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깜쌤의 세상사는 이야기 : '난 젊어봤다' - 자유 배낭여행, 초등교육, 휘게 hygge, 믿음, 그리고 Cogito, Facio ergo sum
  • 인생 - 그리 허무한게 아니었어요. 살만했어요
배낭여행기/03 중국-사천,감숙,신강:대륙의 비경(完

동화세계 구채구를 향하여 - 2

by 깜쌤 2005. 5. 25.


                                                       <구채구 내의 진주탄폭포>

 

 성도에서 구채구를 가는 길은 두 가지가 있다. 성도에서 도강언을 지나고 송반을 거쳐가는 길이 있고 하나는 성도에서 면양, 평무를 거쳐가는 길이 있다. 하지만 모두 일단은 성도를 가야한다.

 

서안에서 가도 된다. 하지만 성도에서 가는 것이 편하므로 일단 성도에서 가는 방법을 택한다. 성도 시내 안에서는 버스 터미널이 몇 개 있는데 일단 교통반점 옆의 신남문(新南門) 터미널에서 갈 수 있다.


 이 글을 읽는 당신이 성도북역 부근에서 잠을 잤다면 성도시 서북쪽 변두리에 있는 다점자(茶店子) 터미널로 가는 것도 가능하다. 앞에서 이야기한대로 우린 어제 오후에 신남문 터미널에서 구채구행 버스표를 끊어두었다. 성도 신남문 터미널에서는 아침 8시에 단 한번만 간다.


 버스 크기는 우리 나라 중형버스 정도이다. 너무나 험한 길이므로 우리 나라의 직행버스나 관광 버스 같은 대형버스는 다니기 어렵지만, 이젠 중국 정부에서 과감한 투자를 하여 새 길을 닦고 도로를 포장해서 그런지 구채구행 대형버스도 가끔씩 눈에 띈다. 직행버스는 좌석제여서 우린 6, 7, 8, 9번 좌석에 앉게 되었다.


 안전을 위해 중국 버스 터미널에서는 반드시 승차 전에 엑스레이 검사를 한다. 대합실에 기다리고 있는 것은 자유이지만 차를 타기 위해서는 승차장으로 가야하고 그때 반드시 X-Ray 검사대를 통과해야만 한다.


 검사대를 지나 개찰을 받고는 그냥 버스를 타면 된다. 우리처럼 행색과 몰골이 초라한 배낭 여행자들은 배낭을 매고 있으므로 배낭을 처리하는 게 급선무인데 미니 버스이므로 버스 아래 짐칸에 배낭을 넣는다는 것이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배낭을 가지고 타게 된다. 우리 차의 차장은 배낭을 제일 뒷좌석에 갖다 놓으라고 손짓을 해 왔다.

 


                  < 구채구 가는 중간  휴게소에서 - 정도의 버스는 좋은 편이라고 보면 된다>

 

 그때는 잃어버릴 염려를 안 해도 된다. 그냥 안심하고 놓아두시라. 버스 지붕에 짐을 실을 때는 바짝 신경을 써두어야 한다. 내 배낭이 바르게 실려 올라갔는지, 끈으로 확실하게 묶어 두었는지를 확인해 두어야 한다는 말이다.

 

 만약 시골 정거장에 버스가 서고 지붕 위에 올려둔 짐을 내리는 손님이 있다면 이때는 확실하게 잘 살펴야 한다. 누가 내 배낭을 가지고 가는지를 보아야 한다는 말이다. 버스 밑바닥에 배낭을 넣어두었을 때도 신경은 쓰고 있어야 한다.

 

 배낭여행자는 보통 배낭을 2개 가지고 다닌다. 하나는 대형배낭, 하나는 소형으로 보조 배낭을 가지고 다닌다. 큰 배낭 속에는 옷가지나 침낭 등 잃어버려도 부담이 안 되는 것들을 넣는다. 당연히 지붕 위나 자동차 아래나 뒤에 던져두는 배낭은 이걸 말한다.


 소형배낭에는 여러 가지 귀중품을 널어둔다. 카메라나 필름, 의약품, 일기장 등 절대 잃어버리면 안 되는 것들은 작은 배낭에 넣고 이 녀석을 애인으로 생각하고는 자나깨나 몸에 붙이고 다녀야 한다.

 

당연히 우리는 소형배낭은 안고 자리에 앉는다. 8시가 되자 버스는 드디어 구채구를 향해 출발한다. 자그마치 편도 430여Km, 12시간의 지겨운 장거리 버스 여행이 시작되는 것이다.