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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04 중국-운남,광서:소수민족의 고향(完)

아하! 이래서 계림이구나! - 4

by 깜쌤 2005. 6. 23.

 


칠성공원은 산봉우리들이 배치된 모습이 북두칠성 모습과 흡사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공원을 들어서면 울창하게 우거진 숲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그러니 우선 시원하다는 느낌이 든다.

 

여러 가지 위락 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어서 계림 시민들의 실질적인 휴식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 싶다. 역사기록에 의하면 여긴 멀리 수나라 시대 때부터 관광지였다고 한다. '수(隨)'나라라면 고구려와 자웅을 겨루던 국가였으니 계림의 관광지로서의 역사는 오래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런 곳이니 계림의 아름다움이야 대강 짐작할 수 있지 않을까?


 계림을 중심으로 한 이 지역은 석회암 지대이므로 곳곳에 동굴이 있다. 그래서 그런지 입구로 들어서서 얼마쯤 들어가면 사람들이 바글거리는 동굴을 만난다. 동굴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에어컨 바람보다  더 시원하고 차가운 바람이 동굴 속에서 뿜어져 나온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다.

 

그러므로 동굴 입구와 동굴 속에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동굴 앞 너른 잔디밭에는 아름다운 깃털을 자랑하는 공작들이 여기저기에서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었다.

 


 <우린 저 해방교를 건너서 걸어왔다. 산들의 모습을 보면 계림 경관이 유명한 이유를 알게된다>


 공작을 풀어서 키운다는 아이디어가 재미있다. 하기야 계림은 아열대 지역이므로 그런 아이디어를 실천에 옮길 만한 환경이 이루어져 있다. 동굴 속에 들어가서 땀을 식힌 우리들은 칠성공원 내의 산봉우리 꼭대기에 자리잡은 전망대로 가기 위해 계단을 오르기 시작했다. 자그마한 봉우리라고 해도 산은 산이므로 힘이 들었다.

 

 땀이 비 오듯이 쏟아졌다. 한참을 오르다가 보니까 칠성동굴 입구가 나온다. 워낙 동굴이 많은 지대여서 그런지 여기에도 동굴이요, 저기에도 동굴이다. 이 동굴이 그 동굴 같고 그 동굴이 이 동굴 같으니 헷갈리기만 한다. 방금 지나온 동굴말고 또 동굴이 있는 모양인데 따로 입장료를 받는다.


 여길 가도 돈 달라고 하고 저길 가도 새로 입장료를 내라고 하니 드디어 짜증이 폭발하고 말았다. 입구에서 입장료를 받았으면 그만이지 무슨 동굴입장료를 또 따로 받는다는 말인가?


 "아가씨, 우린 표를 가지고 있는데 이 표로 여길 통과할 수 없습니까?"
 "메이요우(沒有)!"
 "메이요우? 그렇다면 돌아나아가아압시이다아. 자알  머어억고오 자알 사아아시이이오오."


 이 나라에서는 '메이요우' 한마디면 끝나는 모양이다. 퉁명스런 메이요우 한마디면 그걸로 끝인가 보다.


 "K, H선생님! 칠성동굴로 들어가서 보시면서 올라갈 겁니까?"
 "메이요우"


 그 한마디로 우리도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 이 동굴을 통하면 아마 산중턱까지 그냥 올라갈 수 있는가보다. 그러기에 저기 우리 앞에 가는 인민해방군 병사들이 활기차게 들어가지. 우린 중국 어디에서나 특별대접을 받는 인민해방군이 아닌 특별 봉 외국관광객들이므로 기운차게 걸어서 올라가야지!

 


                       <칠성공원내의 동굴 속에서 - 계림에는 이런 동굴들이 좌악 깔렸다>


 내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우리가 아는 중국은 그리 만만한 나라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 나라는 결코 함부로 얕잡아 볼 그런 나라가 아니다. 뚝심과 패기, 인내와 느긋함이 자리잡은 나라이다.

 

중국은 그들이 가진 엄청난 인구와 광대한 국토만큼이나 거대한 잠재력을 지닌 무서운 국가다. 나는 그런 중국이 제국주의적인 생각을 노골적으로 드러낼 때 우리나라는 과연 어떤 모습으로 처신하며 살아 나가야할지를 생각하면 등줄기가 서늘해짐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