산길만이 끝없이  끝없이 산모퉁이를 감아 돌고 있었고 그 모퉁이마다 애절한 그리움이 묻어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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